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기다리는 긴 시간 동안, 허서령은 구석의 긴 의자에 앉아 유난히 조용했다.가족의 죽음은 남은 생애에 길게 스며드는 축축함이었다. 소리 없는 음울함이자, 깊고 무거운 비통함이었다.허태윤과 한아름은 어제 왔지만, 도미란이 준 보상금을 나눠 받지 못하자 밤새 그녀와 다퉜다. 온갖 설득을 하고, 부드럽게도 강하게도 몰아붙였지만 결국 그녀의 생각을 흔들 수 없었다. 부부는 화가 나 비행기를 타고 울심시로 돌아갔다.이제 그녀 혼자만 남아 어머니의 화장을 기다리고, 유골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그녀에게 가장 가족의 동행이 필요했던 때, 아버지는 감옥에 있고, 남동생은 어머니의 보상금 때문에 그녀와 틀어졌다.참으로 비참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바라보았다.[오정화(53세) 화장 중.]온기 없는 글자가 뜨거운 용암처럼 그녀의 심장에 새겨졌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다.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지만, 내려놓을 수도 없었다.그녀의 곁에는 더는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이제 곧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문득, 차분한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허서령은 곁눈질로 한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와 자신 옆에 앉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옆 사람을 바라보았다.남자는 검은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몸은 곧았고, 손에는 비타민 C가 들어간 전해질 음료 한 병을 들고 있었다.익숙한 잘생긴 얼굴은 어둡고 무거웠으며, 죄책감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깊이 바라보고 있었다.허서령의 마음이 갑자기 조여들었다. 지강산이 갑자기 나타난 것을 보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옷자락을 움켜쥐었다.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은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왜 왔는지 몹시 의아했다.지강산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손에 든 음료를 그녀에게 건넸다.지난 이틀 동안 그녀는 어머니의 장례 문제로 바빴고, 사실상 제대로 먹은 것이 거의 없었다. 오늘은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아 몸이 버티기 힘든 상태였다.“고마워요.”허서령은 받아 들고 뚜껑을 비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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