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몇 달 동안 나는 도시마다 일주일씩 머물고 다음 도시로 떠나는 일정을 반복했다.차선우의 정보는 늘 한발 늦어 번번이 나와 엇갈렸다.하지만 신기하게도 서도겸은 언제나 나의 다음 행선지를 정확히 알아내고 나타났다.어느덧 나도 서서히 그의 존재에 익숙해져 갔다.심지어 내가 가고 싶은 도시를 먼저 말하고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그동안 차선우는 끊임없이 번호를 바꿔가며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진절머리가 나려던 참에 나는 마침내 그의 전화를 받아줬다.전화기 너머 차선우의 목소리는 경악으로 가득했다.“여보세요? 여보, 드디어 내 전화 받았네! 내가 다 설명할게...”나는 그의 말을 무정하게 끊었다.“또 그딴 얘기나 할 거면 끊어 그냥. 법원 소장 받았지? 최대한 빨리 이혼하자.”차선우의 목소리가 떨려왔다.“이혼 안 하면 안 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그래서 뭐? 이제 와서 사과하면 죽은 두 아이가 살아 돌아와? 네가 민채원이랑 잔 게 없던 일이 돼? 이혼 말고는 더 이상 연락하지 마. 목소리만 들어도 토 나오니까!”말을 마친 나는 전화를 끊었다.고개를 돌리니 서도겸이 바로 옆에 서 있었다.그는 아무것도 못 들은 척 수제 초콜릿 한 조각을 내게 건넸다.“이 동네 초콜릿이 유명해. 한번 먹어봐.”나는 한숨을 쉬며 더 이상 화제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도겸 씨, 나랑 선우 일이 SNS에 쫙 깔렸으니 도겸 씨도 다 알고 있겠죠? 난 이제 나이도 적지 않고 한번 다녀온 여자예요. 도겸 씨는 결혼도 안 했으니 나보다 훨씬 젊고 예쁜 여자들 충분히 만날 수 있다고요.”서도겸은 초콜릿을 내 입안에 쑥 밀어 넣었다. 진하면서도 살짝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퍼졌다.“하지만 그 여자들은 네가 아니잖아. 지난 일은 이미 다 지나갔어. 여태껏 결혼 안 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미 결혼했기 때문이었어. 놀랍게도 그 사람은 이제 이혼했고 난 또다시 다가갈 기회가 생긴 거지.”순간 나는 마음이 설레고 코끝이 찡해졌다.“은지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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