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자신이 하도원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는 걸 깨닫고선 놀란 듯했다. 솔직히 하도원은 성격이 변덕스럽다는 점만 빼면 인품부터 얼굴, 몸매까지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그러니 하도원처럼 완벽한 사람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며 단정했다.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율이는 차주헌이 다시 돌아온 줄 알고 즉시 하도원의 몸에서 뛰어내려 문 쪽으로 달려갔고 임서율도 이 틈을 타 재빨리 하도원을 밀치고 바닥에서 일어났다.임서율은 방금 하도원이 자신을 지켜주려고 손을 뒤통수에 받쳐준 걸 알고 있었다. 그 배려가 없었다면 진작에 뇌진탕이 와서 의식을 잃었을지도 모른다.하도원은 걸어가서 문을 열었고 율이는 사람을 보자마자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율이야, 들어가.”하도원이 낮은 목소리로 윽박지르자 율이는 순순히 물러났다.그 모습을 본 임서율은 갑자기 어떠한 기시감을 느꼈다. 율이는 분명히 덩치 큰 대형견인데도 꼭 하도원 앞에서만 작은 애완견 같았다.그리고 율이는 유독 임서율이 있을 때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하긴... 아무리 개여도 대표님 앞에서는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겠지.’하도원은 배달원이 건네준 양꼬치를 받으며 감사 인사를 한 후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는 순간, 임서율은 은은하게 퍼지는 양꼬치의 향기를 맡고 배가 꼬르륵거리기 시작했다.이때 하도원이 물었다.“어디서 먹을까요?”임서율은 거실에 놓인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서 먹어요.”지난 몇 년간 해외에서 줄곧 일만 하며 시간을 보낸 임서율은 특히나 차주헌 사건을 겪은 후로 남자를 믿으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란 걸 깨달았다.남자를 믿는 순간 재산이고 인생이고 송두리째 남자의 손아귀에 놓이게 된다.차주헌은 기분이 좋을 때 선물이나 맛있는 걸 사주며 환심을 사는 타입이지만 마음이 다른 곳에 간 순간 가차 없이 상대를 내친다. 그러니 당사자 앞에서 대놓고 강수진과 꽁냥거리는 상황도 일어났던 것이다.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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