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온하준은 이하나 곁으로 걸어갔다.이하나는 그를 보자마자 마치 용기를 되찾은 듯 그 자리에서 흐느끼기 시작했다.“하준아, 나 아니야. 정말 아니야. 난 그냥 사모님이 오신 걸 보고 너무 반가워서, 네 좋은 비서가 되고 싶어서 인사드리러 나가려던 거야. 그런데 마침 지연 씨도 일어났고 아마, 아마 치맛자락이 엉켰나 봐. 다들 지연 씨가 실례했다고 오해할까 봐 내가 먼저 나서서 설명하려던 거였어. 지연 씨가 미움받지 않게 하려고...”역시나, 이하나는 이번에도 깨끗하게 빠져나가려고 안달이었다.그리고 온하준은 이런 황당한 말조차 믿었다.“알아. 걱정 마, 내가 있잖아.”그 한마디에 강지연은 헛웃음이 나왔다. 온하준이 남편만 아니었다면 그녀도 그 달콤한 장면에 입덕할지도 몰랐다.그제야 장 여사가 이하나를 떠올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온하준 씨 맞나요?”“네, 맞습니다. 며칠 전에 한 번 뵀죠.”온하준은 이하나를 보호하듯 그녀의 옆에 바짝 붙어 섰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강지연을 쳐다보았다.장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정 회장을 돌아보며 말했다.“온하준 씨와 진행 중인 그 프로젝트, 계속할지 말진 당신이 결정해요. 난 상관 안 해요. 다만 이 여자는 마음에 안 드네요. 오늘은 내가 주최한 파티니까 저 여자는 내보내줘요.”사실, 온하준이 직접 수도까지 올라와 정씨 가문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건 실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하지만 온하준은 해성시 최고의 사랑꾼이었다. 그는 이하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세상도 던질 수 있었다.온하준은 이하나를 부축하고는 단정한 자태로 장 여사와 정 회장에게 인사했다.“오늘 연회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만 파트너와 함께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그렇게 온하준은 눈물범벅이 된 이하나를 이끌고 자리를 떴다. 김도윤도 그 뒤를 따랐고 가는 도중 고개를 돌려 강지연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엔 적의가 뚜렷하게 담겨 있었다.‘또 내 탓이야?’ “가요, 지연 양. 이런 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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