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결혼 6년 동안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묵묵히 해온 소예지. 나중에서야 남편 고이한이 해외에서 첫사랑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리 차가운 심장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언젠가는 따뜻하게 녹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고이한의 첫사랑이 국제적인 대상을 수상하고 축하파티를 열던 날, 소예지는 딸이 차가운 수술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정신을 차렸다. 더 이상 의미 없는 사랑에 매달리지 않기로 한 소예지는 이혼 합의서를 건네고 딸과 함께 미련 없이 돌아선다. ... 과거의 전공을 되살린 후 한때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소예지는 의학계가 탐내는 인재로 거듭난다. 그녀의 논문은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에 실렸고 연구 성과는 의학계의 각종 대상을 휩쓴다. 모두의 앞에서 눈부시게 빛나며 새로운 행복을 찾으려던 그때 줄곧 고고하고 오만하던 남자는 마침내 무너져 내린다. 미친 듯이 절규하며 소예지에게 무릎을 꿇은 고이한. “예지야, 제발 날 버리지 마...”
Lihat lebih banyak심유빈은 지금쯤 소예지가 이 뉴스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자신을 비웃는 모습을 떠올리자 마음속에서는 다시는 지고 싶지 않다는 오기가 피어올랐다.심유빈은 눈물을 닦아내고 곧장 1층 욕실로 향했다.거울 앞에 선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조금 지쳐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이었다.그녀에게는 아직 남은 것이 있었다.이 얼굴과 몸매만큼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그 순간 심유빈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예전에 경주의 행사에 참석했을 때였다.당시 한 부동산 개발업체 사장이 사람을 보내 명함을 건네며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했었다.그때는 완곡하게 거절했지만 심유빈은 그 남자가 자신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나이가 오십 대 초반이기는 했지만 지금 그녀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지금 심유빈에게 필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을 해결해 줄 사람이었다.그리고 이런 문제는 그런 재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심유빈은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고 휴대폰을 들어 저장된 번호를 찾기 시작했다.머릿속에는 그 사장의 모습이 떠올랐다.체격은 조금 통통했고 눈빛에는 오랜 사회 경험에서 나온 노련함과 함께 감추기 어려운 욕심이 담겨 있던 중년 남자였다.그때 백스테이지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시선에도 숨기지 못한 의도가 느껴졌다.마침내 번호를 찾아냈다.저장된 이름은 ‘태성부동산 개발 조병호’였다.바로 그 사람이었다.심유빈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표정을 가다듬은 뒤 전화를 걸었다.몇 초 후, 전화 너머에서 의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누구세요?”“조 대표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해요. 저 심유빈이에요. 혹시 기억하세요?”심유빈은 목소리를 최대한 부드럽고 매력적으로 만들었다.“심유빈?”조병호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그러다 곧 그녀를 떠올린 듯 흥미로운 기색을 드러냈다.“아, 심유빈 씨군요. 유명한 피아니스트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게
안채린은 곧바로 댓글을 이어서 남겼다.[쟤는 그냥 고이한한테 계속 들러붙으면서 마케팅으로 둘 사이를 억지로 포장한 거잖아. 몇 년 동안 사람들 눈속임한 거네.]곧 다른 댓글이 이어졌다.[결국 고이한 이름 팔아서 자기 가치 올린 거네? 진짜 대단하다,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안채린은 댓글을 확인하며 계속해서 답을 달았다.최근 들어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은 오랜만이었다.한편 심유빈은 여전히 인터넷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여론은 이미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그녀의 SNS 댓글 창 역시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비난과 조롱, 욕설이 쉴 새 없이 올라오며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 있었다.일부 팬들이 여전히 그녀를 감싸기도 했지만 새로운 폭로가 계속 이어지자 그마저도 점점 힘을 잃었다.심유빈은 속수무책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자신이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이미지가 단 몇 시간 만에 인터넷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었다.온몸이 떨렸다. 마치 차가운 물 속에 빠진 것처럼 손끝까지 서늘해졌다.심유빈은 급히 여론 관리 업체 몇 곳에 연락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모두 비슷했다. 터무니없이 높은 비용을 요구하거나 아예 이 일을 맡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곳도 있었다.어쨌든 이번 일에는 고이한이라는 재계 인사가 얽혀 있었다.잘못 대응했다가는 여론을 돌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문제에 휘말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심유빈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낮게 신음을 흘렸다.“아...”유미나에게 등을 돌린 대가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릴 줄은 몰랐다.역시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등을 돌리면 그 사람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되는 법이었다.지금 심유빈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모든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며 손가락질하는 기분이었다.밀린 월급 문제와 배은망덕한 행동만으로도 이미 논란의 중심에 서기 충분했다.게다가 그녀가 아무런 해
그제야 심유빈은 자신이 완전히 혼자가 됐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인터넷에는 그녀를 향한 비난과 부정적인 기사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사람들은 끊임없이 몰려들어 상황을 지켜봤고 그중에는 평소 심유빈의 소식을 챙겨보던 박시온도 있었다.특히 박시온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이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곧바로 해당 글의 링크를 소예지에게 보냈다.[얼른 봐봐. 진짜 속 시원한 일이야.]보고서를 작성하던 소예지는 아직 링크를 확인하지 못한 채 답장을 보냈다.[무슨 일인데?][심유빈이랑 매니저가 완전히 틀어졌대! 게다가 매니저가 직접 나서서 심유빈의 실체까지 폭로하고 있다잖아. 진짜 통쾌하다.]소예지는 그제야 링크를 열어보았다.화면에는 심유빈의 매니저가 올린 장문의 폭로 글이 올라와 있었다.오랜 시간 심유빈 곁에서 일했던 사람이었던 만큼 누구보다 그녀의 약점과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소예지는 내용을 대충 확인한 뒤 오히려 담담해졌다.그리고 박시온에게 답장을 보냈다.[봤어.][그렇지? 이건 완전 자업자득이야. 앞으로도 그렇게 잘난 척할 수 있나 어디 한번 보자고. 예지야, 너도 속 시원하지 않아? 예전부터 걔가 너한테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데.]소예지는 잠시 생각하다가 답장을 보냈다.[조금은.]사실 심유빈은 이미 오래전에 소예지의 인생에서 지나간 사람이었다. 굳이 시간을 들여 신경 쓸 가치조차 없었다.앞으로 심유빈이 어떻게 되든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소예지는 이제 그런 사람 때문에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나는 계속 볼래. 매니저가 또 어떤 걸 더 폭로할지 궁금하거든.]박시온은 요즘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었기에 이런 일을 지켜볼 시간도 충분했다.소예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눈앞의 실험 보고서에 집중했다.이 자료는 M국 학술 교류회에서 사용할 자료였다.그녀에게는 화면 속 데이터와 그래프가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소동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대상이었다.한편, 어느 소형 아파트.안채린은
지아는 심유빈에게 고맙다는 말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휴대폰만 무사히 돌려받으면 됐다. 얼마 전에 새로 바꾼 휴대폰이라 평소에도 꽤 아끼던 것이었다.“유빈 언니, 저 먼저 갈게요!”지아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방금 두 사람이 나누던 대화만으로도 유미나와 심유빈 사이가 이미 완전히 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지아가 떠나자 심유빈은 힘이 풀린 듯 몸을 휘청이며 소파에 주저앉았다. 가슴은 거칠게 오르내렸고 머릿속에는 유미나가 마지막으로 던진 그 말만 계속해서 반복됐다.‘고이한이 없었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었을걸.’심유빈은 줄곧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하필이면 유미나가 한 말이 현실과 너무 가까웠다.실력만 놓고 보면 자신보다 뛰어난 피아니스트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자신처럼 대중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한때 심유빈이 누렸던 명예와 부, 지위,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찬사는 모두 그녀 혼자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그 뒤에는 언제나 고이한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다. 유미나가 광고나 각종 기회를 가져올 때마다 고이한의 이름을 언급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물론 그런 일들은 모두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졌고 여기에 심유빈 스스로 만들어온 이미지 관리와 홍보가 더해지면서 사람들은 그녀와 고이한의 관계가 단순한 후원 이상의 것이라고 믿게 됐다.심지어 언젠가는 그녀가 고이한의 아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심유빈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그러면서도 유미나의 말을 인정할 수 없었다.‘내가 한물갔다고?’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심유빈의 커리어는 이미 눈에 띄게 하락세를 걷고 있었다.최근에는 방기성에게 모든 신경을 쏟느라 자신의 일에는 거의 손을 놓다시피 했고 그 결과 지금 그녀 곁에는 의지할 사람도, 대신 일을 처리해 줄 매니저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간 것이다
소예지는 돌아와서 조용히 고이한의 선물을 가방에 넣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케이크를 먹자며 옆에서 성화를 부리고 있었다.정교하게 쌓인 6단 케이크 위에는 반짝이는 촛불이 별빛처럼 아롱거렸고 부드럽게 퍼지는 빛이 케이크의 층층을 감싸며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그 순간, 박시온이 소예지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내 친구,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 네 모든 꿈이 이루어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길 진심으로 기도할게.”그 말에 윤하준과 강준석도 절로 미소 지었다. 그들 곁에서 심주원은 장난기 가득한 박시온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러나 최현숙이 하도 주겠다고 고집한 탓에 계속 거절하면 어르신으로서 분명 화를 낼 것 같아 일단 받아두기로 했다. 이혼 후에 다시 최현숙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고수경은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밖으로 나갔다. 진가영은 고하슬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고 고이한은 옆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위층에서 내려온 소예지는 무슨 핑계를 대어 딸을 데려갈지 고민하고 있었다.“오늘 저녁에 하슬이는 여기에서 재우고 너희 둘은 집에 가!”진가영이 손녀를 안으며 말했다.시어머니가 딸을 여기에 재우려는 것을
고이한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시선을 곧게 둔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업무 이야기만 할 거야.”강준석은 지금 민간용 프로젝트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소예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을 넘기면 다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별도로 회의를 잡으려면 그녀 역시 일정을 따로 비워야 했다.잠시 머릿속으로 일정을 가늠한 소예지는 계산을 마친 뒤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고이한의 입꼬리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는 짧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그럼 이동하시죠.
고이한은 휴대전화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답장을 보냈다.[네가 오늘은 곁에 있어 줘. 난 내일 가볼게.]곧이어 하종호에게서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그래.]이튿날 이른 아침, 양희순은 거실 창가에 앉아 고하슬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 주고 있었다. 그때 한쪽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젤리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더니 문 쪽을 향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낮고 들뜬 소리로 끙끙 울기 시작했다.그 소리에 고하슬이 번쩍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빠 온 거 아니에요?”젤리의 반응을 본 양희순 역시 문밖에 서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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