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키스하고 안고 자더라도 더 이상 온채아에게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젊은 나이에 일에 모든 걸 쏟아부은 온채아는 감정도, 욕망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성유준은 그녀를 흘끗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빨리 샤워하러 가야지. 아니면 내가 자장가 불러줄까?”예전에 정말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워줬던 적이 있었다.부모님이 사고를 당한 그날은 해성시에서 흔히 있던 비 오는 날이었고, 그 이후로 비 오는 날에는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종종 악몽을 꾸곤 했다.그럴 때마다 성유준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서 잠을 재웠다.온채아는 감정을 다잡고 그의 말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먼저 샤워하고 올게. 편히 쉬고 있어.”온채아는 성유준이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그럼에도 샤워를 마치고 나온 순간 침대에 누운 그 남자를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편히 쉬고 있으라는 말을 정말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집에 한 번 다녀왔는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고 왼쪽 자리에서 옆으로 누워있었다.온채아는 오른쪽에서 자는 것이 습관이었다.어릴 때부터 항상 오른쪽에서 자는 습관이 있었지만 자다 보면 어느새 이리저리 굴러가는 경우가 많았다.침대 옆에 선 온채아는 성유준의 얼굴에 드리운 다크서클이 하루 종일 잠을 못 잔 자신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발견했다.마치 M국에 갔다가 바로 다시 경성으로 돌아온 것처럼 지금까지 한숨도 잠을 자지 않은 것 같았다.온채아는 조용히 침대 옆에 서서 생각을 정리하다가 아주 가볍게 웃었다.그때 침대에서 잠들어 있던 성유준이 팔을 뻗어 온채아의 손목을 붙잡고 힘껏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그리고 그녀의 목덜미에 살짝 턱을 비비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뭐가 웃겨?”“아무것도 아니야.”예전에 성유준이 자고 있을 때 온채아가 대뜸 얼굴에 거북이를 그린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지만 방금 밥 먹을 때 이미 실수를 한번 했으니 더는 그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성유준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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