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성유준은 잠시 말을 잃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막 무언가 말하려던 그 순간, 침묵을 가르며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침대 위에 놓인 휴대폰 화면엔 발신자 이름이 선명하게 떠올랐다.정다슬.이 늦은 밤, 그냥 전화할 사람이 아니었다.온채아는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무슨 일 있어?”“방금 집에 왔어.”정다슬의 목소리는 평소답지 않게 맹맹했고 어딘가 기운이 빠져 있었다.“근데 너 집에 왜 없어?”온채아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나, 나 지금 성유준 집이야. 당장 갈게!”그 순간, 성유준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나랑 정다슬, 누가 더 중요해?”초등학생 같은 유치한 말투에 온채아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되물었다.“진심으로 말해도 돼?”그의 미간이 살짝 꿈틀거렸다.“말해.”“지금은 정다슬이야.”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어깨를 누르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그녀는 더 말을 섞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다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마음이 급했다.성유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동자엔 짙은 자조가 스쳤다.“지금은 정다슬.”‘그렇다면, 예전에는?’그땐 그가 그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온채아는 서둘러 집에 돌아와 슬리퍼를 갈아 신고 거실로 향했다.그곳엔 카펫 위에 쪼그려 앉아 있는 정다슬이 있었고 그녀가 다가가자, 인기척에 정다슬이 고개를 들었다.눈가는 벌겋게 부어 있었고 평소의 씩씩함은 온데간데없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특유의 호기심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너랑 너 그 오빠, 뭐 있는 거 아니지?”온채아는 순간 움찔했지만 이번만큼은 피하지 않기로 했다.“나, 그 사람이랑 사귀고 있어.”다만 ‘애인’라는 사실까진 말하지 않았다. 그걸 꺼냈다간 정다슬은 지난번 일을 떠올릴 것이고 그녀와 성유준 사이가 애매했던 진짜 이유를 눈치챌 수도 있었다.그러면 또 미안해하고 자책할 게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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