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작업을 시작한지도 3주가 다 되어 갔다. 전체적인 트랙 방향이 정해지고 컨셉이 확실해지며 앨범의 프로듀서들을 비롯한 스탭들이 더욱 바빠졌다. 정하와 보라도 마찬가지였다.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인 정하와 작사가 보라는 대면 회의도 모자라 화상으로도 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하루에 마주치는 일이 잦았다. “가사는 이 정도로만 수정해도 되겠네요.” “네 그럼..” “고생하셨어요. 내일 뵐게요.” 그러나 딱 회의까지였다. 정하는 작업 외의 다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피하는 것 같았다. 보라는 카페에서의 일을 해명하고 싶었다. 그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라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는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블루 씨?” 호칭도 예전으로 돌아왔다. 이름에서 활동명으로 돌아온 것만큼이나 둘의 거리는 벌어졌다. “없으시면..” “있는데요?” 결국 보라가 먼저 터져버리고 말았다. 딱히 할 말도 없었으면서 무작정 있다고 말해버렸다. 아주 잠깐 아차 싶었지만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기회마저 날려버리면 영영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 일단 커피라도 한 잔씩 하면서 회의하도록 하시죠. 제가 사 올게요.” 정하의 대답도 듣지 않았다. 무작정 소리치고 나왔다. 나온 보라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주먹을 꼭 지고 자신의 머리를 치기 시작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