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아 있던 희망마저 끊겨버렸다.나는 아무 정류장에서나 버스에서 내렸지만, 두 다리는 이미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몇 걸음 떼지도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몸을 전혀 통제할 수 없다는 감각은 숨이 막힐 만큼 괴로웠다.내 스스로가 쓸모없는 인간처럼 느껴지자, 억눌러왔던 감정이 그 순간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나는 울면서 미친 사람처럼 두 다리를 계속 내리쳤다.그때, 카메라를 들고 있던 한 여자가 급히 다가와 내 팔을 붙잡았다.그리고 조심스럽게 나를 길가 벤치까지 부축해 앉혔다.여자는 휴지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 있으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있을까요?”순간 몸이 굳어버렸다.그토록 오랫동안 바라왔던 관심과 걱정을 가족이 아닌, 아무 인연도 없는 낯선 사람에게 받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6년 전, 오빠인 강한서는 가난한 장학생이었던 강서율이 안쓰럽다며 가짜 친자 확인서를 만들어 부모님께 내밀었다.“서율이 진짜 부모님 친딸이에요. 제 친동생이고요.”진실을 알게 된 나는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울며 매달리듯 강한서에게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지만, 돌아온 건 사정없는 구타였다.“철 좀 들면 안 되냐?”강한서는 차갑게 말했다.“서율이는 고아야. 괴롭힘을 당하면서 살아왔어. 학교 사람들한테 가족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 아무도 함부로 못 건드린다고.”“넌 이미 부모님이랑 나한테 사랑 충분히 받고 살았잖아. 잠깐 서율이한테 그 자리 좀 양보하면 어때?”강서율은 집에 들어온 첫날부터 끊임없이 나를 모함했다.내가 촌년이라고 무시했다느니, 돈으로 사람을 깔봤다느니 그런 시답지 않은 말들로 나를 모함했다.강한서는 그런 말만 들으면 곧바로 나를 몰아세웠다.부모님은 대놓고 화내지는 않았지만 내게 차가운 침묵으로 일관했다.그러던 어느 날, 강서율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옷은 거의 찢겨 있었고, 몸에는 모욕적인 낙서 자국까지 남아 있었다.강서율은 갑자기 내 앞에 무릎을 꿇고는 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