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유리는 주문을 마친 뒤, 메뉴판을 내려놓고 티를 한 모금 마셨다.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조이람 씨... 시우대학교 나왔다고 들었어요.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다고 하고요.”이 정보는 얼마 전 심혜영이 흘려준 것이었다.물론, 심혜영은 덧붙이길...“이람이? 평범했지. 명예 졸업생은커녕 조용하고 별 존재감 없는 학생이었어.”그 얘길 들은 유리는 별 감흥이 없었다.‘애초에 뛰어난 사람이었다면 진작 눈에 띄었겠지.’하지만, 이 말을 들은 사람 중 하나는, 생각보다 반응이 컸다.도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조이람이... 시우대라고?”그건 도무지 예상 밖이었다.‘시우대 컴공과면 수능 최소 다 2등급 이상은 나와야 하는데...’‘그 정도 머리가 있었어?’도규는 채용 시즌에 해당 학과 출신 이력서만 봐도 컷라인을 알 정도였다. 이람에게선 한 번도 그런 ‘기본 스펙’의 냄새를 느낀 적 없었기에 놀라웠다.그는 곧바로 제헌을 향해 물었다.“너는 알고 있었어?”제헌은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정확히 물어본 적은 없고... 예전에 강 회장님이 지나가듯 언급한 기억은 있어. 아마 맞을 거야.”도규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눈빛을 가늘게 바꿨다.“여태 잊고 살던 전공을 갑자기 다시 들고나오는 건, 목적이 명확하네.”그 말에 유리의 표정도 서서히 굳어졌다.얼마 전, 심혜영이 조심스럽게 이람의 이혼 의지를 확인하러 간 적이 있었다.결론은 이람은 정말로 제헌과 끝낼 생각이었다.하지만 유리는 쉽게 믿지 않았다.‘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은, 결국 목적이 따로 있는 거지.’그런 이람이 기술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누가 봐도 의도가 의심스러웠다.제헌은 그 미묘한 분위기 변화를 느꼈다.유리가 찻잔을 놓은 손에 힘이 살짝 들어간 걸 보고, 조용히 물었다.“왜? 기분 안 좋아?”유리는 짧게 고개를 저었다.“일 얘기하다가 조금... 별일 아냐.”도규는 유리의 프로젝트 난이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에 비하면, 조이람이 기술 문서 몇 장 들여다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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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오빠, 그렇게 유리 언니 편만 들 거면 나 앞으로 그 언니 ‘새언니'라고 안 부른다고?][그리고 말인데... 유리 언니랑 오빠 둘이서 몰래 뭐 했는지 할아버님께 다 말할 거야. 그러면, 오빠, 아마 제사상 앞에 꿇어앉아야 할걸? 아이고, 무서워라... 우리 착한 오빠?]제헌은 눈을 감고 미간을 꾹 눌렀다.그 모습에, 옆에 있던 유리가 눈치를 챘다.“무슨 일 있어?”“제은이.”유리는 피식 웃었다.“아... 제은이. 그러니까 이렇게 찌푸렸구나. 그 나이면 그럴 때지. 잘 달래 줘.”유리의 부드러운 말에, 제헌은 조금 누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다시 핸드폰을 들고 천천히 문자를 쳤다.[그만하고 네 할 일 좀 해라. 맨날 장난만 치지 말고, 성격도 좀 다듬고. 할아버님이 너한테 뭐라고 하셨는지 벌써 잊었냐?]문자를 읽은 제은의 입꼬리가 실룩거렸다.[와! 오빠 요즘 잔소리 장난 아닌데? 중년 남자 특유의 ‘아빠 텐션’이야 뭐야?][본가에서 내가 새언니 골탕먹이려고 한 거, 그때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 중에 오빠가 제일 잘 알잖아? 그때는 나 감싸더니, 이제 와서 갑자기 정색이야? 그럼 내가 유리 언니 뒷담 좀 하면 바로 경찰이라도 부를 기세네?][그래, 나 성격 더럽지. 근데 나도 알아. 내가 언제 성격 좋다고 우긴 적 있어? 근데 그거 나만 탓할 일은 아니지. 위에서 누가 그렇게 키웠는데? 오빠가 그렇게 만들었잖아.][그리고 나 요즘 놀기만 하는 것도 아냐. 나도 투자해서 수익 내고 있어. 세상 사람들은 나를 철없는 금수저로만 보지만, 나 진짜 바보는 아니거든? 이 바닥에서 바보였으면 벌써 등쳐 먹혔지.]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제은이 자란 환경이 어땠는지를 제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주변엔 항상 검은 속내를 감춘 인간들이 들끓었고, 조금이라도 허술했다면 진작 이용당했을 것이다.문자창에 답을 쓰려던 제헌은, 잠시 멈췄다가 결국 아무 말 없이 마침표만 찍었다.[...]그러자 바로 제은의 폭격이 이어졌다.[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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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이람은 전화를 끊고 시계를 봤다. 오전 11시.점심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중요한 업무는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였다.‘살짝 바람 좀 쐬고 와도 괜찮겠지.’그녀는 휴가 신청은 하지 않고, 단지 임지영에게만 살짝 귀띔한 뒤, 조용히 회사를 나섰다.목적지는 H시 중심에 있는 ‘글로벌 파이낸셜 센터’ 빌딩.하지만 이람이 건물을 빠져나간 바로 그때, 우세진이 비서실로 들어왔다.“재무팀 김 부장한테 전달해 주세요. 이 보고서 출력해서 대표실로 곧바로 올리라고 전해주시고요.”말은 지영에게 했지만, 명백히 이람에게 내릴 업무였다.지영이 순간 긴장하며 나섰다.“우 비서님, 이람 씨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 갔어요. 제가 대신할게요.”세진은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미소를 머금은 채 대답했다.“그건 이람 씨 업무죠. 돌아오면 전해주세요.”지영이 한숨을 삼키며 말했다.“이람 씨 금방 갔어요. 서 대표님 업무인데 지체되면 곤란하잖아요. 제가 할게요.”세진은 지영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 눈빛에 뭐가 숨어 있는지 금세 간파했다.“이람 씨, 어디 갔는지 말해줄래요?”지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이람 씨, 제가 배신당한 게 아니라...’‘오늘 이람 씨가 운이 나빴어. 그리고 우 비서님이 너무 예리하다고.’“솔직히 말하면, 지금 회사에 없어요. 평소엔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지각도 안 하잖아요. 오늘은 진짜 특별한 날인가 봐요.”세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우리 회사는 규정에 엄격한 편이라서요.”지영은 그 말에 대꾸하듯, 손에 든 테이크아웃 커피를 내밀며 눈을 반짝였다.“아이스 아메리카노 좋아하신다던데요, 우 비서님.”비서실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눈치가 생명이다.지영의 표정은 누가 봐도 ‘이 정도는 윙크’였다.세진의 미소는 여전히 단정했지만, 말은 달랐다.“사내 규정 중 하나, 금품 수수 금지 알고 계시죠?”지영이 재빨리 응수했다.“2,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금품이면, 전 직원 다 징계감이겠네요.”“이람 씨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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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생각에 잠겨 있던 순간, 도규의 시야에 익숙한 얼굴 하나가 들어왔다.정면에서 다가오는 이람.도규는 그 순간, 본능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뭐야, 왜 또 나타난 거야.’이람은 앱으로 미리 주문해 둔 커피 두 잔 중 한 잔을 받아 들고, 나머지 한 잔이 나올 때까지 한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다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고개를 돌릴 때.“사과는 안 해도 돼요.”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 도규였다.이람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네?”‘사과? 누가 누구한테?’도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시선을 거둬들였다.관심 없다는 듯이, 마치 본인의 의무는 다했다는 듯한 태도.도규는 어제 하루 종일 의문이었다.어쩌다 이람이 그렇게까지 날카롭고 공격적이었는지.자신 같으면 정씨 가문이란 걸 고려해, 무조건 예의 바르게 나왔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절대 정면으로 맞설 리 없다고 여겼다.그런 이람이 하루 만에 태도가 달라졌다고?그건 분명 제헌이 경고했기 때문일 거라고 도규는 스스로 결론지었다.‘하긴, 말을 참 잘 듣네. 역시 남편 말 한마디면 쪼르르 달려오지.’정말 사랑하는 부부였다면, 뭐 그럴 수도 있다. 보기 좋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둘은 지금 그런 사이가 아니지 않은가?그래서 도규는 이람이 이렇게까지 움직이는 걸 오히려 우습게 느꼈다.‘자존심도 없나? 이런다고 누가 인정이라도 해 주나?’피식-도규는 비웃음을 삼키며 여유롭게 커피를 들이켰다.그리고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약속된 시간이 이미 지나 있었다.‘유리 아직도 안 오네.’[얼마나 더 걸릴 거야?]그 메시지에, 잠시 뒤 유리가 답장을 보냈다.[5분만.]‘오케이. 5분 정도야 뭐 기다릴 수 있지.’도규는 속으로 말했다....한편, 이람의 커피도 마침 완성되었다.도규의 헛소리는 전혀 신경 쓸 시간도 없었다.이람은 민서에게서 받은 출입 코드를 열어, 고급 보안 게이트를 통과하고 루센티스 건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민서의 비서 간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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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민서는 ‘보내기’ 버튼을 누른 뒤, 커피 한 모금을 들이켜며 이람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그 커피는 이람이 사 온 것이었다.“나야 당연히 부탁하고 싶지. 근데 너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논문 완성이라는 걸 아니까, 일부러 안 건드리는 거야. 논문 다 끝내고 나면, 나 진짜 안 봐준다?”민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스럽게 웃었다.“근데 이번 20억짜리 일, 이런 건 안 하면 손해잖아.”이람의 손가락이 커피잔에서 살짝 멈췄다.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친구의 기억 속에 이렇게 또렷하게 남아 있다는 것.게다가 그게 존중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람의 마음을 조용히 건드렸다.‘강제헌은 한 번이라도... 이런 식으로 나를 이해해 본 적 있었을까?’‘내가 뭘 원하고, 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강제현은 관심이나 있었을까?’이람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선택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옳은 결정’이었다는 확신으로 바뀌고 있었다.이람은 웃으며 말했다.“거의 다 됐어.”민서는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몇 초 뒤, 버퍼링이 걸린 뒤에야, 논문 얘기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입을 쥐며 웃었다.“나 진짜 못 살아.”이람이 눈을 깜빡였다. “응?”“자기야, 너 진짜 미쳤어.”민서는 완전히 진심이었다.이람이 지난 3년 동안 업계에서 손을 뗐다고 해서, 트렌드를 놓쳤을 거로 생각한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아니다. 애초에 이람은 3년 전 이미 시대를 앞서가던 사람이었다.이람은 원래부터 ‘특별한 존재’였다.이람은 민서의 놀람에 별 반응 없이 말했다.“요즘엔 예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논문도 이미 어느 정도 정리해두었고.”“아, 역시 천재의 학습 속도는 다르다니까...”민서가 혀를 찼다.“그럼 뭐, 더는 겸손할 필요 없겠네.”이람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내 속도는 빠른 편이긴 하지.’그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진 대표님, 전에 말씀드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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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민서에게는 정말 낯익은 얼굴이었다.하지만 ‘낯이 익다’는 건 민서의 일방적인 감정이었다. 민서는 유리를 알고 있었지만, 유리는 민서를 전혀 모른다.정호가 문을 열자 민서가 안으로 들어섰다.유리는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민서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눈으로 인사를 대신했다.민서는 유리 맞은편에 앉아 정호를 힐끔 보며 소개를 재촉했다.“진 대표님, 이분은 하유리 씨입니다. 시우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명예졸업 하셨고, M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쳤습니다. 대학교 때 저랑 동기였고, 진 대표님이랑은 다섯 기 차이니까... 선배님 되시죠.”유리는 학창 시절 성적이 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졸업 논문이 훌륭했고 해외 명문대에서 러브콜을 받아 우수 졸업생으로 손꼽혔다.그리고 외모도 예뻤다. 컴공과의 여신이었고, 남학생들의 이상형.정호도 한때 유리를 짝사랑했었다. 하지만 신분 차이를 느끼고 혼자 마음을 접었다.그래서 유리는 정호의 첫사랑이었다.그 첫사랑이 갑자기 연락해 도와달라고 했는데, 안 도와줄 이유가 있을까?소개가 끝났고, 이제 민서가 유리에게 반응을 보여야 하는 흐름이었다. 보통이라면 그게 당연한 수순.하지만 민서는 유리를 한번 쓱 훑어본 뒤, 시선을 정호에게로 돌렸다.“이분이 절 찾은 이유가 뭐죠?”유리의 미간이 순간적으로 좁혀졌다.정호도 당황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맺혔다.“저... 저도 잘 모릅니다.”정호는 유리를 바라보며 머쓱하게 말했다.“그... 직접 말씀을 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유리는 민서의 무심하고 차가운 눈빛을 마주했다.따뜻하지도, 궁금하지도 않은 시선. 전혀 친해지고 싶은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이 진민서 대표... 진짜 날 모르나?’며칠째 유리는 제헌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H시 상류층 사람들 대부분이 유리와 KU그룹의 연결고리를 알고 있었고, 앞다퉈 인맥을 만들기 위해 찾아왔다.심지어 정홍도 회장의 아들 정도규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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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정호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민서의 뒷모습이 문 너머로 사라지는 걸 보면서,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고개를 돌린 정호의 시야엔,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버린 유리가 있었다.숨이 턱 막히는 느낌.정호는 더 크게 당황했다.“유... 유리야...”유리는 말없이 벌떡 일어나 민서가 사라진 방향을 노려봤다.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웠다.“진민서... 맞지?”‘기억해두겠어. 아주 확실히.’정호는 급히 말했다.“너무 화내지 마... 내가 다시 진 대표님께...”하지만 유리는 단 한 번의 시선조차 주지 않고 그대로 걸어 나가버렸다.정호는 따라갈 틈도 없었다.하지만 이상하게 정호는 그게 별로 이상하지 않았다.애초에 유리는 늘 높은 곳에 있었고, 정호 같은 건 본 적도 없다는 듯한 태도는 평소에도 익숙했다.‘그래도... 나한테 한 번이라도 눈길을 주면 그것만으로도 벅찬 행복인데.’정호는 아직도 일주일 전, 유리한테 전화가 왔을 때의 심장을 기억하고 있었다.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손끝이 떨릴 정도로 기뻤다.그래서 어떻게든 이번 부탁을 잘 해결하고 싶었다.유리를 조금이라도 웃게 만들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은... 망했다.정호는 입술이 파랗게 질렸다.초조한 마음을 안고 민서의 사무실 문을 열었다.소파에는 여전히 이람이 앉아 있었고, 민서는 의자에 앉아 정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압박감이 평소보다 훨씬 더 강했다.정호는 그 눈빛을 도저히 마주할 수 없었고, 고개를 푹 숙였다.“대표님...”“장정호 씨.”민서의 목소리는 서늘하게 뚝 떨어졌다.“해고예요.”정호는 순식간에 얼굴이 굳었다.“왜요...?”“제가 굳이 장정호 씨한테 이유를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어요. 그냥 운 나쁘게 걸렸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인사팀으로 가요. 받을 보상은 정확히 처리될 겁니다.”루센티스는 복지도 좋고, 분위기도 자유로운 편이라, 정호는 이 회사가 마음에 들었다.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같이 예쁜 진민서 대표를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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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핸드폰은 여전히 진동하고 있었다.유리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교수님, 무슨 일이세요?”목소리엔 어떤 감정도 묻어나지 않았다.유리는 자신의 기분을 숨기는 데 능숙했다. 그래서 강자가 될 수 있었다.[하 팀장님, 이번에 큰 공을 세웠네요. 방금 진 대표님한테 메일이 왔어요. 하 팀장님이 다녀간 직후에 협력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예상보다 2주나 일찍 끝낼 수 있대요.]유리는 순간 멈춰 섰다. 숨을 고르고 곧바로 대답했다.“당연히 제 일입니다. 저도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랍니다.”[그래도 고생 많았어요, 하 팀장님. 어제까지만 해도 진 대표님이 저한테는 완강하게 거절했거든요. 하 팀장님이 가니까 이렇게 달라졌네요. 이번 프로젝트의 1등 공신은 하 팀장님이에요.]한빈 교수의 목소리는 즐거움이 묻어 있었다.[이미 프로젝트 팀 전체에 이 상황을 공유했어요. 다들 들떠 있어요. 하 팀장님은 이제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점심이나 편하게 드세요. 오후에 회사로 돌아와요. 다 같이 축하합시다.]“네, 교수님.”전화를 끊자 유리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나중에 내가 한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도 있겠지만...’‘그때쯤이면 진민서가 그딴 거 신경 쓸 여유는 없겠지.’곧바로 유리는 제헌과 점심 약속을 잡았다.그리고 근처 카페로 향했다.도규에게는 미리 와서 기다리라고 했다.유리에게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첫째, 도규가 자신이 진민서를 설득하러 간 걸 아는 게 싫었다.둘째, 그냥 직감이었다.‘역시 내 촉이 맞았어.’아니었다면, 도규 앞에서 큰 망신을 당했을 거다.유리는 얼굴에 조금의 기색도 드러내지 않고 도규 앞에 섰다.도규가 유리를 보자마자 물었다.“무슨 일이야?”“밥 먹으면서 말할게.”유리는 대화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도규는 눈치를 채고 표정이 굳었다.“아무래도 Lugi-X 개발자는 못 만나겠네. 괜히 기다렸네. 밥은 됐어.”유리는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나 제헌한테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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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민서의 첫 반응은 KU그룹과 엮였다는 불안감이 아니었다.그보단 훨씬 본능적인 충격이었다.“강제헌이... 하유리한테 그런 것까지 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어?”말이 나오고 나서야, 민서는 자기 말에 깨달았다.이람 역시 과거 제헌의 가족들 앞에서 수없이 무시당했고, 정작 제헌은 이람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상처만 남긴 사람이었다.‘이람 들었을 텐데... 기분 나빴겠다.’하지만 이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임도, 의심도 없이.“할 수 있어.”민서가 예상했던 것처럼 감정에 잠기지도 않았다.이람은 차분하게 해결책을 생각 중이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말했다.“내일 밤, 루미에르 팰리스에서 자선 만찬이 있어. 방법을 써서 초대장 하나 구해. 그때 와서 나 찾아.”이람은 잠깐 말을 멈췄다가, 이어서 조용히 말했다.“내가 최대한 네가 서하준 대표 곁에 오래 머무는 것처럼 보이게 할게. 사람들이 너랑 서하준 사이를 어느 정도로 보는지만으로도 강제헌이 함부로 못 나올 거야. 세진 씨한테도 미리 얘기해둘게.”하지만 그렇게 하면, 결국 하준을 ‘이용'하게 되는 셈이었다.‘서하준... 화내진 않을까?’이람은 잠시 고민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민서는 자기 대신 나서준 거고, 이람은 단지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었다.제헌과 정면으로 맞설 힘은 없었지만, 하준의 이름을 빌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나중에 하준이 대가를 요구하더라도... 감당하겠어.’민서는 이람의 의도를 얼추 파악했다.제헌이 몇 개 계약을 막을 순 있겠지만, 반대로 서하준의 영향력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파트너가 생길 수도 있었다.“그동안은 서하준 대표랑 아무 사이 아니라더니, 오늘은 꽤 친한 사이처럼 들리네?”민서가 슬쩍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이람은 짧게 침묵했다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월요일에 AI 포럼 있었잖아. 너 그때 출장 중이었지. 얘기 깜빡했는데, 서하준 대표가 SY그룹의 진짜 총수야. 내일 자선 파티는 나도 참석해. 현장 게스트들 배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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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민서는 이람의 말을 들은 뒤, 어이가 없으면서도 절로 감탄이 나왔다.“이람아, 넌 진짜... 누군가를 사랑할 땐 눈에 그 사람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구나. 우리 우정이 아직까지 안 끊긴 게 신기할 정도야.”“아마 내가 처음부터 네 개처럼 굴어서 그런가 봐. 사랑도 집착도 아닌, 그냥 충성. 이람한테만은 끝까지 버림 안 받겠다는 마음으로.”민서의 가족사는 말 그대로 ‘막장’ 그 자체였다.그래서 민서는 사랑 같은 것에 대한 환상이 아예 없었다.‘로맨스? 필요 없어. 난 돈이면 되고, 친구는 이람이 하나면 충분해.’그래서 이람이 과거에 제헌에게 가졌던 그 감정들이 민서에겐 늘 낯설기만 했다.이해는 안 됐지만, 아쉬움도 없었다.‘사랑 같은 거 몰라도 상관없어. 나한텐 이람이가 있으니까. 그리고 돈.’무엇보다 민서가 자청해서 이람의 ‘팬’이 되어준 건, 이람이 그만큼 멋졌기 때문이었다.강요도, 조건도 없이, 마음이 먼저 끌렸다.“며칠 안에 그 집 가서 찾아올게.”이람이 담담하게 말했다.“꼭 가. 3천억이야, 이람아. 그거 그냥 놓치면 진짜 바보다.”이람은 가만히 민서를 바라봤다.눈빛에 농담이나 장난기는 하나도 없었다.정말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거였다.“고마워. 네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고, 네 덕분에 이렇게 빨리 일어설 수 있었어.”그 말을 듣는 순간, 민서는 잠깐 멍해졌다.‘이람이가 이런 말을... 나한테?’진심이 훅 들어오자,민서도 모르게 눈이 뜨거워졌다.‘이런 감동 모드는 딱 질색인데. 아 진짜... 나 이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민서는 황급히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이람아, 내가 네 옆에서 보고 느낀 게 있어.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있고, 누군가가 한 방향으로 미쳐서 달릴 땐 옆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못 말려. 그러니까 결국, 네가 이만큼 돌아온 건... 내 덕이 아니라 네가 마음을 돌린 거야.”이람은 조용히 민서의 말을 듣고 있었다.술 한잔 들어가면 원래 말이 많아지는 타입.민서는 그랬다.예전에도 민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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