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61 - チャプター 370

370 チャプター

제361화

‘평소 그 녀석 이는 멀쩡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갑자기 충치가 생긴 거지?’건우가 물어볼 새도 없이, 의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참 이상하긴 해요. 이 아이, 제가 기억이 나거든요. 원래는 엄마가 늘 데리고 와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곤 했는데, 최근엔 꽤 오랫동안 안 왔어요.”“그러다가 새어머니랑 같이 왔는데, 입 안 가득 충치가 생겼더라고요. 아마 부모님이 이혼하시면서 아이를 돌볼 여유가 줄어든 것 같아요. 안타깝죠.”그 말을 듣자 건우는 대충 사정을 짐작했다.의사와 가볍게 몇 마디 인사를 나눈 뒤 건우는 진료실을 나섰다....마침 회의를 막 끝낸 윤제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곤 건우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무슨 일인데?”목소리가 딱딱했다. ‘아, 기분이 별로구나.’ 건우는 분위기를 살피며 장난을 걸었다.[별일 없으면 우리 부 대표님한테 전화도 못 해?]윤제는 곧바로 인내심을 잃은 듯했다.“지금 바빠. 농담할 시간 없어. 빈말하고 싶으면 선재나 찾아가.”끊으려는 기색이 느껴지자, 건우가 황급히 진지한 모드로 돌아왔다.[야야야, 잠깐만. 이번엔 진짜 할 말 있어서 그래. 이안이가 충치가 생겼다며? 왜 나한테 한마디도 안 했어? 그래도 우리 집 병원인데, 당연히 내가 제일 좋은 의사 붙여줄 수 있잖아.]그 순간 윤제의 미간이 팍 찌푸려졌다. 목소리엔 눌러 담은 기색이 묻어났다.“뭐라고 했어?”건우는 순간 멈칫했다.[몰랐어? 방금 아린이랑 같이 병원에 왔었어. 충치가 꽤 심한 것 같던데... 난 당연히 네가 알고 있는 줄 알았지.]윤제는 말없이 휴대폰을 확인했다. 아린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말끝이 어색하게 흐르자 건우는 애써 웃으며 덧붙였다.[뭐, 별건 아니고. 다음에 이안이 또 어디 아프면 그냥 바로 병원으로 데려와. 내가 챙길 테니까.]전화를 끊자마자 윤제는 서둘러 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원을 막 나온 아린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진통제를 이안에게 먹였다.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으로는 효과가 약할까 봐, 근처 약
続きを読む

제362화

“아빠, 이제 안 아파.”이안의 목소리를 듣자, 윤제는 비로소 안도하듯 긴 숨을 내쉬었다.아린이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이안이 담임 선생님한테 연락이 왔어. 시간대 보니까 오빠는 분명 일하는 중일 거고, 워낙 바쁘잖아. 그래서 굳이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어.”“마침 내가 시간이 돼서 바로 데리고 갔어. 걱정 마,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래. 내가 주기적으로 이안이 데리고 검진 다닐게.”그 말에 윤제의 가슴 언저리가 알 수 없는 온기로 가득했다.예전엔 예진이 늘 이안을 치과에 데리고 다니곤 했다. 그럴 때마다 윤제에게 전화해 같이 가달라고 졸라댔다.‘말도 안 되지. 내가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매일 열심히 일하는데...’‘이 사람이 일도 안 하면서 아이 하나도 제대로 못 챙겨?’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이지 예진이 마음을 쓰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아린처럼 세심했다면 이안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생각이 그 지점에 닿자, 윤제는 오히려 묘한 죄책감이 밀려왔다.아린은 결혼 후부터 도순희 약 챙기는 일까지 도맡아 했고, 이안을 살뜰히 돌보는 건 물론, 자기 일까지 병행하고 있었다.‘이젠 나도 뭔가 보여줘야겠지.’결심한 듯 윤제는 비서를 불렀다.“하이엔드 주얼리로 주문 넣어. 예산은 60억 한도, 디자이너 단독 디자인으로.”비서가 곧장 메모하며 물었다.“대표님, 류아린 씨... 아, 아니, 사모님 드리실 건가요?”윤제는 고개를 끄덕였다.“결혼하고 지금까지 고생 많았잖아. 사모님께 주는 선물이라고 해.”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서둘러 나갔다....병원을 나온 뒤 진통제를 먹자, 이안의 치통은 금세 가라앉았다.그러자 이번엔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엄마, 배고파.”아린이 부드럽게 물었다.“그럼 이안은 뭐 먹고 싶어?”망설임도 없이 튀어나온 대답.“치킨!”아린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별다른 생각 없이, 이안을 데리고 근처 치킨집으로 향했다.아이 세트 메뉴를 주문하고, 작은 손으로 큼지막한 닭다리를 들고 열심히 씹어
続きを読む

제363화

아린은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제가 지금 이안 엄마예요.”그 한마디는 묘한 울림을 남겼다. 남자아이의 엄마는 곧장 눈치를 챘다.엄마라면 다 안다. ‘내 아이와 남의 아이가 같을 수 있나?’하물며 남편 전처가 낳은 아이와는 더더욱.치킨 같은 이런 정크푸드... 친엄마라면 쉽게 허락하지 않았을 거라고 속으로 단정지었다. ‘역시 새엄마라 가능하지.’하지만 겉으론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저 억지로 웃으면서 몇 마디 인사만 나누고는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 했다.그러다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서서 말했다.“이안 어머님, 이런 음식은 몸에 좋지 않으니 되도록 아이한테는 적게 먹이세요.”아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네, 자주 먹는 건 아니고요. 오늘은 그냥 가끔 먹는 날이에요.”여자는 더 말하지 않고 그대로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치킨을 마저 먹고 나자, 아린은 습관처럼 이안을 도순희 집에 데려다 줄까 생각했다.‘어제부터 이안이 우리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굳이 데려다 줄 필요는 없겠지.’집엔 가사도우미도 없었다. 예진이 떠난 뒤 얼마 안 돼서 유순자도 그만두었으니, 달리 방법이 없었다.결국 아린은 이안을 회사로 데려갔다.소파에 과자를 잔뜩 올려두고, 아이패드를 손에 쥐여주었다.“얌전히 놀고 있어.”이안은 고분고분했다. 과자를 집어먹으며 태블릿 화면에 집중했다.치통이 다시 올라올 때마다 아린은 약을 챙겨 먹였다.오후 동안 두 번이나 진통제를 먹였고, 그 덕에 이안은 무사히 넘어갔다.밤이 되어도 윤제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 한 통만 남겼다.[아린아, 난 며칠 동안 J시에 출장을 다녀와야 해.]그 순간, 아린은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부윤제도 확실히 이안을 많이 챙겨.’‘만약 충치 사실을 알게 되면 틀림없이 신경을 곤두세우겠지.’‘그러면 난 아이 달래기도 힘들고, 주기적으로 검진도 데려가야 하고...’하지만 윤제가 출장을 나간다면?며칠 뒤 돌아왔을 때, 자신과 이안이 굳이 말을 꺼내지 않는 한 윤제가 다
続きを読む

제364화

도순희는 고개를 저었다.[약은 약대로 먹어야지. 그래도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 마음이 놓이지 않겠니? 요즘 몸이 영 이상해.]아린은 병원 얘기만 나오면 질색이었다.‘사람도 많고 세균도 득실거리는 데를 왜 가야 하는데...’‘줄 서는 것만 생각해도 피곤해 죽겠네.’짜증을 꾹 억누르면서 대답을 꺼냈다.“어머니, 저...”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순희가 말을 끊어버렸다.[너 뭐가 어째? 지금은 내 며느리야. 며느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그리고 요즘 머리가 너무 지끈거려서 말인데, 오늘 저녁 퇴근하면 와서 머리 좀 주물러 줘.]그 말에 아린은 헛웃음이 터질 뻔했다.‘하, 참나... 그래, 예진 땐 늘 그렇게 부려먹었겠지.’‘이 늙은이 세대는 원래 그렇게 믿겠지. 며느리는 시어머니 시중드는 게 도리라고.’‘하지만 날 만만하게 보면 큰 오산이지.’‘고예진이 길러놓은 이 못된 버릇, 내가 반드시 고쳐주고 말 거야.’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아린은 말없이 수긍하는 듯 전화를 끊었다....다음 날, 아린은 한약방을 찾았다.약효가 더 강한 한약을 주문했고, 한약사가 거듭 경고했다.“이 약은 많이 드시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꼭 용량을 지켜서 드세요.”그러나 아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그 늙은 년이 조용히 있기만 하면 돼. 하루라도 덜 귀찮게 하면 그걸로 충분해.’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출장 마사지사까지 불러 두었다.아린이 본가에 들어서자마자, 귀에 거슬리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소파에 반쯤 누운 도순희가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린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스쳤다.‘수십 년을 이 난리를 치며 살아왔겠지.’‘고예진 같은 물렁한 며느리가 아니고서야, 누가 이렇게까지 참아줬겠어.’‘도순희, 당신 세상은 이제 끝이야.’그렇게 속으로는 씁쓸히 웃으면서도, 아린은 억지로 얼굴에 미소를 걸고 다가갔다.“어머니, 어디가 그렇게 불편하세요?”도순희는 코웃음을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네 눈에
続きを読む

제365화

도순희가 말을 마치지도 못했지만, 아린은 더 상대할 마음조차 없었다.그냥 팔을 붙잡아 소파에 눌러 앉혔다.“왜 이렇게 흥분하세요, 어머니. 건강이 먼저죠. 그리고 오빠가 돈 버는 것도 다 가족들이 쓰라고 버는 거잖아요.”그 말을 던지고는 아린의 시선이 곧장 마사지사에게 향했다.“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우리 어머니 편안하게 해드리는 게 제일 중요해요. 원하시는 부위 마음껏 마사지해 드리세요. 계산은 나중에 저한테 하시면 돼요.”마사지사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 효심이 대단하시네요. 걱정 마세요. 큰사모님 모시듯 제대로 해드리겠습니다.”아린은 더는 도순희가 소리칠 틈을 주지 않았다. 모든 걸 당부하곤 바로 일어나 방을 나섰다.남은 건 도순희와 마사지사뿐.도순희는 아린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왠지 모를 이질감에 휩싸였다.‘뭔가 이상해. 그런데 뭐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네.’예진이 며느리였을 때도 도순희는 늘 똑같이 굴었다. 머리 아프다며 안마를 시키고, 아들 돈벌이가 힘들 테니 결혼 예물이라도 보태 쓰라고 압박했다.그럴 때마다 예진은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묵묵히 따랐다.그런데 아린은 달랐다. 예진처럼 무조건 순종하지도, 푸념을 받아주지도 않았다.오히려 자기 방식대로 상황을 뒤집어버렸다.‘내 손에서 벗어나고 있는 건가... 내가 이 집을 쥐고 있어야 하는데...’도순희는 어금니를 악물며 말할 수 없는 불편함에 사로잡혔다....한편, 시간이 흐를수록 재판 날짜가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예진은 최근 내내 비슷한 사건들의 재판 기록을 찾아보며 꼼꼼히 검토했다. 그만큼 이번 소송에 마음을 쏟고 있었다.재판을 앞두고, 예진은 병원을 다시 찾았다. 봉춘영의 상태는 첫 만남 때보다 한결 나아 있었고, 회복도 생각보다 빨랐다.하지만 어린 딸은 여전히 첫날처럼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고, 말수도 적었다.그럼에도 아이는 사려 깊었다. 링거가 다 떨어진 걸 눈치채고는 재빠르게 간호사를 부르러 뛰어나갔다.아이가 없는 틈을 타서, 예
続きを読む

제366화

예진은 방금 본 두 남자가 마음에 걸렸다.사실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민혁은 웬만한 협력 상대는 절대 자기 사무실로 부르지 않았다. 늘 회의실에서만 만났으니까.‘어차피 대표는 민혁 씨잖아. 내가 굳이 신경 쓸 일은 아니지.’ 예진은 스스로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예진의 망설임을 눈치 챈 듯, 사무실로 돌아온 민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예진 씨가 말했던 심리 상담 문제, 저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방금 온 두 사람은 심리 상담 기관의 대표들이었어요. 지금 접촉하는 중인데, 얘기가 잘 되면 우리 로펌에도 전담 상담팀이 생길 겁니다.”그 말을 듣자, 예진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정말요?”민혁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당연하죠. 전 좋은 리더이니까. 직원이 내게 하는 제안에 다 귀를 기울이거든요.”민혁의 기분이 좋아 보이자, 예진은 의자를 끌어와 맞은편에 앉았다.활짝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민혁은 ‘이건 분명 뭔가 또 있겠네’ 싶었다.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시선을 맞췄다.“말해봐요. 뭔데요?”예진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대표님, 사실 오늘 또 하나 생각난 게 있어요. 지금 우리 유튜브 채널, 꽤 주목도 높고 반응도 좋잖아요. 많은 사람들한테 도움도 됐고요.”“근데 화면 너머의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의뢰인들 중에도 진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었다. 예진은 말을 이어갔다.“가령 이연 여사님이나 나정 씨처럼, 우리가 소송에서 이기고 보상을 받으면 그래도 삶이 조금은 안정돼요. 그런데 봉춘영 여사님 같은 경우는 다르잖아요. 남편이 처벌받아도, 그분은 본인과 아이의 생계가 여전히 막막해요.”예진의 목소리가 더 단단해졌다.“저는 그래서 생각했어요. 혹시 우리 회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후원이나 기부 채널을 열 수 없을까 하고요. 의뢰인들이 단순히 소송에서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까지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도록 말이에
続きを読む

제367화

인성과 아름 역시 의견에 적극적으로 공감했다.다만 요즘 로펌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까지 병행하려면,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결국 회의에서는 새 직원을 한 명 더 뽑기로 결정되었다. 인사팀 팀장과 아름이 함께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예진은 바로 그날 하루 종일 프로젝트 기획안을 작성했다. 집중하다 보니 오후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가서야 핸드폰을 열어보게 됐다.그제야 알았다. 어느새 자신이 단체 카톡방에 초대되어 있었다는 걸.방장은 선아였고, 총 여섯 명이 들어와 있었다.재하와 선아, 예진과 민혁, 그리고 영호와 은주.방 제목은 웃음이 날 만큼 길했다. 바로 ‘6인 특공대’였다이미 대화창에는 많은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예진은 천천히 위로 스크롤을 올렸다.선아: [여러분! 이제 곧 저랑 재하 결혼식이잖아요. 혹시 시간 되시면 저희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 들러리 맡아 주실 수 있으세요?]은주: [당연하죠! 저희 둘은 무조건 참석이요!]영호: [신부님 말씀에 따릅니다.]민혁: [그건 또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데요?]재하: [야야, 친한 친구들 사이에 돈 얘기는 하지 마. 대신 내가 신부 부케는 민혁이 너한테 몰래 넘겨줄게.]은주: [그걸 받아서 뭐해? 우리 오빠는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린데...]민혁: [흠, 뭐... 나한테 넘겨줘도 나쁘진 않지.]선아: [예진 씨는요? 다들 오케이했는데 예진 씨만 말을 안 했어요!]하루 종일 일하느라 정신이 없던 예진은 대화창을 보자 피식 미소가 흘렀다.예진: [저도 문제없어요!]선아: [와, 너무 좋네요! 그럼 이렇게 정해요. 내일 우리 같이 웨딩드레스랑 턱시도 보러 가고, 들러리 의상도 맞추기로!]마침 내일은 토요일, 모두가 쉬는 날이었다.그렇게 순식간에 내일의 일정이 정해졌다....다음 날 아침, 민혁이 직접 차린 아침상이 식탁 위에 올랐다.식사 중 예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아 씨랑 재하 씨, 약혼한 지는 얼마나 됐어요? 그것
続きを読む

제368화

몇 번 마주한 자리에서, 예진이 느낀 재하는 장난기 많고 가벼운 남자였다.언제나 웃으며 흘려 넘길 줄 아는, 그런 타입.그런데 선아 앞에서는 뜻밖에도 한없이 진중하고 한결같았다.예진은 호기심을 못 참고 물었다.“두 사람 다 J시 출신인데, 굳이 H시까지 나온 이유가 있어요?”민혁이 대답했다.“선아 씨가 H시 같은 신도시를 좋아해요. 그림을 그리니까, 젊은 사람들 속에서 더 잘 어울리면서 영감도 얻을 수 있다고요. 그래서 재하가 아예 집안 사업의 핵심을 H시로 옮겨버린 거죠.”양가 부모도 개방적이었다.‘아이들만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이라, 굳이 J시에 머물라는 조건은 없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살았다.예진은 손바닥으로 턱을 괴고, 눈빛에 부러움을 가득 담았다.“이런 신랑 신부 조합이라니... 정말 하늘이 내린 커플이네요. 저도 재하 씨 다시 보게 됐어요.”선아가 노는 걸 좋아하면, 재하는 옆에서 손을 꼭 잡고 함께 놀았고,선아가 H시를 좋아하면, 재하는 주저 없이 따라왔다.예진이 곰곰이 떠올려 보니, 어디서나 둘은 함께 했다. 심지어 술집 같은 복잡한 곳에서도 늘 손을 맞잡고 있었다.그런 예진의 눈빛을 본 민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그렇게 부러워요?”“그럼요. 여자라면 다 꿈꾸죠. 자신에게 헌신하는 사람과의 사랑을.”민혁은 두어 번 헛기침을 했다.“예진 씨, 잘 알아둬야 돼요. 남자는 친구를 보면 안다잖아요. 어떤 남자가 깊은 정을 주는 타입이면, 그 주변 친구들도 대체로 그렇다는 거.”예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민혁을 바라봤다.“그럼 민혁 씨 말은... 재하 씨 친구들도 다 그만큼 진국이라는 거예요?”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은근한 미소를 걸었다.예진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부윤제만 봐도 알 수 있잖아.’‘그 주변 친구들이란 것들도 전부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쓰레기들...’‘겉으론 양복 입은 신사 같아도 속은 다 썩어 있었어.’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예진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続きを読む

제369화

세 남자는 옆방으로 이동해 턱시도를 고르러 갔다.남자들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선아는 못 참겠다는 듯 은주의 팔을 붙잡고 영호와의 일을 캐물었다.은주는 지난번 다툼 이후, 두 사람의 사이가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은주와 영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선아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하지만 곁에 앉아 있는 예진을 보니, 아까 민혁과의 분위기를 생각해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듯했다.직원이 준비해둔 디자인 드레스를 가져오자, 선아는 곧장 피팅룸으로 들어가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았다.예진은 바깥에서 들러리 드레스를 구경했고, 은주는 매장 한쪽에 걸린 화려한 드레스들에 한눈에 사로잡혔다.사실,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지 않는 여자는 없으니까.특히 지금 사랑에 흠뻑 빠져 있는 은주 같은 여자는 더더욱 그랬다.예진은 가득 걸린 드레스들을 바라보면서도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나도 결혼할 땐, 오직 부윤제 하나만 생각했었는데...’윤제와의 결혼식 때조차, 윤제는 예진과 함께 드레스를 보러 오지 않았다.이유는 단 하나, 일이 너무 바쁘다는 것이었다.그때 예진은 그 말을 고스란히 믿었고, ‘그 사람과 결혼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하지만 이제는 안다.‘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늘 바쁠 수 있겠어.’입꼬리가 저절로 비틀리며 자조 섞인 웃음이 흘렀다.예진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은주는 그런 예진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친구가 또다시 쓸데없는 생각에 잠긴 걸 단번에 알아챘다.그녀는 재빨리 다가와 예진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예진아, 우리도 드레스 하나씩 입어보는 게 어때?”예진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됐어. 네가 입고 싶으면 내가 골라줄게.”은주는 예진의 손을 살짝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에이, 같이 입자. 사진도 한 장 찍자, 응?”그러나 예진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는 됐어.”은주는 속으로 짐작했다.예진이 지금도 윤제와의 결혼식을 떠올리고 있다는 걸.이미 드
続きを読む

제370화

서로의 턱시도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지만, 예진의 시선은 단번에 민혁에게로 향했다.민혁이 매고 있는 넥타이는 다름 아닌, 예전에 자신이 선물했던 바로 그 넥타이였다.‘아직도... 그걸 하고 다니네.’재하는 들어서자마자 과장된 표정으로 선아를 한껏 칭찬했다.그리고 곧장 아내 곁으로 달려가 든든한 애정을 드러냈다.은주는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린 채 영호 앞으로 뛰어갔다.영호의 칭찬을 듣는 순간, 은주는 작은 요정처럼 방방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민혁의 시선은 드레스를 입은 예진에게 고정됐다.한순간, 그는 마치 눈앞의 여인을 처음 보는 듯 멍하니 서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지만, 예진은 그런 시선을 받고 있자니 조금 어색했다.“은주가... 그냥 와서 한 번 입어보자고 해서요. 기념으로 사진이나 찍자고...”예진은 괜히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쑥스러운 듯 중얼거렸다.민혁이 가장 먼저 다가와 그녀를 천천히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정말... 예쁘네요.”여자는 누구나 칭찬을 들으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예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나... 왜 이렇게 두근거리지...’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공기를 느낀 선아가 먼저 말을 꺼냈다.“이렇게 예쁜 웨딩드레스인데, 결혼식 날 하루만 입는 건 너무 아깝지 않아?”재하는 선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네가 원하면, 매일 입어도 돼.”선아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차라리 이참에 두 사람도 들러리 드레스 말고 그냥 웨딩드레스를 입는 게 어때요?”재하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아내의 장난이 귀엽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두 사람의 결혼식이었다.신부 외에 들러리까지 드레스를 입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그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예진이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재하 씨와 선아 씨의 결혼은 중요한 자리인데, 저희가 어떻게 주인공인 척하겠어요. 그냥 재미로 입어본 거예요.”은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맞아요. 웨
続きを読む
前へ
1
...
323334353637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