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Bab 301 - Bab 310

334 Bab

제301화

“무슨 일이세요?”“다음 주에 우리 육양 그룹 창립 기념 행사가 있어요. 소예지 씨를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윤하준은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눈빛에 은근한 기대를 담아 그녀를 바라봤다.소예지는 대답을 망설이며 조용히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떼기도 전에, 등 뒤에서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오는 타이밍이 별로였나 보네.”소예지가 고개를 돌리자, 정갈하게 재단된 검은 수트를 입은 고이한이 서 있었다.그의 옆에는 밝은 미소를 띤 심유빈이 윤하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윤 대표님, 정말 오랜만이에요.”오늘 밤, 심유빈은 고급 맞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정성스레 손질한 화장과 우아한 분위기는 보는 이들마저 압도할 만큼 강렬했다.윤하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그 순간, 소예지가 고이한과 마주친 시선. 그의 짙고 어두운 눈동자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었다.그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이 출렁이고 있었지만 단 하나, 분명한 건 있었다.그는 지금, 화가 나 있었다.무엇 때문인지, 소예지는 알고 있었다.그는 그녀가 윤하준과 가까워지는걸,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걸 결코 원하지 않았다.소예지는 그 시선을 피하며 윤하준에게 조용히 말했다.“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그녀가 자리를 떠나자, 두 남자 사이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마침 그때, 하종호가 유쾌한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두 사람의 어깨에 팔을 하나씩 얹은 그는 특유의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야, 우리 셋이 이렇게 한자리에서 보는 거 진짜 오랜만이다.”그의 등장은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를 잠시나마 녹여줬다.심유빈이 부드러운 미소로 맞받았다.“하 대표님도 정말 오랜만이에요.”“오늘 유빈 씨는 평소보다 더 아름다우시네요.”하종호는 그녀를 감탄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다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심유빈은 요염하게 머리를 넘기며 웃었다.“후훗, 내가 안 예쁜 날이 있었던가요?”
Baca selengkapnya

제302화

소예지가 냉소적인 미소와 함께 말했다.“아무리 이간질해 봐야 나한텐 안 통해요.”심유빈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듯 말했다.“그 고상한 척 좀 그만하죠. 본인이 그렇게 잘난 줄 알아요?”소예지는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시선을 돌려버렸다.그 모습에 심유빈의 표정이 잠깐 굳었다가 다시 입꼬리를 날카롭게 올렸다.“설마 아직도 내가 이한 오빠랑 어떤 사이인지 모르겠다는 건 아니겠죠? 그 사람 옆에 낄 수 있을 거라는 착각, 이젠 버리는 게 어때요?”그녀는 의도적으로 비수를 날리듯 말을 이었다.“지금 이한 오빠랑 나, 어떤 사이인지 뻔히 알 텐데. 전처 주제에 설마 흔들 수 있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말아요.”소예지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외면한 채 자리를 지나치려 했다.하지만 심유빈이 갑자기 팔을 뻗어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세계엔, 당신 같은 사람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요. 알아서 물러나세요.”그 말에 소예지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단호하고 냉정한 눈빛으로 받아쳤다.“계속 이런 식으로 굴다간 심유빈 씨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드러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럴 각오는 돼 있어요?”심유빈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소예지는 단정하게,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말했다.“말 그대로예요.”심유빈은 입술을 꽉 깨물고 턱을 치켜세우며 매섭게 말했다.“흥, 해보고 싶으면 해보세요. 난 언제든 상대해 줄 준비 돼 있으니까.”말을 끝낸 그녀는 고개를 높이 들고 콧대 세운 채, 또각또각 굽 소리를 내며 그 자리를 떠났다.소예지가 다시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마침 지유선이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녀는 소예지를 발견하자 환하게 웃으며 손짓했다.“여기예요, 소 선생님.”소예지가 다가가자 그녀는 옆에 있던 중년의 귀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소개했다.그 자리에 있는 이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문가의 부인들이었고 소예지의 등장에 시선이 순식간에 쏠렸다.“의학계에서 아버지를 능가할 정도로 뛰
Baca selengkapnya

제303화

“소예지 때문이에요?”하종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마치 그녀의 속내를 정확히 꿰뚫은 듯한 말이었다.심유빈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하 대표님도 소예지 씨가 싫어요?”하종호는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곧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싫어하진 않아요.”그 대답에 심유빈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그녀는 노골적으로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내가 그 여자를 싫어하는 거 뻔히 알면서 그런 말을 입에 올려요?”그 말과 함께 그녀는 그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고 단숨에 등을 돌려 무도회장 한복판에 그를 덩그러니 남겨두고 가버렸다.하종호는 민망한 듯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무대를 빠져나와 조용히 술 한 잔을 들이켰다.무도회가 끝나고 이어진 순서는 경매였다. 오늘은 특히 희귀한 물품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 상류층 귀부인들과 사모님들이 몰려든 상태였다.소예지는 딸아이가 오늘 고이한의 저택에서 자고 갈 예정이란 걸 떠올리며, 서둘러 집에 돌아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조용히 뒷자리에 앉아 경매를 구경하기로 했다.사회자의 활기찬 소개와 함께 경매가 시작됐다. 열기로 가득한 분위기 속, 소예지 옆자리에 누군가가 조용히 앉았다.“소예지 씨, 어떤 물건이 마음에 드세요?”고개를 돌리자, 윤하준이 은은한 미소를 띤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소예지는 부드럽게 웃었다.“전 그냥 구경하러 온 거예요.”“그럼 저도 같이 구경하죠.”윤하준은 편안하게 말하며 의자에 기대앉았다.경매가 중반부에 이르렀을 무렵, 희귀한 블루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등장했다.순식간에 탄성이 터져 나왔고 부인들의 눈빛이 반짝였다.가장 먼저 패를 든 사람은 심유빈이었다.뒤이어 여러 사모님들이 호가를 올렸지만 몇 번의 경합 끝에 심유빈은 어느 순간 흥미를 잃은 듯 조용해졌다.한 사모님이 낙찰을 확신하던 그때, 고이한이 조용히 패를 들었다.그의 이름이 발표되자, 사모님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고 대표님께 양보할게요.”그 순간, 사회자가 외쳤다.“축하드립니다, 심유
Baca selengkapnya

제304화

심유빈은 막 샤워를 마친 듯, 실크 소재의 고급스러운 잠옷 차림이었다.그녀는 소예지를 보자 전혀 놀란 기색도 없이 머리를 정리하며 가정부에게 말했다.“우유 한 잔만 데워서 방으로 가져다줘요.”“네, 곧 준비해 드릴게요.”소예지는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해 2층으로 올라갔고 곧장 딸이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침대 옆에는 고이한이 조심스럽게 젖은 수건으로 하슬의 이마를 닦고 있었다.옆에 서 있던 진가영은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맞으며 급히 설명했다.“오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갑자기 열이 확 오르더라고...”소예지는 곧장 침대 앞으로 다가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고하슬을 살폈다.하슬은 힘없이 손을 뻗으며 속삭였다.“엄마... 안아줘요...”소예지는 딸을 조심스레 끌어안고 이마에 손을 얹어 열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곧장 고이한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병원에 가야겠어.”고이한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차 바로 가져올게.”소예지는 고하슬을 품에 안고 고이한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응급실에서 접수를 마친 후 각종 검사가 이어졌다.소예지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직접 결과지를 확인하며 단번에 바이러스 감염임을 알아챘다.순간, 머릿속을 파고든 기억 하나, 1년 전의 악몽 같은 그날이 떠올랐다.갑작스럽게 고열이 올라, 여섯 가지가 넘는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되었던 그때, 양쪽 폐가 하얗게 변해 결국 폐 세척 수술까지 받았던 그 지옥 같던 시간.그 사건 이후, 소예지는 아이의 체온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해졌고 조금의 이상이라도 절대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그날 밤, 소아과 병동에서 고하슬은 입원 수속을 마쳤고 소예지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한 채 곁을 지켰다.고이한은 무릎을 꿇고 딸에게 물을 조심스레 떠먹이고 있었다.“아빠, 엄마 오늘 나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고하슬이 힘없이 물었다.고이한은 아이의 머리칼을 다정히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럼, 그럴 거야. 엄마 아빠 다 여기 있어 줄게.”이튿날 아침, 양희순
Baca selengkapnya

제305화

진가영은 병실에서 한 시간가량 머물다가 조용히 자리를 떴다.오후가 되자 다행히도 고하슬의 열은 안정되었고 정신도 또렷해졌다.담당 주치의는 내일 아침이면 퇴원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소견을 전했다.“오늘 밤은 내가 옆에서 지킬게. 넌 가서 좀 쉬어.”고이한은 창백한 얼굴로 앉아 있는 소예지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말했다.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단호히 저었다.“괜찮아. 아직 버틸 수 있어.”그의 배려는 거절되었다.고이한은 그녀의 안색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너 얼굴이 너무 안 좋아...”하지만 소예지는 차갑고 냉담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을 잘랐다.“당신이 걱정할 일 아니야.”그녀에겐 더 이상 그를 받아줄 이유도 받아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그 말에 고이한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시선을 떨궜다.밤이 깊었다.소예지는 병실의 소파에 앉은 채 딸아이의 손을 꼭 쥐고 결국 곁에서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양희순은 새벽녘 조용히 병실을 다녀간 고이한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퇴원 절차는 순조롭게 마무리되었고 박시온이 차를 몰고 모녀를 데리러 왔다.며칠간 집에서 푹 쉰 고하슬은 금세 원기를 회복했고 다시 신나서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소예지는 그 시간 동안 실험실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았고 어느덧 그녀의 일상도 점차 제자리를 되찾아갔다.그리고 오늘, 소예지는 다시 실험실로 복귀했다.오전 내내 그녀는 오롯이 연구에 몰입했다.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그녀는 이마를 짚은 채 관자놀이를 가볍게 눌렀다.식어버린 두 번째 커피잔이 옆으로 밀려났다.현미경 아래, 유전자 편집을 거친 T세포들은 눈에 띄게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들은 놀라운 속도로 백혈병 세포를 포식하고 있었고 데이터 수치는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었다.그때, 실험실 문이 벌컥 열리며 이지원이 흥분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프린트된 분석 결과지를 들고 그는 외쳤다.“소예지! 이거 진짜 말도 안
Baca selengkapnya

제306화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아래, 시상대 위에 우뚝 선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 소예지에게 있어 우상이자 동경 그 자체였다.그녀는 그렇게 과학자의 꿈을 품고 자라다가, 열여덟 살이 되던 해 고이한을 만났다. 열아홉에는 그를 보살폈고, 스무 살엔 그와 결혼했다. 그리고 결국, 그의 주위를 맴도는 연애에 푹 빠진, 그저 '그 사람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렸다.고이한이 무심히 던지는 눈길 하나에 가슴이 뛰었고 그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그런 감정에 취해 그녀는 서서히 지식에 대한 갈증을 닫아버렸으며 학문보다도 그의 눈빛에 담긴 사랑이 몇 퍼센트인지 분석하는 일에 하루를 허비하기 시작했다.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예지야, 누구도 네 날개를 꺾게 두지 마라.”하지만 그 말의 무게를 그녀는 그땐 몰랐다.그리고 지금, 다시 자신의 길 위에 선 지금에서야 소예지는 처음으로 깨닫고 있었다.삶이 이렇게 넓고도 깊다는걸.한편, 실험실의 근황을 보고하던 중 양정화는 무심히 말했다.“예지가 요즘 하슬이 데리고 실험실에 같이 나오더라.”그러자 고이한은 짧게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저, 지금 출장이에요.”그 한마디에 양정화는 순간, 괜한 얘길 꺼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고이한은 더 이상 누구도 자신과 소예지를 다시 엮는 걸 원하지 않는 듯했다.요즘 들려오는 소문들도 있었다. 고이한의 새 연인은, 국제적인 피아노 천재 심유빈이라했다.양정화는 그녀를 지난번 파티에서 본 적이 있었고 외모, 기품, 몸매도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여자였다.비록 소예지도 결코 뒤처지지 않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심유빈 같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던가.무엇보다, 고이한처럼 성공한 남자일수록 연인의 감정을 어루만지기보다는 자신의 공허함을 메워줄 상대를 찾는다.“알았어. 내가 하슬이 좀 더 챙길게.”양정화는 짧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3일 뒤, 양정화가 소예지를 찾아와 조심스럽게 말했다.“내일 밤 A 시에서 의학 연회가 있어. 연구소 대표로 네가
Baca selengkapnya

제307화

그때, 그녀의 휴대폰에 알림이 떴다.무심코 화면을 확인한 그녀는 익숙한 이름에 미소 지으며 손가락을 움직였다.[나 돌아왔어요.]임현욱이었다.소예지는 작게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휴가 나온 거예요?][네. 보름 정도 휴가받았어요. 지금 어디예요?][오늘 밤 국제회의 센터에서 강연이 있어요.][지금 가면 아직 볼 수 있을까요?][여기 지금 차가 많이 막혀서 오시려면 좀 힘들 거예요.][괜찮아요. 꼭대기 층에 헬기 착륙장 있잖아요.]순간, 소예지는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진짜로 올 거예요?][네. 기다려줘요.]그의 말투는 예나 지금이나 늘 군인처럼 간결하고 단호했다.실전에서도 저렇다면, 분명 어지간한 위기도 능히 돌파할 사람일 터였다.소예지는 눈을 깜빡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멈칫했다.그 사이, 정체되어 있던 차량 행렬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고 다행히 그녀는 무리 없이 지하 주차장에 진입했다.국제회의센터는 눈부신 조명 아래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소예지는 안내데스크에서 게스트 출입증을 받아 들고 돌아서려는 순간, 등 뒤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회색 정장을 입은 고이한이 연회장 로비로 들어서고 있었고 그의 곁엔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심유빈이 함께였다.심유빈은 사람들 틈에서 소예지를 발견하고는 어딘가 의도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옆에서 고이한은 나이 지긋한 노신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소예지는 그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바로 경주 군의대 총장, 주경호였다.소예지는 잠시 고민했지만 굳이 방해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물러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게스트들이 하나둘 회의장 안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앞줄 몇 자리에 이름표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이고 있던 순간, 눈치 빠른 여학생 하나가 그녀를 알아봤다.“소예지 선생님이세요? 진짜 소예지 선생님 맞죠?”그녀는 의대 재학생으로 이번 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학생이었다.“맞아요.”소예지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자리 여기예요
Baca selengkapnya

제308화

소예지는 잠깐 멍해졌다가 이내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네. 좋아요.]곧 회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사회자가 오늘의 일정과 순서를 소개하자, 소예지는 집중한 눈빛으로 손에 들고 있던 연설 원고를 다시 한번 훑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이름이 불렸고 무대 위로 올라갈 차례가 되었다.가볍게 숨을 들이쉬고 익숙한 듯 여유 있는 걸음으로 단상에 오른 그녀는 단단하고 침착했다.그 순간, 강렬한 스포트라이트가 그녀에게 쏟아졌고 소예지는 고개를 들어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그녀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과 ‘지성’, 그리고 ‘품위’라는 단어를 완벽하게 구현해 내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임현욱의 심장은 문득 강하게 고동쳤고 그는 조용히 숨을 죽인 채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휴대폰을 들어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무대 위, 소예지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단단하게 울려 퍼졌다.“존경하는 동료 여러분, 오늘 제가 발표드릴 내용은 유전자 편집 T세포를 활용한 백혈병 치료의 최신 연구 성과입니다.”그녀는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 과정과 기술적 돌파, 그리고 향후 응용 가능성에 대해 논리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발표를 이어 나갔다.청중석에서는 놀람과 감탄이 교차하는 탄성과 함께 잇따라 박수가 터져 나왔다.가장 앞줄에 앉아 있던 고이한은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깊은 눈빛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지만 얼굴엔 끝내 어떤 표정도 떠오르지 않았다.연설이 마무리되자 소예지는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청중석에서는 다시 한번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 총장은 옆자리의 고이한을 돌아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정말 보기 드문 인재군요. 고 대표님 실험실은 보물 하나 제대로 건졌네요.”고이한은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자리에 돌아온 소예지는 물병을 열어 한 모금 마셨다.그 순간, 그녀의 휴대폰 화면이 깜빡였고 화면 위로 익숙한 이름이 떠올랐다.[감탄만 나오네요. 오늘 정말 멋
Baca selengkapnya

제309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안채린에게 다가가 속삭이듯 물었다.“너, 저 사람 누군지 알아?”안채린은 임현욱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몰라.”“근데 아까 보니까 소예지랑 꽤 친한 것 같던데?”이서연은 여전히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 채, 다시 한번 안채린을 조르듯 말했다.“너희 언니한테 좀 물어봐 줘. 혹시 알지도 모르잖아.”안채린도 슬슬 궁금해졌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심유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군복 입은 저 남자 알아? 소예지랑 되게 친해 보이던데.]심유빈은 무심히 화면을 훑다가 그 메시지에서 시선을 멈췄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임현욱을 바라보았다.비록 앉아 있는 상태였지만 그의 자세는 흐트러짐 없이 반듯했고 단정한 이목구비엔 군인 특유의 냉철한 기백이 서려 있었다.심유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짧게 답장을 보냈다.[시장 사모님 주최한 연회에서 본 적 있어. 아마 군인 집안 자제일 거야.]잠시 후, 그녀는 메시지를 하나 더 덧붙였다.[근데 혹시 걔한테 관심 있어?]안채린은 그 답장을 보고는 핸드폰을 이서연에게 건넸다.‘군인 집안 자제’라는 단어를 본 순간, 이서연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자기도 모르게 다시 슬쩍 임현욱을 훔쳐보며, 수줍게 말했다.“진짜 잘생겼다... 혹시 여자친구는 있을까?”안채린은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없다고 해도 네 차례는 아닐걸.’하지만 겉으로는 친구를 무안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너 못 봤어? 아까 계속 소예지만 바라보던데?”이서연은 그 말에 잔뜩 풀이 죽어 고개를 돌리며 투덜거렸다.“왜 좋은 일은 다 소예지 차지야...”밤 아홉 시 반, 드디어 주최 측의 마지막 인사말이 끝나고 행사는 완벽히 막을 내렸다.소예지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 있었고 단정한 군복 차림의 임현욱이 조용히 그녀 곁으로 다가와 옆자리에 앉았다.그 순간에도 고이한과 주 총장은 여전히 자리에 남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심유빈은 뒷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에 서서 고이한을 기다리고 있었다.
Baca selengkapnya

제310화

주경호는 감탄이 묻어나는 눈빛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그 말에 고이한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미 중대장이라니...’임현욱의 정체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조용히 서 있었다. 눈빛엔 조급함이 없었고 기다림조차 인내심 있게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때 고이한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의 눈길을 따라갔다.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공간 너머, 소예지가 걸어오고 있었다.그녀의 트로피는 임현욱이 들고 있었다.“진짜 헬기 타고 온 거예요?”소예지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네.”“그럼 제가 태워드릴게요. 지금은 택시 잡기 힘들 거예요.”“그러면 신세 좀 지겠습니다.”임현욱은 예상 못 한 제안에 순간 놀란 듯했지만 곧 미소와 함께 기쁨이 스쳤다.거대한 로마식 기둥 옆, 소예지의 시야에 고이한과 심유빈의 모습이 들어왔다.얇은 드레스를 입은 심유빈은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몸을 떨고 있었고 거의 6도에 가까운 찬바람에 그녀의 옷차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그때 고이한이 말없이 자신의 정장을 벗어 조심스레 그녀에게 내밀었다.심유빈은 웃으며 그 옷을 받아 걸쳤고 달콤한 미소를 머금은 채 고이한을 올려다보았다.고이한이 먼저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심유빈은 슬며시 고개를 돌려 소예지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멀찍이 떨어져 있었지만 소예지는 그녀 눈빛 깊숙한 곳에 담긴 그 얄미운 ‘우쭐함’을 놓치지 않았다.심유빈은 지금, 일부러 보여주고 있었다.누가 자신의 곁에 있는지, 누가 자신을 감싸주고 있는지를.그 장면을 임현욱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눈빛에 묘한 아릿함이 스쳤다. 그의 시선은 다시 소예지를 향했고 어딘가 안쓰러운 기색이 서려 있었다.“차를 좀 멀리 세워뒀어요. 조금 걸어야 할 거예요.”소예지가 조용히 말했다.“괜찮아요. 걷는 것도 나쁘지 않죠.”임현욱은 부드럽게 웃으며 따라나섰다.분수대 광장을 지나던 그들은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293031323334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