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의 아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Chapter 1 - Chapter 10

65 Chapters

1화

전날 비가 내린 탓에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였고 거리의 차들도 바쁘게 오갔다.그 중 한 사람, 노은주.그녀는 지금 비서실장으로 승진한 뒤 첫 출근이다.익숙하게 다녔던 길이지만 오늘따라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직급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새롭게 모시게 될 사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사실 비서실 직원에 불과했던 은주가 실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새로운 사장의 부임 시기에 맞춰 인사 이동이 이뤄진 것이다.입사 동기인 인사과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번에 오는 사장은 그룹 회장의 장손이라고 했다.그는 그룹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그룹의 총수가 될 후계자 수업의 시작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이러한 사실을 떠올리자 은주는 긴장이 되는 듯 왼쪽 손가락 끝을 만지작 거렸다.긴장하면 제일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 바로 왼쪽 중지 지문이 있는 곳의 작은 상처였다.그리고 그 상처가 저릿해져 올 때면 은주는 다시 악몽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행복 보육원’사실 은주는 보육원 시절이 그리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활발한 은주는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다.덕분에 반장이 되어 선생님들의 신임도 받았다.하필 그날은 혼자 남아서 담임 선생님과 옆반 선생님의 학급 환경 미화를 도와주고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귀가를 했었다.보육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류장에 내리자 성태가 서 있었다.그는 은주보다 한 살 많은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그리고 은주가 평소 좋아하던 보육원 선배 오빠였다.성태를 보자 은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어머, 오빠. 왜 여기 있어?”“응... 그냥... 지나가다가...”은주는 어색하게 웃는 그의 모습마저 멋있다고 생각했다.은주는 성태의 큰 키와 잘 생긴 얼굴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자신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공부도 잘 해서 앞으로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그런데 오늘 성태는 별로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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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지금 내리실 정류장은...」버스 안내 방송에 은주가 정신을 퍼뜩 차렸다.매만지던 손가락의 저릿함은 여전했지만 현실로 돌아오자 서서히 사라졌다.손가락 끝에 있는 상처는 그날 그녀가 저항하다가 어디에 베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처였다.하지만 그녀가 긴장할 때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과거의 기억들을 끄집어내는 방아쇠같은 존재였다.그리고 또 하나. 은주를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그 과거의 기억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신체가 반응한다는 사실이다.이건 반사작용이다.그녀의 의지가 아니다.지금 은주가 앉아 있는 버스의 시트에 남은 젖은 흔적처럼.긴장되는 상황을 만나면 바로 반응하는 손가락의 저릿함.그와 동시에 그녀는 과거로 소환되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밑이 흥건하게 젖어 있다.그래서 평소 답답해도 꼭 팬티 라이너를 착용하는 그녀였지만 오늘은 놓치고 말았다.평소 아껴두었던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느라 옷매무새를 망치지 않으려고 팬티 라이너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다.은주는 핸드백에 손을 넣어 물티슈 한 장을 꺼냈다.핸드백을 세워 사람들의 시선을 가린 뒤 치마를 닦는 척하며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재빨리 시트를 닦아냈다.다행히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쳐다보거나 하지 않았다.한숨이 나왔다.이럴 때면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이렇게 반응을 해버리는 자신의 몸이 밉기까지 했다.은주는 다른 사람들보다 성욕이 강했다.과거 그 일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하지만 자위든 섹스든 그 끝은 항상 과거의 그 사건을 떠올리는 것이었다.그리고 마지막 절정의 입구에서 성태의 그 얼굴이 보였다.희미한 미소를 띈 것 같은 묘한 표정의 그 얼굴.은주는 생각을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버스에서 내려 회사까지 걸어가는 길에 눅눅한 속옷의 느낌이 불쾌했지만 비서실장으로서의 첫 출근을 망치지 않기 위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명찰을 목에 걸었다.입구를 통과해 비서실에 들어가자 먼저 출근한 직원들이 반갑게 그녀를 맞이한다.“인사는 나중에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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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오후 일정이 시작되었을 때 종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비즈니스적인 대화를 이어갔지만 가끔 은주가 서류를 건넬 때마다 일부러 손을 스치거나 말없이 눈을 맞추는 행동을 했다.은주는 그때마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그리고 손가락 끝의 저릿함 때문에 손이 떨렸지만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었다.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은주가 내일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갔을 때 종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노 실장님, 저녁에는 언제 시간이 됩니까?”사적인 질문이었고 은주는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사장님 편하신 시간에 맞추겠습니다.”종우는 은주의 대답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재킷을 들고 선 은주 앞으로 다가서며 종우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은주 곁으로 다가갈수록 좋은 향기가 났다.아침에 뿌린 향수가 살냄새와 섞이며 향의 마지막 노트가 더욱 농밀해진 것이다.향기를 맡으며 은주가 내민 재킷에 팔을 집어넣는 종우의 머릿속에는 이미 원피스를 벗은 알몸으로 서 있는 그녀의 나신이 그려지고 있었다.‘어떤 모습일까. 침대에서 그녀의 모습은.’사장실문을 나서며 종우가 말했다.“내일부터는 말 편하게 할께요.”다른 직원들이 있는 터라 은주가 흠짓 놀랐지만 티나지 않게 대답했다.“네, 사장님.”임원 전용 엘이베이터를 향해 복도를 걸어가는 종우를 바라보며 은주가 인터폰을 눌렀다.“사장님 나가십니다.”종우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은주를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은주는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은주의 손가락 끝이 그 어느 때보다 저릿했다.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어느 날, 일정을 브리핑하러 들어간 사장실에서 종우가 은주에게 말했다.“오늘 저녁 식사 괜찮나?”“아... 네. 적당한 곳으로 예약 잡겠습니다. 몇 분으로 예약할까요?”종우가 서류에 서명한 뒤 옷장 쪽으로 걸어가자 은주가 얼른 뛰어가 재킷을 꺼내 들었다.종우는 코 끝에 전해져오는 은주의 향수 섞인 살냄새를 맡으며 말했다.“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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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하지만 지금 은주는 종우를 기쁘게 하고 싶다.그게 어떻게 하는건지 다 알수는 없어도 그의 마음을 사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다.“네, 아주 좋네요. 이런 덴 처음이라...”하지만 불쑥 속마음이 입밖으로 나오고 말았다.은주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가난과 비루함을 감추기 위해 애썼지만 그리고 최소한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고 느꼈지만 종우 앞에서는 그 방어막이 허술해지는 느낌이었다.종우가 빙긋 웃으며 서버를 향해 눈짓을 하자 서버가 밖으로 나갔다.잠시후 은주가 들어온 문이 아닌 왼쪽의 막혀있는 벽처럼 보였던 곳이 열리며 작은 바가 나타나고 그 안에 쉐프 한 명이 생선을 손질하며 서 있었다.그는 종우를 보더니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했다.“사장님, 부임 축하드립니다!”은주는 그 모습이 낯설었지만 종우와 쉐프는 이미 아는 사이인 듯 보였다.“사장은 무슨. 그냥 하던대로 해, 임마.”소탈하고 담담한 목소리.쉐프를 향해 미소지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 은주의 심장이 떨렸다.덩달아 손끝이 미세하게 저릿해지고 있음을 또한 느꼈다.“에이 그래도... 손님도 계신데... 혹시 누구...”쉐프가 말끝을 흐리자 종우가 말했다.“앞으로 내 사생활과 약점까지 다 틀어쥘 사람이지.”은주는 순간 놀라며 무슨 그런 말을 하냐는 표정으로 종우를 쳐다봤지만 그는 은주에게 눈길 조차 주지 않았다.쉐프가 나직하게 말했다.“혹시 그 비서실장님?”어짜피 좁은 공간이라 작게 말해도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들을 수 있다.은주는 ‘그 비서실장’이라는 그의 말에 꽂혔다.‘그’라는 표현으로 미루어보건데 종우는 이미 그 쉐프에게 은주에 관한 언급을 했다는 뜻이다.은주의 심장이 이전보다 더욱 뛰었다.그가 왜 은주의 이야기를 했을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손끝이 강하게 저릿하며 아래에서는 애액이 울컥 솟아났다.그런 은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종우는 계속 쉐프와 잡담을 주고 받다가 어느 새 들어온 서버가 쉐프가 손질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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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잠시후 서버가 멋진 안주 한 상을 내왔다.그리고 잠시 뒤 쉐프가 다른 사케 한 병을 가지고 나타났다.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을 본 쉐프가 미소를 지었다.그날 수다는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술자리가 파하려고 할 때 종우가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 때 쉐프가 말했다.“우리 형님, 정말 좋은 분이예요.”이미 둘 사이에 일어난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고 있다는 듯 쉐프가 운을 떼자 은주의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우리 형님이 평소 그런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 은주씨한테 한 눈에 반했다고 하더라고요.”은주는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멍했지만 마음 속 한 곳에서 피어오르는 행복감으로 인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종우는 은주의 손을 잡고 깍지를 꼈다.둘은 말이 없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농밀한 분위기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다음 날, 아침.다시 사장실에서 마주친 종우는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신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은주만해도 얼굴이 붓고 피부가 거칠어진 느낌이었지만 종우에게는 전혀 그런 모습이 없었다.일정 브리핑을 위해 사장실로 들어간 은주에게 종우가 먼저 물었다.“어제 잘 잤나?”은주가 부은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숙이고 브리핑을 시작하자 중우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은주는 그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최대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트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곁눈질을 통해 종우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은 알았지만 은주는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바로 그 때, 은주 뒤로 다가온 종우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그리고는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살냄새를 흠뻑 들이마셨다.그의 콧김으로 간지러움을 느낀 은주가 몸을 비틀었지만 워낙 강하게 끌어 안고 있는 터라 벗어날 수는 없었다.목덜비를 간지럽히던 종우의 입술이 은주의 뺨에 닿았다.은주가 살짝 고개를 돌리자 종우가 입술을 포개왔다.이번엔 곧바로 그의 혀가 은주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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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종우는 은주의 엉덩이를 받치고 그녀의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감은 뒤 번쩍 들어 올렸다.성적 흥분으로 아드레날린이 넘치고 있는 종우에게 은주의 몸은 가볍게만 느껴졌다.은주의 눈에도 지금 종우의 모습은 발정기의 짐승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은주 역시 넘치는 흥분감으로 인해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그 짐승같은 종우가 자신의 몸을 거칠게 다뤄주기를, 크게 발기한 페니스로 자신의 자궁을 가득 채워주기를 바라는 욕망으로 가득찼다.그순간 종우의 페니스가 뿌리까지 밀고들어와 은주의 자궁 입구를 두들겼다.질 내벽이 확장되며 기묘한 통증이 은주의 온 몸을 휘감았다. 아프지만 아프기만한 것은 아니었다.아프지만 기분을 들뜨게 만들고 황홀하게 만드는 묘한 통증이었다.은주는 난생 처음 겪는 느낌에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느라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그마저도 한계에 도달하자 자신도 모르게 종우의 입술을 찾았다.“흐읍!”그것이 기폭제였을까.종우는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그 움직임에 맞춰 두 사람의 혀도 서로를 탐하느라 부지런히 움직였다.종우가 별안간 입술을 떼더니 하체를 움직이면서도 자신의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풀어 던져버렸다.그리고 허리까지 말려 올라가 있는 은주의 원피스도 벗겨냈다.격렬한 움직임에 가까스로 은주의 가슴을 지탱하던 브라까지, 종우는 거추장스럽다는 듯 풀어서 던져 버렸다.이제 아무 것도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게 된 두 사람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종우의 집무실에서 본능적인 쾌락에만 집중했다.길게 솟구친 페니스의 감각이 주는 쾌감에 종우는 미친 듯이 피스톤질을 해댔고, 더 이상 신음을 참기 어려워진 은주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어깨쪽 승목근을 이빨로 깨물었다.그때 종우의 허리 움직임이 마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더욱 격렬하게 움직였다.사장실 안에는 물기를 머금은 살끼리 부딪히는 소리만 가득했다.그리고 은주의 질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종우의 움직임에 따라 사방으로 흩어지며 뿌려졌다.규칙적으로 질척거리는 소리가 점점 빨라지더니 이내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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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종우의 목소리는 철저히 사무적이었고, 은주를 향한 서늘한 시선에는 어젯밤 발정기의 짐승 같았던 욕정은 온데간데없었다.은주는 서류를 받아 들며 남몰래 입술을 깨물었다.자신이 얼마나 헛된 기대를 했던가.그에게 자신은 그저 쾌락을 배설하기 쉬운 상대, 하룻밤 노리개에 불과했던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동시에 텅 빈 마음을 그에게 기대어 채우려 했던 스스로에 대한 지독한 수치심이 밀려왔다.종우는 퇴근 시간이 될 때까지 은주를 철저히 '비서실장'으로만 대했다.실망과 우울함이 뒤섞인 무거운 발걸음으로 퇴근해 원룸에 돌아온 은주는 화장도 지우지 못한 채 침대에 멍하니 걸터앉아 있었다.몸은 아직도 그 생생한 감각을 기억하고 있는데, 정작 지금 자신을 감싸고 있는 것은 7평 남짓한 초라한 자취방의 서늘한 공기뿐이었다.한여름 밤의 달콤한 꿈에서 깨어난 기분이었다.지독한 헛헛함.몸을 섞었다고 해서 그의 마음 한구석이나마 차지했을 거라 착각한 자신이 한없이 가벼운 하룻밤 노리개처럼 느껴졌다.아직도 허벅지 안쪽에는 그가 남긴 정사의 뻐근함이 선명하게 남아있지만 은주는 그 육체의 감각마저 주제 파악을 못한 자신을 조롱하는 것 같아 두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채 깊고 건조한 한숨만 토해냈다.그때, 적막을 깨고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는 최종우 사장.은주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네, 사장님.""노 실장, 쉬고 있는데 미안합니다. 내가 지금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인데, 내 집무실 책상 밑에 보면 작은 쇼핑백이 하나 있을 겁니다. 그걸 내 집으로 가져다줄 수 있겠습니까?"그의 음성은 매우 정중했다.하지만 그 심플함 속에는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묵직한 힘이 숨어 있었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은주는 입고 있는 옷차림 그대로 황급히 집을 나섰다.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회색 스판 원피스에 가디건을 걸치고 샌들을 신었다.머리는 말아 올려 집게 핀으로 고정하고 기초 화장품만 바른 채였다.택시를 타고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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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침대로 옮겨 갈 시간 조차 없었다.이제 종우는 은주를 뒤 돌아 세워 벽의 가구를 손으로 짚게 한 후 골반을 잡아 빼 뒤에서 삽입했다.애액으로 듬뿍 젖은 은주의 질 내벽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종우의 페니스를 감싸쥐고 쥐어 짜내듯 자극했다.종우는 그런 움직임을 생생하게 느끼며 기둥끝까지 삽입하고 허리를 흔들어댔다.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모르고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식할 정도였다.모터가 달린 듯 재빠르게 움직이던 그의 허리가 일순간 움직임을 멈췄다.전에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묘한 신음 소리.“아흐흑!”그런 소리는 낸 것은 은주가 아니라 종우였다.오히려 은주는 터져나오는 신음을 애써 참느라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하지만 종우의 신음 오묘한 신음 소리를 듣는 순간 은주 역시 참지 못하고 정점을 찍고 온 몸을 떨며 민망한 소리와 함께 액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맑은 액체가 그 좁은 사이를 비집고 바닥으로 후드득 떨어졌다.종우가 페니스를 빼자 하얀 액체가 은주의 몸에서 미끄러지듯 삐져 나오기 시작했다.그녀가 민망하지 않도록 종우는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눕혀 주었다.정사를 벌이는 동안 거칠었던 그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티슈를 뽑아 아직 흥건하게 젖어 있는 그녀의 아래를 닦아 주기까지 하였다.은주는 아직 쾌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어쩔줄 몰라 하면서도 종우의 배려가 부끄러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그렇게 뜨거운 정사를 마치고 샤워를 한 뒤에야, 은주는 종우의 침실이 얼마나 거대하고 고급스러운지 깨달았다.최고급 가구와 사치스런 인테리어.가난하게 살아온 자신의 비루한 처지와 너무도 대비되는 공간에 은주는 묘한 위축감을 느꼈다.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던 종우가 위축된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직하게 말했다."우리 꼭 부부 같네."그 한마디에 은주의 심장이 이전보다 훨씬 더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종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에 있던 쇼핑백—조금 전 은주가 직접 들고 왔던 바로 그 쇼핑백—을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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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그후로 며칠 동안 종우와 은주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지냈다.하지만 그 며칠이 은주에게는 무척이나 고역이었다.종우의 저택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난 후 둘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음 날 아침 종우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사무적이었고 딱딱했다.오히려 티를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렇게 대하는 것도 아니었다.그의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그랬다.은주는 몰려오는 자괴감에 몸을 떨었다.그가 발정났을 때만 욕구를 풀어주는 도구로 사용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그녀를 들뜨게 만들었던 그 선물들도 그냥 하룻밤 몸을 섞은 것에 대한 댓가인가 하는 생각들.그녀 스스로 ‘내가 창녀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렇게 자괴감에 빠져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던 목요일 저녁.거짓말처럼 문자가 왔다.종우였다.「지금 집으로 와」간단한 내용이었지만 그 간단한 문자에 은주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한참 고민을 하다가 겨우 한 글자를 찍어 보냈다.「네」하지만 답장을 보내고 나서도 고민은 사라지지 않았다.오늘은 따로 지시받은 업무도 없는데 어떤 명분으로 가는 것인지, 사적인 부름이라면 옷차림을 어떻게 해야할지, 화장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든 것이 고민이었다.그때 머릿속이 띵 하고 울렸다.그가 준 속옷.은주는 서랍장을 열어 그가 준 속옷을 꺼냈다.미리 세탁해두어 잘 접어놓은 속옷이 눈에 들어왔다.그가 지시하지도 않았지만 은주는 본능적으로 이 속옷을 입고 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다시 손끝이 저려왔다.심장이 빠르게 뛰며 마치 오바이트가 나올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입고 있던 속옷을 벗고 그가 준 속옷을 입고 전신 거울 앞에 섰다.군살 없이 탄탄한 굴곡진 몸이 전신 거울 앞에 서 있다.게다가 브라에 컵이 없어 유방이 그대로 노출되었고, 팬티 역시 아래가 뚫려 있어서 음부가 그대로 노출되었다.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자 손끝이 강하게 저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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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재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는 은주의 표정을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 아이처럼 흥미롭다는 듯 관찰하며 상체를 숙여 거리를 좁혀왔다."실장님, 어디 아프세요?"재윤의 시선이 은주의 굳게 닫힌 코트 자락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맨다리를 향해 진득하게 들러붙었다.금방이라도 치마 속의 음란한 비밀이 들통날 것 같은 숨 막히는 긴장감에 은주의 눈동자가 쉴 새 없이 흔들렸다.정신을 잃을 것 같은 바로 그 찰나였다.“재윤이니?”2층 계단을 내려오던 종우가 말했다.재윤은 자리에서 일어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좀 전에 들어와서 방금 샤워했어요.”“오늘도 농구한거야?”“네, 친구들이랑...”은주는 말 없이 재윤을 쳐다보았다.자신에게 업무 운운하던 그 눈빛이 아니었다.종우를 대하는 그의 눈빛은 순한 양처럼 말을 잘 듣는 어린 아들일 뿐이었다.“그래, 쉬엄 쉬엄 해라.”종우가 말을 마치고 은주에게 말했다.“회의 끝났어. 이제 올라가지.”은주는 재윤의 시선을 피해 종우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그때 계단 아래쪽 벽면에 있던 강한 조명 때문에 은주의 실루엣이 재윤의 눈에 들어왔다.비록 원피를 입고 있기는 했지만 몸에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옷감이라 그녀의 굴곡진 완벽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그리고 그녀가 게단을 한 칸 더 올라서자 양 다리 사이로 거뭇한 치골의 굴곡까지 고스란히 드러났다.그리고 그 놀라운 광경은 재윤의 머릿속에 그대로 각인되었다.은주가 2층으로 사라져버린 뒤에도 재윤은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계단을 바라보고 있었다.한편, 종우의 뒤를 따라 2층 침실로 들어선 은주는 엉거주춤 서 있었다.그런 그녀를 종우가 뒤에서 끌어 안았다.부드러운 원피스의 재질 아래로 풍만하게 굴곡져 있는 은주의 몸을 여기 저기 어루 만지며 애무를 했다.은주는 종우의 입술과 손길이 닿을 때마다 온 몸을 떨며 묘한 신음 소리를 냈다.종우가 은주의 원피스 치마 자락을 허리까지 걷어 올리고 팬티 위로 손을 뻗었다.그가 흠칫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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