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6년을 바쳐 사랑했지만, 진심은 짓밟혔다. 결혼을 앞둔 날, 이하니는 강승오가 다른 여자와 얽힌 사진을 보게 된다. 바람난 남자, 뻔뻔한 제삼자, 멸시하는 시어머니까지. 하니는 과감히 모든 걸 끊고 사라졌다. 이름을 지우고, 과거를 버린 채. 화려한 화가로 다시 태어난 그녀. 금빛 인생과 승승장구하는 커리어. 이제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은 삶. 그런 이하니 앞에 다시 나타난 강승오. 남자의 품에 안긴 하니를 보며 붉어진 눈으로 애원한다. “한 번만... 다시 돌아와 줘.” 그러나 하니를 안고 있던 남자가 승오 앞에 섰다.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단호히 말했다. “다시는 하니를 건드리지 마. 당신 따위가 감히 가질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니까.”
View More승오는 하니를 직접 해치지는 않았다.그것은 승오 마음속에 여전히 하니의 안위를 염려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하니는 지금 반드시 침착함을 유지해야 했다.“하니야, 왜 이렇게 사람 알을 안 들어? 나도 널 위해서 이런 건데.”승오는 다시 애틋한 눈빛을 드러내며, 하니의 어깨에 얹었던 손을 천천히 쓸어내렸다.“밧줄에 묶인 거 불편하지? 내가 풀어줄까?”“그걸 말이라고 해?”하니는 몸을 약간 움직이며, 고개를 들어 승오를 바라봤다.“강승오, 풀어줘.”하니는 승오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승오를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너무 격앙되지 않으려 했다.승오는 하니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마음을 바꾼 듯 하니를 등지게 한 뒤, 밧줄 매듭을 만지작거렸다.“하니야, 사실 네가 말만 잘 듣는다면, 난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이게 다 네가 말을 안 들었기 때문이야. 부건빈이 다친 것도 다 너 때문이야.”승오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하니의 마음은 떨림을 멈출 수 없었다.‘모두 나 때문이라고?’‘강승오가 이런 일로 날 협박하는 게 모두 내가 말을 듣지 않아서라고?’하니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하지만 마음속으로 애써 침착하자고 자신을 다독였다.지금은 승오가 무슨 말을 하든 평정심을 유지해야만 한다.“강승오, 풀어줘.”하니는 말투에 신경 써서 입을 열었다.한참 기다렸지만 밧줄은 풀리지 않았다.승오 역시 장난이었다는 듯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하니는 그런 승오를 재촉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기다렸다.마침내 승오가 천천히 밧줄을 풀기 시작했고, 곧이어 등 뒤에서 말소리가 가볍게 들렸다.“하니야, 사실 네가 동의하기만 하면 돼. 다른 뜻은 없어. 나는 그저 너랑 잘 지내고 싶을 뿐이야. 내 마음 이해하지?”잠시 망설인 끝에, 하니는 입을 열었다.“이해해. 하지만 다른 사람을 더 이상 다치게 하지 마.”“그중에 부건빈도 포함되어 있어?”승오는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네가 내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꼭 묶어야 해요?”하니는 자신의 손을 보며 말했다.“저항하지 않을 테니, 안 묶을 순 없나요?”옆에 있는 남자는 잠시 멈칫했지만, 결국 하니의 손을 뒤로 돌려 묶었다.곧이어 하니의 눈도 가렸다.귀에 들리는 것은 오직 자동차 엔진 소리뿐이었다.만약 방금 조금만 더 빨리 달렸다면, 지금쯤 인파가 많은 도심에 들어섰을 테고,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보아하니, 이 사람들은 하니를 데려가려고 여기서 대기하고 있던 게 틀림없다.어둠 속에서 하니는 방향을 전혀 알 수 없어, 그저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차가 멈췄고 하니는 곧바로 끌려내려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얌전히 있어.”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하니는 자신을 붙잡고 이!”곧이어 위협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어디론가 끌려가는 동안, 주변은 너무 고요했고 몇 명의 발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문이 열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남자는 하니를 소파에 앉혔다.“움직이지 마.”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따라서 하니는 자신을 붙잡고 있던 사람들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현재로서는 그저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로부터 얼마간 지나자, 무거운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하니의 신경은 다시 곤두섰다.상대는 하니 곁에 앉더니, 얼굴에 씌운 안대를 천천히 벗겼다.다음 순간, 하니는 깊은 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하니야, 너 정말 말 안 듣는구나.”승오가 하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하니는 즉시 피했다.“강승오, 이런 장난 전혀 재미없어.”하니는 상대를 조용히 바라보며, 눈동자에 거의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었다.승오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하니를 향해 웃었다.“그래서? 너는 날 떠날 수 없어. 이번에는 절대 널 놓아주지 않을 거거든.”하니는 눈을 굴리며 주변의 낯선 환경을 살폈다.이곳은 하니가 알고 있던 곳이 아니었다.‘강승오가 나를 가두려고 특별히 준비한 곳인가?’“강승오, 날 이렇게
하니는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켜 건빈에게서 온 연락이 없는지 확인하려다가, 자신의 이런 반응에 문득 놀랐다.‘내가 언제부터 건빈 오빠를 이렇게 신경 쓰게 됐지?’잠시 망설이던 그때, 도우미 서영애가 핸드폰을 들고 놀란 표정으로 다가왔다.“하니 씨, 대표님이... 대표님이 큰일 나셨어요!”하니의 손에 들려 있던 식기가 탁자 위로 떨어졌다.하니는 충격이 큰 듯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 생긴 거예요?”서영애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대표님이 교통사고를 당하셨대요. 지금 병원에서 수술 중이래요.”“뭐라고요?”하니는 다리에 힘이 풀려 막 일어서려다가 다시 의자에 주저앉으며 멍하니 중얼거렸다.“교통사고? 건빈 오빠가?”“네... 방금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얼른 가보세요.”하니는 머리가 순간 사고를 멈췄지만, 애써 버티며 서영애를 따라나섰다.‘교통사고? 대체 언제?’건빈은 보통 회사에 출근하면 회사를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즉 출근길에 사고가 났을 리밖에 없다.‘이제야 전화가 걸려 왔다면, 몇 시간 전에는?’‘너무 심각해서 계속 수술 중이었나?’하니는 감히 상세히 생각하기 두려웠다.그러다가 문득 승오의 모습이 떠올랐다.‘이렇게 심각하다면, 누가 일부러 그런 걸까?’‘설마 강승오가?’서영애는 하니의 상태를 눈치채고, 곁에서 위로했다.“괜찮을 거예요, 하니 씨. 대표님은 분명 무사하실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하니는 “네”라고 대답했지만, 마음은 뒤숭숭했다.‘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건빈을 빨리 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아, 하니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병원에 가서 상황을 보기로 했다.그때 평온하게 달리던 차가 갑자기 흔들리더니, 기사가 순간 놀라 소리쳤다.“누가 우리 차를 들이받으려 해요...”“네?”한 가지 사건이 아직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일이 터지자, 하니의 신경은 곧바로 곤두섰다. 서둘러 차창 밖을 내다보았더니, 예상대로 난폭하게 달려오는 차가 보였
하니가 방을 나가려는 순간, 권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정말 떠날 생각이라면, 다시는 승오 오빠 앞에 나타나지 마! 오빠가 지금 미친 듯이 널 찾고 있으니까!”“알려줘서 고마워.”병원을 나서자, 하니의 표정은 무거워졌다.“사실 백권아가 나를 너무 겨냥하지 않았다면, 나도 아무 짓 안 했을 거예요.”하니는 모든 근원이 단 한 사람, 승오에게 비롯되었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만약 처음부터 승오가 권아를 선택하고, 이성적으로 헤어지자고 했다면, 하니는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품위 있게 물러났을 거다.적어도 지금처럼 서로 복잡하게 얽히지는 않았을 테다.“하니야, 내가 절대 너를 다치게 두지 않을 거야.”결의를 다지는 듯 말하는 건빈의 얼굴은 진지했고, 하니를 바라보는 눈에 다른 감정은 섞여 있지 않았다.심지어 차라리 승오가 먼저 찾아오기를 바랐다. 마침 그에게 할 말이 있었으니까.“나 앞으로 오빠를 많이 귀찮게 할 것 같아요.”하니는 손을 놓으며 먼저 차에 올랐다.“바쁠 텐데 가 봐요. 저녁에 같이 집에 가요.”‘같이 집에 가자’는 말에 건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비록 하니와 천천히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려 했지만, 상대가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아마 하니가 곁에 있어서였을까, 오후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하니는 화첩 두 권을 모두 훑어본 뒤, 마침 퇴근하는 건빈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강승오가 우리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건빈이 먼저 입을 열더니 말을 이었다.“뭐가 됐든 그 자식이 널 데려가지 못하게 할 거야.”말투에는 농담 섞인 기색이 더 강했고, 하니도 그걸 잘 알아들었다.“왠지 엄청 기대하는 것 같은데요?”하니는 건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안심해요. 강승오는 나한테 그저 과거일 뿐이에요. 절대 강승오한테 영향받지 않을 거예요.”“음...”그 한마디에 건빈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함께 집에 와 봤더니 이상한 점은 아무것도 없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카드를 핸드폰에 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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