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면 매우 진심 어린 모습이었다.안타깝게도 그녀가 설사 정말로 개과천선했다고 해도 온채아는 그녀 입에서 나오는 그 어떤 말도 믿지 않을 것이다.온채아는 눈을 내리깔고 냄비를 흘끔 보며 받을 생각이 없었다. 단 강미진의 체면을 봐서 듣기 싫은 말은 하지 않았다.“시간이 촉박해서 마시지 않을게요.”이어 강미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먼저 갈게요. 그만 들어가세요.”말을 끝내기 바쁘게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서 자리를 떠났다.심서정은 눈을 가늘게 뜨며 속으로 이를 갈던 감정을 숨기고 고분고분 강미진에게 말했다. “엄마, 제가 엄마 대신 채아를 배웅할게요. 마침, 제대로 다시 사과도 할겸요.”“그래.”강미진도 그녀를 너무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았다.어차피 거실과 마당은 통유리창 하나만 사이두고 있기에 심서정이 감히 여기서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온채아가 마당을 나서려는 순간, 뒤쫓아온 심서정이 그녀를 불러세웠다.그녀는 원래 못 들은 척하려 했지만, 심서정의 질문을 듣고는 걸음을 멈췄다. “온채아 씨 뱃속의 아이는 누구 거예요?”이 말에 온채아는 당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 지으며 말했다.“심서정 씨는 자기 뱃속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면서 나를 걱정해 줄 여유는 있나 보죠?”“당연히 율천 씨 아이죠!”심서정은 단호하게 말하고 나서 경고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의 배를 훑었다.“그 아이가 누구 것인지를 막론하고 아이를 핑계로 다시 주씨 가문에 시집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요.”이 짧은 시간 동안, 심서정도 생각을 정리했다.온채아 뱃속의 아이는 십중팔구 성유준과는 아무 관계가 없거나 혹은 성유준이 아예 그녀와 이 아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틀림없다.그렇지 않다면, 진작 성씨 가문에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공식 발표를 했을 것이다.어찌 그녀의 배가 이렇게 불러오도록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겠는가?심서정은 이 점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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