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고결하고 기품 있는 성품에 훈장을 수여한 명망 높은 가문 출신의 수재인 지강산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눈부신 존재였다. 4년의 열애 기간 동안 허서령이 그의 일생일대의 유일한 사랑임을 모두가 의심치 않았다. 그러다가 ‘양다리’ 사건이 터지면서 두 사람은 결국 이별했다. 5년 만에 다시 마주한 날, 지강산이 허서령을 벽으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두 눈에 원한이 들끓었다. “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영원히 사라졌어야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돌아온 건 그녀의 단호하고 깔끔한 대답이었다. “알았어요.” 지강산은 허서령을 뼛속까지 증오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녀에게 미쳐 있었고 그녀 앞에만 서면 속절없이 자제력을 잃고 무너져 내렸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모든 진실이 드러났다. 지강산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허서령을 쳐다보면서 문으로 몰아붙였다. “평생 속죄하면서 살게. 너의 그 지독한 빚들 이제부턴 내가 다 감당할 테니까 나랑 결혼해.”
Lihat lebih banyak허서령은 순간 긴장이 풀리며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골목길은 텅 빈 채 고요하고 아무도 없었다.순간 차오르던 희망이 와르르 무너졌다.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남자는 어느새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손목을 비틀더니 전기충격기를 빼앗아 덤불 속으로 던져버렸다.허서령은 겁에 질린 채 달리기 시작했다.“살려주세요!”진성호가 빠르게 따라붙더니 그녀 머리카락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아악!”두피가 찢어질 듯 아팠다.그녀는 더는 앞으로 달릴 수 없었다.진성호는 덩치가 크진 않았지만 남녀 간 힘 차이는 명확했다.그의 앞에서 허서령은 여전히 약자였다.진성호는 한 손으로 그녀 입을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 머리채를 잡아끌며 덤불 사이 좁은 길로 끌고 갔다.그의 집 방향이었다.“읍읍...”허서령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두피가 너무 아파 눈물이 핑 돌았고, 공포는 수많은 독화살처럼 그녀 심장을 찔러댔다.몸부림치는 사이 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그 순간 그녀는 휴대폰이 아직 외투 주머니 안에 있다는 걸 떠올렸다.그녀는 손을 주머니에 넣어 휴대폰을 꺼내 뒤로 숨긴 뒤 익숙한 동작으로 지문 잠금을 해제했다.아마 채팅 화면이 그대로 떠 있을 터였다.그녀는 손가락으로 화면 아래 ‘말하기’ 버튼을 길게 눌렀다.그리고 있는 힘껏 진성호의 손을 물어버렸다.“젠장!”고통을 느낀 진성호는 그녀의 입을 놓았다.그 틈을 타 허서령은 소리 높이 외쳤다.“진성호! 왜 날 네 집으로 끌고 가는 건데! 살려줘...”진성호는 분노에 눈이 뒤집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짝!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허서령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뺨은 화끈거렸고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으며 휴대폰도 멀리 튕겨 나갔다.진성호는 즉시 그녀 휴대폰을 주워 확인했다.잠금 화면 상태인 걸 보고 그대로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었다.허서령이 겨우 몸을 일으키자 그는 다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힘이 너무 세서 턱과 볼이 부서질 듯 아팠다.
“직접 만드는 거예요?”“그건 진짜 무리야. 포장된 거 사와야 해.”허서령은 걸어가며 음성 메시지를 듣고 있었다.입가의 미소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지강산의 낮고 깊은 목소리는 음성 메시지로 들어도, 직접 들어도 여전히 좋았다.그녀는 일부러 서운한 척 늘어진 말투로 답했다.“아쉽네요...”그러자 지강산이 바로 물었다.“삐졌어?”허서령은 그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괜히 자기 한마디에 또 레시피를 찾아보며 복잡한 팥죽을 만들려고 애쓸까 봐 서둘러 말했다.“안 삐졌어요. 기대 중이에요. 내일 동지라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랑 드론쇼 한다더라고요.”“같이 보러 갈까?”“내일 봐서요. 야근할지도 모르잖아요.”허서령은 고개를 숙인 채 단지 안으로 들어섰다.집에 가서 이야기하길 기다릴 수조차 없는 것처럼 지강산과의 음성 메시지는 끊임없이 이어졌다.밤안개가 내려앉은 단지 산책로에는 사람 그림자도 드물었고 가로등 불빛도 희미했다.“허서령!”갑자기 남자의 익숙하면서도 분노에 찬 고함이 뒤에서 터져 나왔다.허서령은 깜짝 놀라 휴대폰을 움켜쥔 채 뒤를 돌아봤다.진성호였다.그는 얼굴이 잔뜩 굳은 채 음산한 눈빛으로 주먹을 움켜쥐고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분노에 휩싸인 모습이었다.허서령은 즉시 휴대폰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가방 안으로 손을 넣어 전기충격기를 움켜쥐었다.“무슨 일이야?”그녀는 긴장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네 엄마 대체 왜 그러는데?”진성호는 폭발하듯 소리쳤다.“네 동생 결혼식이 다음 달 1일, 새해 첫날이잖아.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내 돈 필요 없다 그러고, 네가 나랑 결혼하기 싫어하면 강요 안 하겠다고 하고, 나더러 너 괴롭히지 말라더라.”허서령 역시 궁금했다.지강산이 도대체 엄마에게 무슨 말을 했고, 무슨 일을 한 건지.하지만 그 뒤로 어머니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고, 그녀의 삶은 오랜만에 평온하고 편안해졌다.“법적으로 성인은 결혼의 자유가 있어. 내가 원하지 않으면 누구도 강요 못 해. 그러니까
지강산은 방 안으로 들어가, 한 손엔 간식 상자를 들고, 다른 손으로 문을 닫으려 했다.허서령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방문을 두 손으로 붙잡고 또박또박 말했다.“저 혼자 지하철 타고 출근할 거예요. 안 데려다줘도 돼요. 알겠어요?”지강산은 태연하게 웃었다.“친구끼리 왜 그래?. 부담 갖지 마. 차비 안 받을게.”“차비 문제가 아니에요.”허서령은 얼굴을 굳히고 진지하게 말했다.“시간이랑 체력 문제라고요.”“난 시간도 체력도 남아돌아.”“강산 씨...”지강산은 여유롭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문 안 놓으면 오늘 밤 나랑 자고 싶은 거로 알 거야.”갑자기 날아든 노골적인 농담에 허서령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급히 손을 뗐다. 얼굴은 또다시 새빨개졌다.“잘 자.”지강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문을 닫았다.허서령은 그의 방문 앞에 서서 깊게 숨을 내쉬었다.머릿속엔 방금 그가 했던 말이 맴돌았다.“친구끼리잖아.”‘세상 어느 평범한 친구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아침 차려주고, 출근도 데려다주고.’성인이면 굳이 분석하지 않아도 서로 알고 있는 감정이 있었다.허서령의 입가엔 문득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돌려 자기 방으로 걸어갔다.그와 친구로라도 지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행운이었다.이제 더는 괜한 감정싸움은 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평범한 관계라고 해도, 그게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몰랐다.‘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다음 날, 허서령은 평소보다 30분 더 자고 일어나, 바라던 대로 지강산이 만들어준 달걀 요리와 야채죽을 먹었다.더는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 안에서 끼어 있을 필요도 없었고, 서서 갈 필요도, 급하게 뛰어다닐 필요도 없었다.그저 지강산의 따뜻하고 편안한 차 안에 앉아 그가 준비해준 작은 간식을 먹으며 편하게 회사에 도착하면 됐다.그녀의 퇴근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고, 야근하고 늦게 들어오는 일도 많았다.지강산은 그녀를 데리러 오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집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하는 듯했다.허서령은 손가락으로 그가 들고 있는 간식 세 개를 아래에서부터 하나씩 가리켰다.“쌀과자, 깨강정, 전남친 토스트.”지강산의 코가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는 입을 다물고 웃음을 참으며 조금 민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응. 들었어.”“우리 지역 특산물인데 혹시 안 먹어봤을까 봐 가져온 거예요.”“토스트를 많이 먹어봤어도 전남친 토스트는 처음이네. 무슨 맛이야?”“고소하고 부드러워요. 강산 씨 너무 단 거 안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단 과자는 안 가져왔어요.”지강산은 입술을 가볍게 깨문 채 손에 든 과자를 몇 번이나 다시 보다가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깊어졌다.“일부러 나 주려고 가져온 거야?”허서령은 순간 마음이 요동치는 걸 느끼며 급히 해명하듯 말했다.“제가 큰 상품 못 뽑아서 회사에서 위로차 선물 준 건데, 대부분 엄청나게 달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이 세 개만 골랐어요. 깨강정이 조금 달긴 한데 나머진 괜찮아요. 강산 씨 입맛에 맞을 것 같아요.”“내가 너무 단 거 안 좋아하는 것도 기억하고 있었네?”지강산은 깊고 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허서령은 그 시선에 가슴 깊은 곳이 살짝 떨렸다.두 사람 사이로 묘한 온기가 흐르기 시작하며 눈빛이 오가고 공기마저 뜨겁게 달아올랐다.허서령은 얼굴이 뜨거워진 채 이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결국 지강산이 먼저 침묵을 깼다.“고마워.”그는 간식 세 개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늦었으니까 들어가서 씻고 자.”허서령은 TV를 가리켰다.“농구 아직 안 끝났잖아요.”그제야 지강산은 TV를 아직 끄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리모컨을 집어 TV를 끄고,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목소리도 따라서 부드러워졌다.“내일 아침 뭐 먹고 싶어?”“네?”허서령은 멍해졌다.“죽? 아니면 국수?”지강산은 면 요리를 좋아했지만 허서령은 밥 종류를 더 좋아했다.허서령은 가방을 들고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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