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하지안이 내민 손을 슬쩍 보기만 했을 뿐, 끝내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윤하경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하경 씨,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요. 번거롭겠지만 바깥까지 배웅 좀 부탁드립니다.”하지안은 그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순간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고 그제야 그녀는 강현우 뒤에 서 있던 윤하경을 알아차렸다.윤하경은 짧게 대답했다.“제가 모실게요.”그렇게 말하고는 하지안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먼저 걸음을 옮겼다.하지안은 뻗었던 손을 거둬들인 채 두 사람의 뒷모습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봤다."진짜, 저 여자... 여우도 저런 여우가 없네."입술을 꾹 누르며 투덜거리던 하지안은 다시 강현우 쪽을 떠올리듯 말끝을 흐렸다.“근데... 남자는 좀 괜찮네.”그녀는 코너에 몰린 듯한 얼굴로도 다시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한편, 윤하경은 강현우를 대문 밖까지 안내했고 현관 앞에서 걸음을 멈췄고 강현우도 발을 멈추고 윤하경을 바라봤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오직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만큼의 톤으로 말했다.“아까 네가 한 말, 잊지 마.”그 말에 윤하경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있었기에,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며 조용히 대답했다.“네.”강현우는 코웃음을 치듯 짧게 숨을 내뱉고 차로 걸어갔고 민진혁이 곧장 차 문을 열어주자 그는 조용히 타올랐다.윤하경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강현우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바라봤다. 손끝은 자신도 모르게 말려들었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힘이 들어갔지만 그녀는 그조차 느끼지 못했다.얼마 후, 얼굴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정신이 들었고 윤하경은 조용히 몸을 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걸음을 옮기면서도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온 신경이 허공에 흩어진 듯했다.그래서 누군가 갑자기 팔을 붙잡자, 윤하경은 깜짝 놀라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꺅!”그 순간,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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