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저녁 식사는 박한빈이 사람을 시켜 가져오게 했다.함께 배달된 건 고급스러운 포장 도시락과 와인 두 병이었다.백지환은 처음엔 극도로 공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그러나 술이 몇 잔 들어가자 그의 태도는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처음의 겸손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한빈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무조건 잘 해낼 겁니다! 사람들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해줄 거예요! 제가 아무리 시골 출신이라도 저 백지환, 충분히 세상 꼭대기에 설 수 있다는 걸요!”박한빈은 조용히 미소만 지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옆에 있는 남우미는 고개를 돌린 채, 애써 백지환의 시선을 피했다.남현호는 그런 백지환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눈빛엔 노골적인 혐오가 담겨 있었다.하지만 곁에 하늘이가 있다는 걸 떠올린 그는 곧 시선을 내려 식사에 다시 집중하는 척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이다.성노을은 성유리 옆에 앉아 있었다.그러다 갑자기 백지환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엄마, 저 아저씨 좀 미친 것 같아.”아이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또렷하게 울렸다.백지환은 그 말을 듣지 못했지만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현호는 곧장 고개를 돌려 성노을을 바라보았다.성유리는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우유컵을 성노을의 입에 밀어 넣으며 남현호에게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그 상황을 가볍게 넘기고 싶었다.하지만 뜻밖에도 남현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그 순간, 성유리는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백지환이 비틀거리며 남현호 쪽으로 다가왔다.“그리고 너!”그는 버럭 외치며 남현호의 어깨를 퍽 내리쳤다.“정신 좀 차려! 지금 내가 이렇게 발버둥 치는 거, 전부 너 때문에 하는 거야. 알아? 그런데 너는 왜 맨날 죽상을 하고 앉아 있어? 내가 뭐 그렇게 큰 죄라도 졌냐? *발, 난 네 아빠야!”남현호는 말없이 입술을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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