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오라버니는 제게 훈계만 하실 뿐, 숙부님만큼 상냥하지 않으시지 않사옵니까?” 목몽설은 가볍게 웃으며 손에 든 책을 목강수의 눈앞으로 가져갔다.목강수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한 틈을 타, 목몽설의 넓은 소매 속에 감춰져 있던 손이 번개처럼 빠르게 뻗어 나왔다.그녀의 손끝이 탁자 위에 올려진 최지습의 손등을 정확히 스치고 지나갔다. 깃털이 스쳐 지나간 것처럼 가벼운 동작이었지만, 그녀는 아주 단단하게 뭉쳐진 작은 종잇조각을 남겨 두었다.최지습의 손이 아주 미세하게 멈칫했고, 이내 아주 자연스럽게 종이를 소매 안으로 거두어들였다.목강수는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연신 구절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목몽설은 그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 이제야 알겠사옵니다! 숙부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소신도 이제 더 이상 숙부님과 대군의 바둑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왔을 때와 같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유유히 떠났다.목적을 달성하자, 그녀는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목강수는 목몽설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우리 가문이 무슨 저주에 걸렸을지도 모르겠소. 대대로 딸이 단 한 명뿐이니 말이오. 몽설이가 지금 우리 가문의 유일한 여자아이니, 버릇없이 응석받이로 자라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소!”이 말을 듣자 최지습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렇다면, 임씨 부인께서도 목씨 가문의 내 유일한 딸이었던 적이 있었단 말이오?”목강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다만 멀리 시집가, 내가 단이를 보았을 때 왠지 모를 친근함을 느낀 것이오.”이 말을 들은 최지습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의문이 떠올랐다.깊은 밤, 목씨 가문 저택의 뒷마당.달빛은 옅은 구름에 가려져 흐릿했다.울퉁불퉁한 가산들은 밤의 어둠 사이로 겹겹이 쌓여 져 마치 귀신 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최지습은 저택의 호위병들을 피해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그의 모습은 밤의 어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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