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셀레나는 성유리의 팔을 붙잡았다.“이거 윤지가 특별히 준비한 공연인데...”“저는 관심 없어요.”“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그냥 구경만 하자는 거예요.”셀레나가 웃으며 불안해하는 성유리를 달랬다.“맞아요.”늘 차갑던 설윤지의 눈빛도 이 순간만큼은 무대 위 남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성유리가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지자 셀레나는 아예 노골적으로 말했다.“괜히 죄책감 가지실 필요 없어요. 저희 남편들이 가는 파티에선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아마 훨씬 더 심할 거예요.”“네. 그렇죠.”옆에 있던 설윤지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아니라 전 그냥 이런 데 흥미가 없어서...”성유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또 다른 남자가 다가왔다.똑같이 검은 반바지만 걸친 그는 잔을 하나 내려놓으며 미소 지었다.“누나, 노래 듣기 싫으면 춤은 어때요?”남자는 말하며 성유리 쪽으로 상체를 기울였다.곧 뜨거운 남자의 체온과 함께 복근이 성유리의 눈앞까지 다가왔다.성유리가 물러서려던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다.“성유리!”오랫동안 박한빈을 알아왔지만 성유리는 그가 이렇게 격앙된 목소리를 내는 건 처음 들었다. 그래서일까, 깜짝 놀라 손이 덜덜 떨렸고 들고 있던 음료도 남자의 몸에 고스란히 쏟아버렸다.그녀는 반사적으로 휴지를 꺼내 닦아주려 했으나 손을 뻗기도 전에 박한빈에게 거칠게 붙잡혔고 곧이어 몸 전체가 힘껏 끌어올려졌다.박한빈의 가슴은 거칠게 오르내렸고 안색은 잿빛처럼 어두웠다.“아니, 이건...”성유리가 급히 해명하려 했으나 그는 이미 시선을 남자들에게로 돌린 상태였다.거기에는 남자들이 열 명 가까이 서 있었다.피부색도, 머리 색도 제각각이지만 누군가는 기타를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술을 만들고 있었다.박한빈이 이 광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이 사람들과 성유리, 그리고 셀레나가 오후 내내 함께 있었다는 걸 생각만 해도 박한빈은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이내 그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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