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주는 그의 손끝이 목선을 스치듯 지나가는 감촉을 또렷이 느꼈다.너무 민감한 곳이라 순간 몸이 저절로 움찔했다.남자의 뜨거운 숨결에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했고, 너무 조용한 탓에 그 쿵쿵거림이 귀에까지 들리는 듯했다.목걸이가 풀리자, 서은주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육강민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머리 위로 스쳤다.“어젯밤에 만났는데 모른 척하는 건가?”“……”육강민은 큰 인물이다.그가 둘이 아는 사이임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그녀가 아는 척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다시는 마주칠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음 날 바로 이렇게 부딪히게 될 줄이야.게다가 하필이면, 연적의 작은 아빠라니. 대체 이게 무슨 악연인가!“옷이 잘 어울리네.”그 말에, 서은주는 단숨에 어젯밤으로 끌려갔다.그녀의 볼이 뜨거워졌다.세간에서 말하길, 성세 그룹의 대표 육강민은 청렴하고, 욕심 없고, 차갑고, 금욕적이라고 했다.하지만…어젯밤의 남자는, 그 어떤 면에서도 ‘금욕’과는 거리가 멀었다.생각만으로도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목걸이를 풀어주던 육강민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옥 장식을 자세히 살폈다.“말 타 본 적 있어?”“아뇨.”“내가 가르쳐주지.”서은주는 의아했다.—마장에 도착했을 때, 도우미가 이미 갈색 말을 끌고 나와 있었다.덩치가 너무나 큰 말은 서은주를 한층 더 작아 보이게 만들었다.말에 오르는 순간, 말이 앞뒤로 움직이며 흙먼지가 일었다.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아, 말고삐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발만 버둥거렸다.그때, 육강민이 고삐를 잡고 말에 올랐고 주변 사람들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진백현은 분노로 이마에 핏줄까지 보였다.서은주의 행동은 공개적으로 그를 배신한 것과 다름없었다.진백현의 시퍼런 얼굴을 본 서은주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녀의 신경이 온통 진백현에게 가 있었기에, 육강민이 말에 올라탄 것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다 갑자기 남자의 뜨거운 체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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