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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약혼녀의 화려한 재출발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01 - チャプター 110

392 チャプター

제101화

하니는 권아를 차갑게 바라봤다.‘이 여자가 미쳤나? 강승오나 단속할 것이지, 왜 나를 괴롭혀?’‘내가 뭘 잘못했기에 백권아 같은 여자한테 괴롭힘당해야 하는 건데?’“백권아, 이렇게 나한테 매달리는 거 너한테 아무 이득도 없어. 강승오가 내일 기사에 실린 나를 보면 날 찾아오지 않을까?”그 말에 권아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아랫배가 당기는 듯 배를 감싸안더니 음험한눈빛을 그대로 드러냈다. 눈 밑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였다.“그냥 해외로 가라는 건데, 그렇게 간단한 일도 못 해? 내가 10억 줄게. 평생 가도 그 돈 벌지 못할 거야!”“너무 적어? 그래서 강승오한테 매달려 돈 더 뜯어내려는 거야? 이하니, 너 원래 이렇게 돈에 환장하는 사람이었어?”하니는 손을 꽉 그러쥐었다.‘내가 그렇게 만만한 줄 아나?’승오가 먼저 바람났다지만 권아도 좋은 여자는 아니다. 승오한테 약혼녀가 있다는 걸 알면서 몇 번이나 꼬리치고 뱃속에 아이까지 뱄으니까.‘백권아, 내연녀 주제에 어디서 착한 척이야?’하니는 손을 번쩍 들어 오만함 가득한 권아의 얼굴을 힘껏 후려갈겼다.“백권아, 이제 좀 진정됐어?”권아를 빤히 노려보는 하니의 눈빛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권아는 얼굴을 감싸 쥔 채 믿기지 않는 듯 하니를 바라봤다.“내연녀 주제에 감히 나를 때려?”“이하니, 미쳤어?”하니는 가소롭다는 듯 피식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난 B시를 떠난 뒤로 강승오와 한 번도 만난 적 없어. 그런데 내가 왜 내연녀라는 거지? 상대를 내연녀로 내몰려면 적어도 증거를 내놔야지!”그때였다. 하니의 눈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이 들어온 게. 순간 헛웃음이 났다.하니는 자그마한 얼굴을 살짝 쳐들고 말했다.“나랑 강승오 자그마치 6년을 만났어. 대학교부터 약혼하기까지, 만약 네가 갑자기 애를 배고 나타나 협박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진작 결혼했어.”“대체 누가 내연녀인지는 네가 제일 잘 알 텐데!”당당한 말투와 태도에 사람들은 권아를 흘긋거렸다.권아는 악에 받쳐 하니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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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눈을 든 순간 눈에 보인 건 건빈이었다. 하니는 입술을 오므린 채 속으로 안도했다. ‘건빈 씨가 왔으니 됐어. 건빈 씨는 믿음직스럽고 돈도 많으니까.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권아는 눈앞의 남자를 빤히 응시했다. ‘왜 이렇게 낯이 익지?’“그, 그쪽은...”건빈의 입가에서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하니 씨를 데려갈까 하는데, 의견 없으면 이만 데려갈게요.”“안 돼요! 이하니는 무조건 해외로 떠나야 해요!”권아의 얼굴은 싸늘하게 식었다. ‘이제야 기억났네. 이 사람, 그때 병원에서 이하니를 구해줬던 사람이잖아.’‘우리 오빠가 그 때문에 감옥에서 얼마나 고생했는데!’권아는 똑똑히 기억한다.“하니 씨가 왜 해외로 떠나야죠?”그때 건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 하니를 바라봤다.“하니 씨 결정이에요?”하니는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 “전 해외로 떠나겠다고 한 적 없어요. 백권아가 갑자기 사람을 데려와서 협박했어요. 완전히 미쳤어요!”“당장 저 여자 잡아!”권아가 낮게 소리쳤다.‘이 사람들이 이하니 하나 해결하지 못할 리 없어.’하지만 생각과 달리 경호원들의 비명이 곧 들려왔다.꿋꿋이 서 있는 건빈은 손수건을 꺼내 손에 묻은 먼지를 쓱 닦고는 하니의 손을 잡고 떠나갔다.두 사람은 딱 봐도 보통 사이가 아닌 듯했다.특히 서로 꼭 잡은 두 손이 더욱 권아의 의심을 샀다.‘설마, 두 사람 만나는 건 아니겠지?’그 가능성을 생각하자 권아의 눈에 희색이 짙어졌다. ‘만약 이하니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 강승오가 분명 포기할 거야. 이 소식을 강승오한테 알려야 헤. 그러면 강승오도 이하니의 얼굴에 이렇게 집착하지 않을 거야!’차에 오른 하니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녀는 눈을 들어 고마운 눈빛으로 건빈을 바라봤다.“건빈 씨, 고마워요.”“고맙다는 말 밖에 할 줄 몰라요?”건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내가 몇 번이나 구해줬는데 항상 좋은 사람이라는 말만 들었던 것 같아서요.”“방금 그 여자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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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그 시각, 강오그룹은 난리도 아니다.회사에 큰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기존 협력업체들이 하나둘씩 발을 뺐다.매일 산더미처럼 쌓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바빠, 승오는 하니를 찾아갈 여유 따위는 없었다.문제의 근원지를 조사하던 중, 사립탐정이 그를 찾아왔다.“저희가 H시로 추적해 갔지만, 이하니 씨는 이미 이사 간 상태였습니다. 아무래도 자취를 감춘 듯한데, 또 단서가 사라졌습니다.”승오는 분노에 겨워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하필 당장 몸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 회사에 발이 묶여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잘도 도망치네.’‘나한테서 벗어나려고 아주 애를 쓰고 있구나.’“참, 그리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백권아 씨가 며칠 전에 이하니 씨를 찾아간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 일이 아마 이하니 씨가 떠난 결정적인 원인인 것 같아요.”탐정의 말에 승오가 그대로 얼어붙었다.“백권아가 하니를 찾아갔다고?”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눈에 서서히 증오가 스며들었다.‘이 여자가 감히! 우리 6년 간의 감정을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내 아내를 협박해? 제까짓 게 무슨 자격으로 내 아내한테 이래라 저래라야?”“당장 백권아 불러!”권아는 아직 비서실에서 일하고 있다. 사실 진작 해고하려고 했지만, 강문한이 반대하며 그녀를 기어코 승오 곁에 붙여 두었다.그와 권아의 결혼을 강요하려는 게 분명했다.권아는 강오그룹에서 출근하면서 온몸을 유명브랜드 액세서리와 옷, 그리고 한눈에 봐도 사치스러운 명품 가방으로 휘감은 채 여기저기 위세를 부리고 다녔다. 심지어 그룹 채팅방에서는 ‘강오그룹 사모님’행세까지 했다.비서실은 물론,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지는 건 한순간이었다.권아가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따귀가 날아왔다.그녀는 금세 눈물을 글썽이며 남자를 바라봤다.“내가 뭘 잘못했다고 때리는 거야?”“뭘 잘못한 건지 모르겠어? 왜 H시까지 가서 하니를 찾아간 거야?”“하니가 사라졌어. 또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이게 다 네 탓이야!”권아는 입술을 깨물며 필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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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꺼져.”냉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권아는 움찔했다.“나 오빠 진심으로 좋아해. 절대 배신하지 않아. 우리 감정과 결혼도 배신하지 않을 거야.”“오빠, 나랑 있으면 절대 이런 고통 겪지 않을 거야.”어떤 말에 흔들렸는지, 승오는 권아를 바라봤다.“내가 널 용서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음에 또 함부로 행동하면 가만 안 둬!”“강씨 가문이 네 뒤를 봐준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란 착각은 마. 아직 너랑 혼인신고 하겠다고 약속한 적 없어. 넌 아직 강씨 집안 며느리가 아니야!”권아는 속으로 분노에 떨고 있었지만, 표정에는 교태가 넘쳐흘렀다.“오빠, 나 말 잘 들어. 늘 그래왔잖아.”“이하니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강씨 집안 며느리 자리도 넘겨줄게. 오빠도 이하니가 애 낳을 때 고생할까 봐 걱정했잖아. 내 배 속의 아이가 곧 오빠랑 이하니의 아이야.”승오는 그 말이 꽤 마음에 들었다.그래서인지 드물게 권아에게 다정한 표정을 보여주었다.H시, 부건빈의 집.하니는 가방과 고양이 두 마리를 들고, 조금 긴장한 듯 건빈을 바라봤다.“정말 이래도 괜찮아요?”“전 약혼자가 계속 찾고 있다면서요.”“그렇다면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요. 우리 집에서 지내요. 이 동네는 경비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집도 커서 지내기 불편하지 않을 거예요.”건빈의 말투는 담담했다. 하지만 농담 같지 않았다.하니는 단독 주택을 빙 둘러봤다.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저택.게다가 저택에 딸린 큰 정원.승오가 찾는다고 해도 이곳까지 찾아오지는 못할 거다. 하니에게 돈이 없어 이런 집을 사지 못할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하니의 의문을 읽은 듯, 건빈이 말을 이었다.“방이 많으니까 위층이나 아래층 중에 아무거나 고르면 돼요.”“서재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나머지는 마음대로 사용해도 돼요.”“이모님이 정기적으로 청소하러 올 거예요.”그 말에 하니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녀는 건빈과 한참 떨어진 객실을 골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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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건빈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곧이어 반짝이는 검은 눈을 들어 하니를 살폈다. 그의 두 눈은 마치 자기가 두 녀석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 보라고 말하는 듯했다.하니는 잠시 넋을 잃었다.‘참 잘생겼네.’이건 부인할 수 없었다. 건빈은 정말 미남이다.이런 얼굴을 하고서 여자 친구가 없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하니는 묵묵히 고개를 숙여 밥을 먹었다....한편, 권아가 잠든 후 승오는 살금살금 침대에서 내려와 집을 나섰다. 아니, 나서려고 했다.그때,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강문한이 서재에서 나와 아들을 향해 냉담한 시선을 던졌다.“아버지...”“들어와.”강문한은 사진 몇 장을 꺼내 승오 앞에 내밀었다.사진에는 회사 장부의 일부가 찍혀 있었다.승오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아버지, 이건 제가 설명할게요.”“뭘 설명한다는 거냐? 회사 장부를 조작하고, 불법에 손을 댔다는 걸 설명하겠다는 거냐?”“아니면, 질 나쁜 걸 좋은 것처럼 속여 협력업체를 농락한 일을 설명하겠다는 거냐? 어느 것 하나라도 너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기에는 충분하다.”“넌 이 강문한의 외동아들이야. 난 너에게 어떤 오점도 남기고 싶지 않다. 여자 문제도 포함해서.”“그 백권아라는 여자가 명문가 출신이라는 건 거짓이었어. 조사해 봤더니, 처음부터 의도를 가지고 너한테 접근했더구나. 하지만 지금은 네 아이를 배었으니, 반드시 그 아이와 결혼해야 해.”“네 아이가 사생아가 되어서는 안 되잖니. 게다가 너에게는 결혼하기도 전에 아이가 생겨서는 안 된다. 알겠니?”“그리고 이것들, 누가 내게 보냈는지 알아?”승오는 멈칫했다.“아버지께서 직접 조사하신 게 아니에요?”“내가 조사한 거였다면,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었어. 하지만 이건, 다른 사람이 내게 보낸 거다.”“그 말인즉, 강오그룹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뜻이야. 이 사진들이 세상에 공개된다면, 넌 몇 번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그러면 회사 전체, 심지어 강씨 가문 전체에 타격이 있을 거야. 네 남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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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강씨 가문이 준 혜택은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고.”“아주 강단 있는 아이더구나. 승오야, 하니를 놓친 건 너의 가장 큰 실수야.”강문한도 어느 정도 자책감이 들었다.그래도 하니가 며느리로서 꽤 마음에 들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들의 실수로 좋은 며느리를 잃어버렸다.이런 일이 생긴 건, 누굴 탓할 수 있을까?그는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승오야. 더 이상 이러면 안 돼.”“이제 백권아와 잘 지내야 해. 이제 곧 네 아이도 태어날 텐데, 이제 하니는 완전히 잊어버려.”승오는 자신이 어떻게 서재를 나왔는지도 모른다.숨 쉬는 것마저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이제 남은 인생에, 하니가 더 이상 곁에 없을 것만 같았다.‘이하니란 존재에 이미 익숙해졌는데, 왜 떠난 거야?’‘고칠 수 있는데. 앞으로 다시는 바람 안 피우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데. 다른 여자를 다 처리할 수 있는데.’하니의 기분을 풀 수만 있다면, 하니가 떠나지만 않으면 그는 뭐든 할 수 있다.‘그런데 왜 나한테 단 한 번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거야?’승오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어떻게든 하니를 꼭 찾아내야 해!’...“출장이요?”하니는 당황한 나머지 진혁이 건넨 자료를 들고 그대로 얼어붙었다.“대표님께서 하니 씨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높이 평가하신 모양이에요. 이번 해외 출장에, 상대방도 여자 파트너를 데려오거든요. 하니 씨는 영어 실력도 뛰어나니, 하니 씨를 데려가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하셨어요.”진혁은 눈을 가늘게 접었다.그는 하니아게 늘 존댓말을 쓴다.솔직히 말해서, 하니는 뭔가 이상했다.‘나랑 대표님이 함께 해외 출장?’‘난 그냥 일러스트 작가인데, 내가 따라가서 뭘 하라는 거지? 대표님이 얼마나 위엄 있는지 기록이라도 하라는 건가?’“급여는 3배로 지급하고, 식비와 숙박비는 전액 지원해 드립니다.”진혁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니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갈게요!”‘이런 좋은 일이! 복이 제 발로 굴러들어 왔네!’그녀는 자료를 꽉 끌어안았다.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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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그리고...”김숙이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하니야, 강승오가 계속 너를 찾고 있어. 아마 너를 찾아내기 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꼭 잘 숨어 있어. 알겠지?]핸드폰을 쥔 하니의 손이 살짝 떨렸다.“강승오가 원장님을 협박했어요?”김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깊이 생각할 것도 없었다. 승오가 얼마나 편집증적인 사람인지 하니는 잘 알고 있다.아마 그녀를 찾지 못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다.이번에 보육원에 찾아가 김숙을 협박한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승오는 냉담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다.“건강 조심하세요.”하니는 인사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출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건빈에게 말해두었다.건빈의 표정은 좀 이상했지만, 별다른 말 없이 묵묵히 고기 한 점을 하니의 밥그릇에 올려주었다.“하니 씨는 너무 마른 것 같아요. 많이 먹어요.”하니는 멈칫했다.요즘 건빈과 함께 살면서 식사도 늘 함께한다. 남들이 보기에 사이좋은 커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하니는 잘 알고 있다. 눈앞의 남자와의 관계를 정의하자면, 친구도 아니었다.건빈은 요리를 무척 좋아했고, 특히 하니를 사육하는 것에 꽤 열정이 넘쳤다. 무슨 특이한 취향인지, 매번 하니가 다 먹지 못한 음식은 초코에게 먹이곤 했다.그러다 보니, 초코는 어느새 공기 빵빵한 풍선처럼 살쪄버렸다.건빈은 그런 녀석에게 다이어트를 강요하며 매일 아침 조깅을 시켰다.다만 하니와 건빈은 꽤 잘 지내는 편이었다.하니에게 있어 건빈은 자신에게 피난처를 제공해 준 은인이나 마찬가지였다.다음 날 오후, 그녀가 캐리어를 끌고 차에 오르자, 진혁이 노트북 한 권을 건넸다.거기에는 건빈의 일상생활을 케어하면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하니는 머리가 쑤셨다.‘이 사람 왜 이렇게 특이한 버릇이 많은 거야? 강승오보다 더 감당하기 힘들겠네.’‘옷은 반드시 주름 하나 없이 다려야 하고, 고추와 비계는 먹지 않으며, 항상 신선하고 갓 만든 음식, 되도록이면 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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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하니는 좀 불안했다.그래도 느끼한 중년 남자와 함께 같은 방을 쓰는 게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상대가 건빈 씨라면, 내가 소파에서 자고 건빈 씨가 침대에서 자면 괜찮겠네.’어찌 됐든 건빈은 부잣집의 귀한 도련님이고, 그녀는 평범한 일반인이니까.하니는 스스로 소파 쪽으로 걸어가 캐리어를 내려놓았다.그러고는 노트북을 꺼내 앞으로의 일정을 확인하기 시작했다.예상대로라면 이건 회사 대표가 자기 조카를 단련하려고 내려준 임무일 테다. 임무 내용은 간단했다.A시의 모든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새로 부임한 대표 부건빈의 기분을 케어하는 것.하니는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 내용을 보자마자 예쁜 눈을 크게 떴다.‘이거 완전 월급 받고 여행하는 거 아니야?’‘왜 관광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거지?’진혁에게 물어보려 했건만, 진혁은 이미 연락 두절이었다.하니의 표정이 살짝 복잡해졌다.그때 건빈이 낮게 헛기침했다.“안에 침대가 두 개 있어요. 일부러 소파에서 잘 필요 없어요.”하니는 멈칫했다.‘침대가 두 개라도 한 방에 있잖아!’그녀는 남자와 한방을 쓰는 습관이 없다. 비록 눈앞에 있는 건빈이 성인군자처럼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건빈 씨, 하직 여자 친구 없으시죠?”“만약 건빈 씨가 이렇게 마음대로 구는 걸 알면, 여자 친구분이 많이 속상해하고 상처받을 거예요.”하니는 그 말을 내뱉자마자 후회했다.대표님을 감히 ‘마음대로’ 구는 사람이라고 말하다니. ‘미쳤어. 진짜.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그런 거 아니에요.”건빈이 눈을 내리깔았다.“따라와요.”그의 눈빛은 살짝 상처받은 듯했다.안쪽에 벽으로 막아 놓은 두 침대를 보자, 하니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하니 씨, 앞으로 좀 더 편히 대해도 돼요?”건빈이 눈을 들어 하니를 살폈다.“하니 씨도 나 편하게 대해요. 난 우리가 이미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설령 출장이라고 해도, 사사건건 나를 경계하는 건 싫어요.”“정 그렇게 걱정되면, 내가 나가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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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사람을 속여도 이렇게 속일 순 없다. 하니가 어디 그렇게 쉽게 속을 사람인가?하지만 하니는 정말 철석같이 믿었다. 그녀는 건빈과 C국에서 실컷 즐긴 뒤 H시로 돌아왔다.귀국하자마자 원래 살던 집에 들렀더니, 문을 열자마자 어수선하게 흩어진 집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에 널브러진 파편만 봐도 누가 왔다 갔다는 걸 알 수 있었다.하니는 순간 멈칫했다. ‘설마 강승오가 왔다 갔었나?’저도 모르게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강승오 말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하니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내가 H시에 있다는 걸 이미 안 모양이네.’그렇다면 절대 쉽게 놓아줄 리 없다....그 시각, B시.승오는 차가운 표정으로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사진에는 하니와 건빈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손가락에 힘을 꽉 주었다.“하니, 정말 말 안 듣는구나.”“네가 이렇게 말 안 들을 줄 알았으면, 내 곁에 묶어두고 영원히 밖에 나가지 못하게 헸어야 했어!”유담이 옆에 서서 승오 눈에 가득 들어 찬 집착을 바라봤다.“대표님, 백권아 씨가 오후에 웨딩 사진 찍으러 가자고 합니다.”승오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아버지의 경고가 떠오르자 그의 눈빛은 한껏 차가워졌다.‘왜 다들 백권아와 결혼하라고 강요하는 거야? 왜 다들 나와 하니의 관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거냐고!’그는 수도 없이 생각했다. 이건 남들의 잘못이 틀림없다. ‘왜 다들 이하니를 자극하는 건데?’심지어 어머니마저 하니를 몰래 떠내보냈다.‘다들 너무 가식적이야. 겉으로는 동의하는 척하면서 다들 반대하는 거였다.’‘하니는 쫓겨난 거야.’...권아는 잔뜩 들뜬 표정으로 드레스를 입고 승오를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리던 승오 대신 온 건 유담이었다.“백권아 씨, 대표님은 충장이 잡히셔서 이미 길을 떠나셨어요.”그 말을 들은 순간, 하니는 화가 치밀어 컵을 집어던졌다. 내뱉은 목소리는 뾰족하게 날이 서 있었다.“어디로 출장 갔다는 거예요? 일이 결혼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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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고개를 돌리니 초코가 발등에 얼굴을 비비적대고 있었다. 두 마리 새끼 고양이 중 한 마리는 그녀의 무릎 위에 누워 있었고, 한 마리는 그녀의 옆에서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웃음을 머금고 그녀를 바라보던 건빈의 입가에 미소가 한 층 짙어졌다.하니는 갑자기 멈칫했다.‘다섯 식구 같은 이 묘한 분위기는 대체 뭐지?’“건빈 씨, 나한테 관심이 좀 관한 것 같아요.”너무 직설적으로 나온 말에, 하니는 순간 아차 싶었다.‘사실 이렇게 말하려던 게 아닌데. 상처받았으면 어떡하지?’특히 건빈을 잘 챙겨달라고 부탁하던 진혁의 말이 갑자기 떠올라 미안함이 배가 되었다.“나 하니 씨 친구예요. 친구를 관심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하니는 멈칫했다.‘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네.’‘그냥 친구로서 관심해 준 거였잖아.’하니는 자기가 마시고 있는 우유에 들어간 재료가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알고 있다. 이걸 다 갚으려면 아마 손가락을 굽혀가며 한참을 계산해야 할 판이다.분명 다 같은 회사원인데......화정은 회사에서 우연히 지나가다가, 볼살이 통통하게 오른 하니를 보고 그 자리에 멍하니 얼어붙었다.‘대표님 곁에서 일하면 먹는 음식부터 달라지나? 왜 이렇게 사람이 달라져서 돌아온 거지?’그녀는 참지 못하고 하니의 볼살을 꼬집었다.“대표님이 잘 챙겨주나 봐요?”하니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왜 그래요? 부장님?”화정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대신 들고 있던 서류를 하니 손에 쥐여주었다.“좀 있다가 B시 강오그룹 협력 건으로 미팅이 있어요. 이 서류 대표님께 검토받아 줘요.”‘B시 강오그룹?’하니는 몸이 굳어버렸다.‘왜 하필 강오그룹이지?’B시 강오그룹이라면 오직 하나뿐이다. 그 회사는 하니에게 너무 익숙했다.하지만 하필 건빈이 자리에 없어 진혁이 제멋대로 결정을 내렸다.“미팅 자리는 저랑 같이 가요.”진혁의 말에 하니는 무의식적으로 거절하려고 했지만, 진혁은 어느새 차를 가져왔다.눈앞에 떡하니 나타난 페라리 파타메라.차를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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