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원이 다시 손을 쓰려는 순간, 임규한이 그를 막아섰다.“도원아, 오늘은 어쨌든 서율이 어머니가 돌아온 날이야. 그만하자.”하도원은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주먹을 거두고 매서운 눈으로 한종서를 흘겨보았다.“한종서. 내가 끌고 나갈래? 아니면 네가 알아서 기어 나갈래? 선택해.”한종서는 방금 하도원한테 걷어차이고 주먹까지 얻어맞은 터라, 온몸이 쑤시고 경련까지 일었다.‘일단 살아남아야 뭐라도 하지.’그는 입술 끝의 피를 손등으로 쓱 닦아내며 하도원을 향해 분노 섞인 눈빛을 던졌다.“하도원, 운성시에서 너만큼 미친 놈도 없다. 두고 보자.”하도원은 코웃음을 치며 턱을 비스듬히 들어 올렸다.“언제든지 상대해주지.”한종서는 바닥을 짚고 일어난 뒤, 비틀거리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임규한은 그래도 한종서 쪽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내가 기사 불러줄게. 차로 가는 게 낫지 않겠나?”한종서는 매몰차게 잘라버렸다.“필요 없어요.”그렇게 한종서가 나간 뒤, 정설아가 다급하게 다가오더니 거의 울상이었다.“세상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여보, 이 일을 어쩌면 좋죠? 한종서가 저렇게 피투성이로 걸어가면 한 회장이 가만있겠어요?”그녀는 안절부절 못하며 거실을 왔다 갔다 했다.“한종서는 어릴 적부터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자란 애예요. 한 회장도 한 번도 손대본 적 없는 애를, 초대장 하나 주러 왔다가 이렇게 다쳐 돌아가면... 어휴, 우리 집 다 망했어요!”임유나도 겁에 질린 얼굴로 정설아 옆에 붙어 속삭였다.“엄마, 한종서가 이 일로 우리한테 화풀이하면 어떡해요. 회사도 이제 막 좀 나아지려는 상황인데, 언니 때문에 그쪽이랑 틀어지기라도 하면...”그러고는 원망의 눈빛으로 임서율을 바라보았다.“언니도 참, 우리 집안이 한종서 감당 못하는 거 뻔히 알면서 왜 자극해? 이젠 어쩌려고.”임서율은 눈살을 찌푸렸다.정설아가 저런 말 하는 건 그럴 수 있다 쳐도 임유나는 강혜수의 친딸 아닌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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