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411 - Bab 420

657 Bab

제411화

아무도 공민규가 왜 운정에 왔는지, 심지어 강선우가 초대한 적도 없는 대원 그룹의 신제품 출시회에 왜 참석했는지 알 수 없었다.사실은 공민규조차도 그 이유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내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강선우의 가면을 벗겨줄 수 있어, 아니면 하온 씨를 감싸줄 수 있기를 해?’정윤재야말로 심하온의 예비 신랑이었다.‘내가 무슨 명분으로?’이때,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노크 소리에 정신을 차린 공민규가 얼굴에 드리웠던 감정을 숨기고 냉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들어와.”공민규의 말에 누군가 사무실 문을 열었다. 업무 보고를 위해 들어온 비서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빠, 바빠?”공민규가 고개를 들자 사무실로 들어선 공민서가 보였다.“언제 온 거야?”공민규가 물었다.“며칠 됐어.”공민서가 소파에 앉으며 대답했다.그녀가 공민규를 보며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돌아오자마자 오빠가 운정에 갔다는 얘기를 들었어.”공민규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이 없었다.사무실로 들어와 공민서 앞에 조심스레 커피를 내려놓은 비서는 공민서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얼른 자리를 벗어났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공민규의 비서는 어쩐지 공민서가 무섭게 느껴졌다.예쁜 얼굴에 다정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지만 볼 때마다 어쩐지 으스스 소름이 돋았다.공민서는 그런 비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비서가 가져온 커피는 마시지도 않은 채 그저 공민규를 빤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오빠, 왜 말이 없어?”“내가 무슨 말을 하길 바라?”공민규의 시선은 계속 컴퓨터 모니터를 향해 있었다.“그러고 보니 요즘 운정에 재밌는 일이 많은 것 같던데.”공민서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강선우 씨는 아직도 경찰서에 있다고 들었어. 대원 그룹은 난리도 아니라고 하던데? 벌써 운정의 대기업은 이제 물갈이를 시작할 거는 소문이 돌더라고. 대원 그룹은 이미 아웃이야.”“네가 대원 그룹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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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공민규의 이마 사이의 주름이 더 깊어졌다.정윤재에게서 심하온을 뺏게 하려는 의도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공민서의 태도를 보니 어쩌면 정말 자신이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듣고 싶은가 보네.”공민서가 씩 웃었다.“아버지가 오빠에게 맞선을 주선했다는 얘기를 들었어.”공민규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헛소리하지 마.”공민규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 그냥 내가 헛소리한 거라고 생각해.”공민서가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어차피 오빠도 본인 마음을 위해 노력할 생각 없잖아. 그럴 거면 차라리 아버지 뜻에 따라 맞선을 보고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말을 마친 공민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사무실을 벗어났다.사무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공민규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아버지가 정말 내 맞선 상대를 알아보셨다는 거야?’공민규는 자신의 아버지인 공석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말이 맞선이지 사실은 이미 공민규의 결혼을 준비하고 계신 걸지도 몰랐다.‘하지만 왜 이렇게 갑자기? 심지어 나와 한마디 말씀도 없이.’늘 침착하기만 하던 공민규의 마음에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짜증이 몰아쳤다. 거친 손길로 넥타이를 풀어 헤친 공민규의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분명 성인이 되던 그날부터, 공민규는 공석훈이 결혼까지 좌우지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제, 공민규는 더는 그런 인생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아니, 이제는 극도의 반감이 들기 시작했다.만약 꼭 누군가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면...공민규가 또다시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공민서가 방금 그에게 했던 말을 다시 떠올렸다.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만약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어쩌면 이번만큼은 뭔가를 바꿀 수 있지도 않을까, 라고 공민규는 생각했다.공민규의 사무실을 나선 공민서는 고개를 돌려 닫힌 사무실 문을 쳐다보았다. 뒤돌아보는 공민서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빛이 났다.공석훈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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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비행기에서 내린 심하온과 정윤재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가십 계정에서 올린 사진을 발견했다.“요즘 기자들은 정말...”심하온이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사실 기자들이 두 사람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었다.정씨 가문 후계자와 심씨 가문 후계자라는 두 사람의 신분만 놓고 봐도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또 대원 그룹 신제품 출시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두 사람은 의외로 네티즌들 사이에 커플로 꽤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그런 이유로 가십 계정의 피드에는 두 사람 사이를 응원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어울린다는 말밖에 할 얘기가 없네요.][어떻게 이렇게 보기 좋은 커플이 있을 수 있을까요? 사진 한 장만으로도 로맨틱한 장편 연애 소설 한 편을 보는 것 같아요.][두 사람은 현실 커플이니까요. 당연히 더 달콤해 보일 수밖에 없죠.][하지만 두 사람은 정략결혼이라고 들었는데?][아무리 정략결혼이라고 해도 감정이 생겼을 수도 있죠. 정윤재 대표님 눈빛 좀 보세요. 정윤재 대표님이 심하온 씨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죽어도 믿을 수가 없는 말이에요.][저도 정윤재 대표님 눈빛에 빠져버릴 것 같아요. 두 분은 언제쯤이면 결혼식을 올리실까요?][위대하신 작가님들, 얼른 두 사람을 모티브로 한 소설 좀 써주세요.][이미 연재 중인 소설이 있어요. 아래 링크로 들어가 봐요.][뭐야, 광고 링크잖아. 누가 신고 좀 해봐요.][또 이런 어그로 광고 올리는 것들은 전부 없애버릴 거야.]댓글을 내리던 심하온이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래?”심하온의 웃음소리를 들은 정윤재가 물었다.“이거 봐.”심하온이 휴대폰을 정윤재에게 건네며 말했다.“한 매체에서 우리가 공항에 있는 사진을 찍었어.”일그러졌던 정윤재의 미간이 가십 계정의 사진을 확인한 순간 부드럽게 펴졌다. 그리고 피드의 댓글을 읽은 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네티즌들 말이 맞아.”정윤재가 화면 속의 사진을 보며 말을 이었다.“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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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심하온 씨가 이성적인 분이라 그 인간을 용서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그리고 그 강다인이라는 인간도 벌받아야죠. 웩, 이름만 떠올렸는데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요.][아, 그러고 보니 아직 원경 게시판에 글을 안 남겼어요. 지금 당장 가서 댓글을 달아야겠어요. 반드시 강다인을 퇴출하게 할 거예요.][저도요.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바람을 피우고 심지어 왕따까지 주도한 사람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원경에 있는 거죠?][원경 예술단의 팬으로써 요즘은 정말 속상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원경이 강다인 때문에 이미지가 더럽혀진 것 같아요.][원경을 너무 청렴한 곳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만약 그런 부도덕한 사람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면 진작 강다인을 내쫓았을 거예요.][에이, 그건 너무 단순한 생각이에요. 강다인 뒤에는 돈줄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원경도 감히 아무 말 못하는 거고요. 만약 그쪽이라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모든 걸 하루아침에 망칠 수 있겠어요?][강다인 뒤에 누가 있는데요? 미친 거 아녜요?]피드의 댓글창에는 심하온와 정윤재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 말고도 강선우와 강다인을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강다인과 원경 예술단에 관한 댓글을 보던 심하온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심하온 역시 강다인이 원경 예술단에 입단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원경 예술단의 무용수로 입단했음을 알 수 있었다.정윤재는 조금 전과 달라진 심하온의 분위기를 단번에 알아차렸다.눈치 빠른 정윤재가 곧바로 심하온의 휴대폰 화면 속 댓글 내용을 확인했다.‘강다인, 원경 예술단...’정윤재는 그 순간 바로 심하온의 기분이 가라앉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정윤재가 휴대폰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 통화연결음이 들리기도 전에 심하온이 갑자기 정윤재의 손목을 덥석 잡으며 물었다.“뭐해?”“강다인을 원경 예술단에서 방출시키려고.”정윤재가 간결한 말투로 대답했다.애초부터 원경 예술단에 입단하기엔 강다인은 자격 미달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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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심하온은 일부러 화난 척 미간을 찌푸렸다.“뭐야, 나한테 보여줄 사람이 있다면서 누군지 얘기도 안 해주는 거야? 일부러 애태우려고 그래?”정윤재는 그런 심하온의 모습이 귀엽기만 했다. 그는 심하온의 손을 꼭 잡으며 나지막이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사실 정윤재는 심하온이 괜한 기대로 더 큰 실망을 안게 될까 봐 두려웠다.어쩌면 다리를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면 심하온은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다.하지만 그러다 결국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면... 심하온은 지금보다 더 큰 상실감에 빠지게 될 것이 뻔했다.심하온이 정윤재의 눈치를 살폈다. 온화한 그의 얼굴에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자리 잡은 듯했다.살며시 눈을 감은 심하온이 갑자기 정윤재에게 다가가 그의 입술에 살짝 입 맞추었다.앞에 있던 운전기사는 정면만 응시하며 운전에 집중했다. 감히 함부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수도, 시선을 돌릴 수도 없었다.갑작스러운 심하온의 가벼운 입맞춤에 정윤재의 눈빛이 그윽하게 가라앉았다.“내일 언제?”심하온이 물었다.정윤재가 가녀린 심하온의 허리를 감싸며 대답했다.“오전 11시에 내가 데리러 갈게. 같이 점심 먹고 출발하면 돼.”“응. 나 내일은 출근 안 하니까 집으로 데리러 오면 돼.”심하온이 고개를 숙이며 정윤재의 품에 기댔다.집으로 데리러 오라는 심하온의 말에 정윤재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운정에 머물던 며칠 동안 심하온과 같이 지내며 매일 밤 같이 잠자리에 들었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품에 안은 정윤재는 수면의 질도 높아진 것 같았다.하지만 아쉽게도 이제는 심하온을 품에 안고 잠이 들 수 없었다.그 생각에 괜히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왜 갑자기 한숨이야?”심하온이 정윤재의 가슴에 머리를 비비적거렸다.“아무것도 아니야.”정윤재가 심하온을 꽉 끌어안았다.“그냥 얼른 우리가 결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심하온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결혼 생활이 윤재 씨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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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정윤재와 심하온이 함께 차에서 내렸다.분명 이미 작별 인사를 나왔음에도 정윤재는 집으로 들어가려는 심하온의 손목을 덥석 잡아 그녀를 끌어당겼다.“왜...”심하온이 작게 중얼거렸다.물론 심하온 역시 정윤재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여긴 집 앞이었다.할머니와 아빠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조금은 겁이 났다.아니, 겁이 났다기보다는 어른들께 연애하는 모습을 들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다.꿀꺽 침을 삼킨 정윤재의 눈빛이 심하온의 빨간 입술에 닿았다. 당장 심하온에게 뜨겁게 입 맞추고 싶었다.하지만 여기는 심하온의 집 문 앞이었다.심하온이라면 절대 이곳에서 그와 그런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니 참아야 했다.정윤재는 심하온을 난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내일 점심 약속 잊지 마.”정윤재가 말했다.“11시에 데리러 올게.”“알겠어.”아무리 아쉬워도 정윤재는 결국 심하온의 손을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시선은 줄곧 집으로 들어서는 심하온의 뒷모습을 쫓았다.이 시간이면 심하온이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윤보경은 진작 도우미에게 따뜻한 차 한 잔과 갓 만든 디저트를 준비시켰다.“할머니!”윤보경을 본 심하온이 곧바로 윤보경 곁으로 달려가 그녀의 팔을 안으며 애교 부렸다.“할머니, 며칠 동안 못 봤더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하여튼 말은.”윤보경이 체념한 듯 심하온의 이마를 톡톡, 건드렸다.“이젠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애교를 부려.”말을 그렇게 하셨지만 윤보경의 입가에는 자애로운 미소가 번졌다. 애교 많은 손녀의 모습에 기분이 좋은 것이 분명했다.“몰라요. 몇 살이든 할머니에게는 애교 부릴 거예요.”“그래. 얼른 따뜻하게 차부터 마셔. 오느라 힘들었지? 디저트도 먹어. 금방 한 거야.”윤보경이 심하온을 소파로 이끌었다.“주방 셰프가 얼마 전 레시피를 조금 개선했어. 네가 와서 먹기만 기다리고 있었어.”고구마 크림 떡은 심하온이 전에 먹어본 적 있는 디저트였다. 하지만 어떤 개선을 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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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심기찬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오늘은 너무 늦었어. 내일 다시 해.”고개를 돌린 심기찬이 책상 위에 놓인 사진을 쳐다보았다.사진 속에는 예쁜 여자가 웃고 있었다.심하온의 엄마였다.고인이 된 아내의 사진을 보는 심기찬의 눈에는 사랑, 그리움, 슬픔이 담겨 있었다.두 사람은 너무... 너무 짧은 시간을 함께했다.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심기찬은 병실 침대 옆에 꿇어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채 울 기운마저 잃고 말았다.심하온이 심기찬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엄마의 사진을 본 심하온의 입가에도 그리운 미소가 걸렸다.“엄마가 계셨으면 아직도 바둑을 두는 우리에게 또 뭐라고 하셨을 거예요.”한동안 바둑에 푹 빠져 있던 그 당시의 부녀는 밥도 잠도 뒤로한 채 하루 종일 바둑판 앞에 앉아 바둑을 뒀었다.결국 심하온의 엄마가 한 손에 귀를 하나씩 잡고 식탁 앞에 데려가고는 했었다.“그러게.”심기찬 역시 심하온을 따라 웃었다.“그렇게 다정하던 네 엄마도 그럴 때는 또 무서웠지.”말을 마친 심기찬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서서히 옅어지며 눈빛도 조금 어두워졌다.할 수만 있다면 매일 아내의 잔소리를 듣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아내는 영원히 사진 속에만 머무르고 있었다.속상한 기분이 심하온에게도 옮겨갈까, 심기찬이 애써 텐션을 올리며 화제를 돌렸다.“운정에 갔던 일은 잘 됐어?”대원 그룹 신제품 출시회의 일을 심기찬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심하온에게서 직접 들어야 안심할 수 있었다.“네. 잘 해결된 것 같아요.”심하온이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아쉽게도 강선우는 곧 풀려날 것 같았다.하지만 상관없었다.어차피 이번 일로 강선우는 충분히 괴로운 시간을 겪었을 테니.게다가 이 뒤에는 그보다 더 큰 일이 강선우와 강다인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럼 다행이네.”심기찬이 갑자기 손을 뻗어 심하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하온아, 아빠는 네가 매일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아빠, 머리 다 헝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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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여보, 오늘은 내 꿈에 와줘.”심기찬이 한숨을 내쉬었다.“당신이랑 얘기 좀 나누고 싶네.”...늦은 밤.피곤함에 찌든 강선우가 자신을 데리러 온 차에 올라탔다.차 안에 앉아 있던 고현주는 그런 아들의 모습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아들, 며칠 동안 고생 많았어.”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고현주가 강선우의 얼굴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었지만 강선우가 그 손을 밀어냈다.“하온이는요?”강선우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아직도 걔 생각을 하는 거야?”고현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물론 고현주는 재벌집 딸인 심하온의 신분이 탐이나 강선우와 심하온의 재회를 간절히 바라던 사람이었다.심지어 두 사람의 재회를 위해 몇 년 동안 연락도 하지 않던 연재덕을 찾아가기도 했었지만 신제품 출시회 이후로 심하온을 향한 고현주의 원망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게다가 이젠 심하온도 강선우에게 마음이 남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자신의 착각임을 드디어 인지했다.심하온은 강선우에게 그 어떤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하지만 강선우는 왜 여전히 심하온을 잊지 못하는 걸까?“하온이는 제 아내예요.”눈이 빨갛게 달아오른 강선우가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제가 제 아내 말고 또 누구를 생각하겠어요?”“선우야, 정신 차려!”심하온을 향한 사무친 원망에 고현주가 바득 이를 갈았다.“심하온은 이미 정윤재와 만나고 있어. 걔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아직도 모르겠어? 심하온에게 너희가 함께했던 5년의 세월은 이젠 아무것도 아니야.”“그럴 리 없어요!”강선우가 버럭 소리쳤다.“하온이는 저밖에 몰라요. 그런 하온이가 그럴 리가 없어요. 하온이가 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요.”고현주는 한심한 눈빛으로 강선우를 쏘아보았다.한바탕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겨우 이성을 되찾은 강선우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엄마한테 소리 질러서 죄송해요...”고현주가 한숨을 내쉬었다.“나한테 화난 게 아닌 거 알아. 하지만 지금은 정말 냉정 해져야 할 때야. 이번 일로 대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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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잠시 침묵하던 강선우가 고현주에게 손을 내밀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휴대폰 줘요.”“안 보는 게 좋아.”고현주가 주저하며 대답했다.하지만 강선우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손을 내밀었다.결국 고현주는 강선우에게 휴대폰을 건넸다.강선우는 곧바로 포털사이트로 들어갔다.그는 곧 메인 페이지에서 자신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신제품 출시회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찍힌 기사 사진이었다.사진 속의 강선우는 잿빛이 된 얼굴에 볼품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강선우은 마치 누군가 심장을 꽉 쥐고 있는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날의 난 저런 형편 없는 꼴이었네. 이런 나를 하온이는 똑똑히 지켜봤을 거잖아.’“아니, 이것도 내 착각인가? 어쩌면 하온이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야.”강선우가 중얼거렸다.“선우야, 뭐?”강선우의 말을 듣지 못한 고현주가 되물었다.하지만 강선우는 고현주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기사 댓글을 훑어내렸다.전부 그와 강다인을 향한 악플이었다.악플은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을 향한 수많은 악플을 보는 그의 마음이 평온할 리가 없었다.평온은커녕 괴로움이 그를 괴롭혔다.분명 얼마 전까지 많은 사람이 잘생기고 능력 있는, 심지어 사랑꾼이기까지 한 남자라며 그를 칭찬했었다.하지만 고작 며칠 사이,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운정의 명망 있던 회사 대표였던 그가 이제는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었다.수많은 기사를 확인하던 강선우가 정윤재와 심하온의 사진을 발견했다.잠깐 스치듯 본 사진이었지만 강선우는 더는 볼 자신이 없어 휴대폰을 고현주에게 돌려주었다.‘하온이와 정윤재가 어울린다고?’‘다들 보는 눈이 없는 거 아니야?’‘하온이와 5년을 만난 사람은 나야. 하온이와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은 나라고.’“선우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고현주가 강선우에게 위로를 건넸다.“시간이 좀 흐르면 사람들도 지금 이 일을 전부 잊어버릴 거야. 연재덕이 이번 여론을 잠재워 줄 거라고 엄마와 약속했어. 그러니까 넌 당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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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순간 입을 꾹 닫은 고현주가 더는 말이 없었다.아들에게도 숨기고 싶은 일들이 있었다.강선우가 고현주를 힐끔 쳐다보았다.사실 강선우 역시 고현주와 연재덕이 대체 어떤 사이인지 알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걸 물을 타이밍이 아니었다.“엄마, 제발요.”강선우가 잠긴 목소리로 간절하게 부탁했다.“하온이 없으면 저는 정말 못 살아요.”고현주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바람피울 땐 왜 그런 생각을 못 한 거야?’하지만 아무리 못났어도 결국은 아들이었다.입 밖으로 새어 나오려는 핀잔을 참은 고현주가 설득을 이어갔다.“잘 생각해 봐. 강다인도 강운시에 갔어. 만약 네가 거기서 강다인과 마주쳐서 또 일이 복잡해지면 어떡할래? 지금 안 그래도 많은 기자들이 널 노리고 있어.”“강다인이 강운시에는 왜요?”강선우의 얼굴에 혐오가 가득 담겼다.“강운시의 한 예술단에 입단했대.”고현주가 냉소 지었다.“이상한 일이지. 너희 일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었고 학교 폭력을 저지르던 동영상도 공개됐어. 수많은 사람이 강다인을 원경에서 퇴출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원경에서는 죽은 듯이 대응도 안 하고 있잖아.”“강다인을 퇴출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 강다인이 대체 뭐길래?”말하면 할수록 궁금증이 샘솟았다.“우리 말고 강다인에게 또 다른 믿을 구석이 있었던 거야?”고현주의 말에 강선우 역시 의아함을 느꼈다.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강다인의 일을 궁금해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강선우는 곧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 여자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잖아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누가 알겠어요.”강선우는 계속 고현주에게 사정했다.“엄마, 저 강운시에 보내달라고 연재덕에게 부탁 좀 해줘요. 저 정말 가야 해요. 만약 엄마가 억지로 저를 해외로 보내면 저 정말 못 살 것 같아요. 엄마는 제가 해외에서 죽는 걸 보고 싶으신 거예요?”고현주가 고민에 빠졌다. 철없이 구는 강선우의 모습에 욕을 하고 싶다가도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이제껏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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