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군은 선성 안팎을 장악하며 저항자는 가차 없이 처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성벽 위에 서 있던 소욱은 적군이 혼란에 빠져 달아나는 모습을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바람에 흩날리는 옷자락 아래, 그의 표정은 한결같이 냉정했다.“모든 부대에 알리거라. 이제 멈추지 말고 이번 기회에 완전히 끝낼 것이다.”“예, 폐하!”밤이 지나고 새벽 햇살이 선성을 비추자, 성 안팎에는 적군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연합군의 깃발은 하나둘씩 뽑히고, 그 자리를 남제의 깃발이 대신했다.새벽 햇살 아래 봉구안의 눈은 붉게 물들었고, 그 안에는 차가운 살기가 서려 있었다.남제군은 마치 신의 가호를 받은 듯 강력한 전투력을 과시하며 적을 섬멸했다.이번 전투는 대규모의 전쟁이었다. 양군이 선성 안에서 맞붙은 상황은 드넓은 평야에서의 전투와는 달랐다.성 안의 좁은 지형과 빽빽한 건물들 때문에, 양쪽 모두 많은 무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남제군은 본래 선성을 수비하던 병력이 대부분이어서, 지형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그 결과, 양측의 전력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났다.북연군의 가장 강력한 기병 부대는 성 밖에 갇혀 기동성을 잃었고, 북연 황제는 남은 병력을 이끌고 구련산에서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했다.수화부 역시 다수의 전사자를 내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태였다.그 와중에 누군가 군중 속에서 소리쳤다.“대하국 병사들이 동쪽 성벽으로 달아났다! 우리도 동쪽으로 가자!”하지만 병사들이 간신히 동쪽 성벽에 도착해, 대하국 병사들이 남긴 화살을 따라 성벽을 오르자, 성벽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남제군의 화살 세례였다.결국 병사들은 다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퇴각하는 도중에도 남제군의 추격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병사들은 어느 곳으로도 피할 수 없었다.……구련산.북연군은 산 위로 몰려가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모두가 기진맥진해 있었다.북연 황제는 바위 위에 앉아 쉬고 있었고, 주변에는 쓰러지거나 비쩍 마른 병사들로 가득했다.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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