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บทที่ 741 - บทที่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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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정말 의외네.”강현우가 낮게 말했다.“너도 신경 쓰는 사람이 있었구나.”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으며 이어지는 말은 더욱 날카로웠다.“그런데 왜 나는 네가 정말 지독하게 무정한 사람처럼 느껴지지?”윤하경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그가 틀린 말은 아니었고 말도 없이 도망쳤던 그때, 분명 그녀가 잘못한 것이 맞았다.하지만 그녀는 후회하지 않았다. 단 하나, 이 모성으로 도망친 걸 후회할 뿐이었다.그때 아예 해외로 나가버렸다면 강현우에게 들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녀가 눈에 띄게 흔들린 감정을, 강현우는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읽어냈다. 그는 누구보다도 그녀를 잘 아는 사람이었고 그녀의 눈빛 하나에도 감춰진 의미를 쉽게 파악했다.그러다 갑자기, 강현우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손을 뻗어 윤하경의 옷깃을 확 잡아당겼다.윤하경은 놀라서 뒷걸음질 치며 외쳤다.“뭐 하는 거예요? 여긴 하씨 본가라고요!”그녀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의 쇄골에 남겨진 붉은 자국을 눈에 담았다.“아까는 뭐든 나한테 하라고 하지 않았어? 이제 와서 후회해?”강현우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거봐, 결국 거짓말이었잖아.”그는 몸을 돌려 문을 열려고 했다.“그럼 됐어. 하 회장님께 가서 아주 자세히 얘기해 드려야겠네. 우리가 어떤 사이였는지.”그 말에 윤하경은 반사적으로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제발... 가지 마세요.”강현우는 윤하경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좋아. 안 가도 돼. 대신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윤하경은 가슴 깊숙이 치미는 분노와 불안을 억눌렀다. 강현우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여유롭게 손가락 끝으로 소파를 툭 두드렸다. 가볍고 무심한 리듬이었지만 윤하경의 귀에는 그 소리가 심장을 쿡쿡 찌르는 망치 소리처럼 들렸다. 두드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그녀의 조급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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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복도 밖에서 누군가 문손잡이를 힘껏 흔들었고 금방이라도 문이 열릴 것만 같았다.윤하경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치솟았고 순간적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몸을 숨길 곳을 찾았다.그러나 숨 돌릴 틈도 없이 허리에 갑자기 큰 손이 감겼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눌렸다.얼굴을 들자 강현우가 바로 위에 있었고 그의 숨결이 너무 가까워서 숨조차 쉴 수 없었다.윤하경은 이를 악물고 문 쪽을 노려보며 간신히 참았다. 마음은 급하게 요동쳤고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맺힐 듯했다.“일어나요, 제발...”간신히 짜낸 목소리는 작고 떨렸고 절박함에 뒤섞인 그 말은 오히려 더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비웃듯 말했다.“윤하경, 아직도 겁이 이렇게 많아?”윤하경은 그에게 대꾸하지 못하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강현우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손끝으로 천천히 훑으며 낮게 속삭였다.“뭘 그리 무서워해? 도망칠 때 그 용기는 다 어디 갔는데? 응?”그의 말투는 차가운 조롱으로 가득했고 그 안에는 오래도록 눌러왔던 분노가 배어 있었다.그 말에 윤하경의 동작이 멈췄다.이건 명백한 복수였고 그녀가 도망쳤던 날의 대가를 지금 그가 이렇게 되갚고 있는 것이다.윤하경은 눈에 눈물이 맺힌 채로 조용히 그를 올려다보았다.강현우는 그녀가 발버둥 칠수록 더 집요해지는 사람이었기에 이럴수록 무턱대고 반항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결국 간절하게 속삭였다.“제발... 여기서는 안 돼요.”그리고 그 말을 하기도 전부터 눈물이 흘러내렸다.경성에 있었을 땐, 아버지인 윤수철에게 들키는 게 두렵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고 미련도 없었다.하지만 하병철은 달랐다. 그는 어머니를 진심으로 아껴준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 앞에서 어머니의 이름에 먹칠하고 싶지 않았다.강현우는 눈앞에서 흐르는 그녀의 눈물에 잠시 시선을 멈추더니 눈빛이 잠깐 흔들렸지만 곧 다시 싸늘하게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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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하지안이 내민 손을 슬쩍 보기만 했을 뿐, 끝내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윤하경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하경 씨,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요. 번거롭겠지만 바깥까지 배웅 좀 부탁드립니다.”하지안은 그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순간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고 그제야 그녀는 강현우 뒤에 서 있던 윤하경을 알아차렸다.윤하경은 짧게 대답했다.“제가 모실게요.”그렇게 말하고는 하지안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먼저 걸음을 옮겼다.하지안은 뻗었던 손을 거둬들인 채 두 사람의 뒷모습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봤다."진짜, 저 여자... 여우도 저런 여우가 없네."입술을 꾹 누르며 투덜거리던 하지안은 다시 강현우 쪽을 떠올리듯 말끝을 흐렸다.“근데... 남자는 좀 괜찮네.”그녀는 코너에 몰린 듯한 얼굴로도 다시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한편, 윤하경은 강현우를 대문 밖까지 안내했고 현관 앞에서 걸음을 멈췄고 강현우도 발을 멈추고 윤하경을 바라봤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오직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만큼의 톤으로 말했다.“아까 네가 한 말, 잊지 마.”그 말에 윤하경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있었기에,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며 조용히 대답했다.“네.”강현우는 코웃음을 치듯 짧게 숨을 내뱉고 차로 걸어갔고 민진혁이 곧장 차 문을 열어주자 그는 조용히 타올랐다.윤하경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강현우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바라봤다. 손끝은 자신도 모르게 말려들었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힘이 들어갔지만 그녀는 그조차 느끼지 못했다.얼마 후, 얼굴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정신이 들었고 윤하경은 조용히 몸을 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걸음을 옮기면서도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온 신경이 허공에 흩어진 듯했다.그래서 누군가 갑자기 팔을 붙잡자, 윤하경은 깜짝 놀라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꺅!”그 순간,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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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저기... 나 아까 그 강현우 씨 말인데... 너 그 사람하고 친해? 왜 우리 집에 온 거야?”‘역시나.’윤하경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잠시 눈을 감았다. 강현우의 얼굴이야 워낙 매력적이니 흔들리지 않을 여자는 드물겠지만 그 얼굴 뒤에 숨겨진, 어딘가 뒤틀린 성격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눌렀다가 차분하게 대답했다.“안 친해. 오늘 외할아버지 뵈러 온 거야. 궁금하면 외할아버지한테 직접 물어봐.”말을 마친 윤하경은 방문을 닫고 쉴 생각이었지만 하지안은 재빨리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야, 그렇게까지 꽁하게 굴진 마. 아까 내가 좀 잘못하긴 했잖아.”하지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소파에 털썩 앉아 윤하경을 돌아보며 말했다.“이전 일은 그냥 넘어가 줘, 응?”윤하경은 너무 피곤해서 이마를 짚었다. 어젯밤도 밤샘에 가까운 일이 있었고 오늘은 외할머니 제사까지 지냈고 게다가 강현우와 감정싸움까지... 이제는 그냥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쉬고 싶을 뿐이었다.하지만 하지안은 그걸 모르는지 끝까지 붙잡고 늘어졌다. 그녀는 윤하경의 손을 잡고 소파에 함께 앉으며 들뜬 표정으로 물었다.“근데 말이야, 내가 아까 좀 알아봤는데 너랑 강현우 씨랑 둘 다 경성 출신이더라? 전에 경성에서 친했어?”윤하경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친해.”하지안은 혀를 차며 말했다.“에이. 너 알잖아. 뭔가 있지? 솔직히 말해 봐.”“...”정말 말을 못 알아듣는 건가,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그녀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하지안은 더 가까이 다가오며 계속 물었다.“내가 외할아버지한테 직접 묻는 건 좀 그래서 그러는데... 그 강현우 씨, 여자 친구나 약혼자 같은 사람은 있어?”하지안의 커다란 눈망울이 윤하경을 향해 반짝였지만 하지안은 그 질문에 윤하경의 손가락이 조용히 움켜쥐어진 것을 보지 못했다.윤하경은 조용히 입술을 눌렀다.“들은 적 없어.”“진짜야? 그럼 없다는 거네?”“글쎄. 없을지도.”하지안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와, 진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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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전화 화면에 뜬 이름은 하석호였다.윤하경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오빠.”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하석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조금 전에 외할아버지께 들었어. 너 회사 들어와서 강한 그룹이랑 같이 프로젝트 맡게 됐다고 하더라. 두 사람...”말을 하던 하석호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재벌가 자제들이 심보가 나쁜 사람은 있어도 멍청한 사람은 없었다.하석호는 윤하경에게 강현우에 대해 따로 물은 적은 없지만 그들 사이에 뭔가 얽힌 사연이 있다는 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이번에 강현우가 모성에 내려온 건, 명백히 윤하경 때문이었다.하석호는 도무지 강현우가 어떻게 하병철을 설득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원래는 모성 광산 개발을 하성 그룹 단독으로 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강현우가 끼어들겠다고 하고 하병철은 그걸 또 허락했다.게다가 윤하경을 프로젝트에 붙이다니 하석호는 속으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강현우, 역시 만만한 인물은 아니군.’“너... 어떻게 할 생각이야?”하석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고 윤하경은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어떻게 할 생각이냐고?’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답이 나올 리 없었다. 대답이 없자 하석호는 조금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말했다.“너 정말 하기 싫으면... 내가 외할아버지한테 따로 얘기해 볼게.”“됐어.”윤하경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외할아버지 말대로 할게.”“알았어.”그 말에 하석호는 조용히 대답했지만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윤하경이 갑자기 다시 불렀다.“저기, 오빠.”그녀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현우 씨 얘기는... 아무한테도 하지 마.”하석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마. 나 입 무겁잖아. 그런데...”그는 톤을 낮추며 진지하게 덧붙였다.“혹시 강현우가 너한테 뭐라도 하면 꼭 나한테 말해.”윤하경은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알았어. 고마워.”윤하경은 알고 있었다.강현우는 한번 감정이 폭발하면 무슨 일이든 서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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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윤하경은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자 강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윤하경 씨,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툭 던지는 듯한 말투였지만 윤하경의 귀에는 그 말이 어딘가 불편하게 들렸다. 그녀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 예의 바르게 답했다.“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곧이어 계약 관련 실무 검토가 시작됐다. 하석호는 일정이 있어 자리를 비웠고 이후 업무는 전적으로 윤하경이 맡아야 했다.사실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에 강현우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그는 굳이 회의실 맞은편에 앉아 전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법무팀 직원들과 강현우 측 팀원들이 계약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다.“윤 대표님, 회사 맞은편에 식당 예약해 놓았습니다. 다 같이 식사하시죠?”윤하경이 고개를 돌리자, 젊은 여직원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앞으로 대표님 비서로 일하게 된 도연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도연지는 마치 칭찬받기를 기다리는 듯, 으쓱한 표정으로 윤하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하경은 속으로는 혀를 찼지만 앞에 사람들이 많은 자리인 만큼 불편한 티를 낼 수는 없었다.윤하경은 고개를 돌려 강현우 팀을 향해 말했다.“그럼 강 대표님 팀도 함께하시죠.”그리고 자신 쪽 직원들에게 당부했다.“강 대표님 잘 챙겨드리세요. 저는 오늘 첫 출근이라 익혀야 할 게 많아서 식사는 양해 부탁드릴게요.”말을 마치고 자리를 막 뜨려는 순간, 강현우 쪽에서 낮고 건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이건 무슨 뜻이죠?”윤하경이 돌아보자 강현우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팀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요? 밥 한 끼 같이 먹는 것도 부담스러운 정도로?”그 말은 마치 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분명했고 회의실 안 공기가 미묘하게 가라앉았다.윤하경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꽉 움켜쥐었다. 강현우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짧은 침묵 끝에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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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윤하경은 이 술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도연지가 끼어들면 오히려 강현우의 화풀이 대상이 될 뿐이고 강현우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사람 하나쯤 망가뜨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누가 대신하려 들었다가는 되레 더 크게 다칠 수 있었다. 그래서 윤하경은 아무 말 없이 잔을 들었고 주저 없이 비워냈다.강현우는 만족한 듯 담배를 꺼내 들었고 긴 손가락 사이에 집힌 담배가 그조차도 우아하게 보였다.강현우는 천천히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윤 대표님, 술 잘하시네요.”그는 가볍게 웃었다. “그럼 두 잔 더?”그러고는 직접 잔을 들어 윤하경에게 술을 따랐다.누가 봐도 일부러 술을 권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강현우를 제지할 수 없었다. 그가 전날 하병철과 직접 계약 얘기를 나눈 상대였고 이제는 여기에 앉은 모두가 그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였다.심지어 도연지조차도 분위기에 눌려 입도 못 열고 물러섰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밖으로 나갔다.윤하경은 다시 한번 잔을 들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조용히 잔을 들었고 고개를 살짝 젖히며 술을 마시는 모습은 단호하면서도 담담했다.이건 독한 고량주였다. 한 잔은 괜찮았지만 두 잔을 연달아 마시자 위장이 타는 듯한 통증이 올라왔다. 속이 뒤틀리고 입안이 화끈하게 달아올랐지만 윤하경은 끝까지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았다.그런데 강현우는 또 잔을 들었다.“윤 대표님, 한 잔 더 하시죠.”이쯤 되면 누구나 강현우가 일부러 윤하경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회식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몰아붙이는 건 분명한 시비였다.하지만 윤하경은 말없이 그 잔까지도 마셨다. 그렇게 셋, 넷, 다섯... 몇 잔인지도 모를 정도로 계속 이어졌다.결국 마지막 잔을 들이킨 직후, 그녀는 더는 버틸 수 없어 입을 틀어막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회식장을 나섰다.화장실에 도착하자마자 세면대에 몸을 기대었다. 토할 듯한 속을 꾹 참았지만 이미 얼굴은 술기운에 붉게 물들어 있었고 눈가에도 어지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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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넌 원래 겁 없잖아. 자극적인 거, 그런 거 좋아했지.”강현우의 목소리는 낮고 서늘했다.윤하경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술기운이 올라와 눈빛은 흐릿했지만 그 안에는 말로 다 담기지 않는 복잡한 감정이 어른거렸다. 물기 머금은 눈동자는 어쩐지 더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워 보였고 그 모습은 강현우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겼다.그는 무심하게 한쪽 눈썹을 올리며 익숙한 동작으로 그녀의 외투를 벗겼다.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마치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일처럼 보일 정도였다.놀란 윤하경은 몸을 뒤로 물리려 했지만 강현우는 재빠르게 다가와 그녀의 퇴로를 막았고 더는 물러설 곳도 없었다.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여기서는 안 돼요.”입술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간절하고 떨려 있었다.하지만 강현우란 사람은 누군가 멈추라 할수록 더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었다.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윤하경을 들어 세면대 위에 올렸다. 그 순간 그녀는 급히 그의 손을 잡아 멈춰 세우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하지 마세요... 제발.”바로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윤 대표님, 안에 계세요?”윤하경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에 숨을 삼켰고 아직 제대로 반응할 틈도 없이 강현우가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쥔 채 조심스레 입술을 맞췄다.“응.”예상하지 못한 입맞춤에 그녀는 놀라 짧은 숨을 뱉었고 그 소리는 무심결에 새어 나왔다.“윤 대표님?”밖에서는 계속해서 도연지가 부르고 있었다.윤하경이 밀어내려 하자 강현우는 그녀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지금 누가 문을 열면... 우리 중 누구 잘못이라 보겠어? 네가 날 유혹한 걸까? 아니면 내가 널 억지로 몰아붙이는 걸까?”그 말에 윤하경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흐트러진 자기 모습과는 달리 강현우는 여전히 완벽하게 정돈된 슈트를 입고 있었고 불리한 쪽이 누구인지는 너무나 명확했다.그녀는 잠시 눈을 감은 뒤 입술을 꾹 깨물었다. 강현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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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분명 두 사람 모두 함께 휩쓸렸던 순간이었지만 끝나고 나서도 강현우는 여전히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아무렇지 않게 나갔다. 반면 윤하경은 거울 앞에서 흐트러진 자신을 바라보며 어딘지 모르게 허탈하고 멍한 표정이 떠올랐다.강현우는 문을 나서면서 단 한 번도 윤하경을 돌아보지 않았고 문이 완전히 닫히고 나서야 윤하경은 그제야 멍하던 시선을 거두고 정신을 차렸다.밖에서는 사람들 목소리와 소란이 그대로 들려왔다. 윤하경은 잠시 마음을 다잡고 서둘러 옷을 고쳐 입었다. 첫 출근 날부터 이런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침착하게 머리를 매만지고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했다.거울을 보니 술에 얼굴도 붉게 달아오르고 조금 전 일이 채 가시지 않아 평소보다 훨씬 더 짙은 분위기가 묻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면서 찬물로 얼굴을 여러 번 씻었다. 그러고는 화장이 번진 부분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고쳤고 겨우 화장이 정돈되고 나서야 하이힐을 신고 화장실을 나섰다.복도에 나가자마자 도연지가 급히 윤하경을 찾아왔다. 도연지는 멀리서 윤하경을 발견하자마자 급하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불렀다.“대표님, 어디 계셨던 거예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 정말 놀랐어요.”윤하경은 도연지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쑥스러운 듯 작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화장실이 너무 꽉 차서 좀 먼 쪽으로 다녀왔어.”도연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급히 가방에서 생수 한 병과 숙취해소제 한 알을 꺼내 건넸다.“대표님, 아까 술을 너무 많이 드셨던 것 같아서요. 이거 숙취해소제예요. 얼른 드세요.”사실 이미 술기운은 거의 가셨지만 도연지의 배려가 고마워서 아무 말 없이 받아 한 번에 삼켰다.“고마워.”도연지는 살짝 투덜거리듯 말했다.“사실... 강한 그룹의 대표님은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사람 술 권하는 건 정말 심한 것 같아요. 대표님 힘드셨죠?”윤하경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저쪽은 아직 밥 먹고 있어?”“네. 잘은 모르겠어요. 아까 대표님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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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무슨 소리가 나자 윤하경은 천천히 눈을 떴다. 아까까지 강현우 옆에 앉아 있던 하지안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게 보였다. 표정은 별로 밝지 않았다.“왜? 무슨 일이야?”윤하경이 담담하게 물었다.하지안은 윤하경의 사무실을 둘러보다가 코웃음을 흘렸다.“야, 너 여기 방 진짜 크네. 나 예전에 처음 회사 들어왔을 땐 이만큼 넓은 방도 못 썼는데 할아버지 진짜 너한테 너무 잘해주네.”윤하경은 굳이 길게 받아주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딱히 할 말 없으면 나 일 좀 해야 해.”사실 할아버지 덕에 이 회사에 들어오긴 했지만 윤하경은 원래 자기 일에 대해서는 늘 진지한 태도였다. 별 욕심 없고 큰 야망도 없었지만 맡은 일만큼은 제대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안은 그런 윤하경을 보고는 비웃듯 한 번 웃더니 눈치도 안 보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윤하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일은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해? 밑에 애들 시키면 되는 거지. 뭐가 그렇게 바빠? 그리고 넌 성이 하씨도 아니잖아.”윤하경은 짧게 눈썹을 추켜세워 하지안을 바라봤지만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하지안 눈에서 평소 같은 적대감은 느껴지지 않았다.조용히 다시 서류에 집중하려 했지만 하지안은 웬일인지 계속 윤하경 옆에 붙어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오히려 이번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하경의 책상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가 보고 있던 서류를 빼앗아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윤하경은 어이없다는 듯 하지안을 바라봤다.“진짜 할 얘기 있으면 그냥 해.”윤하경이 무심하게 말했고 하지안은 장난스럽게 씩 웃으며 말했다.“뭐 이렇게 딱딱하게 굴어? 나 예전에 사과도 했잖아. 진짜 너 너무하네.”그녀는 툴툴대더니 다시 소파에 등을 기대앉았고 윤하경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나 진짜 바쁘거든. 할 일 없으면 네 자리 가서 영화나 봐.”“쳇...”하지안은 투덜거렸지만 쉽게 자리를 뜨지는 않았다.그렇게 잠시 말이 끊기나 싶더니 하지안이 윤하경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물었다.“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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