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부군 원수와의 하룻밤: Capítulo 11 - Capítulo 20

30 Capítulos

제11화

그는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었다. “전에 계속 쓰던 것은?”“이제 없습니다.”“녕원후부가 그 정도로 몰락한 것도 아닌데, 향 하나도 구하지 못한다는 말이냐!”주문지는 눈썹 사이에 짜증을 가득 담은 채 붓을 던지듯 내려놓았다.그러자 보산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그건 군주님께서 특별히 만드신 것입니다.”그 말에 주문지는 가슴속의 짜증이 더욱 요동쳤다. “마님이 친히 끓이신...”“군주가 특별히 만들었다?”그는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장군님, 어디로 가십니까?” 보산이 뒤를 따랐다.하지만 주문지는 얼굴을 굳힌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옥란원으로 들어가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진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방 안 곳곳에는 여전히 그녀가 머물던 흔적이 남아 있어, 그는 괜히 마음 한편이 시큰해졌다.됐다. 차라리 어릴 적의 진완이라 여기고, 다시 한번 달래 주면 될 일이다.“장공주부로 간다.”녕원후부 대문을 나서 막 마차에 오르려는 순간, 멀리서 또각또각 마차 바퀴 소리가 들려왔다.그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보았다가, 이내 얼굴빛이 변했다.서씨 가문의 마차?더구나 마부는 서장리의 곁에 있던 경풍이었다.주문지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녕원후부와 금의위는 서로 얽힐 일이 없는 사이인데, 저 흉신 같은 자가 어찌하여 이곳에 온단 말인가.서장리가 마차에서 내리자, 그는 서둘러 다가가 예를 올렸다.그러자 서장리는 냉담하게 말했다.“주 장군, 긴장할 것 없습니다. 오늘은 공무로 온 것이 아닙니다.”공무가 아니라고?주문지가 막 한숨을 돌리려던 찰나, 잠유가 진완을 부축하며 마차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완이?”하지만 진완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 서장리를 향해 몸을 굽혀 예를 올렸다.“배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주 나리. 다음 날 찾아뵙고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그럽시다.”서장리의 마차가 골목 안으로 사라지자 주문지는 온화한 기색을 거두고 얼굴을 순식간에 음침하게 굳혔다.그는 진완을 노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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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주문지의 눈빛이 음침하게 가라앉았다.평소의 온화함은 어디 갔냐는 듯, 그는 진완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이혼, 또 이혼 소리라니!다른 사내와 한 마차를 탄 것을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오히려 그를 협박하고 있었다.뭐가 그렇게 당당해서?정말로 자신이 이혼을 못 할 것이라 여기는 것인가?“진완,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하면 재미가 없다.”주문지의 얼굴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진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저택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진완은 차갑게 웃었다.주문지는 아직도 자신이 예전처럼 그가 화를 내며 돌아서면 곧장 뒤따라갈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하지만 이제는 아니다.원래는 장공주부로 돌아가려 했으나 방금 기절하는 바람에 말을 꺼낼 겨를이 없었다.그러다 이곳에서 주문지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자 살짝 아프던 배가 쥐어짜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그저 누워서 편히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대문을 지나고 전청을 지나 회랑으로 들어서려던 그때, 주문지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마침 전청에 들어선 진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그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역시나 예상대로였다.이 6년 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몇 마디 독한 말을 던지기만 하면 진완은 곧장 뒤를 쫓아와 설명하고 용서를 구했다.봐라, 결국 또 따라오지 않는가.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용서해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진완은 월량문 쪽으로 꺾어 들어가더니 그대로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망설임도 없이,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말이다.주문지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당연히 따라와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당황해하며 설명하고, 그저 심통을 부린 것뿐이라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예전처럼 자신이 조금만 불쾌해도 곧장 물러서며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진완!”*마차 안.구석에 떨어져 있는 손수건 하나가 눈에 들어오자 서장리는 미간을 좁혔다.그리고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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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게다가 평소 주인이 묻지 않던 일이었기에, 하인들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중추 다음 날이라고?주문지는 미간을 찌푸렸다.미처 생각을 더 이어가기도 전에, 한 사환이 급히 달려왔다.“도련님, 노마님께서 한 번 들르라 하십니다.”“알겠다.”주문지가 춘원당에 도착했을 때, 주 노마님은 이미 상좌에 앉아 있었고, 평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녕원후인 주장풍까지 와 있었으며 도청월 또한 한쪽에 앉아 있었다.“어머님, 무슨 일이십니까.”주문지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물었다.주 노마님은 눈빛을 가라앉힌 채,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요 며칠 너와 진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 어찌 네 처를 금의위의 그 흉악한 자와 어울리도록 내버려둬!”“서장리라는 자는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우리 주씨 가문이 어찌 그자와, 더구나 금의위와 엮일 수 있겠느냐?”진완이 서장리와 한 마차를 타고 돌아온 사실은 주문지가 첩을 들이려 했던 일까지 덮어버릴 만큼 후부 안팎에 퍼져 버렸다.“진완이 비록 군주라 하나, 우리 주씨 가문에 시집온 이상 종부다.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주씨 가문의 규범을 따라야 하는데 너는 그 지아비로서 마땅히 단속해야지, 어찌 제멋대로 굴도록 내버려두느냐!”주 노마님은 말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틀 전 아들에게 계집종을 들여보냈을 때, 그는 오히려 그녀들을 내쫓아 버렸다.그 결과 첩은 들이지도 못했고, 진완마저 돌아오게 되었다. 돌아온 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필이면 금의위 서장리와 후부 대문 앞에서 함께 나타나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서장리가 어떤 자인가.그는 황제의 칼이다.도성의 권문세가들조차 그를 멀리하니, 주씨 가문은 더더욱 그와 엮여서는 안 되었다.주문지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그는 단지 진완을 데려다주었을 뿐, 공무로 온 것이 아닙니다.”“공무가 아니라? 후부 안팎에서 무슨 말이 도는지 알고는 있느냐? 진완이 너와 이혼하기 위해 본채를 나와 별채로 옮기고, 서장리에게 붙어 다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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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그에 주 노마님의 얼굴빛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그렇다면 너는 진완을 좀 더 단속해야 한다.”진완이 황제와 그런 관계만 아니었다면, 벌써 사람을 시켜 불러들여 단단히 훈계했을 것이다.주문지는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원래 그런 성정이니 어머님께서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따가 돌아가 잘 타일러, 본채로 옮겨오게 하겠습니다.”자신이 한마디만 좋게 하면, 진완이 듣지 않을 리 없었다.일이 끝난 것을 보고 사람들은 하나둘 마당을 나갔고 주 노마님과 주문지 모자만이 남게 되었다.주 노마님은 어두운 얼굴빛을 하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네가 이 혼사를 몹시 못마땅해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이 3년 동안 진완에게 냉정하게 대하고, 함께 지내는 일도 드물었던 것, 그 점은 따지지 않겠다.”주문지는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진완은 장공주의 외동딸이자 영남의 거상 진씨 가문 출신이다. 손에 쥔 인맥과 자원이 적지 않으니 넌 절대로 그 아이와 이혼해서는 안 된다.”그해 황제가 진완과 주문지의 혼서를 내렸을 때, 주 노마님은 사실 내키지 않았다.당시 황제는 즉위 초라 기반이 불안정했고 녕원후부는 개국 공신의 공도 있었으며, 그녀의 지아비 또한 잇따라 공을 세우고 있었다.그러다 보니 도성의 수많은 명문가 규수가 녕원후부로 시집오기를 원했으며, 주문지는 막내아들로 특히 아낌을 받았으니 공주와 혼인하는 것조차 가능하다고 여겼다.그런데도 황제는 혼서 한 장으로 영남에서 태어나 제멋대로 자란 진완을 아들에게 하사하겠다고 했다.이후 황제가 장공주를 유난히 아끼는 모습을 보고 진완에게도 그 애정이 미친다는 것을 깨달은 뒤, 그녀는 진완을 잘 달래어 황제 앞에서 녕원후부를 위해 좋은 말을 하게 만들 수 있다면 막내아들의 관직과 출세도 어렵지 않으리라 여겼다.게다가 이 몇 해 동안 진완의 풍부한 혼수 재산이 아니었다면 후부가 그렇게 빨리 도성의 유력 가문으로 떠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다.“본채로 돌아오게 되면, 네가 제대로 예법을 가르쳐라. 주씨 가문의 후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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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진완이 본채를 떠나 이혼을 입에 올린 것은, 그녀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오늘 만약 문지 오라버니가 그녀를 달래 다시 합방하고 아이까지 갖게 된다면, 앞으로 문지 오라버니는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었다.그녀는 오랜 세월 후부에서 지내며 문지 오라버니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젊은 기개에 고집이 세지만 동시에 자신을 아끼고 연민하는 마음도 있었다.그리고 진완의 성정 역시 속속들이 꿰뚫고 있었다.진완은 늘 문지 오라버니에게 맹목적으로 매달렸다.그가 한마디만 다정하게 건네면, 곧장 돌아서 그의 정실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그렇다면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은 무엇이 되는가?“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 네 오라버니 옆에 붙어있지 않으면 어디로 간다는 거냐.”주문지는 애틋함이 차올라 안쓰러운 눈빛으로 도청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문지 오라버니, 저도 함께 들어가 새언니께 사과드리겠습니다.”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함께 들어가도 상관없었다.“그래, 함께 들어가자.”“그만 울어라.”*진완은 어제 놀란 데다 어서방 문 앞에서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있었던 탓에 한밤중에 고열이 올라 깊은 잠에 빠져 언제가 될지 모르게 정신을 잃고 있었다.의원을 모셔 옥란원 대문까지 나갔다 돌아오던 길에, 잠유는 마침 주문지가 도청월을 부축하며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그녀는 두 사람을 차갑게 훑어보고는, 돌아서 곧장 별채로 달려갔다.“군주님, 좀 나아지셨습니까?”잠유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이불을 다시 여며 주었다.“많이 좋아졌다.”진완은 서장리가 어제 의원을 보내 자신의 맥을 짚고 침까지 놓게 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다행히 침을 맞은 뒤 몸이 따뜻해지며 훨씬 나아졌다.“의원께서 다시는 찬 기운을 조금도 쐬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바람도 절대 맞으시면 안 됩니다.”잠유는 창문을 닫으려 했다.“아니다, 열어 두어라.”진완은 머리가 몹시 어지러웠다. 창까지 닫아 버리면 숨이 막힐 것 같았다.주문지와 도청월이 함께 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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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주문지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발걸음을 멈칫했다. 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진완이 아픈 것은 이미 알아차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애초에 먼저 험한 말을 내뱉으며 몰아붙인 쪽은 그녀가 아니었던가.그는 진완의 지아비이자, 도청월의 오라버니라 도청월과 진완은 그의 마음속에서 같은 무게였다.하여 진완이 도청월을 그렇게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그는 그저 이 두 여인이 화목하게 지내길 바랐을 뿐이고, 진완이 좀 덜 예민하게 굴기를 바랐을 뿐인데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게다가 어제 일도 이미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그런데도 그녀는 분수를 모르고 저런 더러운 말을 내뱉고 있으니 그동안 너무 방치해 둔 것이 화근이었다.그는 진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진완, 너는 내 정실부인이다. 어찌 그런 추한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느냐. 남들 웃음거리로 만들 셈이냐.”진완은 코웃음을 쳤다. 대답이 없자 주문지는 더욱 분노했다.“정실이 투기가 심하면 집안을 어지럽히는 도둑과 다를 바 없다. 다음에 또 그러면 사당에 가서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진완은 눈빛이 깊게 가라앉더니 손에 쥔 손난로를 꽉 움켜쥐었다.사당에 무릎을 꿇으라니?그는 아직도 그녀가 예전처럼 주문지 아니면 안 되는 진완이라고 생각하는 건가?도청월이 주문지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고, 억울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문지 오라버니, 저 같은 천한 고아 때문에 새언니와 사이가 나빠지시면 안 됩니다...”그 말에 주문지는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토닥이며 달랬다.“오라버니가 있으니, 그 누구도 너를 괴롭힐 수 없다.”그 마지막 말이 떨어지는 순간, 그의 차가운 시선은 곧장 진완을 향해 꽂혔다.그 눈빛은 마치 그녀의 심장을 도려내 보겠다는 듯, 차갑고 잔혹했다.“네가 장공주의 여식이 아니었다면, 우리 주씨 가문에 시집올 수도 없었고, 이 자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차지할 수도 없었다.”진완의 눈빛은 더욱 차갑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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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그해 장녕 장공주가 약을 양보한 일은 녕원후부 안에서 모르는 이가 없었으나, 유독 주문지만은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말을 잇던 도청월은 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내리찍었다. 바닥에 구멍이라도 낼 기세였다.“전부 다 내 잘못입니다…”잠유는 싸늘한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숫자를 셌다.“하나, 둘…”“셋”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도청월이 갑자기 울부짖었다.“문지 오라버니!”그러고는 고개를 툭 떨구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잠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굴렸다.또 이 수법이네. 차라리 아주 가버리지 그래!“청월아!”주문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본능적으로 도청월을 안아 들었다.“진완! 난 네가 그저 성질이 좀 드센 줄만 알았지, 이렇게까지 마음씨가 독할 줄은 몰랐다!”그는 줄곧 그녀를 봐주고 받아들여 왔다. 언젠가는 얌전히 녕원후부 둘째 부인으로서 그의 안살림을 맡아주리라 여겼다.하지만 이제 와 보니, 진완에게 걸었던 기대가 지나쳤던 모양이었다.생각이 거기에 닿자, 그의 굳은 얼굴엔 분노와 실망이 가득 차올랐다.“나가!”진완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났다.주문지는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함을 느끼며 진완을 힐끗 보고, 도청월을 안은 채 그대로 옥란원을 나섰다.또다시 통증이 밀려왔다. 진완은 아랫배를 움켜쥐고 그대로 쓰러지듯 누웠다.“잠유, 좀 자고 싶구나.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이내 뭔가 떠올린 듯, 그녀는 낮게 덧붙였다.“동이 언니가 보고 싶다.”동이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남겨준 호위였다.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그녀는 동이에게 2년 간의 자유를 주었다.어제 아버지에게서 들은 말로는, 이미 도성에 돌아왔다고 했다.“군주님은 편히 쉬십시오. 나머지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잠유의 발소리를 들으며, 진완은 눈을 감고 곧 깊은 잠에 들었다.그녀는 그대로 유시까지 잠들었다.눈을 떴을 때 동이가 문 앞에 서 있었고, 그녀는 동이를 본 뒤 저녁상을 차리라 했다.“유 원판께서 의서 두 권을 보내셨습니다. 이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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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진완은 밤낮으로 잠도 잊은 채 의서를 익히고 침구술을 연마했다. 한편, 주문지는 예전과 다름없이 근무를 나가고 동료들과 어울렸다. 두 사람은 마치 막 혼인했을 때로 돌아간 듯했지만,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동료들은 점점 눈치챘다. 예전엔 주문지가 퇴근하면 “문지 오라버니!” 하고 뒤를 쫓던 군주님이, 어느새 한참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주 장군, 댁 군주 마님께서는 요 며칠 어찌 보이지 않는가?”한 동료가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이 사람아, 주 장군이 아끼느라 그러는 걸 정녕 모르는가.”다른 동료가 받아치며 웃었다. 주문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슬쩍 다가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군주님이 안 오시면, 우리끼리 풍월루 가서 술 한잔하게나.”주문지는 저도 모르게 한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마차도 없었고, 달려오며 “문지 오라버니!”라 부르던 진완도 보이지 않았다.시선을 거두자, 마음 한구석이 비어버린 듯 공허함이 밀려왔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그는 말없이 동료의 마차에 올랐다.*요 며칠 유 원판이 보내온 의서와 전수해 준 침술을 진완은 전부 익혔다.종 집사 말로는, 진씨 가문 포목점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그녀는 직접 확인하러 나설 생각이었다.은밀히 살펴볼 생각이었기에, 진완은 잠유에게 일을 맡기고 낯선 얼굴인 동이를 데리고, 휘장을 쓴 채 마차를 빌려 장녕가로 향했다.포목점 앞에 도착한 진완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맞은편 찻집에 자리를 잡고 차 한 잔을 시켰다.“동이 언니, 가서 살펴보고 와줘.”동이는 진씨 가문의 포목점에 들어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왔다.“군주님, 자세히 살펴보니 종 집사님 말씀대로입니다. 진열된 물건 대부분이 조잡한 모조품으로, 저희가 광릉 고소(廣陵姑蘇)에서 들여온 비단이 아니었습니다.”진완은 싸늘하게 웃었다.이 포목점의 본래 주인장은 진씨 가문 사람이었다. 2년 전, 시어머니가 끈질기게 설득하며, 집안을 이끄는 일이 쉽지 않고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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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한 달 전, 녕원후 주장풍이 찾아왔을 때 그는 거의 얼굴을 붉힐 뻔했다.어제는 주 장군이 와서 또다시 말다툼이 벌어질 뻔했다.오늘은 군주님이 왔다는 말에 곧장 몸을 피했다. 주씨 가문과 관련된 사람은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대인, 녕원후부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어째서 하나같이 포목점 계약 문서 때문에 우리 관아로 몰려오는지, 장날이라도 된 듯합니다.”경조윤 진 대인은 깊이 따질 겨를도 없이 말했다.“군주님까지 오셨으니, 가서 그분께 전하라.”녕원후부에 불이 나 전부 타버린다 한들, 그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하지만 그분이 만약 칼을 목에 들이대기라도 한다면, 벼슬은커녕 목숨까지 잃게 될 터였다.“누구에게 알리려는지, 진 대인이 직접 말해주면 본 군주가 대신 전하겠습니다.”진 대인은 홱 고개를 돌리다 몸이 휘청하며, 하마터면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방금 막 관아 문을 나섰던 진완이 어느새 되돌아와 있었고, 문을 지키던 아전들마저 그녀의 사람들에게 제압당한 상태였다.“군주님께서 어찌 다시 돌아오셨습니까?” 진 대인이 머쓱하게 웃었다.“제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경조윤 대인이 이토록 거짓말을 늘어놓는 사람인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진 대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랗게 질렸다가 하얗게 질렸다.“진씨 가문 포목점 계약 문서, 어서 내놓으십시오!” 진완이 차갑게 말했다.진 대인은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없습니다.”진완은 곧장 분노를 드러냈다.“제 어머니 장녕 장공주께서 비록 돌아가셨다 하나, 본 군주는 여전히 폐하의 유일한 외조카입니다. 감히 나를 속이다니, 폐하께 아뢰어 네 그 벼슬을 당장 거두게 하겠다.”진 대인은 곧바로 몸을 떨며 말했다.“하관이 어찌 감히 군주님을 속이겠습니까. 그 계약 문서들은 정말로 불에 타버렸습니다.”진완의 얼굴이 몹시 굳어졌다.“진 대인, 이 일을 폐하께 아뢰어 대인께 기만과 직무 태만의 죄를 물으면, 금의위 서 독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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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진완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그녀는 그동안 주문지에게만 마음을 쏟느라, 녕원후부 그 모자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농락한 줄도 알지 못했다.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길게 숨을 내쉬자,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오늘 여러모로 실례가 많았습니다. 대인께서 제 다른 전장과 저택의 문서까지 함께 살펴보시어, 빠짐없이 보완해 등재해 주시면 며칠 뒤 제가 와서 모두 찾아가겠습니다.”진 대인은 진완의 얼굴이 이미 가라앉은 것을 보고 서둘러 공손히 예를 올렸다.“하관의 본분이니, 군주님께서 명하시면 따르겠습니다. 책망만 아니 하시면 족합니다.”진완은 진 대인의 눈치 빠른 태도를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내 지아비와 아주버니께서 다녀간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은 본 군주가 경솔하였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녕원후부 후원의 사사로운 일이니, 오늘 제가 이곳에 다녀간 일은 부디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면 합니다.”진 대인은 곧 그 뜻을 알아들었다.“군주님께서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관은 오늘 군주님을 뵌 일이 없습니다.”“보완해 두신 계약 문서는 이 아이가 와서 찾아갈 것입니다. 진 대인께서는 사람을 잘못 보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예, 명심하겠습니다.”진 대인은 고개를 숙이며 거듭 답했다.진완이 눈짓하자, 동이는 돈주머니를 꺼내 당직 관리에게 건넸다.“오늘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이 돈은 받아 가셔서 아랫사람들과 차 한잔 나누십시오.”당직 관리는 급히 물러서며 감히 받지 못했다.“군주님께서 내린 찻값이니, 어서들 받거라.”진 대인이 한마디하자, 그제야 당직 관리는 손을 내밀어 돈주머니를 받아 들었다.진완은 그제야 돌아서 동이와 함께 현아를 나섰다.“떠났느냐?”두 아전이 밖을 향해 몇 번이나 살펴보더니 말했다.“대인, 떠났습니다.”진 대인은 그제야 숨을 길게 내쉬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초조함에 머리를 긁적이며, 옆에 멍하니 서 있던 당직 관리를 발로 툭 찼다.“얼른 가서 계약 문서를 보완하거라!”당직 관리는 서둘러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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