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GL] 또 다시 첫사랑 : Chapter 1 - Chapter 6

6 Chapters

또 다시 첫사랑 Prologue.

'Celebration for the Launch of Issue 100'의 축하 파티에 방문하게 된 '카이에 드 라 셰 (Cahiers de la Chair )' 매거진의 주역 리오라 헤이즈 (Liora Hayes)의 칼럼니스트로서의 첫 파티였다. 리오라는 그 자리에서 샴페인을 마시고 있던 찰나였다. 그때 파티장 입구 쪽에서 매혹적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한 여자가 있었다.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그녀는 인터뷰 속 글로만 만난 사람이었다. 패션이라는 주제로 웹매거진에서 꽤 큰 조회수를 불러일으킨 사람이었다. 매거진에서는 20대의 나이에 빠른 인기를 얻은 여성을 거의 처음 만날 정도의 인재였던 것 같았다. 그런 그녀가 리오라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걸음걸이마저 세련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노출은 하나도 없었음에도 보자마자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오라는 샴페인을 들이키며 방금 든 생각을 기억에서 지우려고 애쓰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혹시, 리오라 씨?”“네?”긴 머리를 늘어뜨린 그녀가 리오라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건네왔다. 가녀린 손만큼 얇은 샴페인 잔을 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 앞에서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린 채 들고 있던 샴페인만 연거푸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 리오라를 보던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인사를 하기 위해 리오라의 앞으로 한발짝 더 다가섰다.“꾸뛰르 인터뷰했던 에비아 싱클레어라고 해요. 리오라 씨 너무 뵙고 싶었어요.”“아, 반가워요. 인터뷰 잘 봤습니다.” “뭐해요? 축하 파티 거의 끝나가요~ 끝나고 바로 집 가니까 다들 준비하세요~”“아, 에비아 씨 그럼 나중에.”잠깐의 인사 끝에 파티의 마무리를 위해 자리로 돌아갔다. 잠깐의 휴식 후에 마무리 인사를 하겠다는 편집장 샤를로트의 이야기에 샴페인 잔을 들고 말없이 허공을 바라보았다. 샤를로트의 옆에 같이 있던 클로에가 다가왔다. 처음에는 서로 말없이 잔만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클로에가 고민 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6-09
Read more

또 다시 첫사랑 1화. 첫 만남

(1) 실수 혹은 진심.어제 샴페인을 얼마나 마신 건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창문 밖으로 흘러 들어오는 햇살에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났는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하얀 이불을 덮고 있었다. 이곳은 파티 장소 근처의 호텔이었던 것 같았다. 당황해서 옆자리를 바라보는데 자리는 비어있었다. 그때였을까, 욕실에서 문이 열리면서 하얀 가운을 입고 나타나는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고개를 드는 순간 직감했다. 내가 저 여자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얼굴을 들 수 없어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일어났어요? 세상모르고 자길래 깨우진 않았는데.”“….”“설마, 제가 처음이에요?”“그게, 여자는 처음….”“내가 헤테로를 꼬신 거였나.”“네?”“말 놔요, 저 스물넷이에요.”“10년 차이….”“10년이 어때서? 룸서비스 시켰으니까 씻고 나와요.”그녀가 건네주는 흰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급하게 욕실로 향했다. 10살이나 어린 친구와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것도 여자는 처음이었다. 더는 생각하기 싫었던 나는 미지근한 물에 몸을 맡겼다. 얼마쯤 지났을까, 옆에 걸린 하얀 가운을 걸치고 욕실을 나왔더니 룸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었고 에비아는 왼손으로 머리칼을 닦으며 오른손으로는 큐브 스테이크를 맛보기 시작했다.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말이다.“저 사실 이렇게 누군가랑 같이 잔 건 처음이에요.”“….”“짝사랑은 많이 해봤는데 첫눈에 반한 건 처음이랄까.”“어제는….”“알아요, 실수라고 생각하는 거. 하지만.”“….”“100호 기념 파티에서 처음 만났고 그날 반했다는 것도 웃기긴 한데 저는 진심이에요.”나는 더 이상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수건을 한쪽에 놓아두고 맞은편 자리에 앉아 포크를 쥐고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뭔가 입에 넣어야만 안심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란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여자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던 것 같았다. 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6-09
Read more

또 다시 첫사랑 2화. 특별 휴가

다시금 휴대전화를 손에 쥐었다. 화면이 꺼졌다 켜지는 사이, 생각은 자꾸만 같은 자리에서 맴돌았다. 늦은 오후, 햇빛이 창틀에 걸려 길게 늘어지는 시간대였지만, 결국 짧더라도 메시지를 남기기로 했다. 읽기만 해도 좋으니, 확인만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답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억누르지 못한 채였다. 무례하다는 걸, 조심성 없다는 걸 분명 알면서도, 그래도 확인해야만 했다. 만약 진짜라면, 정말 사실이라면, 내 짝사랑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남의 손에 넘어가 버린 듯한 상실이 밀려올지도 모르니까.[바빠요? 잠깐 연락할 수 있나 해서 - 클로에]뭘 하고 있는지 오전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늦게 들어갔으니 아직도 자고 있겠지, 스스로를 다독이듯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핸드폰 화면을 수시로 깨웠다. 잠금화면의 시간 숫자가 미세하게 커졌다 줄어드는 동안, 진동 한 번 울리지 않는 침묵이 방안 공기처럼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러면서도 좀 전 언니와의 통화를 마음 한쪽에서 밀어내려 했지만, 그녀의 말끝이 아직 귓속 어딘가에 얇은 가시처럼 남아 자꾸 손이 화면으로 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후가 다 되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고 나는 결국 늦은 식사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뭘 기대하는 거야. 밥이나 먹자.”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했다. 단지 배를 채우려는 일상적인 목적이었지만, 냉장고를 열어 이것저것 준비하려는 순간, 그 일련의 번거로움에 귀찮음이 밀려왔다. 결국 스스로 차리는 건 포기하고, 늘 그렇듯 배달 앱을 켰다. 피자 메뉴를 한참 훑어보다가 치즈가 도톰한 기본 메뉴로 주문을 확정했다. 주문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예상 도착 시간이 뜨고, 그제야 커피 생각이 났다. 주방 선반에서 캡슐 하나를 꺼내 손가락으로 매끈한 표면을 굴렸다. 머신 뚜껑을 열고 캡슐을 끼우는 찰칵 소리가 작게 울렸다. 전원이 켜지자 특유의 붉은 불빛이 들어오고, 예열의 미세한 웅웅거림이 공간을 채웠다. 버튼을 누르니 뜨거운 물이 캡슐을 통과하며 바스락거리는 증기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6-09
Read more

또 다시 첫사랑 3화. 휴가의 끝에서

(1) 특별휴가 마지막 날. 上 어느새 시간은 물처럼 흘러 휴가의 마지막 날에 닿았다. 달력의 얇은 장을 넘기는 일조차 아쉬울 만큼 일주일이 끝나가고 있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 새 칼럼을 구상하고, 자료를 모으고, 문장 하나하나를 다듬어야 했다. 부담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종합 매거진에 몸담고 있다는 건 분명 내게 도움 되는 일이었다. 마음이 끌리는 주제를 좇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크게 와닿았던 부분이었다. 한정된 장르에서 이름을 올리는 일도 분명 의미가 있고 좀 더 빠르게 유명세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때그때 맞는 글을 찾는 것이 내게는 더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에비아도 그동안 주고받은 연락들 속에서,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의상을 붙잡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펜을 다시 들었고 잠깐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기분이었다. 나 역시 내 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무리 바빠도 저녁 식사만큼은 함께 챙기자고 우리는 다짐했다. 하루의 끝을 나란히 맞이하며, 어떤 날은 소소한 이야기를, 어떤 날은 말없이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자고 말이다. 출근은 내일 해도 되는 거였지만, 집에 가만히 앉아 있기엔 마음이 들떠 있었다. 알 수 없는 끌림에 급히 옷을 걸쳐 입고, 매거진 회사가 있는 건물로 향했다. 차가운 복도에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익숙한 엘리베이터 버튼의 붉은 불빛이 조용히 반겨주었다. 회사 앞에 도착한 나는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며 문을 조심스레 밀었다. 그런데, 스산한 실내 공기 속에서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긴 것 같으면서도 길지 않은 머리칼이 눈에 들어왔다. 클로에의 뒷모습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형광등 불빛이 그녀의 눈동자 위로 얕게 흘렀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입술이 먼저 굳어버렸다. 서로의 눈을 잠시 붙잡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로의 주고받는 말 대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6-09
Read more

또 다시 첫사랑 4화. 엇갈린 마음

(1) 돌이킬 수 없는 (클로에 시점)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러, 마침내 출근해야 하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알람을 몇 번이고 미뤘던 손끝이 멈추고, 익숙한 무게의 한숨이 먼저 흘러나왔다. 그래도 일상은 멈추지 않았고, 나는 결국 회사로 향했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움직였다. 회사 건물 앞에 도착해 시동을 끄고 한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다. 손잡이를 잡은 채 망설이는 순간이 길게 늘어났다. 오늘만큼은 그냥 돌아가고 싶다는 근거 없는 충동이 스쳐 갔다. 결국 작게 숨을 고르고 차에서 내려 건물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문 앞에 서서 내비친 얼굴을 힐끗 확인한 뒤, 잠깐의 고민 끝에 문을 밀어 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이미 몇몇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커피 향이 희미하게 퍼져 있었고,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가 어딘가에서 단정하게 흘렀다. 눈이 마주친 동료들이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그 표정에는 익숙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 나도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옮겼다.그때, 칼럼실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문 너머로 리오라의 얼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환한 조명이 그녀의 윤곽을 매끄럽게 감싸고, 유리 너머 공기마저 따뜻해 보였다. 그리고 그 앞, 그녀와 마주 선 한 여자가 있었다. 뒷모습만으로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익숙한 어깨선, 고개를 기울일 때의 습관적인 각도, 오래전부터 나뿐 아니라 모두가 기억해온 실루엣. 잠시 후, 대화 끝에 피어나는 듯한 웃음소리가 유리문을 타고 바깥으로 번져 나왔다. 그 웃음은 실내의 온도를 높이는 듯했고 내 머릿속까지 환하게 밝히며 동시에 아릿하게 만들었다. 그제야 확실히 깨달았다. 닿지 못하는 무언가가 내게서 아주 조금 비켜난 그 거리감이 바늘처럼 마음을 찌르고 있었다. 마치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손을 뻗어도 끝내 맞닿지 않는 것처럼. 그 모습을 보고서야 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더는 다가갈 구실도, 이유도, 방법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잠시 망설임이 길어지다 결국 편집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6-09
Read more

또 다시 첫사랑 5화. 결국은 해피엔딩

(1) 약속한 그날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 후면 한 달이라는 시간에 대해 대답을 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확고했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직은 참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100퍼센트가 될 때까지 아무 말 하지 않기로 말이다. 하지만 그거 하나는 확실했다. 에비아와 나의 만남을 ‘데이트’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거였다. 주변에서는 나의 선택을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오늘 저녁에 만나요 집으로 갈게요 - 에비아]어쩌다 보니 우리는 서로의 방안까지 구경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쌓인 작업 노트와 살짝 열린 창문, 냉장고에 붙은 어린 시절 사진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도 하나하나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그걸 함께 웃으며 넘기다 보니 서로에 대해 모르는 구석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만나면 만날수록 마음은 계속 커져만 갔다. 헤어지는 길목에서 괜히 한 번 더 돌아보게 되고, 메신저 알림이 울릴 때마다 솟구치는 기대가 몸보다 먼저 반응했다. 이제는 한 달의 시간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표현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칼럼실을 정리하고 불을 끄며 조용히 문을 닫았다. 복도를 따라 걸어 나와 로비를 지나 회사 밖으로 나섰다.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하늘은 잔잔한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익숙한 버릇대로 택시에 올라타고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퍼지는 안도감에 피로가 밀려오는 느낌에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다.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을 시점 벨을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연스레 문을 열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에비아는 양손 가득 무언가를 챙겨온 것이었다. 오는 길에 저녁을 사 왔다면서 웃어 보이는 그녀가 부엌으로 달려가 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무언갈 담아온 것인지 가방에 손을 넣어 휘적거리다가 무언가를 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6-09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