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창귀의 왕: 이세계로 전이한 조선의 산군: Kabanata 11 - Kabanata 20

26 Kabanata

제 11 화 : 착각은 두려움을 낳고 (2)

바위산 정상에 기묘한 침묵이 감돌았다.철갑을 두른 영지의 정예 기사들이 무기를 버린 채 흙바닥에 이마를 찧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산군은 턱을 괴고 그 한심한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경배라니. 내 놈들에게 그딴 거창한 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만."산군의 묵직한 목소리가 상공을 울리자, 레온 부르크는 온몸을 바르르 떨며 품속에서 화려하게 장식된 가죽 주머니를 꺼내 들어 올렸다."이, 이것은 부르크 자작 가문에서 바치는 성의입니다! 위대한 신역의 건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가주님께서 직접 보내신 최상급 마정석들과 금화입니다!"레온은 산군이 온돌을 짓는 모습을 '고대의 마법 결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철저히 오해하고 있었다. 기왕 막을 수 없는 마왕급 존재라면, 제국이 나서기 전에 영지 차원에서 먼저 줄을 대어 생존을 도모하겠다는 가주의 고도의(?) 생존 전략이었다.산군이 손가락을 살짝 까딱하자, 뒤에 서 있던 실비아가 신속하게 절벽을 타고 내려가 가죽 주머니를 수거해 왔다. 바위산 정상으로 복귀한 실비아가 주머니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푸른 눈을 크게 떴다."주군, 이건 인간들의 순도 높은 화(火) 속성 마정석과 제국 금화입니다. 영맥의 열기를 보조하기에 아주 훌륭한 매개체입니다."실비아의 보고에 산군이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붉게 빛나는 돌멩이들에서 꽤나 따뜻한 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 땔감 대신 넣으면 기가 막히게 방이 뜨끈해질 것 같은 물건이었다."음, 제법 쓸 만한 것을 가져왔구나. 불을 지필 때 요긴하겠어."산군의 담담한 혼잣말에 실비아는 속으로 무릎을 쳤다.'불을 지핀다니…… 설마 마정석의 마력을 폭발적으로 개방해 결계의 기동 속도를 올리시겠다는 뜻이구나! 인간들의 하찮은 공물마저 정확한 용도로 활용하시다니, 과연 지혜로우시다.'[위잉—][알림: 가신 '실비아'의 깊은 오해로 인해 영지 지성의 가치가 상승합니다.][공물 '화 속성 마정석(상급)'의 영향으로 온돌 방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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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 화 : 신역(神域)의 완성 (1)

부르크 자작 가문이 바치고 간 상급 마정석의 효과는 실로 탁월했다. 붉은 빛을 내뿜는 마정석들이 구들장 밑바닥, 즉 온돌의 고래 자리에 배치되자마자 황량했던 바위산 정상에 기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바위산 하부에 흐르는 거대한 화류(火流)의 영맥이 마정석의 기운과 공명하며 일제히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쿠구구구구—.지면을 울리는 나직한 진동과 함께, 차디찼던 화강암 돌바닥 위로 은은하고 서늘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산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맨발로 돌바닥을 슬쩍 즈려밟았다.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뜨끈함이 꽤나 훌륭했다. 백두산 시절, 사냥꾼들의 눈을 피해 얼어붙은 몸을 웅크리던 굴바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아늑한 온기였다."음, 제법 솜씨들이 좋구나. 이 정도면 한겨울 삭풍이 불어쳐도 등허리 지질 걱정은 없겠어."산군이 만족스러운 듯 나직하게 읊조렸다. 그의 시야에 잠시 사라졌던 푸른 글자들이 폭발하듯 떠오른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위잉—][영지 퀘스트: 온돌(溫突)의 기초 다지기가 완료되었습니다!][알림: 이세계 최초로 고대 동양의 신역 건축물 '온돌(溫突)'이 대지에 각인됩니다.][알림: 영맥의 열기와 주군의 영기가 결합하여 특수 효과가 발동합니다.][산신당(山神堂) 방어 결계: '호기(虎氣)의 온돌'이 활성화되었습니다.][결계 효과]1. 영역 내 아군의 모든 상태 이상 및 피로도가 초당 5%씩 지속 회복됩니다. (치유의 아랫목)2. 악의를 품은 침입자가 영역에 진입할 시, 영맥의 열기와 범의 살기가 결합한 '화염의 호기'가 전신을 압박하여 능력치를 50% 절감시킵니다."치유의 아랫목이라니, 묘한 소리를 하는 환영이구나."산군은 상태창의 기괴한 문구들을 보며 픽 웃어넘겼다. 그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방바닥을 만들었을 뿐인데, 세계의 목소리는 그것을 아군을 치유하고 적을 압박하는 재앙급 방어 결계로 명명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곁에서 대지를 지켜보던 하이 엘프 실비아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다.스아아아아—.방금 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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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 화 : 신역(神域)의 완성 (2)

따뜻하게 달아오른 온돌방의 아랫목에 누운 산군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몸을 타고 흐르는 영맥의 온기가 생전의 백두산 자락을 떠올리게 했다. 비록 하늘에 뜬 달의 모양도 다르고, 숲을 채운 나무들의 생김새도 이질적이었지만, 등허리를 지져오는 이 포근함만큼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구나."산군은 눈을 감고 품속에서 꺼낸 말린 곶감 조각을 입에 넣었다. 이방인 여자가 곁에서 무어라 중얼거리든, 인간 기사들이 밖에서 대가리를 박든 간에 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냥 후의 안식이었다. 이 세계로 넘어온 이후 줄곧 긴장해 있던 야성이 온돌의 온기 속에서 서서히 풀어졌다.하지만 주군이 깊은 단잠에 빠져드는 그 순간에도, 바위산 바깥의 세상은 쉴 틈 없이 요동치고 있었다.스우우우—.산신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호기(虎氣)의 온돌' 결계가 대수림의 사방으로 정화된 영기를 뿜어내자, 숲속 깊은 곳에 은거하던 존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마왕군의 잔혹한 학살을 피해 숨어 지내던 수인지들과 숲의 요정들, 그리고 박해받던 아인종들이 대지를 뒤덮는 고결한 정령의 기운을 감지한 것이다."이 기운은…… 마왕군의 더러운 주술이 아니야.""대수림의 심장부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거대한 신성(神性)이 깨어났다!"마치 거대한 자석에 이끌리듯,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던 아인종들이 하나둘씩 바위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순수한 기운을 참지 못하는 역겨운 더러움 역시 움직였다.* * *대수림 남쪽, 사방이 썩은 늪지와 해골로 가득한 마왕군 제4군단의 전선 기지.쿠구구구—.검은 가죽 갑옷을 입고, 등 뒤에 박쥐의 날개를 형상화한 듯한 기괴한 외골격을 두른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왕군 제4군단의 간부이자, 대수림 방면 토벌대장인 오크 영웅 '바르카스'였다.그의 붉은 눈동자가 대수림의 북쪽, 즉 산군의 바위산이 있는 방향을 향해 번뜩였다."그늘의 대수림 한복판에 이토록 거대한 정화 마법이 발동하다니. 엘프의 잔당들이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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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 화 : 포식자의 단잠을 깨운 죄 (1)

바위산 정상의 아늑한 처소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산군의 곁을 지키던 실비아는 숨을 죽인 채 주군의 침상을 바라보았다. 온돌의 따스한 기운 속에서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던 사내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져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잠꼬대가 아니었다. 숲의 지배자이자 산신으로서, 영지 경계선에 가닿은 불결한 마기의 파동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대호(大虎)의 야성이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였다."주군, 잠을 깨워 송구하옵니다. 하지만……."실비아가 채 말을 끝내기 전에, 산군이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스아아아—.사내가 눈을 뜨자 온돌방 내부를 채우고 있던 맑은 영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듯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백청색 눈동자 속의 세로 눈매가 잔혹하게 일렁이며 어둠 속을 꿰뚫었다."말하지 않아도 안다. 비린내가 여기까지 진동하는구나."산군은 침상에서 내려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목 뼈가 우드득거리며 기괴한 파공음을 냈다. 조선 땅에서도 범이 단잠을 청할 때 얼씬거리는 늑대나 여우 새끼들은 예외 없이 목을 물어뜯어 죽였다. 하물며 이곳은 자신에게 완벽한 안식을 제공하는 첫 보금자리가 아니던가. 아랫목의 온기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흙발을 들이미는 불청객들을 향해, 산군의 내면에서 웅크리고 있던 잔혹한 포식자의 본능이 고개를 들었다."똥개야. 썩은 고기 놈도 인부들을 데리고 나와라.""크르르르…….""구우우……."동굴 깊은 곳에서 산군의 부름을 받은 섀도우 라이거와 창귀 트롤이 푸른 도깨비불을 뿜으며 기어 나왔다. 주군의 분노를 감지한 마수들의 눈에는 이미 지독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 바위를 나르던 수백 마리의 코볼트들 역시 조잡한 돌창을 쥔 채 바들바들 떨면서도 주군의 뒤편으로 열을 지었다.바위산 절벽 끝으로 걸어 나간 산군의 시야 아래로, 대수림의 북쪽 영토를 까맣게 뒤덮으며 진격해 오는 무리가 보였다.쿵. 쿵. 쿵.지면을 울리는 군화 소리와 함께 붉은 피부를 가진 거구의 오크 전사들, 그리고 썩은 침을 흘리는 하급 마수 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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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 화 : 포식자의 단잠을 깨운 죄 (2)

키이이잉—!실비아가 당긴 시위 끝에서 푸른 마력이 폭발적인 굉음을 토해냈다. 온돌 결계의 영기를 흡수한 그녀의 화살은 단순한 궁술의 영역을 아늑히 초월해 있었다.쉬이익— 쾅!빛의 줄기처럼 날아간 화살이 진격하던 오크 전사들의 한복판에 내리꽂히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정순한 영기에 직격당한 오크 대여섯 마리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크윽?! 이 무슨 위력의 저격이냐!"선두에 서 있던 토벌대장 바르카스가 검은 마기를 둘러 폭풍의 여파를 막아내며 이를 갈았다. 단 한 발의 화살로 선발대의 진형이 보기 좋게 어그러진 탓이었다."당황하지 마라! 고작 엘프 년의 화살 한 발이다! 전군, 돌격—!"바르카스가 거열도를 치켜들며 소리쳤지만, 마왕군이 산신당의 영지 경계선을 밟는 그 순간 이세계의 법칙이 발동했다.[위잉—][알림: 침입자들이 '호기(虎氣)의 온돌' 결계 내부에 진입했습니다.][알림: 영역 내 적들의 모든 능력치가 50% 절감됩니다.][특수 효과: 영맥의 열기가 침입자들의 다리를 구워버립니다.]"끄악! 바, 바닥이…… 바닥이 너무 뜨겁다!""마력이…… 몸 안의 마력이 봉인당하고 있어?!"방금 전까지 기세등등하게 돌격하던 오크 전사들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구들장 아래를 흐르는 화류 영맥의 열기가 온돌 결계의 힘을 타고 적들의 발바닥을 사정없이 지져버린 것이다. 마력을 짜내어 저항하려 해도, 능력치가 절반으로 깎인 상태에서는 손쓸 도리가 없었다.그 기괴하고도 비참한 광경을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던 산군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똥개야. 그리고 썩은 고기 놈아. 주말농장 잡초 뽑듯 저것들을 정리하거라.""크르르르—!""구우우……."산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섀도우 라이거가 시커먼 번개처럼 절벽을 타고 흘러내려 갔다. 능력치가 반 토막 난 오크들은 최상위 마수의 이빨과 발톱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했다. 흑색 마력이 스칠 때마다 오크들의 목과 사지가 사방으로 분수처럼 뿜어졌다.그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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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 화 : 새로운 수하, 그리고…… (1)

쩍—!산군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자, 오크 영웅 바르카스가 그토록 자랑하던 거대한 거열도의 검날에 선명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끄, 으극……!"바르카스는 검을 빼내려 필사적으로 힘을 주었지만, 산군의 왼손은 거대한 대산(大山) 그 자체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능력치가 반 토막 난 상태의 오크가 감당할 수 있는 완력이 아니었다. "내 이방인의 법은 잘 모른다만."산군이 무심히 검날을 쥔 손을 비틀었다. 콰지직—!강철보다 단단한 마법 주철로 제련된 거열도가 고작 말린 나뭇가지처럼 힘없이 부서져 내렸다. 사방으로 튀는 파편 사이로 산군의 오른 주먹이 바르카스의 복부를 향해 꽂혔다. 쿵—!둔탁한 파공음과 함께 바르카스의 거구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갑옷의 복부 부위가 처참하게 함몰되었고, 녀석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바닥을 뒹굴며 처참하게 구른 바르카스는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려 했으나, 이내 자신의 목덜미에 닿는 서늘한 감각에 동작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서슬 퍼런 영기의 칼날을 바르카스의 목에 겨눈 실비아가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군의 마당을 더럽힌 대가다. 얌전히 목을 내놓아라.""기, 기다려라……!"바르카스가 핏대를 세우며 절벽 위를 향해 소리쳤다. 공포 속에서도 오크의 생존 본능이 그에게 외치고 있었다. 여기서 죽으면 영혼까지 찢겨 저 괴물 트롤처럼 평생 구들장이나 나르는 노예가 될 터였다. "내 패배를 인정한다! 나를 죽이는 것보다, 마왕군 제4군단의 정보를 쥐고 있는 나를 살려두는 게 더 이득일 것이다! 나를 당신의 가솔로 거두어라!"살기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무릎을 꿇는 오크 영웅의 모습에, 산군은 귀찮다는 듯 귀를 후비었다. "가솔이라. 멧돼지 놈이 일손으로 쓰기엔 제법 튼튼해 보이기는 하구나. 저 썩은 고기 놈보다 힘도 좋아 보이고."[위잉—][알림: 마왕군 제4군단 간부 '바르카스(Lv.45)'가 무조건적인 항복을 선언했습니다.][고유 특성 '창귀의 왕'의 영향으로 인해 대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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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 화 : 새로운 수하, 그리고…… (2)

"이, 이 향취는……."산군의 발걸음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구들장 한복판이 쩍 갈라지며 뿜어져 나오는 푸른 아지랑이 속에서, 사내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의 파편을 보았다. 지독한 화약 연기와 매캐한 철 냄새. 그것은 일제강점기 시절, 착호대(捉虎隊)를 이끌고 백두산의 기슭을 포위했던 왜놈들의 냄새였다."주군! 대지석 아래의 영맥이 폭주하여 차원의 틈새를 찢어발겼습니다!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서십시오!"실비아가 경악하며 산군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사내는 그녀를 밀쳐내고 천천히 균열 앞으로 다가갔다.바람을 타고 차원의 틈새 너머의 소리가 미약하게 흘러나왔다.— 이보게, 총을 단단히 쥐라고. 백두산의 악마라 불리는 그 거대한 맹수가 이 근처에 숨어든 게 확실하다니까!— 하하, 조선의 호랑이 따위가 대일본제국의 화포를 버텨낼 수 있을 리가 없잖나. 생포해서 천황 폐하께 바치면 우리 자손 대대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어!나직하게 들려오는 왜말(倭語). 그리고 그들이 품고 있는 탐욕스러운 살기. 산군의 백청색 눈동자가 핏빛으로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나라를 잃고 짐승처럼 사냥당해야 했던 조선 마지막 산신의 분노가 이세계의 마력과 공명하며 폭발했다."……내 기어이 네놈들의 목을 치러 가리라 맹세했거늘."사내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기(虎氣)'가 바위산 전체를 흔들었다. 새로 새겨진 온돌 결계가 그 분노에 호응하듯 붉은 화염의 장막을 사방으로 펼쳤다. 그 압도적인 기세에 갓 가솔이 된 오크 영웅 바르카스는 물론, 300마리의 코볼트들까지 단체로 영혼이 찢기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대지 위에 머리를 박았다. [위잉—][알림: 주군의 극심한 증오와 분노가 영맥의 균열을 강제로 고정합니다.][특수 이벤트: '조선의 한(恨)을 풀 장소'가 개방됩니다.][알림: 차원의 균열 너머는 과거 주군이 사냥당했던 '1910년대 백두산 남방 전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산군은 균열 너머로 자신의 육체를 겨누던 총구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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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 화 : 사냥의 시간 (1)

실비아의 착각과 세계의 목소리가 뭐라 떠들든, 산군의 눈에는 오직 구들장 너머로 일렁이는 백두산의 설경만이 보일 뿐이었다. "내 집 앞마당에 똥을 뿌린 놈들의 목을 치는 데 순서가 어디 있겠느냐."지금 당장 저 차원의 틈새를 찢어발기지 않으면 가슴속 깊은 곳에 맺힌 화가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조선의 마지막 범에게 분노의 타이밍이란 작가의 사정이나 인과율 따위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바르카스.""예, 주군! 제4군단의 정예 오크 500명이 진격을 대기하고 있습니다!"새로 낙인이 새겨진 오크 영웅 바르카스가 거대한 도끼를 치켜들며 포효했다. 능력치가 반 토막 났던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된 마왕군의 전사들은, 산군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눌려 이미 눈이 뒤집힌 광전사나 다름없는 상태였다."썩은 고기 놈도 내 뒤를 따라라. 실비아 너는 이 바위산(산신당)을 지키며 온돌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감시해라.""준명……! 주군의 위대한 정벌에 승리만이 가득하기를!"실비아가 눈을 반짝이며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녀는 산군이 이세계의 군대를 이끌고 다른 차원의 인간 세계를 완전히 초토화하려는 ‘세계 개벽’의 군주로서 위대한 정복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산군이 천천히 차원의 균열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징—!차디찬 얼음 불꽃 같은 마력이 사내의 손끝을 타고 흐르더니, 이내 구들장 한복판에 열려 있던 작은 틈새가 성인 대여섯 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하게 찢어졌다. 그 너머로 보이는 것은,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지독하게 낯익은 백두산의 자작나무 숲이었다. 그리고 그 자작나무 사이로, 황색 군복을 입고 근대식 소총을 든 일본군 착호대 무리가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에, 에이리언?! 대체 이게 무슨……! — 적습이다! 괴물이 나타났다! 사격 개시—!타탕! 탕! 타타탕—!균열이 열리기 무섭게 왜놈들의 소총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납탄들이 차원의 장막을 넘어 산신당의 돌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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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 화 : 사냥의 시간 (2)

"우, 우아아아악! 마물이다! 진짜 마물이 나타났다!""사격! 사격하라! 천황 폐하의 군대여, 물러서지 마라!"탕! 타타탕—!백두산의 시린 설원 위로 자욱한 화약 연기가 피어올랐다. 일본군 착호대원들이 붉은 핏대를 세우며 볼트액션 소총의 볼트를 미친 듯이 당겨댔다. 탄환들이 허공을 가르며 차원의 균열을 넘어온 존재들을 향해 쇄도했다.깡! 까강—!하지만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납탄들이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선두에 선 오크 전사들의 단단한 가죽과 창귀 트롤이 두른 푸른 안개의 장막은, 근대식 소총의 관통력 따위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는 이세계의 영역이었다."겨우 이딴 가느다란 철침으로 우리를 죽이려 한 것인가? 하찮은 인간 놈들이!"바르카스가 거대한 전투 도끼를 휘두르며 자작나무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능력치가 온전히 회복된 오크 영웅의 도약은 무시무시했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 수십 미터를 날아간 바르카스가 일본군 전열의 한복판에 착지했다.쿠우우웅—!"끄아악!""살려줘!"도끼가 대지를 내리찍을 때마다 눈 더미와 함께 왜놈들의 사지가 허공으로 비산했다. 뒤이어 진입한 창귀 트롤이 거구의 몸을 부딪치며 뼈 몽둥이를 휘두르자, 소총을 들고 기고만장하던 착호대 무리는 순식간에 사냥감으로 전락해 비명을 질렀다.그 참혹한 전장의 중심부로, 산군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뽀드득, 뽀드득.짚신을 신은 그의 발이 하얀 눈밭을 밟을 때마다 기묘한 소리가 났다. 사내는 전장을 지배하는 피비린내 속에서, 아주 오래전 자신을 포위하고 총구를 겨누었던 왜놈 장교의 얼굴을 기억해 냈다. 사내의 백청색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때는 내 가죽을 벗겨 가겠다며 그리도 당당하더니, 지금은 왜 이리 쥐새끼처럼 비명을 지르는 게냐.""히, 히익……! 호랑이…… 백두산의 악마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대열의 후방에서 권총을 쥔 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던 일본군 장교가 산군을 보며 주저앉았다. 주위는 이미 오크들과 창귀 트롤에게 무참히 찢긴 부하들의 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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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 화 : 사냥의 시간 (3)

"괴, 괴물이다! 산에서 괴물 군대가 내려온다!"백두산 기슭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임시 기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것은 군복을 입은 조선의 의병들이 아니었다. 시커먼 안개를 두른 거구의 괴물들과, 핏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도끼를 휘두르는 붉은 피부의 아인종들. 이세계의 정예 오크 군단이 지구의 근대식 군대를 정면으로 유린하는 광경이었다.타탕! 타타탕—! 부우웅!바르카스의 도끼가 기지의 목조 바리케이드를 종잇장처럼 찢어발겼다. "주군의 원수들에게 마왕군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모조리 찢어라!"오크들의 포효와 착호대원들의 비명이 뒤섞이며 백두산의 하얀 눈밭은 순식간에 붉은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그 지옥도 한복판에 우뚝 선 산군은,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오르는 푸른 도깨비불을 바라보았다. 왜놈들의 영혼이 거두어질 때마다 사내의 등 뒤로 푸른 안개를 두른 '창귀 군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위잉—][알림: 인과율의 균열을 통해 또 다른 시선이 주군을 관측합니다.][경고: 대수림 내부의 존재가 차원의 틈새를 통해 주군의 행동을 염탐하고 있습니다.]산군의 백청색 눈동자가 잘게 좁혀졌다. 자신이 백두산의 왜놈들을 도륙하는 이 순간, 이세계의 보금자리인 '산신당' 너머에서 누군가 이 광경을 훔쳐보고 있다는 세계의 목소리였다.그 시선의 주인은 다름 아닌 가신 실비아였다.* * *같은 시각, 이세계 대수림의 바위산 영지 '산신당'.실비아는 구들장 한복판에 찢어진 푸른 차원의 균열을 멍하니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균열 너머로 주군이 부리는 오크 군단이 나약하게 생긴 인간 군대를 무참히 학살하는 광경이 거울처럼 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광기 어린 감격으로 격렬하게 흔들렸다.'과연 주군이시다……! 단순히 이세계의 영토를 차지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으시고, 아예 또 다른 차원의 인간 제국을 침공하여 그들의 영혼을 통째로 수하로 삼고 계셔.'실비아의 착각은 이미 신앙의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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