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온의 시선이 [당장 죽어]라는 네 글자에 머물렀다. 그녀는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계정 이름이 너무 눈에 거슬렸고, 노골적인 악의를 담고 있었다. 게다가 게시물의 내용이 어그로가 너무 강해서 일반 네티즌들의 무심한 발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이 게시물은 곧장 삭제되었다.그녀는 화면을 몇 번이고 새로고침하며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게시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논의들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심하온은 고개를 들어 맞은편에 앉은 정윤재를 바라보았다.그 역시 휴대폰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눈 밑으로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윤재 씨도 실시간 검색어랑 그 게시물 봤어? 윤재 씨가 시켜서 지운 거야?”“응.”정윤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댓글 창에 네 이름이 올라왔거든.”누군가 무심코 그녀를 알아본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며 어그로를 끄는 것인지는 미지수였다.하지만 어떤 경우든, 더 이상 이 사태가 번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정민재도 어느 정도는 공인인지라 이대로라면 사람들은 그가 형의 정략결혼 상대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그때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정윤재 본인은 개의치 않지만, 그는 심하온이 누구에게도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심하온은 속절없이 이마를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신경 쓰지 마.”정윤재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난 괜찮아. 다만 이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너무 한심해서 그래. 어떻게 이런 덜떨어진 수법을 쓰는 거지?”누가 그 게시물을 올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 IP 주소를 추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식사를 계속 이어가려고 하는데 심하온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려댔다.화면에 낯선 번호가 떴지만, 그녀는 왠지 모를 예감에 잠깐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하온 씨, 저예요, 민재.”전화기 너머 목소리에는 어딘가 모를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마치 큰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건 듯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