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선우를 떠난 첫 달, 그토록 바라왔던 바닷가 도시에서 힐링하기로 했다.또한 그곳에서 대학 시절 마냥 다정했던 서도겸 선배를 우연히 만났다.이 낯선 도시에서, 유산 후 몸이 허약해진 나에게 선배는 매우 큰 힘이 되어주었다.나는 감정에 아주 민감한 편이다. 서도겸의 눈빛이 단순한 우정을 넘어섰다는 것을 느낀 순간, 나는 조용히 작별을 고하고 다음 도시로 향했다.SNS에 올라오는 차선우의 사과 메시지는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이따금 들려왔다.깊은 고뇌에 찬 그의 모습에 일부 사람들은 차선우의 외도를 이해할 수 있다고, 게다가 그가 평소 나에게는 정말 잘해주지 않았냐며 동정하는 여론도 생겨났다.다만 나는 차선우의 외도를 알게 된 순간, 이미 용서해줄 마음이 없었다.두 번째 도시에서 보름 정도 머물다가 이곳 기후가 맞지 않아 다른 도시로 옮기기로 했다.떠나기 전날, 나는 필요한 물건을 미리 사두려고 문밖을 나섰다.“은지야.”무심코 뒤돌아보니 놀랍게도 서도겸이 바로 뒤에 서 있었다.“은지야, 난 항상 진심이었어. 대학교 때 했던 말,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서도겸은 대학 시절에 이미 나에게 고백했었다.하지만 그때 나는 학업, 생계, 그리고 남동생까지 돌보느라 연애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잠시 망설이는 내게 서도겸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섣불리 거절하진 말아줘. 네가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줄게. 그전엔 절대 네 삶에 끼어들지 않아.”나는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저는 곧 이 도시를 떠나요. 앞으로 어디에 머물지, 또 언제 떠날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요.”서도겸은 웃었다.“내 말 믿어. 다음 도시에서도 우리는 꼭 만날 수 있을 거야.”그때 나는 선배가 허풍을 떠는 거라고만 여겼다.“좋아요. 그럼 다음 도시에서 봬요.”나는 서도겸을 지나쳐 걸어갔다.그날 밤, 내가 이 도시에 있다는 사진이 SNS에 올라왔고 차선우도 분명 봤을 것이다.본인 계정에 이런 글을 올렸으니까.[기다려.]나는 그 메시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평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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