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의 모든 챕터: 챕터 471 - 챕터 480

500 챕터

제471화

정다슬이 하도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양치질을 하던 온채아는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다. 온채아는 서둘러 입안의 거품을 뱉어내며 부정확한 발음으로 물었다. “뭐라고? 갑자기 무슨 소리야?”“좀 봐!”정다슬은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온채아의 손에 냅다 쥐여주었다. “네 환자들이랑 자선단체들이 전부 나서서 너를 감싸주고 있어!”온채아는 뉴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내용을 진지하게 읽어 내려갔다.[온 선생님이 그럴 리 없습니다.]그 안에는 여러 개의 게시글이 정리되어 있었다. 자선단체에서 올린 공식 입장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난의 화살이 빗발치는 와중에 기꺼이 온채아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지난 3년 동안 온채아 씨가 자선기금으로 기부한 금액은 총 130억 원에 달합니다.][저는 택시 기사입니다. 작년 겨울 우연히 온 선생님을 태웠는데 제 딸이 심장병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보시더군요. 수술비가 급하다는 사정을 아시고는 내리실 때 제게 10억 원을 송금해 주시며 걱정하지 말고 아이 치료부터 시키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의사가 사람 피를 빨아먹는 장사를 한다고요? 전 믿지 않습니다.][제 이름은 홍연입니다. 온 선생님의 오래된 신장병 환자죠. 형편이 어려워서 치료를 포기할 뻔했는데 온 선생님이 도와주셨습니다. 처음엔 왜 이렇게 싸면서 효과는 좋은지 의아했는데 나중에 약국 직원이 실수로 말해줘서 알게 됐습니다. 온 선생님이 사비로 제 약값을 깎아주셨던 거였어요. 온 선생님은 좋은 의사입니다. 전 영원히 온 선생님을 믿을 겁니다.]...하나하나 적힌 글들은 모두 온채아의 환자들이거나 그녀에게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었다. 온채아는 생전 처음으로 실시간 검색어 내용을 이렇게나 꼼꼼히 읽었다. 눈시울이 시큰거려 견딜 수 없었다.자신이 베풀었던 그 작고 사소한 도움들이 이토록 위태로운 순간에 비난을 무릅쓰고 그들이 나서줄 이유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칫하면 그들도 함께 욕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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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온채아는 잠시 멍해졌다. 주율천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온채아와 성유준의 관계가 다시 가까워진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예전에 온채아가 성유준과 멀어졌던 이유는 성씨 가문이 그녀의 부모를 죽게 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온채아가 마음 쓰였던 부분은 결코 그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 일이 다른 사람과 상관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물며 당시 고작 열 살 남짓한 어린아이였던 성유준에게 그 죄를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온채아가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처음부터 유준 오빠랑 상관없는 일이었어요. 유준 오빠한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되는 일이고요.”지금 이 시점에서 성유준이 어떤 사람인지 온채아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가 유일하게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소원희가 성유준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느냐 뿐이었다.주율천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온채아를 바라보았다. 그런 깊은 원한을 온채아가 이토록 담담하게 넘겨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주율천이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실들이 그녀의 말 한마디에 우스워졌다.주율천이 저지른 잘못은 용서받지 못할 일로 각인된 반면 성씨 가문과의 원한은 이토록 가볍게 매듭지어졌다. 주율천은 헛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차마 웃지 못했다. 그는 씁쓸한 듯 물었다.“단지 성유준이기 때문이야?”온채아는 흠칫 놀랐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줄곧 그랬을 것이다. 성유준은 성유준이고 타인은 타인이었다. 성유준과 다른 사람 사이에는 전혀 다른 기준이 존재했다. 상대가 성유준이었기에 온채아는 사리 분별을 명확히 하여 그와 그의 집안을 아주 손쉽게 분리해 낼 수 있었다.주율천이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그의 얼굴에는 쓸쓸함만이 남았다. 그는 온채아의 배를 슬쩍 쳐다보며 물었다. “아이 일은 성유준도 알아?”그동안 주율천이 보여준 진심 어린 걱정들은 거짓이 아니었기에 온채아도 경계심을 풀고 솔직하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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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정확히 말하자면 온채아는 서강진이라는 사람과 사적으로 깊이 엮이는 것을 꺼렸다. 지난번 서강진이 은근슬쩍 이것저것 캐묻던 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려 경계심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알겠어.”강태무도 온채아의 우려를 짐작한 듯 굳이 인심을 베풀라 권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알아본 상황을 짧게 덧붙였다. “나도 지난번에 기회를 봐서 부모님께 여쭤봤는데 서 회장님은 정말 두 분의 오랜 친구가 맞더라고. 서 회장님이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에도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셨대.”강태무는 온채아가 좋아하는 갈비찜을 그녀 쪽으로 살짝 밀어주었다. 온채아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긴장을 조금 늦췄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네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강태무가 당부했다. “하지만 매사에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그 말에 온채아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 “제가 아주머니, 아저씨 체면도 안 세워 드리고 거절했는데 괜찮으시겠어요?”“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강태무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넌 의사고 서 회장님은 환자야.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무조건 네 의사가 우선이지.”방문 치료는 애초에 온채아의 진료 범위가 아니었다. 수락한다면 호의를 베푸는 것이고 거절한다면 그 또한 당연한 권리였다. 하지만 온채아는 예상치 못했다. 거절했음에도 서강진이 직접 그녀를 찾아오게 될 줄은.식사를 마친 온채아는 차를 몰아 그린 빌라로 향했다. 강미진은 온채아가 온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마당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온채아의 권고대로 햇볕도 쬘 겸 겸사겸사 나온 참이었다. 온채아가 오늘 오겠다고 확답은 했지만 심서정과의 악연을 잘 아는 강미진으로서는 그녀를 직접 보기 전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강미진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심서정이 정말 딸이라면 하씨 가문은 온채아에게 큰 빚을 진 셈이었다. 심서정을 대신해서 말이다.온채아가 차를 세우고 대문으로 걸어오다 마당에 있는 강미진을 발견하고 미소 지었다. “햇볕이 이렇게 뜨거운데 왜 밖에서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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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강미진의 마음속에 죄책감이 밀려왔다.어찌 됐든 그녀의 자식이다. 심서정이 저 지경이 된 것은 지난 세월 곁에서 제대로 이끌어 줄 가족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방금처럼 사정없이 면박을 준 것은 어쩌면 조금 과도한 꾸짖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강미진은 무의식중에 온채아를 보호하고 싶어 했다. 그것은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본능이었다. 강미진은 누군가 온채아를 괴롭히는 꼴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었다. 설령 그 상대가 이제는 명실상부한 심서정이라 할지라도 말이다.온채아와 심서정 모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온채아는 강미진이 중간에서 곤란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단 1초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강미진은 망설임 없이 온채아의 편에 섰다.반면 심서정은 온채아에게 홀리기라도 한 것 같은 하씨 가문 사람들의 행동에 경악했다. 딸인 자신조차 온채아 앞에서는 한낱 보잘것없는 존재 취급이라니!심서정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억지로 눈물을 짜내며 가련한 눈빛으로 강미진을 바라보았다. “엄마 말씀이 맞아요. 무릎만 꿇으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건 제 오만이었어요.”“지난 세월 동안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억눌릴 때마다 제가 무릎을 꿇기만 하면 다들 용서해 주곤 했거든요.”이런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더구나 강미진은 막내를 잃어버린 것이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평생 자책해 온 사람이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살폈더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늘 생각했었다.강미진은 상상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딸을 바라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겪은 고생은 앞으로 우리가 살면서 차근차근 보상해 주마.”“하지만 너와 채아 씨 사이의 일은 네가 말한 괴롭힘과는 전혀 다른 문제야.”강미진이 알기로 심서정과 온채아 사이에는 심서정의 일방적인 괴롭힘만이 존재했을 뿐이다. 강미진은 차분하게 심서정을 타이르려 애썼다. “너도 이제 성인이야. 잘못을 저질렀으면 당당하게 결과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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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다리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질 줄은 강미진도 예상치 못했다.침을 다 뽑은 강미진은 다정한 눈길로 온채아를 바라보며 입을 뗐다. “집사에게 생선을 구우라고 시켰어요. 좀 먹고 가요.”예전 같았으면 온채아는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하지만 하씨 가문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심서정을 떠올리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감사해요. 하지만 오늘은 안 될 것 같아요. 교수님이 요즘 저희 집 맞은편에 머물고 계시거든요.”“일찍 돌아가서 두 분과 저녁 식사를 같이해야 해요.”실제로 온채아가 아침부터 계획해 둔 일이었다.강미진 역시 온채아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듯 그녀의 손을 가볍게 토닥였다. “며칠 뒤에 사람을 시켜서 서정이랑 예원이를 다시 해성으로 돌려보낼 거예요.”두 사람이 예고도 없이 경성으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강미진 역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아 불편해하던 중이었다. 온채아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아래층, 주방에서 풍겨오는 생선 굽는 냄새를 맡은 심서정이 배를 문지르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냄비 안을 살피더니 덤덤한 말투로 물었다. “뭘 구운 거예요? 나도 한 그릇 줘요.”질문을 받은 집사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가씨, 생선은...”그린 빌라 사람들은 심서정이 갑자기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강미진은 이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오직 온채아를 위해 딱 한 그릇 분량만 구우라고 지시했었다. 태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이었다. 만약 이걸 심서정에게 준다면 온채아 몫이 사라지게 된다.집사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강미진이 온채아를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태아를 위해 구운 것입니다. 냉장고에 점심때 갓 만든 찜이 있는데 좀 드릴까요?”이곳 집사는 하씨 가문 본가의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 못했다. 당연히 심서정이 임신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저 이렇게 말하면 심서정이 물러날 줄 알았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심서정은 불쾌한 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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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겉으로 보면 매우 진심 어린 모습이었다.안타깝게도 그녀가 설사 정말로 개과천선했다고 해도 온채아는 그녀 입에서 나오는 그 어떤 말도 믿지 않을 것이다.온채아는 눈을 내리깔고 냄비를 흘끔 보며 받을 생각이 없었다. 단 강미진의 체면을 봐서 듣기 싫은 말은 하지 않았다.“시간이 촉박해서 마시지 않을게요.”이어 강미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먼저 갈게요. 그만 들어가세요.”말을 끝내기 바쁘게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서 자리를 떠났다.심서정은 눈을 가늘게 뜨며 속으로 이를 갈던 감정을 숨기고 고분고분 강미진에게 말했다. “엄마, 제가 엄마 대신 채아를 배웅할게요. 마침, 제대로 다시 사과도 할겸요.”“그래.”강미진도 그녀를 너무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았다.어차피 거실과 마당은 통유리창 하나만 사이두고 있기에 심서정이 감히 여기서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온채아가 마당을 나서려는 순간, 뒤쫓아온 심서정이 그녀를 불러세웠다.그녀는 원래 못 들은 척하려 했지만, 심서정의 질문을 듣고는 걸음을 멈췄다. “온채아 씨 뱃속의 아이는 누구 거예요?”이 말에 온채아는 당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 지으며 말했다.“심서정 씨는 자기 뱃속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면서 나를 걱정해 줄 여유는 있나 보죠?”“당연히 율천 씨 아이죠!”심서정은 단호하게 말하고 나서 경고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의 배를 훑었다.“그 아이가 누구 것인지를 막론하고 아이를 핑계로 다시 주씨 가문에 시집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요.”이 짧은 시간 동안, 심서정도 생각을 정리했다.온채아 뱃속의 아이는 십중팔구 성유준과는 아무 관계가 없거나 혹은 성유준이 아예 그녀와 이 아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틀림없다.그렇지 않다면, 진작 성씨 가문에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공식 발표를 했을 것이다.어찌 그녀의 배가 이렇게 불러오도록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겠는가?심서정은 이 점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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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한마디 말로 온채아 마음속의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하게 했다.그녀의 신원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고모와 과거 부모님의 동료 외에 그녀는 정다슬에게만 알려준 적이 있었다.게다가 서강진은 경성 사람이기도 했다.그녀는 모든 의혹을 숨기고 당황하지 않은 채 그쪽으로 시선을 향했다.“서 회장님, 제 부모님이 누군지 아세요?”이 말은 어느 정도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그녀의 명목상 부모는 이미 고인이 된 양부모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극히 적었다. 선생님조차 모르고 있는데 강태무와 강씨 가문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그럼, 막 귀국한 서강진은 또 어디서 알았을까?또 다른 의미는 만약 서강진이 정말로 그녀의 신원을 알고 있다면, 그녀의 친부모가 누군지도 알 수 있었다.서강진도 끄떡하지 않고 말했다.“차에 올라서 이야기할까요?”“그냥 여기서 말씀하시죠.”온채아가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저는 잠시 뒤 약속이 있어서 시간이 많지 않아요.”그녀의 경계심은 자연히 서강진의 눈에도 들어왔다.서강진은 손바닥으로 지팡이를 천천히 문지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어쩌면 제가 온 선생님 마음속의 의혹을 풀어드릴 수 있을 겁니다.”온채아는 이렇게 신비한 척하는 걸 가장 싫어했다.특히 서강진처럼 풋면목이나 알 정도로 친하지도 않은 낯선 사람은 더욱 그랬다.그녀는 웃으며 그의 말만 따라 물었다.“무슨 의혹인데요?”“온 의사님.”서강진은 약간 유감스러운 듯했다.“사실 저를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하자면 저와 온 의사님 부모는 오랜 친구라고 할 수도 있어요.”말하는 동시에 그는 더 이상 신비한 척하지 않고 창문으로 사진 두 장을 건넸다.온채아는 살짝 주저하다가 손을 뻗어 받았다.눈을 내리깔고 보는 순간, 사진을 꼭 쥔 그녀의 손가락이 순식간에 팽팽하게 긴장해졌다.한 장은 그녀의 양부모가 여자아이를 안고 찍은 사진이었고 다른 한 장은 서강진과 여자아이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온채아가 소녀의 신원을 추측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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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그 일은 당년에 꽤 크게 이슈가 되었다.하씨 가문의 권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기에 Z 씨는 이 여자아이를 숨기기 위해 비굴하게 겁쟁이 삶을 살아야 했다. 나중에는 결국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마침, 그들 수하에 동남아시아로 출하해야 할 물건이 얼마간 있어 그날 저녁으로 여자아이를 물건과 함께 보냈다.재수 없게도 여자아이가 동남아시아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동남아시아의 아지트가 경찰의 국제 공조 수사로 완전히 털려버렸다.여자아이도․․․그렇게 실종되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시체도 찾을 수 없었다.기사는 그제야 반응했다.“회장님 말씀은 온 의사님이 바로 그․․․”서강진은 웃기만 할 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기사는 저도 모르게 농담 반 동정 반으로 입을 열었다.“온 의사님도 너무 불운하네요. 소원희한테서 원수의 딸로 오해받아 그렇게 오랫동안 시달린 게 순전히 억울하게 누명 쓴 거잖아요.”온채아는 곧장 경원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릴 때까지도 여전히 마음이 조금 뒤숭숭했다.강씨 가문이 그들을 주선해 주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서강진이 너무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니면 그녀가 너무 예민한 걸까?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릴 때 그녀는 약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무슨 일로 멍때리는 거야?”남자의 낮고 청량한 목소리가 귀에 떨어져서야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밖에 서 있는 성유준을 바라보며 이유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생각 좀 했어요.”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2202호와 2201호의 출입문이 모두 활짝 열려 있었는데 군침 돌게 하는 냄새는 2202호에서 흘러나왔다.두 사람은 나란히 2202호로 향하며 성유준이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오빠.”온채아도 빙빙 돌려 말하지 않았다.“사람 한 명 조사해 줄 수 있어?”성유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누군데?”“서강진.”온채아는 직감적으로 서강진을 제대로 조사하면 그녀의 신원을 밝히는 데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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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손정원의 말속에 숨겨진 의미는 온채아가 임신한 아이가 그의 아이라는 걸 암시하는 게 분명했다.하지만 그 초음파 검사 보고서에 적힌 임신 주수․․․한 가지 생각이 성유준 마음속에서 희미하게 떠올랐다.하지만 금방 떠오르려는 찰나, 여승운이 말꼬리를 이어받았다. “됐어, 채아 본인도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 말하지 않는데 당신이 여기서 뭘 함부로 짐작하는 거야? 난 오빠라는 이 녀석이 여동생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을 뿐이야.”그 생각은 그대로 꺼지고 말았다.성유준은 자신을 비웃듯 입가를 비틀었다. ‘그렇지. 내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꼭 마치 온채아가 임신한 아이가 내 아이이기를 바라는 것 같잖아.’그는 눈빛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사모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채아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요.”어릴 때도 그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였다.식사를 마친 여승운 부부는 더 이상 지나치게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집에 가겠다고 고집했다.두 사람이 배웅하는 것도 사양했기에 성유준은 성이에게 그들의 안전 귀가를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온채아는 선생님과 사모님을 아래층까지 배웅하면서 역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사모님, 이번 소동은 저 때문에 시작된 거예요. 선생님과 사모님께 폐를 끼쳤어요.”손정원은 그녀를 나무라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애는 참, 가족끼리는 두말하지 않는 거야. 폐를 끼치고 말고 할 게 어디 있어? 우리가 남인 것처럼 그러지 마.”온채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네, 알겠습니다.”여승운은 그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성유준은 이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 걸 모르는 거지?”“아직 몰라요.”온채아는 눈을 내리깔고 손바닥을 살짝 볼록해진 배 위에 올려놓았다.그녀는 먼저 성유준이 나중에 성씨 가문의 그분 때문에 그녀에게 화풀이할지 안 할지를 확인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그에게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이 아이는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므로 그녀는 양육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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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있었을 겁니다.”성일은 생각해 보고는 매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있었습니다. 사람을 찾아 사건 기록을 열람하기도 했습니다. 확정된 결론은 역시 사고였습니다.”성유준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낮은 소리로 지시했다.“그랬단 말이지. 너 해성에 다시 사람 보내서 이 일을 자세히 조사해 봐.”“대표님이 의심하시는 것은․․․”여기까지 말하자, 성일도 깨닫고는 바로 대답했다.“네, 제가 바로 사람 보내서 조사하겠습니다.”“아, 맞다,”성일은 다른 중요한 일을 까먹을 뻔했다.“오늘 밤, 성씨 가문 어르신께서 서쪽 교외의 빌라에 가셨습니다. 성탁수 씨 외에 운전기사조차 데리고 가지 않으셨어요.”이렇게 긴 시간 감시하면서 이건 박명하가 출소한 후, 소원희가 처음으로 움직인 것이었다.성유준이 냉소하며 말했다.“박명하를 만나러 간 거야?”“아직 모르겠습니다.”“어르신께서 막 떠나시자마자 바로 50대 정도 되는 중년 남자가 안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역 수사 의식이 매우 강했어요. 위장 번호판 차량인데 몰고 가다가 도중에 다른 차를 갈아타고 도망쳤습니다.”성유준의 얼굴은 물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50대?”박명하는 그렇게 젊지 않다.“네.”성일 역시 백번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게다가 경성에는 이 사람의 흔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늘 밤 별장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건 그 사람이 경성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말하자면 경성의 감시 시스템이 이렇게 발달했는데․․․”“너희들이 당했어.”성유준이 한마디로 진실을 밝혀내며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이 사람은 십중팔구 박명하야.”성일은 깜짝 놀랐다.“박명하라고요?”하지만 외모와 나이, 분명 하나도 맞는 게 없었다.질문을 마치자마자 성일은 곧 반응했다.“대표님 말씀은 그가 변장했다는 겁니까?”맞다. 변장이었다.그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국내에는 유명한 변장 고수가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경찰의 지시를 따르고 다른 한 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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