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녀의 생존수칙: Bab 161 - Bab 170

242 Bab

제161화

서주행은 사실 키가 작은 편이 아니었다. 손기욱보다 조금 작은 편이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사실 키가 꽤 큰 편이었다.그는 입을 삐죽이며 반박했다.“자네한테 장난치는 게 가장 재밌단 말이지.”“이 자식이 그래도….”손기욱은 한바탕 욕설을 퍼부으려다가 명절인 걸 봐서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입을 다물었다.연경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부러운 듯 말했다.“나으리와 오라버니는 정말 친형제 같으시네요.”“누가 그래?”손기욱이 부루퉁하게 반박했다.서주행은 똥 씹은 그의 얼굴을 보고 배를 끌어안고 웃더니 더 이상 그를 자극하지 않기로 했다.오늘은 날이 좋았기에 서주행은 마당에서 명절 준비를 하기로 했다. 연경은 상 앞에 마주앉아 색종이로 아름다운 꽃을 오려냈다.손기욱은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필요하면 색종이와 실을 건네주었다. 분명 따분한 작업인데 그는 흥미진진하게 바쁘게 움직이는 연경의 모습을 바라보았다.햇살을 받은 그녀의 얼굴은 더 하얗고 어여쁘게 보였다. 서주행은 연경이 오려낸 종이꽃을 나무에 걸었다.“연경아, 여기 걸어두면 되겠지?”연경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렇게 걸어두니 참으로 예쁘네요.”“비뚤어지진 않았고?”연경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 잘하셨어요, 오라버니.”곧이어 옆에서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뭘 잘했다고 칭찬이야.”사실 그는 오전에 일을 마치고 새옷을 입은 그녀와 함께 거리 나들이를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서주행과 이미 나갔다 왔으니 생각을 접은 거였다.저녁에 나가면 더 예쁜 풍경이 펼쳐질 테니 급할 건 없었다. 어차피 명절 저녁에 서주행은 홀로 이곳을 지킬 것을 생각하니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연경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말렸다.“나으리…”손기욱은 눈썹을 꿈틀대며 불만스럽게 말했다.“호칭이 틀렸잖아.”서주행은 창문에 붙일 꽃을 가지러 왔다가 그 말을 듣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연경을 바라보았다.연경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못 들은 척, 고개를 숙였다.서주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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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적막하던 마당이 드디어 생기를 되찾았다.“이 오라비가 취한루에 한상 예약했으니 밥은 나가서 먹자꾸나.”연경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준비를 마쳤다.“가요, 나으리께서 입궁할 시간이 다 되었네요.”백초당 뒤편에는 작은 뒷문이 하나 있었다. 서주행은 평소 환자를 받지 않을 때 뒷문을 이용해 출입했다.연경은 나가기 전에 서주행이 챙겨주었던 면사포를 가지러 방으로 들어갔다.서주행은 총총 달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우리 연경이가 자네 배고플까 봐 조급한가 보네.”손기욱은 불만스러운 눈으로 그를 흘기며 대꾸했다.“애 앞에서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저 아이는 경박한 여인이 아니야. 기루에서나 쓰는 농을 아무렇게나 던지면 난처해한다고.”서주행은 정색한 그의 표정을 잠깐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난 한 번도 연경을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자네 말이 맞아.”말을 마친 그는 묘한 표정으로 손기욱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일개 시종에 불과한 저 아이를 어떻게 할 생각이야?”혹여 연경의 신분이 둘 사이의 걸림돌이 될까 봐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그건 내가 알아서 해.”“나으리, 오라버니!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때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연경이 밖으로 나왔다.손기욱은 일부러 연경을 끌고 서주행과 몇 걸음 떨어져 걸으며 말했다.“왜 저 녀석 앞에서는 오라버니라 부르지 않는 거지?”연경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차마 못 부르겠어서요.”“서주행 저 자식한테는 잘도 부르면서?”손기욱의 말투가 싸늘해졌다.그러나 같은 느낌일 리가 없었다.서주행은 진심으로 그녀를 여동생처럼 생각해주는 사람이지만 손기욱은 달랐다. 조금 전 방에서 몇 번 불러줬다고 이글거리던 눈빛을 생각하면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그것도 모르는 손기욱은 잔뜩 똥 씹은 얼굴을 하고 마차에 올랐다.서주행은 그런 그를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그거 몇 걸음 좀 걸었다고 힘들었어? 보약 좀 지어먹으라니까.”연경은 잠시 주저하다가 수줍음을 무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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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일행은 서주행이 예약한 칸막이가 있는 별실로 향했다.호화로운 별실 안에는 고급스러운 향이 피워져 있었다. 뒷정원과 이어진 창밖에는 작은 가산이 있고 가산 앞에는 작은 호수가 있었다. 호수 안에서 물고기들이 활발하게 헤엄치고 있었다.오래전에 쇠락한 경양 후작가와는 달리 무안 후작가는 대대로 무장 가문이라 문인들의 추구하는 고상하고 사치스러운 것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경은 처음 보는 호화로운 광경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은 채 바라보았다.문을 잠근 손기욱은 다가와서 그녀의 면사포를 벗겨주며 말했다.“뭘 어린애처럼 넋을 놓고 있어?”서주행은 의미심장한 어투로 그에게 말했다.“자네와 비교하면 우리 연경이는 어린애가 맞지.”손기욱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는 불만스럽게 대꾸했다.“입 좀 다물고 있어도 아무도 자네한테 뭐라 안 해. 뭘 그렇게 참견이야? 그리고 그 호칭도 마음에 안 드니까 좀 바꿔.”“내가 뭐라고 부르든 내 자유지.”서주행은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한편, 취한루에는 처음 오는 연경은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뒤늦게 상으로 다가가며 감격에 겨워 말했다.“이렇게 좋은 곳으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오라버니.”“역시 우리 연경이가 말을 예쁘게 한단 말이야. 이따가 많이 먹어.”서주행이 음식을 주문할 때 연경은 병풍 뒤로 가서 숨었다가 음식이 다 올라온 후에야 밖으로 나왔다.서주행과 손기욱은 여기 단골이었기에 별 감흥을 느끼진 못했지만 연경은 모든 게 새롭게 느껴졌다.어쩌다 한번 나오는데 그녀는 이런 기회를 허투루 낭비하기 싫어 들어가는 식자재와 양념을 꼼꼼히 확인하고자 음식을 자세히 살펴보았다.서주행은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살짝 치며 말했다.“어서 먹어. 뭘 그리 쳐다보고 앉았어?”연경은 재빨리 손기욱을 힐끔 보고는 말했다.“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요. 잘 배워뒀다가 나중에 나으리께 해드려야죠.”손기욱이 말했다.“뭘 부엌일까지 하려고. 그런 건 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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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그는 가다가 멈추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 치풍을 불렀다.“조금 전 취한루에서 뭘 하고 있었지?”“나으리, 소인은 배육진을 미행하고 있었습니다.”“넌 할 일이 그렇게 없어?”“송구합니다. 단지 그날 나으리께서 약에 당하신 게 배육진과 조금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배가의 차남이?”손기욱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추적할 필요 없어. 넌 백초당으로 돌아가 지키고 있어.”치풍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빨리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손기욱은 그제야 다시 말을 타고 황궁으로 향했다.서주행과 연경은 백초당에서 계속해서 새해맞이 준비를 했다.서주행은 연경의 제안을 받아들여 백초당 대문에 기원의 글을 써서 붙였다.서주행의 글씨는 본인처럼 필체가 부드럽고 곡선이 우아했다. 서주행은 글 쓰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는 연경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너도 쓸 줄 알아? 한번 써보지 않으련?”연경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저는 누구에게 보여줄 정도로 글을 쓸 줄은 모릅니다. 오라버니께서 저 좀 가르쳐주시면 안 되나요?”서주행은 의자를 가져온 후 상 위에 종이를 펴고 그녀에게 글 쓰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붓대를 잡고 연경에게 시범을 보여주며 그녀가 스스로 깨우치도록 가르쳤다.연경은 진지하게 배움에 응했다. 그러나 결과물이 좋지 않아서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서주행이 웃으며 말했다.“앞으로는 기욱이에게 가르쳐달라고 해.”“나으리처럼 공무 다망하신 분이 언제 제게 글을 가르치겠어요? 그리고 나으리는 무공을 하시는 분이라 글공부에는 딱히 흥취가 없어 보였는걸요.”연경은 서주행과 더 친해지기 위해 괜한 핑계를 댔다.서주행이 놀란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그 녀석이 장원급제 했던 걸 모르고 있었어?”연경은 놀란 척하며 답했다.“무과 장원으로 알고 있어요.”서주행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녀석은 열여덟 살 되던 해에 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했어.”“저는… 몰랐습니다. 그런 분이… 왜 무장의 길을 가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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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서주행과 손기욱이 미녀를 동행하고 외출하였다는 소문은 세가의 자제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호색한인 배육진은 감히 손기욱을 미행할 수는 없으니 혹시라도 백초당 근처에서 마주치진 않을까 해서 왔던 차였다.연경은 배육진의 품성을 알기에 재빨리 문을 닫으려 했지만 그는 뻔뻔하게 발부터 집어넣었다.“우리 도련님께서 약을 처방받으러 오셨다.”연경은 배육진이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들을까 입을 꾹 다물고 손만 휘저었다.그들이 강제로 약방에 진입하자 그녀는 대문을 활짝 열었다.백초당이 비록 편벽한 곳에 있기는 해도 오늘은 연말이라 거리에 사람이 많았기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벙어리였어?”배육진은 음흉한 눈으로 연경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물었다. 아직 그녀의 신분에 대해 아는 게 없기에 딱히 뭔 짓을 할 마음은 없었다.두 시종이 연경의 앞길을 막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내 머리가 아파서 말이오. 소저께서 진맥 좀 해주지 않겠소?”말을 마친 그는 손을 쭉 내밀었다.연경은 혐오감이 치솟았다. 그가 자신을 벙어리로 오해하고 있으니 끝까지 입을 열지 않기로 하고 모른다는 의미로 손만 저었다.배육진은 못 본 척 계속 손을 내밀었다.뒷마당으로 향하는 길은 이미 시종들이 틀어막고 있으니 연경은 하는 수없이 배육진을 지나쳐 백초당을 뛰쳐나갔다.배육진은 불쾌한 얼굴로 쫓아가서 손을 뻗어 그녀를 잡으려 했다.이때 백초당 근처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나타나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저 여인은 그런 걸 모르오.”배육진이 불쾌한 어투로 따지고 들었다.“약방의 처자가 진맥도 모른다니 말이 돼? 당장 안 비켜?”조치풍은 평소 손기욱의 그림자로써 일해왔기에 배육진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괜히 나서서 영웅행세를 하는 놈으로만 취급했다.연경은 조치풍을 알아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자신의 앞을 막는 시종을 밀쳤다.배육진은 뒷마당으로 향하는 그녀를 재빨리 쫓아갔다.참다못한 조치풍이 그의 멱살을 잡고 무안 후작가의 신물을 내보여 주었다.“눈 뜨고 이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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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오라버니, 일단 뭐라도 좀 드세요. 배가 불러야 생각할 힘도 생기죠.”연경은 수저를 그의 손에 쥐여주며 부드럽게 말했다.둘만 먹는 저녁상이지만 연경은 꽤나 풍성하게 차렸다. 서주행은 먹다 보니 제정신이 돌아왔다.연경은 식사가 끝나고 설거지를 도와주러 온 서주행에게 조심스레 물었다.“혹여 전에 가슴에 품었다던 그 여인을 마주친 건가요?”서주행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일이 온 경성에 다 퍼진 모양이구나.”“오라버니의 사적인 일을 염탐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허나 이 세상은 여인들에게 친절하지만은 않죠. 그분이 이미 혼인을 하셨다면 이제 그만 내려놓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 두 분 일로 그분이 오해를 사게 된다면 그분만 더 힘들어지실 테니까요. 오라버니와 가족들도 이 일로 인해 오해만 깊어질 거예요.”서주행은 감탄하듯 말했다.“우리 연경이는 착하기도 하지.”“오라버니도 좋은 분이세요.”연경은 미소로 답했다.예전에 서주행은 그와 진이에 대해 해명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건 비난과 괄시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해명하기도 귀찮아졌다. 그는 연경의 진심 어린 눈빛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나와 진이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어. 그 애는 나보다 두 달 빨리 태어났지. 진이는 내 유모의 외동딸이야. 유모가 우리 가문으로 와서 일하게 된 이후로 가족들이 모두 경성으로 이사왔지. 그 애가 세 살 되던 해,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자 유모께선 일을 그만두고 싶다 하셨어. 내가 울며 안 된다고 난리를 쳐서 어머니께서 진이까지 집에 데려다가 키우게 허락하신 거야.”“진이가 성년례를 치른 후, 유모는 혼처를 알아보기 시작했어. 난 그때에야 비로소 그 아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그 아이는 처음부터 날 이용해 신분상승하려는 마음이 없었어. 유모께선 그 아이가 평범한 사내를 만나 가정을 이루길 바라셨지. 내가 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여 눈물의 고백을 하고 그 아이를 위한 시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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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안 그래도 이 부적 때문에 손기욱이 화를 냈던 일이 있었기에 연경은 사실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신물이라는 표현에 주저없이 그것을 받았다.신물은 귀한 분이 그녀에게 주는 비호의 약속이었다. 서주행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굳이 사양할 이유는 없었다.그녀는 돌아가서 손기욱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잘 달랜다면 그 역시 허락할 거라고 생각했다.서주행은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앞으로는 오라비가 널 지켜주마.”연경은 과거에 목적을 가지고 그에게 접근했던 것을 떠올리니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건 잠시뿐이었다.쓸데없는 고민과 번뇌는 귀한 집 아씨들에게나 허락되는 사치였다. 아무런 기댈 곳도 없는 그녀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녀는 앞으로는 진심으로 오라버니로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연경은 술시에 맞춰 옷을 갈아입었고 손기욱도 약속한 시간에 백초당에 도착했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니 연경이 마치 새신부처럼 침상 위에 단정하게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아하게 틀어올린 머리에는 그가 선물한 옥비녀가 꽂혀 있고 화려한 의복에 맞춰 간단한 화장도 했다.손기욱은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연경은 평소보다 더 환한 미소로 그를 맞아주었다.“기욱 오라버니, 이제 오셨나요?”손기욱은 순간 입안이 타들어가서 허겁지겁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목이 좀 마르구나.”연경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보자 그는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일단 목부터 좀 축이고.”곧이어 뜨거운 입맞춤이 이어졌다.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연경을 놓아주었다.연경은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다가 입가에 묻은 연지를 보고 재빨리 거울을 찾았다.“다 나으리 때문입니다. 입술 연지가 다 지워졌잖습니까.”등 뒤에서 피식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연경은 다시 연지를 바르고 면사포를 쓴 후에 그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어둠이 내려앉은 거리에는 곳곳에 등불이 걸려 있고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러 나온 백성들로 북적거렸다.화려한 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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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장사 대박 나서 기분이 좋아진 점포 주인은 둘이 잘 어울리네, 하루빨리 예쁜 자식 보길 바라네 하며 아부를 늘어놓았다.연경은 듣다 보니 얼굴이 화끈거려서 고개를 푹 숙인 반면, 손기욱은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를 펴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성한각으로 도착했을 무렵, 손기욱이 배달시킨 금붕어는 무려 백 마리가 넘었고 예쁜 등불도 있었고 귀여운 찰흙인형도 있었다.연경이 잠깐 눈길을 주었던 것은 다 사서 저택으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연경은 조금 부담됐지만 살짝씩 그에게서 풍기는 술냄새를 맡고 아무 말 없이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성한각에는 이미 수많은 관료와 세가의 여식들이 모여 있었다. 손기욱과 연경이 등장하자 자연스럽게 시선은 그쪽으로 쏠리게 되었다.“하! 무슨 바람이 불어 신임 금위군 지휘사 나리까지 이곳까지 걸음하게 되었을까?”두 사람이 자리를 잡았을 무렵, 등 뒤에서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용의백 세자인 기종의 부인 가유 공주가 서 있었다.전생의 무안 후작 부인인 기요도 있었다.연경은 숨을 죽이고 손기욱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당당한 표정으로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무엄하다!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귀한 분들 앞에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있는 게냐!”가유 공주의 심복이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연경이 무릎을 꿇으려던 찰나, 손기욱은 그녀의 팔을 잡고 주변을 둘러보며 큰소리로 말했다.“다들 못 들은 게냐?”누군가는 이미 예를 행하였다 했고 눈치 빠른 자는 손기욱이 제 여인을 감싸는 줄 알고 웃으며 다시 예를 행했다.손기욱은 그제야 연경의 팔을 놓아주었다.손기욱과 기요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육속 공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황제가 손기욱은 황가 사람을 보고도 무릎을 안 꿇어도 된다고 하였으니 굳이 예를 행할 필요는 없었다. 기요는 공주의 시누이기에 특별히 허락을 받았다.가유 공주는 연경에게 창피를 줄 생각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으니 더 이상 뭐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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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손기욱은 그 손을 밀치고 연경을 뒤로 이끌며 호통쳤다.“너희들은 지금 내가 허수아비로 보이는 게냐!”기요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궁녀는 안색 하나 안 바꾸고 당당히 말했다.“나으리, 공주마마의 앞에서는 당연히 면사포를 벗고 얼굴을 드러내는 게 예법입니다.”연경은 목소리를 깔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소녀 얼굴이 흉측할 정도로 못나서 귀하신 분들의 기분을 망칠까 두려워 얼굴을 가린 것이니, 너그러이 양해해 주십시오, 공주마마.”평소의 목소리보다는 많이 낮지만 매력적인 목소리였다.사실 그녀는 너무 떨리고 두려웠지만 손기욱이 망신당하게 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있었다.가유 공주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비웃었다.“너무 못나서 그런 거였구나.”그러나 기요는 그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손기욱처럼 능력 좋고 제 잘난 줄 아는 사람이 추녀를 데리고 다닐 리 없었다.기요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한껏 쳐들고 입을 열었다.“옛 현인 중에 주백인이라는 출중한 현인이 한분 계셨지요. 문인 왕국현은 그분 앞에서 감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그 후로 줄곧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습니다.”“그리고 또 옛 군왕 중에 진왕은 소인배를 멀리하라고 간언을 드린 충신을 내친 군왕이 있었는데 충신이 죽고 나라가 망하게 되자 스스로가 부끄럽다 통탄하며 얼굴을 가린 채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구천으로 가서 충신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말이죠. 소저는 어느 쪽에 더 가깝나요?”연경은 그 말속에 숨은 비꼬는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 한마디로 재능도 없고 인품도 별로라는 말이었다.손기욱이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기 소저는 참으로 아는 게 많군. 그런데 말이 너무 많고 무식해서 흠이지. 왕국현과 진왕 모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었소. 하물며 왕국현은 박학다식한 사람이나, 겸손을 실천하고자 얼굴을 가렸던 것인데 어찌 그런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단 말이요?”손기욱의 싸늘한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이곳에 모인 귀족들은 모두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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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면사포로 가려져 있어 잘 안 보이지만 연경은 표정이 살짝 굳어 있었다.손기욱이 독설가로 악명이 높긴 하지만 그는 때와 장소 가리지 않고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 과거시험이 끝나고 그녀를 매화당으로 들인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그랬던 이유는 이 일이 손유민이 과거시험에서 낙방한 핑계가 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전생에 손유민은 과거시험에서 낙방했고 무안 후작부는 모든 잘못을 그녀에게로 돌렸다. 그녀가 손유민을 홀려서 글공부를 못하게 방해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손기욱마저도 매번 그녀를 마주칠 때면 표정이 싸늘했다.연경은 의아한 얼굴로 손기욱에게 물었다.“나으리, 왜 기 소저를 울게 만드셨습니까?”손기욱은 그녀의 등 뒤에 서서 구경꾼들의 시선을 차단한 채, 차갑게 호통쳤다.“뭐 볼 게 있다고 이리 모여든 것이냐! 초상이라도 났어? 당장 물러가지 못할까!”굉장히 무례한 말투에 사람들은 불만이었지만 그가 진심으로 화가 났다는 걸 알기에 조용히 물러가는 수밖에 없었다.손기욱은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 작은 소리로 연경의 귀에 속삭였다.“돌아가서 자세히 설명할 테니 너무 겁먹지 말거라. 지금은 불꽃 구경이나 하자꾸나.”일부러 그런 거였다는 말에 연경은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이때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누각 상공에서 울려 퍼지더니 오색찬란한 불꽃이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았다.하늘을 밝힌 불꽃은 밤하늘의 별빛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그렸다.연경은 눈앞의 장관에 매료되고 말았다.반면 성한각을 나가던 가유 공주는 손기욱의 무례함에 치를 떨었다. 원래 성격 포악하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여인에게 무례할 줄이야.그래서 더 연경에게 호기심이 갔다. 대체 무슨 수로 그런 망나니의 마음을 꽉 잡았는지 밝혀내고 말 것이다! 만약 이름도 가세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오늘 밤에 기요의 복수를 하고 말리라고 공주는 다짐했다.“여봐라, 너희는….”가유 공주는 시종들에게 비밀 지시를 내렸다.불꽃 축제가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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