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못했어요. 그날 술을 너무 마셔서... 형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책임질게요.”심주혁의 말이 끝나자, 허수정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어떻게 책임질 건데요? 설마 서방님이 동서랑 이혼하고 저랑 결혼할 수 있어요? 전 이미 서방님의 사람이 됐고, 서방님의 아이까지 낳았어요. 게다가 형님은 지금 그런 상태인데, 제가 이렇게 고생하는 걸 그냥 두고 볼 거예요?”‘이혼’이라는 말이 나오자, 영상 속은 침묵에 잠겼다. 조용하던 차 안에서도 다시 한번 기사의 거친 욕설이 터져 나왔다.“저게 남자예요? 아가씨, 설마 그 개자식 아내가 아가씨라는 건 아니겠죠?”말을 내뱉고 나서야 자기가 선을 넘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다.강정연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심주혁과 허수정이 그런 짓을 저지르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는데 그녀가 남의 시선을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그녀는 심주혁 같은 가식적인 태도가 역겨웠다. 진짜로 첫사랑을 좋아했다면 애초에 결혼했어야지, 왜 하필 그 여자가 형수가 된 뒤에야 얽히고설키는 걸까.그 시각, 심주혁은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허수정을 바라보며 복잡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허씨 가문과 심씨 가문 두 집안은 대대로 친분이 깊었고, 형수가 된 허수정은 그의 마음속 첫사랑이었다. 유학에서 돌아왔을 때 이미 그녀가 형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아쉬웠지만 그 감정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다. 이후 강정연을 만나면서 그는 분명 그녀와 함께 평생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그러나 1년 전 비 내리던 밤, 허수정이 울면서 그를 찾아와 사람을 쳤다고 말했을 때, 그는 그녀를 달래다가 목에 걸린 펜던트를 발견했다. 그는 한눈에 알아봤다. 그것은 어린 시절 강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소녀에게 건넸던 바로 그 펜던트였다.목숨을 구해준 은혜와 오랜 짝사랑, 그는 거의 망설임 없이 허수정을 도와 이 일을 처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그 사고로 강정연의 할머니가 수술대에서 내려오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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