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강은 원래 오늘 직접 장을 보러 갔었다. 채이의 몸 상태를 생각해서, 요즘 진해강 부부는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재료로 식사를 챙겨서, 채이의 몸이 빨리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그런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안쪽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위기를 보니 김유미와 채이 모두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놀란 진해강이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가 두 사람을 말렸다.채이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아버지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그리고 세미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까지 함께 전했다.진해강의 표정도 무거워졌다.“채이야, 이 일로 너와 네 오빠도 엄마만 탓하지는 마라. 엄마가 그러는 것도 결국 너희를 생각해서야. 너희는 엄마 자식이잖아.”“부모 입장에서는 자기 자식이 힘든 길로 가는 걸 그냥 보기가 어려운 법이야. 엄마 마음은 나쁜 게 아니야. 너무 급했던 것뿐이지.”“무슨 일이든 가족끼리 앉아서 의논해야지, 이렇게 싸워서는 안 돼. 네 오빠도 지금 고집을 부리는 걸 보니 결심을 굳힌 모양인데, 우리도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해.”“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한 가족이고, 가족은 같은 편이어야 해.”진해강은 잠시 말을 고르고 덧붙였다.“네 생각도 알겠고, 엄마 말에도 일리가 있어. 사람을 도와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네 오빠가 계속 곁에 머무는 게 반드시 최선인지는 생각해 봐야겠다.”“세미도 이미 네 오빠와 헤어지겠다고 마음먹었잖아. 네 오빠가 계속 옆에 있으면 세미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어.”“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싸우는 게 아니라 어떤 방식이 제일 나은지 찾는 거야.”진해강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가장으로서 진해강은 진심으로 가족 모두를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 한 사람만 몰아붙이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덜 힘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채이도 그제야 자신이 조금 전 어머니와 다툰 게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 어머니는 너무 예민해져 있었고, 너무 급했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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