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린은 강효은의 태도만 봐도 심상치 않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차분한 표정으로 비아냥거리는 말투엔 일절 반응하지 않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주문하시겠어요?”강효은은 턱을 살짝 치켜들고 오만한 얼굴로 말했다.“같은 학교 친구인데, 할인 좀 안 돼?”“죄송합니다. 저는 알바라서 할인 권한이 없어요.”“아, 그렇구나.”강효은은 바로 뒤에 서 있던 친구들을 돌아보며 비웃듯 말했다.“얘들아, 비싼 걸로 왕창 시켜. 우리 학교 우등생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많이 팔아주자. 생활비로 좀 보태게.”곧 친구들의 입에서 자잘하고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퍼졌다. 일부러 큰 소리로 웃어대는 통에 주변까지 시끄러워졌다.가게 안을 지켜보던 여하은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다가왔다.“예린아, 무슨 일이야?”신예린은 여하은을 향해 고개를 저은 뒤 강효은 일행을 향해 다시 차분하게 말했다.“주문하실 건가요? 아니면 다음 손님께 피해 주지 말고 비켜주시겠어요?”“뭐야, 지금 손님한테 시비 거는 거야?”강효은은 혀를 차며 친구들에게 말했다.“얘들아, 빨리 골라. 우등생께서 바쁘시대.”결국 그들은 한 사람씩 음료를 주문했고 옆에 모여서 기다리며 꽤 큰 목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쟤가 네 남자 친구 좋아했다던 애 맞지? 여도준이 결국 널 선택한 거 보면 확실히 똑똑하긴 해.”“공부 잘하면 뭐 해. 생긴 것도 별로고 데리고 다니기 쪽팔릴 것 같은데.”“딱 봐도 집안이 별로니까 학교 다니면서 알바까지 하는 거잖아.”“효은이는 얼굴도 예쁘고 집안도 좋고 누가 봐도 답 뻔하지. 비교 자체가 안 되잖아.”강효은은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한마디 덧붙였다.“쉿, 조용해. 다 들리겠어.”‘내가 들으라고 일부러 큰 소리로 떠드는 거면서...’신예린은 그녀들을 무시하고 뒤에 있는 손님들의 주문을 계속 받았다.잠시 후 강효은 일행의 음료가 다 나왔고 신예린이 포장해 건네주려는 찰나 강효은이 갑자기 불만을 터뜨렸다.“내가 분명 당도 30으로 주문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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