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원은 어쩔 바를 몰랐다.‘대체 보고해 말아?’“그래도 저한테 너무 중요한 시험이라 혹시 왼손 사용은 가능할까요?”도아영이 물었다.“의사 선생님들은 다들 대단해서 오른손, 왼손 모두 자유롭게 사용한다던데 저 왼손으로 글 쓰는 법 가르쳐줄 수 있어요?”“배우고 싶어요?”“네!”그녀가 진지한 눈길로 변윤재를 쳐다봤다.“이건 단지 습관 문제예요. 아영 씨 왼손은 큰 문제가 없어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9일 내로 왼손잡이가 되는 건 조금 어려울 것 같네요.”“그런 문제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무조건 순조롭게 졸업해야 하거든요.”한성대 졸업장을 받으면 신세계의 대문을 여는 열쇠를 얻는 거나 다름없다.이 바닥에서 고학력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특히 한성대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이씨 일가 같은 신분이라면 한성대가 성에 차지 않겠지만 곧 무너질 도씨 일가인지라 그녀가 한성대 졸업장까지 놓친다면 앞으로 더는 도원 그룹을 경영할 수가 없다.“알았어요. 가르쳐드리죠.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편하게 말 놔도 되지?”“네, 물론이죠.”변윤재는 씩 웃으면서 속으로 구시렁댔다.‘현우야, 해외지원 비용, 교통비용, 식비, 숙박에 지금 또 하나 더 늘었다. 왼손잡이 교육비까지 말이야.’이 정도면 서현우한테서 제대로 한몫 챙길 수 있을 듯싶었다.이건 나름 쏠쏠한 거래였다.이때 안지원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도아영과 간단하게 얘기를 마친 후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이수호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체 병원에서 언제 나올 거야?”“대표님, 그게 실은... 아영 씨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수호가 가차 없이 잘랐다.“네 임무는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거야. 쭉 옆에 있으라고는 안 했어.”“네, 알겠습니다.”“기사 시켜서 집에 보내면 돼.”“네.”안지원은 대표님의 속내를 점점 가늠하기 어려웠다.하지만 이미 분부를 받았으니 자리를 떠나야만 한다.“아영 씨, 저는 회사에 볼일이 있어서 먼저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