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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801 - Chapter 810

891 Chapters

제801화

“라면이나 먹어요.”윤태호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세 사람은 함께 라면을 먹고 하은이와 함께 잠시 TV를 보았다.밤 아홉 시 반쯤 하은이는 졸린 눈을 비비며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거실에 윤태호와 문서아 둘만 남자 공기가 묘하게 달라졌다.“먼저 씻어요.”문서아가 조용히 말했다.“아니에요, 서아 씨가 먼저 씻어요. 난 잠깐 TV 좀 보고 있을게요.”“그래요.”문서아는 곧바로 욕실로 들어갔다.물소리가 흐르기 시작하자 윤태호는 졸음이 몰려와 소파에 잠깐 머리를 기댔다.한참 기다렸지만 문서아가 나오지 않자 결국 윤태호는 눈꺼풀이 무거워져 그대로 잠들었다.그사이 욕실 안에서 문서아는 샤워를 마치고 서랍에서 윤태호가 예전에 사준 잠옷을 꺼내 들었다.화려한 무늬가 조금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윤태호가 좋아하는 잠옷이라 잠시 망설이다가 용기를 냈다.조심스레 옷을 입고 나온 문서아는 소파 위에서 곯아떨어진 윤태호를 보고 잠시 멍해졌다.나지막하게 윤태호의 코골이 소리까지 들려왔다.“이 사람... 정말 바보네.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다니.”문서아는 쓴웃음을 지었지만 이내 피곤이 가득한 윤태호의 얼굴을 보며 마음이 누그러졌다.요즘 병원 일이 많아서 지쳐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문서아는 방에서 여름 이불을 꺼내 윤태호에게 덮어주고 살짝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다음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윤태호는 소파 위에서 몸을 일으키며 스스로에게 욕을 퍼부었다.“내가 미쳤지. 왜 여기서 자냐고...”윤태호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조심스레 문서아의 방으로 들어갔다.문서아는 곤히 잠든 채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으며 꿈속에서조차 편안해 보였다.윤태호는 괜히 장난을 치고 싶어서 조용히 이불 안으로 들어가 문서아의 몸을 더듬었다.어제 잠들어 버렸으니 오늘 못했던 일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얼마 안 지나 천천히 눈을 뜬 문서아는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윤태호를 보고는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러지 마요...”“말로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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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침실 안에서 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숨이 막히도록 키스를 나누다가 숨을 고르면서 겨우 떨어졌다.“서아 씨, 준비됐어요?”윤태호가 묻자 문서아가 얼굴을 붉히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시작해요?”“네.”윤태호가 달려들려는 순간 갑자기 휴대전화가 날카롭게 울렸다.윤태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울리는 전화기가 얄미웠지만 한숨을 내쉬며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발신자가 당영곤이라는 걸 확인한 윤태호는 고민도 없이 바로 끊었다.“누구예요? 설마 임다은 씨한테서 온 거 아니에요?”윤태호가 전화를 끊는 걸 본 문서아는 시샘 섞인 어조로 물었다.“다은 누나는 아니고요, 그냥 아는 친구예요.”윤태호가 대충 얼버무리자 문서아는 계속 캐물었다.“여자 친구예요?”“아니요, 일과 관련된 친구예요... 그만 말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죠...”휴대전화가 또 울렸으며 이번에도 당영곤이었다.“제기랄, 자꾸 방해하네. 내 눈앞에 있었으면 죽여버렸어.”윤태호가 또 끊으며 말했다.그런데 전화를 내려놓기도 전에 또 울렸으며 이번에는 화면에 두 글자가 떴다.[군신!]윤태호는 단번에 명왕전에서 임무가 들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당영곤의 전화를 끊자마자 군신한테서 바로 전화가 걸려 올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하려던 일을 끝내야 했기에 윤태호는 받기 싫었다.윤태호는 군신 전화도 끊어버렸다.“서아 씨, 계속하죠.”윤태호가 다시 문서아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제대로 시작해 보기도 전에 전화가 또 울렸으며 이번에도 역시 군신이었다.“받아요. 혹시 진짜 중요한 일일 수도 있잖아요.”문서아가 이해심 있게 말했다.“지금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이 사람들한테 신경 쓸 때가 아니에요.”“일단 받아요. 전화가 계속 울리면 오히려 분위기를 망치잖아요. 일단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알겠어요.”윤태호는 수화기를 들었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군신의 창백한 목소리가 들렸다.“윤태호, 참 배짱도 크네! 감히 내 전화를 끊어? 살고 싶지 않은가 보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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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제기랄.”윤태호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왜 그래요?”문서아가 물었다.“친구가 급한 일로 찾고 있는데 벌써 서아 씨 집 문 앞에 와 있다네요.”“뭐라고요?”문서아는 놀라서 눈이 커졌다.“어떤 친구예요? 남자예요, 여자예요?”“남자요.”그제야 문서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아주 급한 일인가 봐요.”“네.”군신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는 건 평범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게다가 당영곤이 이 시간에 직접 찾아왔다는 건 더더욱 심상치 않은 일이다.“그럼 얼른 다녀와요.”오늘 문서아를 완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윤태호는 너무 아쉬워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그 성격 급한 당영곤이라면 정말로 문을 부수고 들어올지도 모른다.두 사람은 급히 옷을 챙겨 입고 현관문을 열었다.역시나 당영곤이 단정한 군복 차림으로 문 앞에서 서 있었다.단번에 공기의 분위기가 달라졌으며 문서아도 곧은 자세로 서 있는 당영곤을 보는 순간 이건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안으로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하시겠어요?”문서아는 공손하게 물었다.“괜찮습니다. 윤태호를 찾으러 왔습니다.”당영곤은 짧게 대답했다.“지금 바로 떠나야 합니다. 전용기가 대기 중이라서요.”문서아는 윤태호를 붙잡았다.“설마 무슨 일에 휘말린 건 아니죠?”“같은 편이니까 걱정 마요. 금방 다녀올게요.”“조심해요.”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나서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꾹꾹 눌러두었던 화를 터뜨렸다.“전화를 거는 타이밍이 왜 그래요? 왜 꼭 나한테 가장 중요한 순간에만 나타나서 내 일을 다 망치는 거냐고요?”“이번 임무는 상부에서 직접 지시한 거예요.”당영곤은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며 말했다.“수장님께서 당신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고요. 아니었으면 나도 진작 서북으로 출발했겠죠.”“그래서 서북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데요?”“차에 먼저 타요. 자세한 건 가는 길에 말해줄 테니까요.”윤태호가 조수석에 앉자 차는 빠른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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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좀비요?”그 말에 윤태호도 이번 서북행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걸 직감했다.“부적을 잘 쓰는 도사들도 불러봤는데 이상하게도 그 부적은 시체 변이체들에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게다가 죽은 자들은 좀비로 변한 뒤에도 햇빛을 두려워하지 않고 낮에도 돌아다녀요.”당영곤은 계속 상황을 설명했다.“더 무서운 건 육체가 아주 단단해져서 총알도 뚫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부에서는 일단 그들을 좀비라고 부르기로 했어요.”윤태호가 물었다.“그럼 우리 구체적인 임무는 뭐죠?”당영곤은 이번 서북행 임무에 대해 말했다.“총 세 가지 임무가 있는데 첫째는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 둘째는 그 좀비들을 처리해서 완전히 소탕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조교수님을 찾는 거예요.”“조 교수님?”윤태호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당영곤은 조 교수에 대해 설명했다.“명왕전에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려고 생물학자를 보냈는데 팀을 이끈 사람이 바로 수목대의 조 교수님이에요. 조 교수님은 학생 두 명을 데리고 과벽 사막에서 수원을 찾다가 실종됐는데 수장님께서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고 지시하셨어요.”윤태호가 바로 물었다.“조 교수님이 연세가 어떻게 되고 실종된 지는 얼마나 되죠?”“올해 연세는 일흔하나고 실종된 지는 사흘째예요.”그 말을 들은 윤태호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나이도 적지 않은 데다가 이미 사흘이나 지났으면 상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당영곤도 윤태호의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나도 조 교수님의 생존 가능성은 낮게 봐요. 하지만 수장님의 명령이니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야 해요. 살아 있든 죽었든 생사를 확인해야죠.”“알겠어요.”윤태호가 이어서 물었다.“우리 팀은 두 사람뿐이에요?”“물론 아니죠.”당영곤이 팀 배치 상황에 대해 말했다.“명왕전의 미주 주둔 세력인 고준휘와 양슬기도 우리와 함께할 거고요. 수장님이 호용산에 연락을 넣어 장미진인의 지원을 요청했거든요? 근데 장미진인은 현재 수련 중이라 출산 시점이 불확실하다고 답해왔어요. 그리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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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당영곤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좀비가 나타난 곳은 서북 변경의 한 작은 마을이에요. 한쪽은 원시 산림에 다른 한쪽은 과벽 사막에 맞닿아 있어서 신호도 잡히지 않고 위성으로도 탐지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이번엔 한유도 우리를 도와줄 수 없을 거예요.”“알겠어요.”윤태호는 휴대폰을 꺼내 전혜란에게 며칠간 외출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그다음엔 한용석에게 하은의 전학 절차를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서 오영준에게도 연락해 며칠 동안 병원에 나갈 수 없다고 전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임다은에게 외출할 일이 있다고 알렸다.모든 연락을 마친 윤태호는 연락처에서 백아윤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잠시 후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쳇.”윤태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며칠 동안 아무리 바빠도 매일 백아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같았다.백아윤의 전화는 계속 꺼져 있었다.“해정으로 돌아간 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지? 전화를 꺼둔 채로 나한테 연락도 없고...”백아윤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윤태호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변수가 생기지 않았다면 백아윤은 이렇게 연락을 끊을 사람이 아니었다.윤태호는 백아윤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것 같아 너무 걱정되었다.“참, 참모님. 혹시 백경표 장군님을 알아요?”“물론 알죠. 명절마다 우리 할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찾아뵈곤 했거든요. 며칠 전에도 병문안을 다녀왔어요.”“그분이 많이 위독하시다던데, 사실이에요?”윤태호의 질문에 당영곤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그래요?”“그건 중요하지 않고요. 그냥 사실인지 아닌지만 말해줘요.”“백 장군님 상태가 많이 안 좋긴 해요. 그래도 전문가 말로는 아직 더 버틸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길면 3~5년, 짧아도 반년에서 1년은 더 사실 수 있대요.”“그럼 당장은 돌아가시지 않는다는 거네요?”“아마 그렇겠죠?”“젠장...”윤태호가 이를 악물며 짧게 내뱉자 당영곤은 곁눈질하며 묘한 표정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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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해정에 간다고요?”당영곤은 윤태호를 한 번 바라보고는 바로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설마... 결혼식장에 쳐들어가려는 거예요?”“우리는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이인데 내가 어떻게 가만있겠어요. 누나를 다른 남자에게 보낼 수는 없어요.”윤태호는 단호했다.“태호 씨, 하지만 잊지 마요. 백씨 가문이랑 배씨 가문은 둘 다 해정에서 손꼽히는 명문이에요. 특히 배씨 가문 쪽은 요즘 엄청 잘나가요. 태호 씨가 그런 집안 결혼식에 뛰어든다는 건 말 그대로...”“죽으러 가는 거나 다름없다는 거죠?”윤태호는 당연곤이 채 하지 못한 말을 대신하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상관없어요. 전혀 겁나지 않아요. 내 힘이 약하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물러설 수 없어요.”윤태호는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누나가 원하지 않는 결혼이라면 아무도 강제로 시킬 수 없어요.”당영곤은 한숨을 내쉬었다.“백씨 가문과 배씨 가문... 둘 다 거대한 세력이에요. 그 두 가문과 맞서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요. 여자 한 명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죽어도 후회 없어요.”윤태호가 미소 지으며 한마디 보탰다.“참모님 같은 모솔은 평생 모를 거예요.”“......”당영곤은 멍하니 윤태호를 봤다.“아니, 거기에 내 얘기가 왜 들어가는 건데요?”“그러니까 이번 임무에서 빠지면 안 돼요? 해정에 가야겠어요.”윤태호가 다시 물었지만 당영곤은 고개를 저었다.“안 돼. 이번 서북 작전은 수장님께서 직접 태호 씨 이름을 지목했다고요. 그러니까 무조건 가야 해요.”“명왕전에는 차고 넘치는 게 사람인데 왜 꼭 내가 가야 하는 거죠?”“다른 인원들은 이미 각자 임무 수행 중이라서 지금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건 태호 씨밖에 없어요.”윤태호는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지난번 대진 작전 때는 백경수가 자진해서 나서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번엔 왜 가만히 있는 거죠?”당영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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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20분 후 두 사람을 태운 차는 미주 군사 구역에 도착했으며 그곳에는 이미 무장 헬리콥터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가죠.”당영곤은 윤태호를 이끌고 탑승했다.헬기 안으로 들어서자 양슬기와 고준희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당영곤이 들어오자 두 사람은 즉시 일어나 거수경례를 했다.당영곤도 군례로 답했고 윤태호는 그들에게 가볍게 미소를 건넸다.곧 헬기는 하늘로 날아올랐으며 약 네 시간 넘는 비행 끝에 정오가 되었을 무렵 서북 지역에 착륙했다.서북은 미주보다 훨씬 더 더웠으며 내리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쳤다.활주로 아래에는 군용 지프차 네댓 대가 대기 중이었고 위장복을 입은 무장 병사들이 서 있었다.그중 맨 앞에 선 사람은 스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다.각진 얼굴에 피부는 까무잡잡했으며 굵은 눈썹 아래로 강단 있는 눈빛이 번뜩였다.“안녕하십니까!”청년은 자세를 곧게 하고 가슴을 펴며 당영곤에게 표준 군례를 올렸다.당영곤도 경례로 답하며 양슬기와 고준희에게 청년을 소개했다.“이 사람은 용안이라고 서북 군사 구역 특전 연대의 연장이자 내 동생 같은 놈이에요.”윤태호는 눈썹을 약간 치켜올리며 용안이라는 남자를 관찰했다.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연장이 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당영곤이 동생이라고 부를 정도라면 분명 배경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역시나, 당영곤이 윤태호에게 낮게 속삭였다.“용안은 서울 용씨 가문 사람이에요. 용안의 할아버지가 바로 서북 군사 구역 사령관 용해승 장군님이세요.”‘쳇, 또 한 명의 군 2세네.’윤태호는 속으로 혀를 찼다.용안은 윤태호를 처음 보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영곤 옆에 서 있는 윤태호를 위아래로 훑으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용안아, 소개해 줄게. 이쪽은 윤태호라고 우리 명왕전 소속이자 의사기도 해.”“해정의 어느 가문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의사 한 명을 데리고 오신 거군요.”당영곤의 소개를 들은 용안은 노골적으로 비웃었다.그도 그럴 것이 가문 배경이 탄탄하고 계급도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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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저놈이 제 목숨을 살린다고요?”용안은 여전히 비웃으면서 당영곤의 말을 전혀 귀담아듣지 않는 듯했다.그 태도에 당영곤은 불같이 화를 냈다.“내 말을 귓등으로 흘리지 마. 거짓말하는 게 아니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태호 씨가 네 목숨을 구할 수도 있을 거야.”“의술이 뛰어나다고 말하는 겁니까? 저희 연대에도 군의가 있습니다.”“태호 씨는 군의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의사야.”“말도 안 됩니다.”용안은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저희 연대 군의들은 모두 군의대 출신으로 일반 병원에 있으면 전문가 수준입니다.”“호국에서 태호 씨보다 의술이 뛰어난 의사는 많지 않아. 이건 허풍이 아니야.”“정말 그 정도로 대단한 겁니까?”“그렇지 않다면 어린 나이에 어떻게 소령이 될 수 있었겠어?”당영곤이 거듭 당부해도 용안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그럼 좀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용안은 여전히 비꼬는 듯한 말투였다.“태호 씨는 의술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꽤 능력이 있어.”“그렇습니까? 어차피 이번 임무를 진행하는 동안 같이 있을 테니 그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지켜보겠습니다.”용안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여전히 윤태호는 안중에도 없었다.“용안아, 이번에 무슨 일이 생기든 태호 씨를 건드리지 마. 잘못 건드려서 태호 씨한테 맞고 나한테 찾아와서 우는 일은 없었으면 해.”“맞는다고요? 하하하...”용안은 마치 아주 우스운 얘기를 들은 듯 크게 웃다가 잠시 웃음을 멈추고는 말했다.“형님, 저는 윤태호를 업신여기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배짱이 두둑한 사람일지라도 감히 저를 건드리진 못할 겁니다. 저를 건드리면 사람은 제가 다 밟아버릴 거거든요. 제가 한때 해정에서 날뛸 때도 감히 저를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용안이 오만하게 말하자 당영곤은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을 쳤다. “허풍 떨지 마. 그때 해정에서 소민현한테 맞았던 건 기억에 없나 보지?”용안의 웃음이 순간 굳어졌다.한때 용안은 해정에서 꽤 잘나갔고 집안 배경을 믿고 오만하게 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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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들어본 적 있습니다. 소민현을 폐인으로 만든 게 임다은이라고 들었습니다.”“총을 쏜 건 임다은이 맞지만 그건 윤태호 때문이었어.”용안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더니 고개를 홱 돌려 당영곤을 바라보며 물었다.“윤태호가 그 일과 관련된 겁니까?”“관련 정도가 아니야. 소민현이 미주로 데려간 수하들은 윤태호 손에 전부 죽었고 소민현 본인도 윤태호 손에 거의 죽을 뻔했지.”“뭐라고요?”용안은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참 이상합니다. 소민현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소진구가 가만둔 겁니까? 설마 명왕전에서 감싸준 겁니까?”“착각하지 마.”당영곤은 담담하게 말했다.“태호 씨는 소민현을 두들겨 팼을 때 아직 명왕전 소속이 아니었어. 그냥 평범한 한의사였고 아무 배경도 없었어.”용안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참 배짱이 하늘을 찌르는 놈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제가 보기엔 평범해 보이던데요?”“그건 네가 태호 씨를 잘 몰라서 그래.”당영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나 더 알려줄까? 태호 씨는 명왕전 소속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용문 사람이기도 해.”“예?”용안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것도 보통 구성원이 아니야.”당영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태호 씨는 용문의 4대 용사 중 한 명인 현무사야. 게다가 미주 음지 세력의 수장이기도 해.”용안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더 크게 떴다.“진심입니까?”“내가 농담하는 사람으로 보여?”당영곤이 단호히 말했다.“그러니까 태호 씨에게 예의를 지키는 게 좋을 거야. 태호 씨는 자기를 형제로 대하면 같이 형제로 대하지만 깔보는 순간 상대는 끝장이야.”당영곤은 한마디 덧붙였다.“우리 할아버지가 태호 씨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아?”“어떻게 평가했는데요?”용안은 너무 궁금했다.해정 사람이라면 당규언이 사람 보는 눈이 아주 정확하다는 걸 다들 알고 있다.“할아버지께서는 ‘금빛 비늘을 가진 자는 연못에 갇힐 인물이 아니며 바람과 구름이 모이는 날엔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른다’라고 하셨어. 그 말은 곧...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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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귀신의 짓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당영곤은 얼굴이 굳어졌다.“나와 수장님도 그렇게 의심하고 있어. 근데 도사들을 보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잖아.”용안도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혹시 그 도사들의 도력이 부족한 게 아닐까요?”당영곤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그 도사들은 전부 명왕전에서 불러온 사람들이야. 장미진인만큼은 아니어도 전투력은 충분해. 일반적인 귀신 문제라면 그 도사들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겠지.”하지만 이상하게도 도사들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좀비를 진압할 수 없었다.“참, 호용산의 장미진인을 불렀다고 들었습니다. 그분은 언제 오시는 겁니까?”룡야의 질문에 당영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장미진인은 현재 깊은 수행 중이라서 언제 나올지 몰라.”“그럼 장미진인은 못 오는 겁니까?”용안은 숨을 들이켜며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이번 일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면 우리를 보내지 않았겠지. 참, 조 교수님 소식은 있어?” 용안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아직 못 찾았습니다. 교수님의 제자 둘은 찾았는데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당영곤이 놀라 물었다.“그 제자들도 좀비가 된 거야?”“아닙니다. 교수님의 제자들은 총에 맞아 즉사한 상태였습니다.”용안의 말에 당영곤의 눈빛이 굳어졌다.“누구 짓이지?”“제 생각엔 좀비들이 빼앗은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큽니다.”용안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저희가 확인한 바로 조 교수님 제자들은 이마 쪽에 총탄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탄두는 저희 특전 연대에서 전사한 두 병사의 총구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그러니까 좀비들이 죽은 병사의 총을 주워서 조 교수님의 제자들을 쐈다는 거지?”“맞습니다.”용안은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좀비들은 이미 총을 손에 넣었고 이제 훨씬 더 위험해진 상황이다.용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형님, 우리 서북은 평소 비교적 안정적인 편인데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 건 뭔가 큰 음모가 있어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각별히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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