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은 단 한 번도 그녀와 그녀의 딸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아동복 매장.최수빈은 주예린에게 뭐든 좋은 것만 주고 싶었다. 아이가 원하는 건 그게 뭐든 다 해주고 싶었다.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귓가로 매장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이렇게 세분이 함께 서 계시니 화보가 따로 없네요.”“그러니까요. 어쩜 이렇게 대표님은 사모님도 아름다우시고 아드님도 멋있으세요? 아드님은 사모님을 닮으셨네요. 저도 이렇게 똘똘하고 멋있는 아들이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매장 주인과 직원이 아부에 가까운 칭찬을 늘어놓았다.“자식이 똑 부러지면 보통은 사모님이 내조를 잘해주셔서 그래. 안 그래요, 대표님?”주민혁은 자신과 박하린의 사이를 구태여 바로 잡아주지는 않았다.“하린이는 앞으로 511연구원에서 일하게 될 인재예요. 집안일과 아들 케어는 도우미가 맡아서 하고 있어요.”화기애애한 눈앞의 광경에 최수빈이 갑자기 손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주민혁의 눈에 박하린은 늘 빛이 나는 존재여야만 했다. 정작 자기 아내는 가정부 취급하면서 말이다.“엄마, 아파요...”주예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최수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힘을 풀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매장에서 멀리 떨어진 후, 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빠랑 하린 이모, 곧 결혼해요?”최수빈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뻥긋거렸다.“수빈아.”그때 육민성이 사탕을 들고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예린이랑 둘이서 쇼핑하러 온 거야?”그는 가까이 다가오자마자 아이에게 사탕을 건넸다. 누가 봐도 아이를 위해 산 것이었다.“고맙습니다, 삼촌.”주예린이 배시시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여기는 웬일이에요?”최수빈이 물었다.“미연이한테 너 여기 있다고 들었어. 지난번 학부모 회의 때 참석 못 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 그래서 오늘은 너랑 예린이 짐꾼 노릇을 해주려고. 쇼핑 다 하고 나면 집 보러 가자. 내가 다 얘기해 뒀어.”육민성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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