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강현우의 위압적인 기세에 입을 열었다.강현우는 그제야 미간을 풀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아이고. 착해라.”칭찬처럼 들리지만 꼭 반려동물을 다루듯 한 말투였다. 윤하경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다, 손을 내밀며 말했다.“그만하셔도 돼요. 혼자 먹을게요.”하지만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흘깃 보더니 다시 죽을 떠서 그녀의 입 앞에 가져다 댔다.그 한 숟가락으로 그의 대답은 충분했다.이 공간에서 그녀는 그저 보호를 받는 입장이었고 더는 고집부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윤하경은 묵묵히 한입, 또 한입 죽을 삼켰다.속이 좀 채워지자, 그녀는 문득 고개를 들었고 강현우를 향한 눈빛에 살짝 의아한 기색이 떠올랐다.강현우는 그 시선을 느끼고 죽 그릇을 내려놓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왜 그렇게 봐?”“아, 아니에요.” 윤하경은 고개를 저었다.강현우 같은 사람에게서 이렇게 정성껏 챙김을 받을 줄은 몰랐다.늘 남을 깔보는 듯한 싸늘한 얼굴, 세상 모든 게 다 귀찮다는 태도, 그런 남자가, 이렇게 다정할 줄이야.하지만 윤하경은 이내 정신을 다잡았다.이건 분명 자신을 유람선에 데려간 건 죄책감이고 이 모든 건 그저 ‘미안함’에서 비롯된 거러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은 찰나, 밖에서 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강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분명히 말했을 텐데. 방해하지 말라고.”그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문 너머,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다시 누군가의 간절한 음성이 들려왔다.“강 대표님, 제발... 용천수한테 기회를 한 번만 주세요.”노한성의 목소리에 윤하경은 순간 시선을 돌려 강현우를 바라봤다.그는 이를 악물고 있었고 굳게 다문 턱선이 꽤 날카롭게 드러났다.“대표님, 용천수 지금 거의 숨만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대로 두면 정말 죽습니다. 제발... 지난 세월 대표님 곁에서 충성했던 걸 생각해 주세요.”“나가.”강현우의 목소리에 분노가 실렸고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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