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아, 가지 마…”용강한은 정연의 손을 덥석 잡았다. 화들짝 놀란 정연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소우연의 이름을 부르는 용강한을 멍하니 쳐다보았다.‘대감님은 역시 마마를 연모하고 계셔.’소우연의 곁을 지금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지켜온 정연은 소우연이 용강한의 이런 마음을 전혀 모른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이런 어마어마한 비밀을 알게 된 정연은 너무 놀라서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이때, 경문이 얼음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이에 정연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용강한의 손을 힘껏 뿌리쳤지만 용강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 광경을 목격한 경문은 갑자기 바닥에 한쪽 다리를 털썩 꿇더니 애원하듯 말했다.“정연아, 제발 우리 대감님 좀 살려줘. 네 은혜를 내 평생 잊지 않을게. 언젠가 이 은혜를 꼭 갚을게.”정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에게 고백했던 경문이 용강한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솔직히 정연은 태자빈을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용강한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경문에게서 이런 부탁을 들으니 왠지 마음이 아팠다.“용 대감께서 날 받아준다면 나도 대감님을 도와줄 마음이 있습니다.”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정연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경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경문은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방 문을 굳게 닫고 밖으로 나갔다.“대감님, 소인 정연입니다.”용강한에게 손이 잡힌 채, 정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때, 겨우 눈을 뜬 용강한이 자신에게 잡힌 정연을 쳐다보더니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미, 미안하오. 내가,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던 것 같소. 혹시 얼음은 가져온 것이오?”“여기 있습니다.”정연은 조금 전에 경문이 챙겨온 얼음을 보여주었다.“목욕을 해야겠소.”“알겠습니다.”정연은 한참 전에 떠놓은 목욕물을 힐끔 쳐다보았다. 용 대감은 얼음을 목욕물 안에 넣으려고 하는 게 분명하다.그녀는 이내 얼음을 목욕물 안에 전부 쏟아부은 뒤, 돌아와서 용강한을 부축했다.“소인 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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