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여기서 잘 거냐고? 쉬러 안 갈 거야?"당연하다는 듯 묻는 말에 설아는 그제서야 말뜻을 이해하고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예에……"밖으로 나서자, 연백리가 가볍게 손짓했다. 어디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시녀들이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여기 소낭자가 쉴 곳으로 안내해줘."그 한 마디를 남기고, 연백리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사라져버렸다. 넓은 등이 회랑 너머로 멀어지도록,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설아는 그 자리에 선 채로 망연자실하게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 걸까."소낭자, 이쪽으로 오시지요."시녀의 나직한 목소리에 설아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얼른 발걸음을 옮겨 뒤를 따랐다.안내를 받아 들어선 곳은 아담하고 조용한 숙소였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돈된 공간이었다. 설아가 채 주위를 둘러보기도 전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아가씨!""청아야!"두 사람은 그대로 서로에게 달려들어 두 팔로 꼭 부둥켜 안았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길고 아찔했는지, 누군가의 온기를 느끼는 순간에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 설아는 청아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만에야, 두 사람은 천천히 서로를 떼어냈다. 눈가가 촉촉했지만, 두 사람 모두 웃고 있었다."아가씨,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청아는 포옹을 풀고 한 걸음 물러서더니, 설아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훑어보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아가씨, 다치신 곳은 없지요? 전…… 경무왕부에 끌려가신 줄만 알고!"말을 끝맺지 못하고 청아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두 뺨을 타고 굵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많이 놀랐지?"설아는 청아의 손을 꼭 잡아 쥐었다."별일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놀라지 말고 들어."청아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을 들어 설아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지, 울음을 꾹 참으며 입술을 다물었다."이제 앞으로…… 아니, 오늘부터 이곳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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