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은 지연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살기 어린 냉기가 얼굴에 짙게 서려 있었고, 차가운 기운이 공기까지 얼리는 듯했다.지연은 주변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다는 걸 눈치채고,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아, 여기 있었네.’지연은 곧 다시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봤다.소파 구석에 앉아 있는 단발머리 여자, 구여정이 눈에 들어왔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다리를 꼬고 앉아 손가락으로 머리칼을 빙글빙글 감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당장이라도 지연을 물어뜯을 듯한 눈빛이었다.주변 사람들의 말투를 들어보니, 이들이 함께 이런 자리에 온 게 한두 번은 아닌 듯했다.둘은 숨길 생각조차 없이, 연인처럼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때, 지한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마치 누군가 신호라도 준 것처럼, 주변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형수님, 죄송해요. 저희 그냥 헛소리한 거예요!”“형수님, 지한이랑 여정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형수님, 진짜로 오해하지 마세요.”지한은 지연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고 밖으로 끌고 나가려 했다.지연은 들고 있던 음료를 그대로 지한의 얼굴에 끼얹었다.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었고, 주변 사람들의 머리가 쭈뼛 서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어떻게, 저 여자가 감히…?’지연은 바로 환하게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중한 사람이랑 계속 즐기세요, 좋은 시간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목을 붙잡은 지한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떼어내려 했다.지한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지한은 아무 말없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어깨에 메고 그대로 밖으로 걸어나갔다.방 안의 사람들 모두 침묵에 휩싸였다.복도에서, 지연은 지한의 어깨 위에서 격렬하게 몸부림쳤다.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지한이 안으로 들어가 몸을 틀자, 지연의 시야에 검은 가죽 구두 한 켤레가 들어왔다.말끔한 검은 정장 바지 아래로 곧게 뻗은 다리,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3-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