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가 난 거지...?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문채아는 강재혁이 왜 화를 내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제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요?”강재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문채아를 빤히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에는 눈을 한번 질끈 감으며 분노를 꾹 억눌렀다. 문채아가 너무 무섭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아니.”“그럼 왜...”“나는 그때 했던 말을 번복할 생각 없어.”강재혁이 천천히 눈을 뜨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는 필요한 거나 원하는 거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게 뭐든 내가 대신 얻어내 줄 테니까. 그 두 사람 일에 네가 직접 나설 필요 없어.”문채아는 그 말에 몇 초간 벙쪄 있다가 다시금 강재혁은 참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강재혁에게 모든 일을 다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강재혁의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정말 모든 걸 다 그에게 부탁해 버리게 되면 강재혁은 부담과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그녀라는 존재를 곁에 둔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3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에 문채아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면 스스로 할 생각이다. 강재혁처럼 좋은 사람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으니까.“네, 알겠어요.”“제대로 알아들은 거 맞아?”강재혁이 눈썹을 끌어올리며 확인하듯 물었다.“네, 제대로 알아들었어요.”문채아가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강재혁과 결혼하게 되면 강지유와 박도윤이 귀찮게 하는 일도 적어질 테니까. 그래서 문채아는 딱히 거짓말을 한 것에 마음이 따끔하지는 않았다.강재혁은 바로 다시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 몇 초간 문채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그러다 어느 순간 천천히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결혼해.”“지, 진짜요?”문채아가 예쁜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그럼 지금 당장 구청으로 갈까요?”“구청 직원들 출근도 안 했는데 어디가.”강재혁의 입꼬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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