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취기가 잔뜩 오른 그녀의 도발에 남자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그는 그녀를 벽에 몰아붙였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렇게, 파혼당하고 갈 곳 없어진 서은주는 그를 따라나서게 되었다. ... 결혼 후, 새엄마가 된 서은주 역시, 그가 자신을 들인 이유는 다루기 쉬운 그녀의 착한 심성과 누군가를 닮은 외모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이혼을 요구했을 때, 그는 조용히 그녀를 품에 안으며 잡았지만, 서은주는 냉소를 지었다. “이제 와서 겁나나 보죠?”
view more세게 걷어차인 고철주는 뒤쪽 의자에 여지없이 부딪혔다.고통에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웅크렸다.“윽—”얼굴이 하얗게 질린 고철주는 심한 통증이 몸을 옥죄어 고통스러운 신음을 연신 뱉을 뿐이었다. 그 힘은 실로 뼈마저 으스러뜨릴 듯한 놀라운 위력이었다. 그는 이번에도 육강민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담담한 그의 시선 속에는 서늘한 압박이 서려있었다.“내가 천국을 맛보게 해드려?”순간 겁에 질린 고철주는 식은땀이 몸 전체를 적셨다.육강민은 서은주를 바라봤다.“일어날 수 있겠어?”서은주는 고개를 저었다.곧이어, 겉옷으로 감싸진 그녀의 몸이 들리더니 그의 은은한 백단 향이 그녀를 포근히 에워쌌다.육강민이 그녀를 안고 나가려던 순간, 서은주가 힘겹게 입술을 뗐다.“영상…”그녀의 말에 즉시 룸을 살피던 육강민은 구석에 설치된 휴대폰을 발견했다.그는 서은주를 의자 위에 내려놓고, 휴대폰을 집어 녹화를 종료했다.그리고 고사장을 힐끗 봤다.바닥을 기던 고철주는 두 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그러자 육강민이 그의 손을 가차 없이 짓밟았다.“악—!”비명 소리와 함께 묵직한 고통이 밀려왔다.“육 대표님...”육강민은 덤덤히 그저 그를 내려다보았다.날카로운 그의 눈빛은 너무나 차가워 간담이 서늘했다.“영상은 이게 다야? 클라우드에 동기화된 건 없나?”고사장은 고통스러워하며,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해?”육강민은 천천히 몸을 숙이며, 차분히 다가갔다.날카로운 눈빛이 그의 목덜미 위에 닿았다.고철주가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자신의 목을 날려버리기라도 할 것 같은 위협을 느꼈다.“이게 전부입니다. 확실합니다.”고사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육강민의 발에 힘이 더 실리자, 고통을 호소하는 고사장의 비명소리에 서은주는 심장이 쿵쾅거렸다.그제야 그녀는, 왜 경성의 모든 이들이 육강민 앞에서 벌벌 떨 수밖에 없는지 어렴풋이 깨달았다.그는 한치의 자비도 없는 냉혈한이었다.일에 있어서만 칼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동안 쌓인 감정 때문에, 서은주는 진백현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와 주길 바라고 있었다.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됐다. 그저 문만 열면, 고사장은 감히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5년이란 세월, 결국…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것이다.서씨 집안까지도.남자의 더러운 손이 그녀 몸 위를 더듬고 올라갔고,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눈앞의 모든 것이 선명하면서도 흐릿하게 일렁였다. 그녀는 자신의 옷이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몸부림칠 힘이 없었다.입술이 떨렸다.지금 그녀는 마치 도마 위의 물고기 같았다.누군가 마음대로 다루어도, 몸과 마음이 찢기고 피가 흥건하게 흐른다 해도 아무도 그녀를 걱정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너무나도 억울했다.도대체 뭘 잘못한 거지?왜 이토록 잔인하게 그녀를 밀어붙이는 걸까?한편,진백현은 육가희를 따라 룸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육강민의 정면에 앉았지만, 표정은 어딘가 멍했고, 머릿속에는 서은주가 자신에게 보냈던 간절한 눈빛으로 가득했다. 순해 보이나 절대 굽히지 않는 서은주. 그 교만함이 꺾이지 않는 한 절대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고철주 같은 인간은 그녀의 오만을 부숴놓기에 딱 맞았다.그는 그저 기다리면 된다.조금만 잠자코 있다가 구해주는 척 나타나면 그녀는 고마워하며 매달릴 것이었다.“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나 보군.”육강민의 담담한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백현 씨!”육가희가 진백현의 팔을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왜 그래요? 작은 아빠가 말하고 있잖아요.”“죄송합니다. 잠깐 생각할 게 있었습니다.”“그렇다면 그 일부터 처리하지. 나는 가봐야겠어.”육강민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이만 일어나시죠.”그는 함께 있던 어르신께 말했다.육강민이 떠나는 걸 바라보던 육가회가 발을 동동 구르며 진백현을 질책했다.“작은 아빠와 어렵게 잡은 자리였는데 왜 그러는 거예요?
이순옥은 웃으며 물었다.“지난번 일이라니, 무슨 일 있었어요?”“한 가족 아니냐. 아직도 삼촌한테 화난 거 아니겠지?”서진우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서진우는 그녀를 키워 준 사람이었다. 이쯤 자세를 낮추는 서진우에 무엇을 더 따질 수 있을까?서진우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미 지난 일이죠.”“미진이가 돌아왔으니, 우리 가족이 오랜만에 제대로 모였구나. 너도 당분간은 일도 없으니, 오늘은 좀 마시거라.” 서진우는 직접 그녀의 술잔에 레드 와인을 가득 채웠다.네 사람의 술잔이 부딪치고 서진우는10여 년 전 창업의 어려움을 시작으로 서은주의 친부모 이야기까지 꺼냈지만, 그녀는 그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은주야, 그동안 삼촌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주렴.”최근 사건들이 너무 많았는지, 서진우는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서은주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를 입양해 주시고 모든 걸 챙겨주신 것에 전 한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그래.”서진우도 미소를 지었다.시간이 조금 흐르자, 서은주는 머리가 갑자기 어지러웠다.그녀는 겨우 반 잔밖에 마시지 않았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서은주는 찬물을 끼얹으며 정신을 가다듬으려 했지만, 다리는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기도 어려웠다.이건 술 때문이 아니었다.약을 탄 느낌이었다.누가?혹시…?차가운 기운이 발끝에서 사지 구석구석으로 퍼졌다.벽을 짚고 버티며 룸 문을 열었지만, 아무도 없었다.최악의 의심이 단숨에 현실이 되는 순간, 그녀의 손발은 얼어붙듯 굳어버렸다.그때, 뒤에서 익숙하고도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렸다.“오랜만이에요.”고철주였다!그녀를 팔아넘긴 전적이 있었던 서진우이기에 백번 이해할 수 있다지만 외숙모는?그렇다면 그녀도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걸까?서은주는 숨이 턱 막혀 왔다.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서은주는 심장이 그대로 바닥에 내팽겨쳐진 듯 산산이 부서지는 듯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가슴을 움켜잡았다. 뒤에서 고철주
서은주는 순간 멍하니 굳어버렸고 그런 그녀를 서미진은 위아래로 유심히 훑었다. ‘이 촌스러운 년이, 육강민을? 그럴 능력이 있기나 해?’서은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운 좋게 한 번 뵌 적은 있지만, 너무 높은 분이라 제가 감히 다가갈 수도 없어요. 게다가 육가희의 작은 아버지이기도 해서, 제가 간청한다고 해도 쳐다봐 주시지도 않을 거예요.”그러자 서미진이 비웃듯 코를 찡긋했다.“그래도 주제 파악은 하고 있나 보네.”서진우는 전 술자리에서, 육강민이 서은주를 도와줬다는 소식을 듣었기에 그사이를 중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그 길도 막힌 듯했다.한편, 진백현은 계속해서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그 후로 한동안, 서은주는 육강민을 다시 볼 수 없었다.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그가 원하지 않는 이상, 자신은 그의 세계를 흔들 수는 없었다. 진백현의 압박 속에서 서씨 가문은 이제 막다른 길로 몰렸다.진백현을 직접 찾아갔던 서미진은 회사 로비에서 경비원에게 쫓겨났고, 분노로 얼굴이 새파래져 집으로 돌아왔다. “진백현 그 죽일 놈이 경호원까지 시켜서 나를 내쫓다니! 우리가 없었으면 지금쯤 길바닥에서 헤맸을 인간이! 은혜도 모르는 놈 같으니라고!”“그리 욕한들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이냐!”서진우는 초췌한 얼굴로 말했다.서미진의 분노는 다시 서은주를 향했다. “넌 참 덤덤하구나? 정말 정을 붙일 수가 없는 애란 말이지.”입술을 꼭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서은주의 모습이 서미진은 가장 싫었다.소귀에 경 읽듯 자신만 힘을 빼고 있을 뿐, 상대는 아무런 타격감이 없었기 때문이다.서은주가 그녀의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서미진는 그녀가 탐탁지 않았다.외동이였던 자신에게 감히 비교하려는 그녀의 존재가 너무나 혐오스러웠다.“은주는 네 동생이잖아!”이숙영이 눈살을 찌푸렸다.“동생? 웃기지 마요. 그동안 밥 먹이고 재워줬더니, 집안이 무너지게 생겼는데도 남 일처럼 조용하잖아요.”“그만하라고 했다!”이순옥은 단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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