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 지하실로 내려가는 길, 멀리서부터 귀를 찌르는 고함과 욕설이 들려왔다.“강현우, 윤하경! 너희는 반드시 천벌을 받아 죽을 거야!”낯익은 박소희의 목소리에 윤하경의 주먹이 절로 꽉 쥐어졌다. 이를 악물고 분노를 누른 채 강현우를 따라가던 그녀는 곧 한 방의 문 앞에 멈춰 섰다.문 앞에는 건장한 경호원 둘이 지키고 있었고 아까 들린 소리는 분명 그 방 안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강현우가 직접 손잡이를 열자, 윤하경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눈앞의 광경에 결국 눈썹을 치켜올렸다.방 안은 칸막이로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화려한 화장을 하고 당당하던 박소희는 지금은 겨우 얇은 슬립 하나에 몸이 짓밟히고 있었고 그녀 주위에는 어젯밤 자신을 능욕하려 불러들였던 남자들이 뒤엉켜 있었다.그 광경을 보는 순간, 윤하경은 고개를 돌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대신 시선을 옮긴 곳은 쇠사슬에 묶인 채 다른 쪽에 갇혀 있는 박정훈이었다.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붓고 상처투성이였지만 겨우 윤하경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움직임을 느낀 박정훈이 눈을 떠 강현우를 바라본 순간, 그의 눈빛에 독기 어린 분노가 번쩍였다.“강현우! 내가 반드시 널 죽인다! 죽여버릴 거야!”강현우는 비웃음을 흘리며 차갑게 내려다봤다.“그래? 그럼 누가 먼저 죽을지, 한번 해보자. 네가 날 죽이는 게 쉬운지, 내가 널 죽이는 게 쉬운지.”그는 태연히 윤하경을 끌어안고 방 안 소파에 앉았다. 긴 다리를 겹쳐 올린 그의 모습은 이 지하의 음습한 공기조차 삼켜버린 듯 위압적이었다.강현우는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 여겨본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선한 일을 못 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그의 선을 넘는 자는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그리고 윤하경은 바로 그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마지막 선이었다.박정훈과 박소희가 감히 그 선을 건드렸으니 그들이 지금 이 지경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그는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정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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