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141 - Chapter 150

206 Chapters

제141화

“모르겠어?” 중현이 가볍게 말했다.그는 한 손을 의자 팔걸이에 놓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의 시선을 응시했다.두 사람은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결국 먼저 무너진 건 강솔 쪽이었다.“지금 당장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강솔은 그의 당당함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가 싫었다. 감정이 영향받는 건 언제나 자기 거 같아서. “지금 당신이랑 소아연이 아무 관계 아니라고 해도, 난 당신 곁에 돌아가지 않을 거야.”그가 한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인간쓰레기!“아연이 먼저 떠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난 평생 책임질 거야.” 중현이 천천히 말했다.강솔은 정말 물건을 던지고 싶었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 그 말이 자신을 겨냥한 말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왜? 힘들어?” 중현이 물었다.‘스캔들’ 사건 이후, 두 사람은 진지하게 대화한 적이 별로 없었다.하지만, 중현은 강솔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모두 알고 있다. “낮에는 일하고, 점심엔 병원, 밤에는 집에 와서 늦게까지 부업하고.”“하루 종일 챗 바퀴 돌 듯 사는 게 힘들지 않아?”예전에 하 대표 사모님이었을 때,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바쁘게 살지 않았다.강솔은 그 자리에 멈췄다.힘드냐고? 당연히 힘들다.매일 밤 늦게까지 그림 그리며,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퇴근하면 저녁상 차리고, 지안이 잠들면, 또다시 부업을 시작한다.거기에 셀 수 없이 많은 집안일까지.어릴 때부터 이렇게까지 지친 적은 없었다.중현은 강솔의 피곤한 표정과 긴장된 상태를 모두 보고 있었다. 자신이 아끼던 사람이 힘든 삶을 사는 걸 보는 게 힘들긴 했다. “답해 봐, 힘들지 않아?”“힘들지.” 강솔은 자신이 살아온 현실을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삶이란 본래 고된 거야.”“선택지가 있어.” 중현은 다시 한번 말했다.그는 다시 한번 같은 제안을 했다.이 정도의 양보와 ‘배려’는 누구에게도 준 적이 없었다.지안에게조차.그를 바라보는, 강솔의 얼굴에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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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중현은 눈썹 하나 찡그리지 않았다.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무너져버린 강솔을 보며, 잠깐 생각했다. 과연 약속 하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망친 게 맞는 걸까?하지만 그 약속조차 어기면, 그건 곧 그날의 일에서 부모가 옳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그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강솔은 마침내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았다.중현은 여전히 그녀를 안은 자세 그대로였다. 그리고 예전처럼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른쪽은 아직 안 물었네, 발란스는 맞춰야지?”강솔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고, 코끝이 시큰해졌다.중현은 그들을 배신했다.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기도 했다.강솔이 필요로 하는 것, 생각하는 걸 늘 먼저 알아차리던 사람.그의 이런 상반된 두 모습은 결코 분리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안고 있는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중현은 강솔을 놓아주며 손끝으로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그의 손길은 마치 고귀하고 희귀한 보석을 다루는 듯 부드럽고 섬세했다.예전처럼 따뜻하고, 세심한 남자를 보며, 강솔의 마음은 더 무겁게 내려앉았다. 강솔은 두 사람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중현이 아연과 함께한 그날부터, 그들 사이에는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하중현.” 강솔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중현은 여전히 부드럽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왜?”“제발 나 좀 그만 괴롭혀.” 강솔은 정말 지쳤다. 평소에 그녀가 드러내는 감정은 단지 삶을 잘 견뎌내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어느 날 내가 버티지 못할까 봐 두려워.”강솔의 눈물을 닦고 있던 손이 잠시 멈췄다.“이 며칠 동안 난 너 괴롭힌 적 없어.”강솔은 조용히 물었다.“그럼, 앞으로는?”중현은 잠시 침묵한 뒤 입을 열었다.“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그 한마디로 강솔은 이미 답을 알았다. 그녀의 마음은 다시 깊이 가라앉았다. 강솔은 중현 곁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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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강솔은 손을 뻗어 그를 밀쳐냈다. 그러나 중현은 사람을 유혹하는 데 너무 능숙했다.잠깐 사이에 그녀는 온몸에 힘이 풀려 힘을 전혀 쓸 수 없었다.중현의 넓은 손바닥이 그녀의 허리로 내려갔고, 그 부드럽고 매끄러운 촉감에 손을 멈출 수 없었다.하지만 만져 보니,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요즘 밥 제대로 안 먹지?” 중현은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그녀를 놓았다.그리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시선으로 강솔을 바라보았다.강솔은 그 틈을 타 그를 밀어냈다.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그녀의 두 뺨은 화 때문인지, 아니면 방금의 분위기 때문인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붉은 입술은 더욱 도톰하고 유혹적으로 보였다. 입술이 오므려질 때마다 빛이 반사되어, 사람을 유혹하는 매력을 발산했다.“뭐 하는 거야?” 중현이 다가오자, 강솔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두 걸음도 채 가지 않아 벽에 부딪혔다.중현은 한 손을 옆 벽에 짚었다.큰 키를 살짝 구부리며 얇은 입술을 열었다.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닿았다.“그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강솔은 그를 노려보았다.“방금 아무 느낌 없었다고 말하지 마.”중현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그의 몸에서 나는 깨끗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그녀를 감쌌다.강솔은 양심에 반하는 말을 했다. “아니, 없었어!”중현은 강솔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의 손끝이 닿는 곳마다 강솔의 몸은 반응했다.중현은 강솔의 몸에 대해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방금 잠깐이었지만, 강솔은 중현의 부드럽고 따뜻한 모습에 빠져들 뻔했다.강솔도 잘못된 일임을 알고 있다.하지만, 감정이 혼란스러워 기본적인 이성조차 잃었다.“정말?” 중현의 목소리에는 유혹이 묻어났고, 그의 다른 손은 다시 강솔의 허리 아래로 내려갔다.“그럼, 한 번 확인해 볼까?”강솔은 그가 이렇게 뻔뻔할 줄 몰랐다.“왜? 부끄러워서 그래?”중현이 물었다.강솔은 손을 들어 그에게 한 대 날리려 했다.하지만 중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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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그렇다.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이미 벌어진 일을 무효로 할 수 없다.“이제 중요하지 않아.” 강솔은 다시 한번 방어의 태세를 취하며 말했다. “당신이 그 여자 평생 책임질 거고, 난 그 존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만 알면 돼.”중현의 눈빛이 조금씩 깊어졌다.확실히 그렇다.반박할 수 없다.“지안이 일어날 시간이야.” 강솔은 시간을 확인한 후, 다시 그와 눈을 맞췄다. “비켜.”“사람 이용하고 버리는 건 여전하네, 변한 게 없어.” 중현은 손을 거두고 그녀를 놓아주고는, 느긋하게 소파로 걸어갔다.강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까지 자신을 감싸고 있던 체온과 숨결이 사라지면서 가슴 한쪽이 흔들렸다.지안을 깨우려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그때 안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이어서 지안이 짧은 다리를 동동 구르며 나와 앳된 목소리로 강솔을 불렀다. “엄마.”“우리 지안이 일어났구나. 잘 잤어?” 강솔은 기분을 추스르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이 닦고 세수해. 아빠가 아침 사 왔어.”지안은 소파에 앉아 있는 중현을 힐끗 보았다.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중현은 아이의 행동을 보며, 사람들이 지안의 성격이 자신과 닮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하지만 지금 보니, 뒤끝 있는 성격은 강솔을 꼭 닮은 것 같았다.지안이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나온 시간은 7시쯤이었다.세 사람은 식탁에서 앉아 함께 아침을 먹었다. 그런데 지안은 강솔이랑만 얘기하고, 중현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엄마, 나 놀이공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 지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강솔은 부드럽게 물었다. “왜?”지안은 고개를 숙인 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기대했던 하루가 누군가의 전화 한 통 때문에 망가지는 걸 겪었다.아빠가 그 사람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지안은 알고 있었다.만약 그 여자가 전화하면, 아빠는 분명 또 갈 것이다.그러면, 엄마는 속상해할 것이고,엄마는 슬픈데도 자신을 달래기 위해 억지웃음을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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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답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진서가 말했다. 아연을 바라보는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아연은 중현과 강솔이 지안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모습을 바라봤다. 아연의 눈 속에서 광기와 질투가 극한까지 치솟았다. “그래도... 난 결코 포기 못 해.”진서가 물었다. “그래서 어쩔 건데?”아연은 손을 꽉 쥐었다. “그 사람, 나한테 오게 만들어야지.”중현이 지난밤 모든 걸 까놓고 얘기했을 때, 그 순간 마음을 접은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분했다. 왜 강솔은 중현의 마음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데, 목숨을 구해 생명의 은인인 자기는 그의 진심을 얻지 못하는 걸까?‘도대체 내가 강솔보다 못한 게 뭔데?’“무모한 짓 벌이지 마.” 진서가 말렸다. “어젯밤 그 사람이 그렇게 얘기한 건, 네가 선을 지켜 주길 바라서야.”“오늘은 아이랑 보내는 날이잖아. 네가 거기 끼어들면 분명 화낼 거야.”아연은 그가 화낼 거라는 걸 잘 알았다.‘하지만 내가 사고 나면, 화가 나도 겉으로 표출하지 못하겠지.’지안은 자신이 우려했던 일이 사실이 된 줄은 몰랐다. 놀이공원의 워터파크 존에 도착한 지안은 놀이기구를 가리키며, 아빠를 바라보았다.“아빠, 이거 같이 타요.”바지 양옆에 늘어뜨린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중현의 눈동자 속 깊은 곳에서 미세한 감정이 스쳤다.강솔은 그걸 눈치챘고, 무릎을 꾸부려 지안에게 말했다. “엄마가 같이 타 줄까? 아빠는 물놀이할 신발 안 챙겨 왔대.”중현은 물을 무서워했다.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무릎 깊이 이상의 물에도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좋아요.” 지안이 대답하며 마음속으로 대충 짐작했다.중현의 긴장된 마음이 조금 풀리려는 찰나,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이 울렸다.아연이었다.강솔과 지안은 그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중현은 전화를 바로 끊었다.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려는데,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오늘은 지안과 함께 있을 거라고 어젯밤에 분명히 말했는데, 또 전화질이야.’‘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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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지금은...“엄마가 있잖아.” 강솔이 화제를 돌렸다. “오늘은 우리 지안이 하고 싶은 거 뭐든지 마음껏 다 놀아 줄게.”지안은 그녀가 자신을 웃게 하려는 걸 알면서도,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말했다. “그럼 ‘귀신의 집’ 가요!”강솔이 아이 이마를 가볍게 톡 쳤다. “우리 작은 악동.”두 사람은 물속에서 10분 넘게 놀다가 다른 워터 놀이시설로 이동했다.모든 놀이기구를 다 마스터하는데 약 한 시간이 걸렸다.강솔은 지안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옷을 갈아입히려 했다.그때 문득 중현이 가져온 여벌 옷이 차에 있다는 걸 떠올랐다. ‘직접 운전해서 병원에 간 건가? 아니면 차가 왔나?’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옷이 담긴 가방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강솔과 지안, 두 사람은 동시에 가방을 들고 있는 손을 바라봤다.그 손을 따라 앞에 있는 사람을 올려다봤다.“빨리 옷 갈아입어.” 중현이 또 한 번 가방을 강솔 쪽으로 내밀었다.그는 두 사람을 물속에서 나오는 괴물처럼 쳐다보며 이마에 주름을 잡았다.강솔과 지안은 서로를 바라보았다.‘분명 아까 엄청 급하게 떠나는 걸 봤는데?’중현은 가방을 강솔의 두 손에 올려 주었다. “여자 탈의실에 가서 갈아입어. 갈아입고 밖에서 기다려.”“나는 지안 옷 갈아입힐게.”“알았어.” 강솔은 본능적으로 대답했다.중현은 지안을 데리고 갔다.두 사람의 속도는 토끼처럼 빨랐다. 강솔이 잠깐 옷 가지러 갔다 온 사이 사라져 버렸다.지안은 탈의실에서 계속 둥근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중현을 힐끔힐끔 바라봤다.“궁금한 거 있으면 말해.” 중현은 준비한 깨끗한 수건으로 아이의 몸을 닦아주었다.지안은 작은 입을 조금 열고 말했다. “아빠 병원에 간 거 아니었어요? 왜 또 돌아왔어요?”중현이 되물었다. “내가 언제 병원에 간다고 했어?”한참을 멈췄다.‘그래서 방금 두 사람이 날 멍하니 쳐다봤던 거였구나.’‘설마 내가 병원에 갔다는 거로 생각한 걸까?’“아빠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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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강솔은 처음으로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실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밥 먹으러 가자.” 중현은 여전히 지안의 손을 잡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솔은 잠시 쓰레기통을 흘끗 보았다.지안은 다른 손을 내밀어 엄마 손을 잡았다. “엄마, 우리 가요.”“알았어.”강솔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래.”셋은 함께 놀이공원 근처의 한 식당으로 갔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놀이공원 전체와 멀리 있는 호수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식사 도중 중현은 가끔 지안과 대화를 나눴다. 마치 방금 그 전화는 아예 없었던 일처럼.그 모습에 강솔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소아연의 교통사고는 과연 사실일까?’“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중현이 그녀가 식사를 거의 하지 않자, 말을 걸었다.강솔은 그를 바라보았다. 중현의 얼굴에는 걱정이나 근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심지어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강솔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사실 그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강솔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그저 자신만의 삶을 잘 살아가면 그만이었다.중현은 강솔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가끔 멍하니 있기도 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마치 뭔가 큰 문제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아빠.” 지안이 몇 입 먹고 나서 배가 부른 듯,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우리 있다가 방탈출 게임하러 가요!”중현은 본능적으로 강솔을 쳐다보았다. “엄마한테 물어봐.”지안은 눈을 돌려 강솔을 보았다.강솔은 거절할 생각이었으나, 모처럼 맞은 어린이날이니 흔쾌히 승낙했다. “좋아.”예전에는 방탈출 게임할 때 항상 중현의 품에 의지했었다. 전형적인 겁은 많은데, 놀기 좋아하는 타입이었다.그러나 지금은 기댈 사람이 없다. 어떤 일들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평생 두려워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지안은 잠시 멈칫했다.사실 그 말은 아빠 반응을 살피려고 꺼낸 얘기였는데, 예상치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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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중현은 강솔이 그 모든 과정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았다.그녀가 극도의 공포에서 어떻게 용기를 내어 두려움을 이겨내는지.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중현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강솔을 곁에 두려고 애쓰지 않으면, 언젠가는 오늘 두려움을 극복한 것처럼, 모든 불편함과 어색함을 극복하고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걸.그런 결과를, 그는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 원하지도 않았다.“아빠.”지안은 엄마를 바라보는 아빠의 눈빛이 이상한 걸 보고 말했다.“지금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쳐서 삐진 거 아니죠?”강솔은 그를 올려다보았다.그 순간, 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어? 어떻게 알았지?” 중현은 지안을 한 번 힐끗 보고 시선을 돌리며 반농담처럼 물었다.“아빠 위로해 줘?”지안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싫어요.”그날 오후, 지안은 강솔과 함께 즐겁게 놀았다.중현은 가방 들고 물건 챙기는 도우미 역할만 했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도, 지안은 부모와 함께한 즐거운 시간을 떠올리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잠이 들면, 아빠는 그 여자를 찾아갈 것이라는 걸.밤 9시, 강솔은 평소처럼 지안을 재웠다.지안이 잠든 뒤 방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중현이 밖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지안이 잠들었으니까, 이제 가도 돼.”중현은 손목시계를 보고 한 번 쳐다본 후 말했다.“오늘 하루 아직 안 끝났어.”강솔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중현은 이상할 정도로 약속에 집착했다.그녀는 거실의 구석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현의 존재감은 너무 강렬했다.그리고 그의 눈빛도.등을 돌리고 있어도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다시 한번 그에게 가라고 할 생각이었을 때, 중현의 핸드폰이 울렸다.중현은 한 번 쳐다본 후 무심히 수신 버튼을 눌렀다.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다.“무슨 일이야?”시후가 불만을 품은 듯한 목소리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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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중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조용히 있었다.강솔은 그가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결국 삼켰다.그리고 옆에 있던 이어폰을 집어 귀에 꽂았다. 바깥소리를 완전히 차단했다.시간은 조금씩 흐르고, 곧 23시 59분이 되었다.중현은 손목에 찬 시계를 바라보며, 초침이 다시 12시를 가리킬 때쯤, 핸드폰과 차 키를 들고 일어나 방을 나섰다. 쾅! 문이 닫히자, 그 소리에 반응한 강솔은 시간을 확인했다.00:00:09.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돌려 그림을 그렸다.중현이 어디로 가든, 이제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은 일이다.중현이 내려갔을 때, 강 비서는 이미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차 열쇠를 강 비서에게 던져주고, 차에 몸을 실었다.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얇은 입술로 차갑게 내뱉었다.“어떻게 된 거야?”“예상대로입니다. 차 사고는 소아연 씨가 일부러 낸 겁니다.” 강 비서는 운전석에 앉으며, 손에 서류 한 장을 들고 말했다. “대표님이 워터사이드 리조트에서 나온 뒤부터 소아연 씨는 계속 따라왔습니다.”“대표님이 가족들과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낸 걸 확인한 뒤 떠났습니다.”중현의 몸에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는 소아연이 계산적이고 수를 쓰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자기 몸까지 이렇게 이용할 줄은 몰랐다.“사고 전후 영상입니다.” 강 비서는 업무용 스마트폰을 건넸다.중현은 영상을 클릭했다.아연은 일부러 교통량이 많은 길목에서 갑자기 튀어 나갔다.영상 속에서 한 번의 큰 충돌 소리와 함께, 아연이 차에 치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중현의 미간이 더 깊이 찌푸려졌다.그의 눈은 북극 빙하 아래 얼음보다 차가웠다.차 안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그가 짧게 말했다.“병원으로 가자.”강 비서는 바로 차를 몰았다.아연은 자신이 모든 것이 중현에게 들통났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12시가 넘어도 중현이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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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이번에도 첫 번째 번호와 같은 안내 멘트가 떴다.강솔이 또다시 차단했다.“핸드폰 좀 줘.”소아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중현에게서 관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사실이 짜증이 났다. 아연은 자신이 연기하는 걸 들킬까 봐, 정말로 차에 부딪히는 선택까지 했다.하지만, 결과는 상상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중현은 강솔과 아이 곁에 있으며 병원에 오지 않았다.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전혀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결국 중현의 마음속에서 자신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제발 정신 차려.”진서는 아연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했다.“강솔은 여전히 하중현의 아내라는 사실 잊지 마. 네가 그런 말 할 자격 있어?”아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난 그 사람 생명의 은인이다.”진서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아연을 바라보았다.“그래서 뭐?”아연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진서를 바라보았다.‘그래서 뭐라니?’중현은 자신을 평생 책임질 것이며,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주겠다고 했다.“난 도대체 네가 왜 하중현과 감정적으로 얽히려는 지 모르겠어.” 진서가 친구를 설득했다. “차라리 돈 받고, 편하게 살아. 걱정 없이 자유롭게”“싫어!” 아연은 즉시 반박했다.강솔이 한 걸 자신이 한 거로 바꿔치기 한 걸 숨길 수 있다면 문제없다. 하지만 언젠가 들통난다면?중현의 성격대로라면, 자신이 돈을 받고 떠났어도, 수백 가지 방법을 써서 그 돈을 다시 토해내게 할 것이다.그래서 아연은 위험을 감수하고 중현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려고 했다.중현이 자신을 사랑하게만 된다면, 설령 진실이 드러나도 자신에게 조금은 더 관대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 강솔에게 하는 것처럼.“하지만 너 지금 하는 행동들 몸만 망가지고, 뭐가 남아?” 진서는 냉정했다. “네가 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걸, 너 자신이 제일 잘 알잖아?”그 말은 어젯밤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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