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놓인 긴 걸상 위에, 산적 기운이 잔뜩 밴 사내 셋이 팔을 벌리고 제멋대로 앉아 있었다. 한 명은 술동이를 한 움큼 쥔 채 드글거리는 술을 흘렸고, 걸상 아래에는 가게 하인이 묶여 신음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명은 앳된 기생을 팔로 휘감아 억지로 끌어안고 있었다. 소녀는 질색한 얼굴로 노파를 향해 계속 도움을 애원했다.“춘 마담, 살려주세요.”춘 마담은 억지웃음을 띠고 몸을 꾸벅꾸벅 숙이며 말했다.“세 분 나리, 이 계집애는 아직 제대로 익히지 못했는지라 흥을 깨실까 염려 됩니다. 부디 저희 취화루로 몸을 옮기시지요. 마음껏 모실 아가씨들로 편히 모시겠습니다.”산적은 술동이를 바닥에 내던지고 소녀의 턱을 거칠게 틀어쥐더니 손놀림으로 희롱했다.“우리가 모를 줄 아느냐? 네가 데려다 앉히는 것들은 이미 얼마나 뒹굴다 닳았을지 모르지. 노릇 덜한 게 더 좋은 법이다. 안 부서지는 거, 더러운 손 안 탄 거, 그게 더 맛있잖아!”강세오가 현장에 이르렀을 때는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었지만 감히 나서려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인파를 밀치고 앞으로 나섰다.“누구냐! 감히 성안에서 패악을 부리는 자가!”선두에 선 산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삿대질했다.“너 같은 게 뭔데? 아무리 잘난 척 해대던 진 씨도 내 앞에선 머리를 조아렸어! 너 같은 건 콧구멍 하나만도 못해!”강세오는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이 산적 놈은 갓난아이를 잡아두고는 진 대인에게 무릎을 꿇으라 요구했고 그는 실제로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강세오는 이제 막 벼슬길에 오른 새내기 관리였기에 가슴은 뜨거운 정의감으로 펄펄 끓고 있었다. 그는 곁의 아전 허리에 찬 칼을 빼들고는 번개처럼 칼날을 내리쳐 산적의 팔뚝을 내리 찔렀다.“내가 누구냐고? 네 더러운 목을 베러 온, 염라대왕이다!”주점 맞은편, 2층의 어스름 속.누군가 그 광경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강세오만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강세오가 칼을 뽑아내는 순간, 그의 눈빛에 걱정이 스쳐 지나갔다.“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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