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뒤, 술을 두어 잔 마신 이민수가 비통한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평서왕은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이 이런 꼴이 되어버리자 마음이 찢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는 아들에게 술을 몇 잔 따라주었고 점점 이성을 잃기 시작한 이민수는 평서왕의 품에 기대어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울었다.“부왕, 부왕… 소우연 그 나쁜 년은 반드시 죽어 마땅합니다!”“그래, 네 말이 맞다. 소우연은 죽어 마땅한 년이야! 이 아비가 반드시 그자에게 처참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이다! 자, 술을 받거라.”평서왕은 품에 안긴 아들에게 술을 따라주었고 이민수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그렇게 한참 지난 뒤, 이민수는 만취 상태가 되었다.식사 자리에는 평서왕과 이민수 두 사람밖에 없었다. 평서왕은 이내 두 눈을 질끈 감고는 아들의 아랫도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남자의 상징이 전혀 만져지지 않자 평서왕의 눈빛이 점점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물론 이미 충분히 예상한 결과지만 여전히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손을 놓은 평서왕은 식탁 앞을 초조하게 걸어 다니다가 이내 호위무사를 불렀다.“세자 옆을 지키는 자들을 전부 죽여버리거라.”“전, 전부요?”“그래.”호위무사는 그저 맡은 임무를 무조건 완성해야 할 뿐, 그 이유를 물을 자격은 없었다.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 호위무사는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떠났다.오늘밤, 평서왕 관저에 피바람이 휘몰아쳤다.깜깜하고 고요한 밤, 한 차례의 도살은 비명소리만 남긴 채 빠르게 끝났다.한편, 겨우 목숨을 건진 소범준은 힘겹게 숨을 쉬면서 머릿속에 자신의 처자식 생각밖에 없었다.그는 죽어도 되지만 그의 처자식은…‘안 돼! 절대 이대로 죽을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내 처자식도 살해될 거야!’“소범준, 이제 그만 포기해!”“안 돼! 난 절대 죽을 수 없어!”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소범준이 휘청거리며 일어서던 순간, 하늘에서 갑자기 날아온 화살이 호위무사들의 공격을 물리쳤다.기회를 엿보던 소범준은 지붕 위로 빠르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