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예전 동창들이었고 강시연을 보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진수혁, 저기 네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후배 아니야?”“그러고 보니, 저 친구 예전에 꽤나 용감한 짓을 많이 했었지. 아쉽게도 수혁 형은 쟤한테 관심이 없었지만.”“인사라도 하러 가볼까?”진수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몇몇 오지랖 넓은 동기들이 먼저 다가갔다.“시연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결혼은 했어?”강시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예전에 그에게 진수혁에게 연애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그냥저냥. 이혼했어요.”그녀의 말이 끝나자 순식간에 주변은 정적에 휩싸였다.강시연이 누구인가?당시 강성대 심리학과에서 가장 예쁜 여학생으로 성격과 집안 모두 흠잡을 데 없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녀의 눈에는 진수혁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의 서랍은 연애편지로 가득 찼을 것이다.“세상에! 도대체 어떤 놈이 강시연처럼 예쁜 여자를 함부로 대한 거야?”“맞아, 나라면 당장 집에 데려와서 끔찍이 아껴줬을 텐데.”“쯧, 완전 남자 망신이지.”...순식간에 분노에 찬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곽지훈은 온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고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는 듯했다.그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바로 다음 순간,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강시연, 나는 아직 도장 안 찍었으니 이혼 아니야.”왁자지껄하던 분위기는 다시금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룸 중앙에 서 있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았다.“진수혁, 너 방금 뭐라고 한 거야? 너랑 강시연이랑...”사람들의 시선은 강시연과 진수혁에게 번갈아 향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들이 결혼했다니? 언제 일어난 일이지?’진수혁은 예전에 강시연이 자신을 꾀어 결혼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기에 조용히 결혼하는 것을 요구했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다.그래서 주변의 가장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그의 아내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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