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은 궁녀 유아의 부축을 받으며 조심스레 다가왔다. 어젯밤에 크게 다쳤음에도 이렇게 밖으로 나온 걸 보면, 윤세현을 걱정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창백한 얼굴, 얇은 옷차림, 바람만 불어도 금세 쓰러질 것처럼 연약해 보였다. 누가 봐도 지금의 이서영은 남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가슴에 크게 남은 두 군데의 상처만 빼고 말이다.이경은 그녀를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서영 언니, 상처는 벌써 다 나은 겁니까?”이경은 문에 기대서 여유롭게 그녀를 지켜봤고 이 말에 이서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서영은 가슴의 상처가 떠오르자 두려움과 함께 왠지 모를 초라함, 억울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더는 예전처럼 완벽하지 않은 몸이 됐다는 현실이 그녀를 더 작게 만들었다.“세현 오라버니...”이서영은 이경의 말을 못 들은척, 곧장 윤세현만 바라보며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물이 맺혔다.하지만 윤세현은 그녀를 보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치밀었다.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 본인도 알 수 없었고 무언가 방해받는 느낌이랄까, 괜히 거슬릴 뿐이었다.이경이 미소를 거두며 말했다.“세자 저하와 함께 식사할 분이 계시니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이경은 망설임 없이 돌아섰고 초아는 서영을 노려보며 재빨리 이경을 따라갔다.“공주마마,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정말 저 서영이라는 여인은 눈엣가시로구나! 공주마마와 세자 저하께서 가까워질 만하면 꼭 끼어드니, 속이 타서 미치겠네!’초아는 속으로 투덜대며 공주가 그냥 물러서는 것도 못마땅했다.‘세자 저하께서 서영을 보는 눈빛에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는데 공주마마는 왜 한 번도 잡아보려 하지 않는 거지? 답답하네, 정말!’이경이 뒤뜰 쪽으로 가자 윤세현 역시 자기도 모르게 그 뒤를 따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막 발을 떼려던 순간, 이서영이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세현 오라버니, 저... 몸이 좀 좋지 않아요.”‘오라버니가 이경을 따라가려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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