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그럼 이따가 현우한테 전화해서 네가 내 쪽에 있다고 말할게. 그다음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알지?”한선아가 의미심장하게 묻자, 윤하경은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강현우는 우지원의 연락을 기다리며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전화를 받은 순간, 그의 목소리엔 피곤함이 그대로 묻어났다.“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얘 좀 봐. 이게 몇 날 며칠인데 한 번을 집에 안 와? 네 엄만 안 보고 싶냐?”한선아는 들으라는 듯 콧소리를 섞어 핀잔을 줬다.“요즘 시간이 없어서요.”강현우는 냉랭하게 받아쳤다.“바쁘긴 뭐가 바빠. 사람 찾느라 정신없는 거겠지.”강현우는 순간 눈썹을 살짝 찌푸렸고 막 입을 떼려는 찰나, 한선아의 말이 이어졌다.“그만 찾아도 돼. 네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애, 내 쪽에 있어.”강현우는 이를 악물 듯 어금니를 살짝 깨물었다.“무슨 뜻이에요?”“말 그대로야. 얼른 와. 윤하경, 지금 너 기다리고 있어.”그러고는 말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를 끊어버렸다.강현우는 화면이 꺼진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깊은 눈빛으로 무언가를 곱씹듯 응시했다.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고 이내 의자에 걸쳐둔 재킷을 움켜쥐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집을 나섰다.그가 저택에 도착했을 땐 이미 늦은 밤이었다. 정원에 도착하자, 마침 한선아가 마당에서 차를 마시며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하경이는 어딨어요?”강현우는 다가오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눈빛은 싸늘했고 감정은 하나도 섞이지 않은 말투였다.“엄마 보자마자 얼굴 한 번 보고 인사도 없이 그게 할 소리니?”한선아가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지만 표정만큼은 어딘가 흥이 나 보였다.“이 집사, 윤하경 데려와.”한선아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도련님이 아주 성이 났네요.”이 집사가 자리를 뜨자, 한선아는 강현우의 손을 잡아 억지로 자리에 앉혔다.“앉아서 차 한 잔 마셔. 뭐 그렇게 급하게 굴어.”하지만 강현우의 시선은 아예 집 쪽을 향해 고정돼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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