남제 황성.원 노인은 마음이 타들어가는 듯했다.소무가 납치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소무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었다.어느 곳에 있는지, 무사한지조차 모른 채 기다리는 나날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그에겐 이제 단 하나 남은 외손자뿐이었다.그 아이마저 잃는다면, 더는 삶을 버틸 이유가 없었다.그는 자신의 생명조차 돌보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수하의 암위들 모두를 내보내 소무의 행방을 쫓게 하고는, 직접 황제를 알현하고자 했다.허나 소욱은 바쁜 나날이었다.대신 그를 맞은 이는 영화궁의 봉구안이었다.봉구안은 침착한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소무에 관한 일은 저희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소무는 담대연에게 붙잡혀 있으며, 당장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예. 저도 짐작은 합니다. 그들이 죽일 생각이었더라면 진작 죽였겠지요. 굳이 데려가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군요. 혹시라도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질까 두렵습니다. 황후 마마께서는 담대연이 무슨 속셈으로 저런 일을 벌인 건지… 짐작하시는 바가 있으십니까?”원 노인의 안색은 이미 죽은 이와 다르지 않았다.상처는 아직 채 아물지 않았고, 피로가 얼굴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그는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도무지 편해 보이지 않았다.마치 의자 위에 가시라도 박힌 듯, 온몸이 불편하고, 마음은 내내 어수선했다.봉구안은 신중히 말을 꺼냈다.“그자가 추구하던 것은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바로 천하통일이지요. 동산국에 몸담고 있을 때도 그러하였고, 남제로 들어와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소황과 손을 잡았으니, 그를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듯합니다.”“허나 소무가 이 일에 끼어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원 노인의 목소리는 다급했다.봉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감출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러니 한 말씀 여쭙고자 합니다. 원비, 혹은 원가에 무언가 담대연이 노릴 만한 것이 있습니까? 그 자가 천하를 얻는 데 도움이 될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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