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Bab 41 - Bab 50

100 Bab

제41화

육민성은 방금 부드럽고도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박하린은 어쩐지 머리가 지끈해 나는 것 같아 관자놀이를 주물렀다.그녀의 스펙과 능력 정도면 천공 같은 연구원을 직접 세우고도 남았다. 즉, 그녀와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었다.박하린은 단지 육민성이라는 사람을 자신의 인맥에 넣어두고 싶을 뿐이었다.“최수빈과 송미연이 육 대표한테 뭐라고 얘기한 게 틀림없어요.”진승우가 혀를 차며 말했다.“괜찮아요.”박하린이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오빠한테 얘기해 볼게요. 분명 무슨 방법이 있을 거예요.”그녀는 연구하는 것에만 능한 사람이라 일과 관련된 부분은 주민혁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송미연은 아직도 분노가 가시지 않는지 씩씩거리며 최수빈의 손을 뿌리쳤다.“네가 말리지만 않았어도 그 자식 입을 다 찢어버리는 건데!”최수빈은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왜 그렇게까지 화를 내?”“화내는 게 당연한 거거든? 그리고 박하린이 하는 말 못 들었어? 청운x7을 설계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잖아. 그 사람이 넌 줄 알면 아마 입을 떡 벌린 채로 아무 말도 못 할걸?”“됐으니까 그만 열 내고 회사 구경마저 시켜줘.”최수빈은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싶었다.한편, 주민혁은 회의실에서 나오자마자 박하린의 전화를 받았다.“그래, 알았어.”그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며 비서에게 물었다.“최수빈이 회사를 그만둔 지 얼마나 됐다고?”“일주일 조금 넘었습니다.”비서는 별다른 대꾸가 들려오지 않자 눈치를 보며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원래 최수빈 씨는 회사에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였습니다. 그간도 줄곧 대표님한테 자기 어필만 하고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한 적이 없거든요. 커피를 타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시면 제가 따로 인사팀에 얘기해 두겠습니다.”“그렇게 해.”세상에 대체 불가능한 자리란 없다.최수빈의 자리는 원래 누구나 대체할 수 있는 그런 자리였다. 꼭 그녀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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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어린이집.최수빈을 발견한 주예린은 눈을 반짝이며 얼른 그녀의 품에 뛰어들었다.“엄마, 오늘 왜 이렇게 예뻐요? 꼭 연예인 같아요!”“그래?”최수빈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오늘 그녀는 공을 들여 화장하고 하이힐까지 신었다. 그리고 지금은 질끈 묶었던 머리도 예쁘게 풀어두었다.이런 모습으로 어린이집 앞에 있었으니 학부모들의 시선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예전의 그녀는 꾸미는 건 물론이고 시간도 에너지도 모두 아이들의 케어와 남편인 주민혁을 챙기는 데만 썼었다.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자신과 딸을 위해서만 살려고 하고 있다.“언제쯤 집으로 돌아올 거예요?”주시후가 다가와 최수빈을 바라보며 물었다.“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어요. 요즘 살도 빠졌단 말이에요.”그 말에 주예린이 미간을 찌푸렸다.“엄마가 네 보모야?”최수빈은 주시후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심지어 아이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주시후에게 있어 그녀는 어디까지나 밥을 해주고 그를 돌봐주는 가정부 같은 존재일 뿐이니까.“예린아, 오늘은 엄마랑 같이 쇼핑하러 가자.”최수빈이 주예린의 손을 잡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의 무시에 주시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예전에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아무리 새로운 사람이 엄마로 들어왔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그를 무시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괜찮아. 아빠가 그랬잖아. 엄마가 정말 화를 낸다고 해도 신경 쓰지 말라고. 어차피 며칠 있으면 금세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테니까.’아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이제 며칠 뒤면 여름이기에 최수빈은 새로운 옷을 사고 싶었다.주예린은 그녀와 함께 걸으며 고개를 들고 물었다.“엄마, 오늘은 예린이가 요리해 줄게요.”“예린이가?”최수빈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우리 예린이 요리할 줄 알아?”최수빈이 예약한 호텔은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아이의 아침과 저녁밥은 해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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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주민혁은 단 한 번도 그녀와 그녀의 딸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아동복 매장.최수빈은 주예린에게 뭐든 좋은 것만 주고 싶었다. 아이가 원하는 건 그게 뭐든 다 해주고 싶었다.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귓가로 매장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이렇게 세분이 함께 서 계시니 화보가 따로 없네요.”“그러니까요. 어쩜 이렇게 대표님은 사모님도 아름다우시고 아드님도 멋있으세요? 아드님은 사모님을 닮으셨네요. 저도 이렇게 똘똘하고 멋있는 아들이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매장 주인과 직원이 아부에 가까운 칭찬을 늘어놓았다.“자식이 똑 부러지면 보통은 사모님이 내조를 잘해주셔서 그래. 안 그래요, 대표님?”주민혁은 자신과 박하린의 사이를 구태여 바로 잡아주지는 않았다.“하린이는 앞으로 511연구원에서 일하게 될 인재예요. 집안일과 아들 케어는 도우미가 맡아서 하고 있어요.”화기애애한 눈앞의 광경에 최수빈이 갑자기 손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주민혁의 눈에 박하린은 늘 빛이 나는 존재여야만 했다. 정작 자기 아내는 가정부 취급하면서 말이다.“엄마, 아파요...”주예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최수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힘을 풀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매장에서 멀리 떨어진 후, 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빠랑 하린 이모, 곧 결혼해요?”최수빈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뻥긋거렸다.“수빈아.”그때 육민성이 사탕을 들고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예린이랑 둘이서 쇼핑하러 온 거야?”그는 가까이 다가오자마자 아이에게 사탕을 건넸다. 누가 봐도 아이를 위해 산 것이었다.“고맙습니다, 삼촌.”주예린이 배시시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여기는 웬일이에요?”최수빈이 물었다.“미연이한테 너 여기 있다고 들었어. 지난번 학부모 회의 때 참석 못 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 그래서 오늘은 너랑 예린이 짐꾼 노릇을 해주려고. 쇼핑 다 하고 나면 집 보러 가자. 내가 다 얘기해 뒀어.”육민성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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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우리를 단번에 거절했을 때부터 알아봤다니까요?”진승우는 주민혁 들으라는 듯 일부러 더 목소리를 높였다.“애 딸린 여자한테 홀려서 공사 구분도 못 하는 게 대표라니, 저러니 아직도 발전이 없지.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에요. 더러운 수법을 써서 형 침대에까지 올랐던 여잔데 누굴 못 꼬시겠어요?”박하린은 시선을 거두어들이더니 진승우를 말리기 시작했다.“그만 해요. 애 앞에서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언니가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육 대표님은 한재준 원장님의 제자예요. 511연구원의 핵심 인재가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게 말이 돼요?”그녀는 말을 마친 후 시선을 돌려 주민혁을 바라보았다.“오빠, 언니한테 가서 인사라도 할까?”주민혁은 최수빈 일에 큰 관심이 없는 듯 시계를 확인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됐고 밥 먹으러 가자.”“배 안 고파?”주민혁이 아들을 향해 물었다.“배고파 죽을 것 같아요.”주시후는 그런 그의 다리에 매달려 애교를 부렸다.“아빠, 저 햄버거 먹고 싶어요.”그 말에 주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패스트 푸드는 비위생적인 음식이라고 내가 전에도 말했을 텐데?”“어쩌다 한번 먹는 거잖아.”박하린이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시후 뭐 먹고 싶어? 엄마가 다 사줄게.”“우와, 엄마 최고!”주시후는 활짝 웃더니 그녀의 볼에 쪽 소리 나게 뽀뽀했다.‘역시 나는 하린 엄마가 백배는 더 좋아.’...최수빈 일행은 식사를 마친 후 바로 새집 보러 향했다.주예린은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해야만 했기에 최수빈은 이혜정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먼저 별장에 데려가라고 했다.육민성이 보여준 새집은 학군지에 있는 방 두 개가 딸린 집이었다. 어린이집과도 가깝고 511연구원과 천공연구원과도 가까워 지리적으로 완벽한 집이었다.“월세는 백만 원 정도야.”도심에서 이 정도의 가격이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여기로 할게요. 너무 좋네요.”최수빈은 별다른 고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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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아직 이혼하기 전인데도 함께 살고 싶어 안달이 났나 보지?’이럴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데도 최수빈은 마음이 꼭 물에 잠긴 것처럼 깊게 가라앉았다.“다시 끄라니까 왜 가만히 있어?”박하린이 불빛을 가리던 손을 치우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최수빈과 눈이 딱 마주친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얼른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내일 시후 등원시켜야 해서 여기서 자기로 했어요. 괜찮죠?”최수빈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 없이 시선을 돌려 방을 훑어보았다.머리맡 위에 있던 두 사람의 웨딩 사진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그녀가 고심 끝에 골랐던 침대도 어느새 다른 침대로 바뀌어 있었다.박하린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더니 다급하게 해명했다.“언니가 떠난 뒤에 오빠가 이 방을 내가 좋아하는 대로 꾸며도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오빠랑 나는 거의 친남매나 다름없는 사이니까 오해하지 말아요. 그나저나 언니는 다시 돌아오기로 한 거예요? 그러면 여기서 다 같이 자요.”최수빈은 개방적이다 못해 다른 차원에서 사는 것 같은 그녀의 발언에 자신의 귀를 다 의심했다.“방 전체를 뜯어고치든 뭘 하든 상관없으니까 마음대로 해요. 나는 내 물건 찾으러 온 것뿐이니까.”최수빈은 빈정거리듯 말을 내뱉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화장대로 가 두 번째 서랍을 열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혹시 다른 서랍에 있는 건가 싶어 전부 다 확인해봤지만 브로치는 어디에도 없었다.그때 협탁 쪽을 바라보던 그녀의 시야에 뜯어진 콘돔이 들어왔다.최수빈의 심장이 또다시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의문도 들었다. 왜 잠자리까지 함께하는 사이면서 이혼합의서에 아직도 사인을 안 하고 있는지. 왜 박하린을 정부인 채로 내버려두고 있는지.최수빈이 가만히 서 있자 박하린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협탁 위를 바라보았다.“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시후가 장난감인 줄 알고 멋대로 뜯어놓은 것뿐이에요.”최수빈이 차갑게 웃었다.너무나도 허접한 변명이었다.그때, 최수빈의 눈에 또 익숙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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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최수빈은 신혼집에서 나온 후 곧장 새집으로 향했다.운전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는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친남매라는 말도 우스운데 거기에 함께 자자고까지, 말 그대로 미친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하지만 우습게도 지난 생의 그녀는 조금의 눈치도 채지 못했다.사실 눈치를 채야 한다면 주민혁이 매일 같이 주시후를 데리고 박하린을 만나러 갔을 때부터 눈치를 채야 했다. 두 사람은 단순한 오빠 동생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그런데 왜 이혼합의서에는 아직 사인을 안 한 거지? 내가 억지로 결혼을 밀어붙였던 것 때문에 복수하려고 이러는 건가? 아니면 이대로 계속 옆에 묶어두고 날 종으로 부려 먹으려고?”최수빈은 말을 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후우, 진정해.”주민혁이 이혼합의서 사인을 안 해주는 것도 모자라 소통까지 거부하려고 드는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이혼 소송.최수빈은 지긋지긋한 이 결혼 생활을 한시라도 빨리 끊어내 버리고 싶었다. 그와 연결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더러웠으니까.집으로 돌아온 후, 최수빈은 곧장 육민성에게 전화를 걸었다.“선배, 이혼 전문 변호사 중에 아는 사람 있어요?”육민성은 그녀의 결혼 생활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기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마침 며칠 전에 변호사인 친구가 귀국했어. 번호 줄 테니까 연락해 봐. 그런데 재판까지 가려면 불륜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할 텐데?”“있어요.”최수빈이 단호하게 말했다.같은 집에서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며 생활을 같이하고 있는데 이게 증거가 아니면 뭘까?“그럼 연락해봐.”...511연구원 개방일.최수빈은 간단한 메이크업에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요 며칠, 그녀는 새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만 했다. 거기에 주예린의 등하원까지 해야 해서 거의 쪽잠밖에 자지 못했다. 그리고 식사 역시 매우 불규칙적이었다.현관문을 나서려던 그녀는 순간 위가 찌릿한 느낌과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어 잠시 멈칫했다.이건 보나 마나 단순한 저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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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최수빈은 그의 위로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간 후 곧장 강연이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그런데 앞쪽 자리에 앉으려는데 또다시 박하린과 주민혁, 그리고 진승우와 만나게 되고 말았다.진승우는 운상의 대표라 업계 동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주민혁은 제일 앞줄의 중심에 앉아 있었다. 오늘따라 신경을 조금 더 쓴 것이 이따 단상에 올라가기라도 하는 듯했다.육민성은 세 사람을 보더니 최수빈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그러고 보니 주민혁도 업계 선두 기업의 오너라 참석한다고 했어. 단상에 올라가 얘기도 할 거고. 혹시 불편하면 자리 바꿔줄까?”“괜찮아요.”최수빈이 자리를 피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같은 업계라면 언젠가는 마주칠 텐데 그때마다 도망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최수빈은 담담하게 얘기한 후 자리에 앉았다.“쯧.”진승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최수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어떤 강연을 하는지는 알고 온 거예요? 그리고 바람을 피울 거면 몰래 피우던가, 공식 석상에 애인을 데리고 나타나는 건 무슨 경우죠? 그렇게도 불륜 사실을 공개하고 싶었어요? 이럴 거면 차라리 빨리 이혼이나 해주지. 사람이 염치가 없어.”최수빈은 진승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단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진승우는 그녀와 주민혁이 결혼한 그날부터 쭉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얼굴이라도 마주치는 날에는 꼭 날 선 말로 그녀의 가슴을 후벼 파고야 말았다.“못 들은 척하시겠다?”진승우는 코웃음을 한번 치더니 주민혁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형, 자리 바꿔줄까요? 더러운 거랑 같이 있으면 괜히 기분만 잡칠 거예요.”“그만 해요. 왜 언니만 보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에요?”박하린이 끼어들며 그를 제지했다.“내가 틀린 말 했어요? 온갖 더러운 짓은 다 하는 사람이라 그렇다고 한 것뿐이잖아요.”그때 육민성이 고개를 돌려 진승우를 바라보았다.“진 대표님이 예의도 없고 할 말 못 할만 구분도 못 하는 미친 망아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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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최수빈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본 진승우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그녀를 도발했다.“왜, 또 물을 뿌리시게?”사실 최수빈은 그간 꽤 많이 그를 봐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조금도 참고 싶지 않았다.“말 가려서 해. 미친 망아지라는 소리를 들어놓고도 아직도 그 입을 놀리고 싶어?”최수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선배랑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했지? 그럼 어디 증거를 대봐.”진승우가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어떤 사이인지 안 봐도 뻔한데 증거가 왜 필요해?”“그 말은 증거가 없다는 소리네?”진승우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말했잖아. 증거 같은 건 필요 없다고. 그간 네가 한 짓을 생각해 보면 육 대표를 어떻게 꼬셨을지 답 나오지.”최수빈이 그를 조롱하듯 피식 웃었다.“이거야 원, 자기 입으로 자기가 얼마나 멍청한지 알려주는 격이네. 운상의 대표씩이나 돼서 이렇게 입을 자유분방하게 놀리면 어떡해? 온갖 선입견과 편견을 다 가진 채 사람을 대하는 게 네가 그간 살아왔던 방식이니? 육민성 선배는 511연구원의 핵심 직원이야. 네가 방금 아무런 증거도 없이 내뱉은 말로 선배 명성에 금이라도 가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했어? 뇌가 그렇게도 안 돌아가?”그녀의 말에 진승우는 입을 꾹 닫은 채 미간만 찌푸렸다. 마땅히 반박할 말이 없었으니까.과거의 최수빈은 주민혁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늘 납작 엎드리다시피 했다. 설령 기분 나쁜 말을 듣더라도 그 일로 부부 사이가 나빠질까 봐 꾹 참고 넘겼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두 사람 다 그만 해요. 왜 공공장소에서 싸우고 그래요?”최수빈의 차가운 시선이 이번에는 박하린에게로 향했다.“그쪽도 다를 거 없으니까 입 닫아요.”한편 육민성은 옆에 서서 만족스럽다는 눈빛으로 최수빈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그가 알고 있는 그녀로 돌아온 것 같았다.“그게 무슨!”박하린이 발끈하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금방 다시 자리에 앉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혹시 내가 또 언니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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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육민성은 그녀의 말에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다음에는 그냥 마음껏 얘기하게 그냥 둬.”최수빈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육민성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친한 선후배 사이인데 고작 그런 거로 내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최수빈은 그제야 다시 원래 표정으로 돌아왔다.뭐가 됐든 주민혁과는 하루빨리 이혼해야만 했다. 아니면 진승우 같은 인간들이 또 물어뜯기 시작할 테니까.“그런데 교수님은 나를 어떻게 알아요?”“내가 네 얘기를 했어.”육민성이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그리고 원장님도 옆에서 거들어줬고. 천재가 다시 돌아왔는데 뭐든 해줘야지.”...최수빈은 육민성을 따라 손님 응접실에 도착했다.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람들의 시선에 한꺼번에 집중됐다.보통은 2초 정도만 시선을 주고 금방 다시 돌릴 텐데 이목을 끄는 외모 때문인지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턱을 떡 벌린 채 그녀만 바라보았다.최수빈이 들어온 것을 본 한재준이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응접실이 또 한 번 술렁였다.문을 열고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주민혁과 박하린이었다. 가볍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해 보였다.“주민혁 대표, 오랜만이야.”장원호 교수가 먼저 말을 걸었다.주민혁이라는 말에 최수빈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주민혁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를 스쳐 지나가더니 박하린과 함께 장원호의 앞에 멈춰 섰다.“오랜만입니다, 교수님.”그는 예의를 갖춰 인사하고는 곧바로 옆에 있는 박하린을 소개하기 시작했다.“이쪽은 항공우주공학과 금융공학을 복수로 전공하고 젊은 나이에 박사학위까지 따낸 박하린 씨입니다. 자체적으로 비행기를 만든 경험도 있고 지난달의 항공전에서 전시까지 했습니다. 한 마디로 놓치면 안 되는 인재인 거죠.”박하린의 스펙이 대단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박사학위를 두 개나 땄다는 건 그녀가 항공우주공학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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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주민혁은 박하린을 데리고 응접실을 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최수빈에게는 시선 한번 주지 않았다.꼭 원래부터 모르는 사이였던 것처럼 말이다.어쩌면 그녀가 있는지조차 몰랐을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알고 있었다고 해도 시선을 주려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애초에 두 사람은 눈빛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사람들이 그녀가 주민혁의 아내라는 걸 모르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다.“괜찮아?”육민성이 다시금 그녀를 걱정하며 물었다.“네, 괜찮아요.”최수빈은 말을 마친 후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육민성도 더 이상 그녀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최수빈이 어떤 성격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그녀는 한번 꽂힌 건 무조건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도 그 성격은 여전했다.그녀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자신의 모든 걸 다 포기해서라도 올인하는 타입이었다.그래서 주민혁이 박하린의 아들이라는 걸 알고 난 뒤에도 자기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웠다.그녀의 희생적인 사랑이 보답할 줄 아는 사람에게 향했으면 참 좋았으련만 하필이면 주민혁을 향하고 말았다.온 마음이 다른 여자에게 향해있는 주민혁을 말이다.그녀가 정신을 차린 건 딸이 목숨을 잃고 나서였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는 남자에게 모든 걸 쏟아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민성아.”장원호가 육민성을 향해 앞으로 오라는 듯 손짓했다.“연구원의 프로젝트가 너한테 넘어갔다고 들었다. 같이 진행할 만한 사람들은 다 구했니?”육민성은 그 말에 최수빈을 데리고 장원호의 앞으로 다가갔다.장원호는 그제야 그녀를 발견한 듯 물었다.“이분은 누구지?”“제 후배, 최수빈이에요.”육민성이 최수빈을 소개했다.“소피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죠. 청운x7을 설계한 사람도 바로 수빈이에요. 수빈이는 프로그래밍부터 설계까지 못 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애예요.”장원호는 소피아라는 이름에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소피아라고 하면 업계에서 유명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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